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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6. 03.
오늘 얘기는 구글과 삼성전자의 ‘구글카 연합’ 가능성에 관한 것입니다. 구글카란,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자동차 버전입니다. 애플이 아이폰의 자동차 버전인 이른바 ‘애플카’를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구글도 같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가정(아직까지는 공표된 게 없으니까요) 하에서, 삼성이 구글카 연합에 깊숙이 발을 담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 단서가 최근 구글의 깜짝 발표에 있습니다. 구글의 스마트워치 OS인 ‘웨어(Wear) OS’와 삼성전자의 자사 갤럭시워치 OS인 ‘타이젠(Tizen)’이 통합된다는 발표였죠. 구글이 5월18일 자사의 개발자 이벤트에서 공개한 내용이었습니다.
구글카의 실체도 정확히 나온게 없고, 또 구글·삼성의 스마트워치용 OS 통합을 구글카 연합으로 연결하는게 아직은 무리일 수도 있을 겁니다. 스마트워치 OS 통합의 당장의 목적은 절대강자 애플워치를 추격하기 위한게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이번 발표와 관련해 앞으로 4~5년간 벌어질 일까지 시야를 넓혀본다면, 역시 방향은 하나, 삼성전자의 구글카 연합 참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포인트는 3가지입니다.
1. 자동차의 스마트폰화 흐름으로 볼 때 구글카 등장은 시간문제
2. OS 독립 시도했던 삼성전자가 갤럭시워치마저 안드로이드로 올인한건 구글의 자동차 OS 때문일까
3. 스마트폰 생태계에서의 삼성 상황이 구글·애플카 시장에서 재연될 수도
모든게 예측에 불과합니다만,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 구글의 자동차 OS인 '안드로이드 오토'. / whichcar
◇ 1. 자동차의 스마트폰화 흐름으로 볼 때 구글카 등장은 시간문제
현재 스마트카(스마트폰의 자동차 버전)에선 테슬라가 가장 앞서 가고 있지요. 스마트폰처럼 기기(자동차) 전체를 중앙에서 전자제어하고,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기기 전체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테슬라 차량에서만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테슬라에도 고민이 있는데,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테슬라가 ‘FSD(풀셀프드라이빙)’라는 다소 과대포장된 이름으로 파는 주행보조 소프트웨어가 조만간 진정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 진화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테슬라가 시내 도로에서 인간의 손길이 필요 없는 진짜 자율주행을 조만간 완성한다면, 테슬라가 그냥 이기는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니라, 인간의 두뇌 그 자체, 가장 뛰어난 형태의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일에 가깝지요. 게다가 실제 도로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계와 인간 운전자가 공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윤리적 장치 마련도 숙제입니다. 이 모든게 쉽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테슬라가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한 기업이 아니라는 겁니다. 첫번째와도 연결되는데, 스마트카의 진화 방향을 감안할 때, 처음부터 자율주행이 완벽하게 구현되는 차가 깔릴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 제한적 자율주행만 되는 대신, 스마트폰처럼 자유롭게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소프트웨어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차인 스마트카, 다른 말로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먼저 보급되겠지요. 그런데 이런 스마트카가 기존 모바일 생태계, 모바일의 앱 마켓과 연동해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게 문제입니다.
테슬라의 두가지 고민을 역으로 생각해보면, 애플이나 구글, 즉 모바일에서 iOS 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만들어 시장을 양분한 두 기업이 모빌리티 생태계를 장악하는데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겁니다.
그 이유를 반복하면, 완전자율주행차가 생각처럼 빨리 보급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완전자율주행차는 고사하고, 완전자율주행을 위해 반드시 전제가 돼야 하고 또 완전자율주행차보다 먼저 보급될 게 분명한 스마트카(SDV)조차 아직 테슬라 이외에는 준비 단계에 불과합니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일반화되려면, 우선 그 서비스를 소프트·하드웨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디바이스(스마트카·SDV)가 필요하겠죠. 그럼 그런 디바이스가 현재 얼마나 될까요? 스마트폰처럼 무선으로 업데이트해 운영체제나 UI를 최신으로 바꾸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동차의 서비스·기능이 크게 좋아지는 차량은 지구상에 아직 테슬라 밖에 없습니다. 다른 회사 차들은 아직 일부 기능의 무선 업데이트에 머물러 있죠. 진정한 스마트카는 아직 개발 중입니다.
