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심 47 - 불사 이야기 4 ( 대처승과 재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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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탑전에 법당 한 동, 요사채 한 채 지어
평촌 농막에서 기도하고 있던 성옥스님, 송벽스님
(성옥스님 도반)이 올라오고 행돈스님도 들어오고
해서 스님이 다섯, 키우던 애들 세명하고 근근히
살고 있었다.
이제 수대목 김덕기씨가 대웅전 지을 나무를 깎는
중인데 전 주지 강태수가 집달이 경찰을 대동하고
올라와서 인계한 서류를 내놓으라고 했다.
처음엔 영문을 몰라 당황하다가 전국적으로 비구와
대처승이 시비중이라는것을 직시하고 절대 내줄수
없다고 옆에서 우리가 강력히 반대하니까 꾀를 내어
"점심 좀 해달라" 해서 점심준비 하는 사이에 법일
스님을 꾀어 서류일체와 추수간평기까지 받아 가면서
건물에 딱지를 붙이고 일체 손대지 말라고 했다.
스님이 화가 나서 가는 뒤에다가 "야, 개새끼들아~
우리가 어렵게 지은건데 왜 딱지를 붙이고 손대지
말라고 하느냐?" 하며 고함을 지르니까 허허 웃으며
달아났다.
그러자 법일스님도 얼떨결에 내주고 기가 막혀
바로 진주로 나가서 1년이나 대원사에 들어 오지
않으셨다.
바로 이의신청을 했으면 재판이 안되는건데 몰라서
시간이 경과하여 재판이 걸리게 되었다.
재판날이면 스님이 참석했고 법일스님은
재판비용을 마련하여 갖고 오셨다.
대처승들은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전라도 변호사를
대고 우리는 불자 변호사라고 신경을 안쓰고 전적으로
맡겼더니 진주지방법원에서 5년을 재판하였으나
결국에는 졌다.
그 5년동안 강태수는 매일 같이 절에 올라와서
갖은 수작을 다 부렸다.
17~18세된 불량배를 데려다 놓기도 하고
부녀자와 어린 애들을 데려다 놓기도 하고
늙고 추한 중을 데려다 놓기도 하고
수차례 집달이와 경찰을 데리고 와서 절 식구들
행장을 마당에 던져놓고 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절 식구들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탁발을
해서 여법히 절을 지켜 갔다.
대웅전의 깎던 나무는 비가 맞지 않게 잘 덮어놓고
대목은 모두 집으로 보냈다.
** 김덕기 (수대목)
-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수대목으로서 대원사
대웅전과 요사채를 지었고 관음전은 김덕기 아들,
사위가 지었다.
수대목 김덕기는 아들,사위, 제자 등 15명을 데리고
일을 했는데 본인은 절에서 자고 다른 사람들은
출퇴근을 했는데 새벽부터 일어나 다른사람들 오기
전에 불 피우고 일할 준비를 미리 했다.
감독을 안해도 모든 걸 맡아 알아서 하고 한 식구
같이 해줘서 참 고맙고 훌륭한 공로자 이다.
** 법일스님 80세 생신날
** 법일스님 88세 열반 ( 1992년 음력10월 10일)
** 대원사 하안거 (1992년 입승 성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