44. 가지 않은 길로 가기 - 남보다 먼저 발굴해 보기
덩달이처럼 남들을 따라서 메를로를 시키는 시대는 졸업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와인의 지평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요령 몇 가지를 설명하기로 하겠다.
아르헨티나 Argentina
촉촉한 말벡을 경험한 뒤에는 싱그러운 보나르다와 고급스런 바르베라로 가보자.
화이트와인 가운데서는 적당히 향긋한 토론테스가 여름에 마시기 좋다.
오스트레일리아 Australia
모과 같은 베르델류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포도 품종보다 지역을 주로 따진다.
뜨고 있는 지역으로는 펨버튼, 프랭클랜드 강, 라임스톤 코스트, 오렌지 등이다.
오스트리아 Austria
리슬링으로 만든 고전적인 드라이 와인과 그뤼너 펠트리너(흰 후추, 자몽, 렌즈콩), 그리고 고가의 스위트 와인들이 있다.
레드와인 역시 대거 등장하고 있다.
칠레 Chile
칠레 특산품종이라 하면 부드럽고 허브 향이 서린 카르메네레다.
단독으로는 번지르르한 맛이지만,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와 배합하면 향긋함과 부드러움이 탁월해진다.
프랑스 France
랑그더크-루시용과 코트 뒤 론의 와인들은 가격 대비 세계 최정상급에 속한다.
전통적인 산지들에서는, 부르고뉴의 마커네 화이트와인, 보르도의 코트 드 카스티용 레드와인, 알자스산 대다수 와인들이 구입하기에 괜찮다.
독일 Germany
전통의 명산지들이 드라이하고 스위트한, 훌륭한 리슬링들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 색다른 것은, 지금은 독일 밖에서도 이런 것들을 마신다는 점. 이런 엄청난 와인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이탈리아 Italy
훌륭한 와인들이 즐비하고, 이들을 다 따라잡으려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질 지경이다.
남부에서는 네그로아마로, 프리미티보, 네로 다볼라 같은 현지 품종의 포도가 톡톡히 쓰이고 있다.
토스카나의 해안지역에서는 산조베세(키안티에 쓰이는 포도),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으로 대단히 활발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부에서는 더 관능적인 모던 바르베라와 기이하고 놀라운 프리울리 화이트와인을 찾아보자.
뉴질랜드 New Zealand
화이트로는, 특히 센트럴오타고 산을 중심으로 피노 그리의 광풍이 불고 있다.
품질도 대단하지만 값도 비싼 피노 누아르의 고향이기도 하다.
호크스 베이의 시라 역시 구해 볼 만하다.
포르투갈 Portugal
신세대 포르투갈 레드와인들은 모던 와인의 신선함에 향이 진한 담배, 장과류berry, 자두맛이 결합되어 있다.
도루(Douro; 포트 와인의 본고장)는 인기가 높은 지역이고, 토리가 나시오날은 각광받는 포도다.
남아프리카 South Africa
시라의 광풍이 불고 있는 또 다른 지역이며,
피노타주 30-70%에 카베르네와 메를로를 섞은, 이른바 케이프 블렌드Cape Blends 역시 인기다.
케이프의 와인 생산자들은 마침내 소비뇽 블랑의 기술을 마스터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급 와인 쪽으로 슈냉 블랑도 외면할 수 없다.
스페인 Spain
리오하의 부활이-참나무와 과일 향미까지 더해져-이루어졌으며,
탁월한 품질의 템프라니요도 리베라 델 두에로와 토로 지역에서 등장하고 있다.
프리오라토와 몬트산트는 화려하고 향긋한 레드와인 생산에 쓰이고 있다.
광대한 라만차 지역에서도 괜찮은 와인들이 나오고 있다.
화이트와인으로는 루에다Rueda, 리아스 바익사스Rias Baixas, 그리고 피노 셰리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미국 USA
이른바 론 레인저(Rhone Ranger; 특정 프랑스 와인 스타일을 추종하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장난)들이 카베르네의 대체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시라, 무르베드르, 그르나슈, 마르산느, 루산느, 비오니에 등이 인기 품종이다.
산조베세, 네비올로, 바르베라, 레포스코 외에도 여러 가지를 더 망라한, 이른바 ‘Cal-Ital(캘리포니아-이탈리아) 여단’도 있다.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워싱턴 주의 카베르네와 메를로, 그리고 오리건의 피노 누아르와 피노 그리가 캘리포니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