▲ (왼쪽부터)갤럭시워치3, 갤럭시버즈 라이브, 갤럭시노트20.
그럼 테슬라 차량은 현재 얼마나 보급돼 있을까요? 130만~140만대 정도입니다. 그런데 지구상엔 14억대의 차량이 운행되고 있거든요. 테슬라만 모빌리티 혁명의 디바이스로 기능할 수 있다면, 디바이스 보급률이 0.1% 밖에 안되는 겁니다. 이정도 보급률로는 글로벌 규모의 플랫폼 사업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테슬라도 모빌리티 생태계를 장악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고, 반대로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에 시간 여유가 있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특히 애플은 자사 모바일의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완전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모빌리티 생태계 진출 시에 유리하다는 것이죠.
애플카는 여전히 공식 발표 전이지만, 최근 애플의 모든 행보가 애플카를 향해 있습니다. 모바일에 이어 컴퓨터용까지 자사 제품에 최적화된 독자칩으로 전환한 것은 애플카용 칩을 염두에 둔 것이라 보여지고요. 에어태그 등을 발표하며, 위치를 정밀 추적하고 기기 간 소통도 할 수 있게 하는 초광대역(UWB·Ultra Wide Band) 자체 통신칩(U1)의 대량 보급에 나선 것도 그렇습니다. 완성도 높은 스마트카(이후 자율주행차까지)를 내놓으려면, 내 차와 외부 대상의 위치를 정밀 파악하는게 매우 중요하거든요.
2024년쯤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애플카는 처음부터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갖추진 못할 것이고, 또 그럴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애플 생태계의 연장선에서 애플 유저들의 삶에 더 큰 만족을 주는 정도로도 충분히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요.
여기에서 열쇠가 되는 것이 애플워치인데요. 애플카가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와 연결된다면, 애플워치가 애플카와 아이폰 등의 연결 창구가 될 수 있고요.아이폰을 가방이나 옷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아도, 애플워치만으로 대부분의 차량 조작을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애플 유저에게도 애플워치가 선택이지만, 앞으로는 거의 모든 애플 유저가 애플워치를 차게 될지도 모릅니다. 애플 생태계에 자동차가 들어왔을 때 애플워치의 활용 영역이 훨씬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애플워치를 만들고 또 최근에 보급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엔 이런 이유가 있는지 모릅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 1분기 웨어러블 판매는 3010만대로, 전체시장 점유율 28.8%, 압도적 1위입니다. 삼성전자가 샤오미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1180만 대(11.3%)로 애플의 절반도 되지 않지요.
스마트워치만 따지면 애플이 더 압도적입니다. 애플워치 판매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50%나 증가했습니다. 점유율은 3.2% 포인트 증가한 33.5%였습니다. 2위는 점유율 8.4%의 화웨이, 3위는 8%의 삼성전자였습니다. 각각 애플에 점유율을 빼앗겼죠. 화웨이는 1.7% 포인트, 삼성은 0.5% 포인트 줄었습니다. 삼성의 경우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했지만, 애플워치가 워낙 많이 팔리는 바람에 점유율이 떨어졌습니다.
그럼 애플과 구글의 상황을 스마트워치 보급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죠.
