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번의 기도, 167번의 감사”
지난 9월 26일 솔뫼성지에서 성지순례 완주 축복장을 받으니 지난 2년 동안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2022년 9월 ‘감곡 매괴 성모순례지 성당’을 시작으로 2024년 9월 7일 추자도 ‘황경한의 묘’를 마지막으로 전국 167곳의 성지순례를 완주하였습니다. 순교자 성월인 9월 26일에 순례를 시작하고 지난 주 9월 26일에 완주 축복장을 받았으니 이 또한 주님의 이끄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성지순례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내의 치료를 위해 서울 소재 병원에 다니게 되면서입니다. 순례를 완주하면 아내의 오랜 병을 주님께서 치유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쉽게 갈 수 있는 성지도 있었지만 순례하기 어려운 곳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주님께서는 천사들을 보내시어 동행하게 하셨습니다. 죽림굴을 오를 때, 아내의 몸 상태로 저 산을 오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끊임없이 묵주기도를 하며 성모님께 매달린 덕분으로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성지순례는 바쁜 일상 속 여유가 없었던 우리 가족을 한데 묶어주는 끈이 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을 맞춰 전국의 성지들을 함께 순례하며 그간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도 나누고, 아름다운 추억을 쌓아갔습니다. 특히 성지에서 드리는 미사는 일상생활에 큰 힘이 되고, 다시 순례를 떠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 옛날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산골 깊은 곳에 터를 잡고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돕고 의지하는 가운데 믿음을 지켜간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내가 겪는 어려움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순교자들의 삶과 성지를 돌보시며 열심히 사목하시는 신부님들의 모습은 생생한 신앙의 모범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내의 치유를 위해 성지순례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주님께서는 더 많은 것들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굴곡이나 고통이 없는 평온한 일상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기를 잊지 않는 일임을 일깨워주셨습니다. 더불어 신앙 안에서 가족 간의 사랑과 신뢰를 지켜나가고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나가는 너그러운 마음을 키워나가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떠나 보십시오! 저를 기다리셨듯이 주님께서는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희는 다시 배낭을 메고 또 한 번 성지들을 찾아 167번의 기도와 167번의 감사 드리려 합니다.
2024년 9월 29일
전흥수 안토니오, 이정선 베로니카
첫댓글 +사랑하는 우리 안토니오와
베로니카!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섭리에 따라 대장정의 순례길을 감동적으로 마친 노고에 큰 박수와 함께 찬사를 보냅니다.
성모님의 따스하고 온화한 손길이 늘 가정안에 머물기를 두손 모읍니다.
회장님께서 주인공 두분께 주신 격려 말씀 감동적입니다.
우리 카페에 저주 들러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
다시 읽어도 뭉클해 지네요!
완주 다시한번 더 축하하고~♡
나도 언젠가는 완주하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