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센(mise-en-scene)은 연극에서 나온 말입니다. 무대 위에 배치되는 모든 것, 소도구, 배우의 동선 연출을 가리키는 것이죠.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장면을 찍을 때 영화감독은 그 장면의 극적 맥락에 맞는 소도구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고민하게 마련입니다. 탁자는 어떤 것으로, 벽에 그림을 건다면 어떤 그림이 이 장면의 분위기에 맞을까 등등. 그러나 영화에서 말하는 미장센은 이런 연극적인 의미 말고도 좀더 범위가 넓습니다. 영화 화면은 무대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죠. 클로즈업에서 롱 쇼트까지 감독이 택할 수 있는 화면크기는 다양합니다. 카메라 움직임으로 클로즈업에서 롱 쇼트까지 화면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미장센이라 할 때는 소도구의 배치와 인물 동선은 물론 카메라 움직임까지 그 범위에 포함시킵니다.
프랑스의 영화비평가 앙드레 바쟁은 소위 미장센 예술영화를 옹호했습니다. 미장센의 의미를 강조하려면 아무래도 롱 쇼트나 풀 쇼트의 화면으로‘길게 찍기’스타일이 필요해지죠. 그래서 바쟁은 편집에 비중을 두는 러시아 감독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영화보다는 ‘길게 찍기’로 화면을 연출하는 오슨 웰스 같은 감독의 작품을 옹호했습니다. 50년대 중반 영화이론 진영은 앙드레 바쟁의 길게 찍기에 기반한 미장센 영화예술과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이론으로 양분돼 있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