애플워치 운영체제인 ‘워치(Watch) OS’는 이미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전 제품이 프리미엄급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점유율입니다. 반면 구글의 스마트워치 운영체제 ‘웨어(Wear) OS’는 지난 1분기 점유율이 고작 3.9%입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선 구글 안드로이드가 72%, 애플 iOS가 27%를 점하고 있거든요. 반면 스마트워치 시장에선 애플이 절대 강자이고 구글은 듣보잡인 겁니다. 애플이 강해서이기도 하지만, 삼성이 스마트워치만큼은 안드로이드 지배에서 탈피해 보려고, 자체 OS ‘타이젠’을 써온 점도 웨어(Wear) OS가 처참한 점유율을 보이게 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스마트카 시장에서도 지금의 스마트폰과 같은 지위를 노리는 구글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요. 애플워치가 시장에 더 많이 보급되고 성능이 더 좋아질수록, 애플워치와 연동되는 미래 애플카의 매력도 함께 높아질테니까요. 그래서 구글이 삼성과 연합해 스마트워치 통합OS를 내놓고 애플워치를 쫓아가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차량
◇ 2. OS 독립 시도했던 삼성전자가 갤럭시워치마저 안드로이드로 올인한건 구글의 자동차 OS 때문일까
삼성전자는 그동안 여러 방법으로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어보려 했지만 잘 안됐습니다. 자체 OS 타이젠을 쓰는 갤럭시워치마저 구글 생태계에 흡수된다면 삼성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생태계 독립은 물건너 간 것처럼 보입니다.
스마트워치가 독자 성장할 수 있다면 삼성이 스마트워치에서만큼은 타이젠을 끌고 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스마트워치도 결국 스마트폰과의 연동, 나아가 스마트카와의 연동이 중요합니다. 이런 소프트·하드웨어 생태계의 연동 측면에서 결국 삼성전자가 구글에 올인하는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구글은 지난 10년간 수십조원을 쏟아 자율주행을 개발해 왔을 뿐 아니라, 자동차 OS ‘안드로이드 오토’도 이미 전세계 신차 대부분에 탑재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금은 인포테인먼트 중심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전세계 자동차들이 스마트카로 바뀌게 될 경우, 이에 맞춰 언제든 자동차 통합제어 OS로 변신할 수 있지요. 삼성이 자동차 OS까지 장악해 볼 의지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니까요. 삼성이 스마트워치만 독자 OS로 계속 끌고 갈 수는 없었겠지요.
조만간 구글·삼성 통합의 스마트워치 OS를 통해 종전보다 더 높은 성능, 더 긴 배터리 지속시간의 제품이 등장하겠죠. 특히 삼성전자로서는 구글의 막대한 제3자 개발 그룹을 활용해 갤럭시워치의 매력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이를 통해 삼성은 갤럭시워치 판매를 더 늘릴 수 있을테고요. 구글로서도 애플 ‘워치 OS’ 시장 점유율의 10분의 1에 불과한 ‘웨어 OS’의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구글이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구글카를 낸다면, 구글카·안드로이드폰과 매끄럽게 연동될 구글 스마트워치부터 시장에서 우선 인기를 얻어야 겠지요.
스마트카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지배해 보겠다는 구글의 의지는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약진, 애플카 계획 등에 자극 받은 것도 있어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구글의 자율주행 전문회사 웨이모는 전세계 자율주행기술을 선도해 왔습니다. 자율주행업체의 기술력 척도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공공도로 자율주행 테스트에서 작년 기준 주행거리가 101만2015km로, GM의 자율주행 전문회사인 크루즈(123만9271km)에 이어 2위였고요. 4만8191km 주행할 때마다 한 번 사람이 개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간 운전자의 개입 빈도가 모든 업체 중 가장 적었습니다. 신뢰도 면에서 전체 1위였던 겁니다.
