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계유일주가 편관격을 보았다. 계유일주는 금(金)과 수(水)가 아름답게 만나면서 음일간인 계수의 특성인 빼어난 미와 눈치코치를 가장 세련되게 드러낼 수 있게 하는 일주이다. 계해일주는 해수에서 수생목이 되어 식신으로 가려는 성향이 있어 말과 행동이 다소 성급하고 투박하지만 계유일주는 생각하는 힘, 절제하는 힘, 타인을 여우처럼 조종하는 힘인 인성을 지지에 깔고 있으므로 행동하기 전에 이미 치밀하게 감을 다 잡아 놓고 행동을 하니 함정을 자기가 만들면 만들었지 타인의 함정에 걸릴 어수룩한 위인이 절대 아니다.
게다가 편관격이므로 원래 센서가 발달해 있는데 뛰어난 레이더까지 장착한 셈이다. 이쯤 되면 사람이 너무 센시티브 해서 신경쇠약에 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다행인 것은 월지 미토에 화기운이 암장되어 부족한 양의 기운을 보충해 주니 다행이다. 만약 미토가 아니라 축토였다면 사주가 너무 음의 기운으로 가서 (게다가 여명일 경우에는) 본인의 예민함을 감당하지 못해 우울증이나 신경쇠약이 염려되는 사주이다.
월지가 편관이면서 용신이 되니 가족관계는 엄한 부모님 밑에서 바르게 자랄 확률이 높을 것이고 부모님은 엄하긴 해도 자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사람이라 할 수가 있다.
이 사주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포인트는 연간 계수이다. 계수의 영향을 그냥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되면 이 사주를 보통의 편관격으로만 풀이하게 될 텐데 그러면 반타작도 안 나올 것이다.
사주가 전체적으로 신약하고 연월만 보았을 때 연간 계수는 뿌리가 없어서 죽을 맛이다. 이 상황에서 연간 계수의 뿌리가 되는 것이 일지 유금이다. 그러므로 연간 계수는 일간에게 신세를 질 수밖에는 없는 상태다. 어떤 신세를 지는가? 편인을 신세진다. 즉, 일간이 가진 지식, 아이디어, 자격을 연간 계수는 탐할 수밖에 없고 일간의 도움에 의하여 살아나게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연간 계수는 일간에게 무엇을 제공하는가? 식신과 관성이다. 즉, 일간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와 지위를 제공해준다.
더할 나위 없는 전문직의 사주팔자란 소리다. 특히 이런 사주를 갖고 변호사를 하면 대성할 수 있겠다. 연지에 묘목 식신이 있으니 방송가로 진출해서 스타가 될 수도 있겠다.
이 사주를 단순히 편관격으로만 풀면 공직이나 대기업 직장인 정도의 풀이밖에 나오지 않을 것이지만 연간 계수(비견)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일간이 매우 유리한 상황에 있으니 이는 곧 사회에서 자신과 비슷한 무리(동기, 동창)와의 경쟁에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는 뜻이고 경쟁이 심한 곳일 수록 그 경쟁에 참여하여 승리를 거머쥐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으니 전문직을 하기에 가장 유리한 사주팔자 구성이라 하겠다.
대운의 흐름도 알차다. 금에서 수로 넘어가는 흐름이니 신약한 사주가 인성과 비겁을 얻어 좋아지는 억부용신의 운이다. 반짝이는 꿈을 꾸면서 꾸준한 자기발전을 통하여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여 성취해 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태어난 시는 용신 유금을 충하거나 원진살을 형성하는 묘목, 인목(오전 3시30분~7시30분)이나 유금에 해가 되는 오화(오전 11시30분~오후 13시30분)만 아니라면 대부분의 시가 괜찮을 것으로 본다.
남명이 되면 사주원국은 여전히 좋으나 대운의 흐름이 안 좋다. 인성, 비겁으로 가야 하는데 재성, 식상으로 흐르니 자칫 신약해져서 원래 타고난 부귀를 절반도 누리지 못할까 두렵다.
그러므로 남명이 되면 반드시 시주에 인성이나 비겁을 놓아야 한다. 오후 15시30분 이후에 태어나거나 새벽 3시 30분 이전에 태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