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한독(寒毒)에 중(中)하여 토사(吐瀉) 창만(脹滿)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의안(按)
위(胃)가 한(寒)하면 대부분 구토(嘔吐)하지만 한독(寒毒)에 중(中)하여도 또한 반드시 토(吐)하면서 사(瀉)를 겸한다.
내가 북경(:燕都)에 있을 때 일찍이 어떤 오(吳)나라 참군(參軍: 관직 이름)을 치료(治)하였다. 신선(:鮮)한 버섯(:蘑菇)이 비눈(肥嫩: 살이 쪄서 말랑말랑)하고 탐스러운(:可愛) 것을 보고는 이를 사서 요리사(:庖人)에게 국(:羹)으로 끓여달라고 하니, 이를 먹고는 대토(大吐) 대사(大瀉)하였다.
그 지방의 의사(醫)를 불러 치료(治)하게 하였으니, 모두 이르기를 "속히 해독(解毒)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다. 이에 황연(黃連) 흑두(黑豆) 길경(桔梗) 감초(甘草) 지실(枳實)의 속(屬)을 연(連)하여 진약(進)하였으니, 병(病)이 더욱 심(甚)하게 되었고 마침내 흉복(胸腹)이 크게 창(脹)하고 기천(氣喘)하며 수음(水飮)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어 심(甚)하게 급박(:危窘)하게 되어 나에게 구(救)하여 주기를 청하였다.
인삼(人蔘) 백출(白朮) 감초(甘草) 건강(乾薑) 부자(附子) 복령(茯苓)의 종류(類)를 투여(投)하려 하니, 그가 의심(:疑)하며 감히 쓰지 못하면서 말하기를 "복창(腹脹) 기급(氣急) 구건(口乾)이 이와 같은데 어찌 감히 이 약(藥)을 다시 복용하게 하는가?" 하며 하루를 머뭇거리더니(:停) 병(病)이 더욱 극(劇)하게 되면서 아침 이슬 같이 위태로운 신세가 되었다. 이로 인하여 다시 간구(:懇)를 하기에, 앞과 같은 약(藥)을 주었더니, 그가 또 의심(:疑)하고 두려워(:畏)하며 자기 식구들(:內閫)에게 결별(決別)하며 이르기를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면 나를 살리는 것도 이것이고 나를 죽이는 것도 이것이다. 나의 생사(生死)가 이 일거(一擧)에 달렸다." 하고는, 부득이 눈물을 머금고(:含淚) 삼켰느니라(:呑). 한 제(劑)에 구(嘔)가 조금 그치고 두 제(劑)에 창(脹)이 조금 줄어들었다.
여기에 숙지황(熟地黃)을 크게 가하여 사(瀉)하여 망(亡)한 음(陰)을 겸하여 구(救)하였으니, 그 전후(前後)로 모두 20여제(劑)를 복용하고는 여고(如故)하게 복원(復元)되었다.
그가 이로 인하여 물으며 이르기를 "내가 본래 중독(中毒)으로 병(病)이 되었다. 고향 사람들은 해독(解毒)하였으나 도리어 극(劇)하게 되었고, 선생(先生)은 해독(解毒)하지도 않았는데 도리어 나았는데, 왜 그러한가?" 하였다.
내가 이르기를 "독(毒)에도 부동(不同)함이 있다. 어찌하여 반드시 황연(黃連) 감초(甘草) 길경(桔梗)의 종류(類)만이 풀 수 있겠는가? 곧 버섯(:蘑菇) 일물(一物)은 반드시 깊은 구덩이(深坑)나 메마른 우물(枯井)과 같이 침한(沈寒)하거나 극음(極陰)한 곳에서 생산(産)되니, 이처럼 음기(陰氣)를 매우 성(盛)하게 얻었으므로 비백(肥白)하고 최눈(最嫩)한 것이다. 공(公)이 이 음한(陰寒)의 독(毒)에 중(中)하였는데 다시 황연(黃連)의 한(寒)으로 푼다면, 그것을 뭐라고 말해야 하겠는가? 이럴 때는 건강(乾薑) 부자(附子)로 한독(寒毒)을 푸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인삼(人蔘) 숙지황(熟地黃)이 독(毒)에 상(傷)한 원기(元氣)를 푸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저들이 말하는 해독(解毒)은 독(毒)을 돕는 것이고, 내가 말하는 해독(解毒)은 '해독(解毒)하지 않음'이 바로 해독(解毒)하는 것이다. 이 이치(理)가 본래 심(甚)히 분명(明)한데도, 사람들이 변별(辨)하지 못한다. 제병(諸病)의 오치(誤治)는 모두 이러한 종류(類)가 아님이 없다." 하였다.
공(公)이 머리를 조아리고(:頓) 정색(:愀然)하면서 감탄(:嘆)하며 이르기를 "믿음직스럽도다(:信)! 당신(:吾丈)이 아니었으면 하마터면 원한(:寃)을 품은 혼백(:魄)이 되었을 것이다. 이를 오랫동안(:壽) 기록(:梓)하여(:곧 출판) 후인(後人)들에게 본보기(:鑑)가 되기를 원(:祈)한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