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2-19
2 기행紀行 19 우두원牛頭原 우두牛頭 벌에서
우두원상모연수牛頭原上暮煙收 우두牛頭 벌에 저녁연기 걷히고
만경황운맥롱추萬頃黃雲麥隴秋 넓고 넓은[萬頃]들의 누런 구름 보리가 가을되었네.
백조일쌍번락일白鳥一雙飜落日 흰 새 한 쌍이 지는 해에 펄펄 날라 가고
창파십리송귀주蒼波十里送歸舟 푸른 물결 십리 위에 돌아가는 배 떠나간다.
강산처처시첨흥江山處處詩添興 강산은 곳곳마다 시의 흥을 돋우고
풍월년년주해수風月年年酒解愁 풍월風月은 해마다 술이 근심 풀어 준다.
야수단교촌경곡野水斷橋村逕曲 들의 개울 끊어진 다리 촌길은 구부러졌는데
목동상환온기우牧童相喚穩騎牛 소 치는 아이들 서로 부르며 소 등에 타고 있다.
우두원牛頭原 소머리 언덕
우두원에 오르니 저물녘의 연기 걷히고
넓은 들엔 누런 구름 떠있고 고갯마루 보리밭은 가을이라네.
서산에 해가 지자 백조 한 쌍이 날아가고
푸른 물결 십리에 돌아가는 배를 전송하네.
우리강산 곳곳이 시 짓는 흥취를 더하니
자연을 벗 삼아 해마다 술에 절어 수심을 푼다네.
들판 개울물의 다리가 끊긴 곳에서 시골길은 굽었고
소를 탄 목동들이 평온하게 서로를 불러대네.
►만경萬頃 밭이랑 백만 개. 넓은 들판.
►롱隴 고개. 원래는 한대漢代 天水郡에 있던 고개[嶺]이름. 섬서성陝西省의 별칭別稱
►풍월風月 청풍명월淸風明月. 자연을 벗 삼아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