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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기행 / 일류를 만들어 내는 두뇌 국가
서울 올림픽을 치를 때 우리나라는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흥분된 상태에서 다소 혼란이 있었죠. 어글리코리언 소리도 세계 곳곳에서 들렸고. 그러나 곧 과도기적 현상을 사라지고 한국인들은 너도나도 빠르게 여행의 달인이 되어 갔습니다.
여행문화가 안정을 찾아갈 무렵 싱가포르항공 서울지사에서 티켓 한 장으로 세계일주를 할 수 있는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으로 내어 놔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적이 있습니다. 서울을 출발 샌프란시코에서 내려 미국을 여행한 다음 뉴욕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암스테르담이나 프랑크푸르트로 가서 유럽을 마음껏 여행한 뒤 싱가포르를 거쳐 서울로 오는 티켓입니다. 오래전 소설 -- 데빗드 니븐 주연으로 영화가 되기도 했었던 --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힌트를 얻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번의 구매로 세계일주가 가능한 이 티켓의 유효기간은 6개월이었습니다. 시대가 빨라졌지만 겨우 20일을 줄였을 분입니다.
이 티켓이 아니라면 세계일주에 적어도 2-3개 항공사를 이용해야 하고 비용도 값도 두 배 이상 들어야 하는 일이니 획기적인 기획이었습니다. 싱가포르 항공이 이런 획기적인 상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와 미주. 유럽을 다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행업계는 이를 ‘사건’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다른 항공사가 이런 티켓을 구상했다면 외면당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항공은 매년 세계 각국의 여행자 조사에서 최고의 항공사로 꼽혀온 회사였습니다. 미국 자가트 에어라인 서베이 조사에서 93년부터 내리 3년 째, 홍콩 아시아머니지와 아시안 비즈니스 매거진 95년 조사에서도 영예의 1등을 차지한 회사였습니다.
기내 서비스 부문도 언제나 한 발 앞서가는 것으로 정평이 있었습니다. 다른 회사의 경우 승객들은 항공사가 상영하는 한두 편의 영화를 공동 스크린을 통해 시청하고 있으나 싱가포르항공은 50편의 최신 영화와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통해 편리한 시간에 자신만의 화면으로 골라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 음질이 한층 향상된 12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도착지역 공항, 교통편, 관광 등에 관한 정보가 생생한 동화상과 함께 제공되고 주요 호텔과 식당을 화상으로 미리 살펴볼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이에 더하여 기내에 위성전화가 있어 세계 어디든 연락이 가능했었습니다. 이어 싱가포르항공은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가동했습니다.
유럽의 주요 도시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항공사로 사랑받고 있는 싱가포르에어라인의 키 베이스인 창이국제공항 역시 --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기 이전에는 -- 여러 전문기관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손꼽혔습니다. ‘다시 오고 싶은 공항’ ‘땅 위에 창이 같은 공항은 없다’ 등 자체 선전문구도 자신감이 넘치고 대담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창이에 1등 자리를 내준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관계자들은 ‘효율적인 운영이 기막히다’면서 창이의 부상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실제로 창이국제공항은 -- 다른 공항에서 볼 수 없는 -- 여행자를 위한 수영장 헬스센터 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방면에서 일류를 잘 창출해내는 국가, 일류 항공사에서 나온 파격적인 티켓이어서 관심이 더 높았던 것입니다.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싸다는 사실도 경계의 대상이지만 그 티켓이 1등으로 잘 팔릴지 모른다는 경쟁회사들의 관심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티켓은 유럽과 미주 배낭여행족의 인기를 독차지했었습니다.
일류를 만들어 내는 두뇌 국가
아시아의 조그만 도시국가 싱가포르. 그러나 싱가포르가 작은 것은 국토뿐이지 나머지는 하나도 작은 것이 없습니다. 싱가포르항공의 경우에서 보듯 여러 분야에서 오히려 최고, 일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가 또 하나 추진한 사업은 싱가포르를 아시아지역 방송의 중심지로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골격이 만들어지자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방송사들이 앞을 다투어 지역본부를 설치했습니다. ▲음악전문방송인 MTV 아시아와 만다린 ▲영화전문채널 HBO ▲아시아지역 경제뉴스를 전하는 ASN(Asia Business News) ▲스포츠텔레비젼인 ESPN ▲다큐멘터리전문의 디스커버리채널 ▲가족대상의 영화와 특집들을 방송하는 월트디즈니텔레비젼 등등이 아시아지역의 방송을 위해 싱가포르에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이들 방송사들이 싱가포르를 택한 것은 영어를 잘하는 인력이 포진해 있다는 점과 아시아지역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싱가포르의 경제적 성장도 방송사들의 진출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다국적기업들이 몰려들면서 각종기업정보가 한데 모이기 시작했고, 기업정보 시장이 커지자 ABN(아시아 비즈니스뉴스)이 재빠르게 진출 기득권을 차지한 것입니다. 다우존스사와 TV뉴질랜드 등 4개 회사의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경제뉴스 전문채널도 기업뉴스가 갖는 신속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본부를 설치하고 아시아 각국에 ‘따끈따끈한 뉴스’를 전달했습니다.
