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천수천안관음(千手千眼觀音)
천수관음(Sahasrabhuja-avalokitesvara)은
천수천안관세음(千手千眼觀世音),
천비천안관세음(千臂天眼觀世音),
천광관음(千光觀音) 등
경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리고 있지만 흔히 천수관음이라고 한다.
이 관음은 인도에서
십일면관음과
불공견색관음 이후에 성립된 것으로 보여지며,
다면 다비(多面多臂)의 모습을 발전시킨 것으로
천이라는 숫자는 무한의 수를 나타낸다고 보아
관음의 자비력을 최대한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천수천안경>에 의하면
이 보살은 과거세에서 미래세의 일체 중생을 구제한다는
<대비심다라니(大悲心陀羅尼)>를 듣고 환희하며
‘일체 중생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
몸에 천수천안이 생겨나게 하라’고 원하여
천수천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소원에 의하여 천수관음은 천 개의 자비로운 눈으로 중생을 응시하고
천 개의 자비로운 손으로 중생을 제도한다는 것이다.
그 무한한 자비력으로 인해 ‘대비관음’이라고도 불렸다.
이 보살의 경전은 7세기 중엽에 한역된 <천수천비관세음보살다라니신주경>인데
그 뒤로 여러 관계 경전이 한역되어 천수관음 신앙은 중국에서 폭발적인 유행을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8세기부터 널리 신앙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전하지 않지만 분황사의 벽화 천수천안관세음보살도는 매우 유명했으며 영험도 커서
눈 먼 아이의 눈을 뜨게 한 기적을 나타내었다는 일화가
<삼국유사(三國遺事) 권3 ‘분황사천수대비(芬皇寺千手大悲)’에 기록되어 있다.
이 천수관음의 형상은 경전에 의하면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이 표현되어야 하나
제작상의 문제 때문에 조각이나 회화로 표현될 경우에는
흔히 좌우 두 손 외에 양쪽 20개씩 40개의 손이 만들어진다.
불교의 세계관에서 지옥에서 천상까지의 육도(六道)는 25계로 나누어지는데
하나의 손이 25계의 중생을 구제한다고 생각하면 천 개의 손과 같은 것이 된다는 의미에서이다.
40개의 손 각각에는 눈이 표현되어 있고 매 손마다 각기 다른 지물을 들고 있다.
이렇게 관음 신앙을 극대화시킨 천수관음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조각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