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A/IC 운동에 참여하면서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어떤 이들은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였느니라”(디모데전서 1장 19절)
MRA란 도덕재무장 운동(Moral Re-Armament)을 말한다. 프랑크 북맨 박사가 주창하여 시작한 이 운동은 1938년 6월 4일 영국 런던에서 발족한 이래 세계 각국에서 인종, 민족, 계급, 정파를 초월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참여 속에 전개되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약 50년 전에 도입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수십 년간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 가정 문제, 직장에서의 문제, 사회 문제, 국가적인 문제 등 제반 문제가 있는 곳에 절실히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도덕재무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급한 문제는 경제발전도 아니고 정치발전도 아니고 문화발전도 아닌 도덕재무장인 것이다. 나는 나 자신부터 새롭게 변화하자는 심정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MRA 운동은 절대정직, 절대순결, 절대무사, 절대사랑을 4대 표준으로 삼고 출발하였으며 타의적이거나 강제적이 아닌 느슨한 조직으로 소리 없이 봉사하는 운동이다. 현재 세계도덕재무장 한국본부 강석규 명예총재님은 늘 인사말에서 “MRA는 모든 직책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조직으로서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시대에 꼭 필요한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조직을 강화하고 권력자나 재벌의 힘을 빌리면 당장 활성화를 하기는 쉽겠지만 그런 식으로는 오래 지속할 수 없고 창설자인 북맨 박사의 뜻도 아니므로 이름 그대로 윤리와 도덕의 편에서 모임을 주도하고 싶다는 말씀도 하셨다. 나는 이 말에 크게 공감하였다.
나는 MRA 운동에 우리 교회 장로의 권유로 1998년에 입회를 하였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MRA 운동은 조직이 느슨해서 나는 얼마 안 있어 MRA 이사로 등재가 되고 1년 후에는 MRA 재정분과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리고 1999년에는 이웃나라 일본에서 열리는 MRA 국제 대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일본국제대회에 참여하고 나서는 느낀 점이 많았다. 일본국제대회에는 총재님 이하 6명이 참석을 하였는데 일본 MRA 운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의를 들었고 한국 MRA 운동과 여러모로 비교 평가하는 기회가 되었다. 일본 본부의 소마유기가 총재는 일본의 정계와 문화계에서 상당한 비중이 있는 분으로 강의도 조직적으로 체계 있게 공감이 가게 하였다. 국제대회를 한 강의실은 우리나라의 학교 강당 정도의 크기로 빈약한 강당이었지만 내용은 알차게 구성되었다. 강의를 마치고 점심때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MRA 운동가 등 300여 명의 회원들이 모두 도시락을 싸와서 각자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도시락을 준비 못한 우리 일행은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해결하였다. 우리나라 같으면 강당도 호텔을 빌려 호화스럽게 준비하고 식사도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호화판으로 준비했을 터인데 역시 일본은 도덕을 재무장하려는 정신을 실천에 옮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듣고 나서 MRA 운동은 작은 데서부터 시작하는 운동이고 우리의 MRA 운동도 지금은 빈약하지만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수고하는 가운데 크게 발전하리라는 믿음을 얻었다.
내가 참여하는 모임 중에는 신앙인들 간의 모임도 있고 일반인들과 함께 만나는 모임도 있다. 신앙인들 간의 모임은 믿음을 지키고 있으니 계속되지만 일반인들과의 모임은 오래 못 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늦게 참여한 MRA 운동은 그 정신이 숭고하고 일상 생활에서 작게나마 실천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그 운동의 일원이 되었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참여하였다. 나는 13년간 MRA 운동에 참여했고 부총재의 임기를 마치고 80세에 은퇴하였다.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경제발전 속에서 소홀히 해 온 우리 민족의 부족한 부분을 MRA 정신으로 채우고, 더 나아가서 이것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기대하는 바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임이 거창하고 화려하고 명성이 있으면 투자를 하고 얼굴을 내민다. MRA 운동에는 유명한 사람들보다 덕망이 있는 보통사람들이 많이 참여한다. 나는 MRA 운동의 뜻에 깊이 공감하기에 뜻 있는 이들의 참여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