하지만 구글은 자율주행에 지난 10년간 매년 조 단위 돈을 쏟아붓고도 아직 제대로 된 성과를 못내고 있죠. 최근 수년간은 연간 개발비가 3조~4조원에 달할만큼 막대한 돈을 쓰고 있는데요. 보통 기업 같으면 벌써 망했어야 합니다. 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작년 결산에 따르면, 구글은 클라우드 부분에서 지난 3년간 16조원(146억달러)의 영업 적자를 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적자 이유를 “선행투자 시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클라우드 부문 적자의 주된 이유가 스마트카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구글은 지난 2월 포드와 6년 간의 전략 제휴를 한다고도 발표했죠. 포드 차량 내 단말기에 안드로이드를 채용하고, 구글 여러 앱을 기본 탑재할 뿐 아니라 자동차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 AI(인공지능) 등을 포함한 구글 클라우드를 채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구글은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고도 (자율주행차까지 염두에 둔) 스마트카 개발을 거대한 규모로 지속하고 있는 겁니다. 역으로 말하면, 장기간의 대량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반드시 모빌리티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자율주행기술이 일반 차량에 보급되는 것은 늦어질지 모르지만, 그 전에 현재의 ‘안드로이드 오토 OS’가 더 발전해 자율주행차 이전의 스마트카(SDV)에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한정돼 있는 이유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차량 자체가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적으로 모든 것이 통제 가능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자동차회사의 견제 등으로 인해) 차량 액세스도 제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향후 안드로이드 오토가 차량 하드웨어와 완전 통합된다면, 자동차에서도 10여년 전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인 오토사(AUTOSAR·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한 기존 자동차회사 통합운영체제도 나오겠죠. 하지만 구글·애플·테슬라처럼 IT 분야의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 운영체제가 결국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구글과 애플의 자동차 관련 운영체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3. 스마트폰 생태계에서의 삼성 상황이 구글·애플카 시장에서 재연될 수도
삼성이 직면한 수많은 전장(戰場)이 있지만, 스마트카 분야는 삼성이 생존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절대 놓칠 수 없습니다. 모빌리티 생태계는 기존 모바일 생태계의 확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모바일 디바이스의 글로벌 강자인 삼성이 모빌리티 디바이스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현재 삼성 모바일 사업이 애플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애플 소프트·하드웨어 생태계의 완성도·고급감·연결성을 따라가는게 쉽지 않아서일지 모릅니다. 이걸 따라가려면, 삼성이 자체 OS, 그것도 iOS에 맞설 뛰어난 소프트웨어 운영체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하냐는 거죠.
그래서 5~10년을 내다봤을 때 구글카 연합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독자 OS를 쓰던 갤럭시워치마저 구글 진영에 올인해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게 아닌가 합니다. 당장은 스마트워치 시장의 강자 애플워치를 추격하는게 우선이겠지만, 앞으로 애플이 모빌리티 생태계까지 먹으려 할 때, 삼성은 어떻게 여기에 대비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한 결과이겠죠.
결국 삼성이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하고 있는 일, 즉 애플에는 고부가가치 부품을 제공하는 서플라이어(아이폰12 원가의 3분1에 달하는 부품을 삼성이 공급), 구글에는 그들의 OS를 받아 최고의 하드웨어를 만들어 파는 파트너 관계인 지금 상황이 미래 모빌리티 세상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삼성은 하만이라는 전장기업이 있고, 그 외에도 전기차·스마트카 핵심 부품 대부분을 공급할 능력이 있습니다. 구글이 운영체제만 완비해 주면, 그 운영체제를 받아줄 차량은 삼성을 포함해 대형 부품업체도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미 세계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보쉬가 자체 스마트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고요. 아이폰 수탁생산업체인 폭스콘조차 일본 최고의 모터 업체 일본전산과 협업해 같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들의 수준을 절대 얕잡아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삼성이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카와 스마트폰의 연결 창구가 될) 스마트워치, 궁극적으로 모빌리티 분야에서까지 구글 OS 에 의존해 사업을 벌인다 해도, 큰 규모의 매출과 수익을 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다만 구글의 자동차 OS가 완성됐을 때, 삼성이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완제품 형태의 구글 OS 기반 ‘갤럭시카(삼성카)’를 내놓을 것이냐, 아니면 세트부품 형태의 공급자로만 남을 것이냐의 결정만 남아 있겠죠.
최원석 / 국제경제전문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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