이 같은 싱가포르 성장의 결정적인 밑거름은 정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안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정책, 그리고 아낌없는 지원이 일류를 만들어낸 열쇠였던 것이다. 시기도 적절했습니다. 당시 홍콩은 중국 반환을 앞두고 있어 중국 눈치를 보며 위성방송과 관련된 허가를 보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얼른 해외위성방송센터를 처음 설치한 디즈니채널에 직접 위성을 통한 방송이 가능하도록 라이센스를 내준 위에 세제혜택과 디지털 편집장비, 전자동 플레이백 시스템을 갖춘 미디어 전문회사도 설립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한편에서 싱가포르는 또 동경 홍콩 등을 제치고 아시아지역 최대의 상업 금융 중심지로 부상했습니다. 일본 경제의 성장률이 급격하게 둔화되면서 대표적인 다국적기업들이 동경보다 싱가포르를 더 선호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역시 여기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습니다. 정부 산하 싱가포르 개발위원회(EDB)는 면세혜택 여부에 대해 거의 전권을 위임받고 외국기업 유치홍보를 펼쳤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세계의 일류기업들은 고층빌딩들이 경쟁하듯 하늘로 치솟고 있는 센튼웨이의 빌딩군 내에 사무실을 갖는 것을 뉴욕의 월가, 런던의 런던시티에 사무실을 갖는 것만큼이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실험적 근대국가
위대한 지도자 이광요에 의해 만들어진 싱가포르는 ‘실험적 근대국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늘의 싱가포르를 가능하게 만든 최대 공로를 찾아보면 ‘엄격한 규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슬로건은 정부가 내건 ‘그린 앤드 클린’이었습니다. 아름답게 녹음이 우거진 깨끗한 시가지를 목표로 한다는 구호인데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독재사회보다 더 지독한 규칙이 있어 눈이 둥그레집니다.
교통에 관한 것만 보아도 체증 방지를 위한 중과세와 정말로 비싼 주차요금. 교통량이 많은 중심지구로의 진입 시간제한 등 평범한 시민 중산층은 울 수밖에 없는 독소조항들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 이용 시 음식물 소지 금지. 추잉 껌 제조 및 판매금지까지 선포해 버렸습니다. 공공도로에서 물건을 버리다가는 망신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과태료 부과로 큰 낭패를 피할 수 없습니다.
싱가포르의 규칙은 놀랄만큼 엄해서 위반자에게는 최고 5천불까지의 고액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시민들이 불편하게 여겼으나 상하친불친을 막론하고 하도 엄격하게 실시하는 바람에 차차 시민 모두가 정해진 법규를 지키는 것이 습관화되어서 위반자가 드물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내에서의 금지사항만 살펴볼까요. ▲긴급 시 이외에 잠금장치를 떼고 문을 열면 안 된다. ▲담배를 피우거나 음식물을 먹으면 안 되며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려서도 안 된다 ▲동물을 데리고 다니면 안 된다. ▲무효 차표를 사용하면 안 된다 ▲차표를 구부리거나 손상해서는 안 된다 ▲좌석에 발을 올려놓으면 안 된다. ▲도박이나 판매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광고지를 돌려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설비 및 장치에 손상을 입혀서는 안 된다 등등이며, 이밖에도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 될 많은 일들이 금지사항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로 말하면 공중도덕 같은 것들이 싱가포르에서는 법으로 공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법인 만큼 위반 시에는 예외 없이 처벌이 따랐습니다. 슬쩍 눈감아 주는 공무원이나 단속자는 몇 십 배 더 엄한 벌을 받게 됩니다. 뇌물이라도 받는다면 액수의 고하를 막론하고 중범죄로 처리됩니다. 처벌을 받은 자는 다시는 공무원 사회에 오르지 못합니다. 규칙이지만 안 지킬 수 없게 되어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공무원들의 청렴 강직이 큰 몫을 했습니다. 싱가포르는 공무원을 먼저 이 나라의 자랑이자 신용으로 내세울 수 있었던 데서 국가의 기강이 튼튼해진 대표적인 케이스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사실 다민족 국가여서 일반적 상식으로는 통제가 어려운 사회였습니다. 종교가 다른데서 비롯되는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의 차이가 심해 하나의 기준 마련이 어려운 나라였던 것입니다. 여기 ‘그린 앤드 클린’은 모든 것을 뛰어넘는 절묘한 구호였습니다. 어떤 민족, 어떤 종교도 ‘청결한 국가를 세우자는 목표’를 거부할 권리는 없었습니다.
주민 문화 교육
싱가포르의 다양성은 거리의 종교건물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첨탑이 있는 기독교 교회, 화려한 색깔로 채색된 힌두사원, 이슬람교의 둥근 모스크사원, 거대한 불교사원이 있는가하면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도교 사당도 있습니다.
종교에 따라 일상생활도 축제도 음식도 다릅니다. 중국인은 음력으로, 모슬렘은 이슬람력으로, 힌두교됴는 타밀력으로 각각 전통적인 종교행사를 치룹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말레이계는 거의가 모슬렘이며 중국계는 도교와 불교 신자가 반씩 됩니다. 인도계는 힌두교입니다. 인도계에서 불교신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은 늘 반취를 궁금하게 합니다. 인도가 불교의 발상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학력이 높아질수록 무종교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은 널리 보편화되어 독립 당시부터 각각의 민족어 외에 공통어로써 영어를 배우게 했습니다. 그러나 신세대들은 영어에 편중하여 자국어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고, 그 때문에 영어권 학교는 부족하고 중국어학교 말레이 학교 등 민족어 학교는 없어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대학은 싱가포르대학과 전후 중국계를 위해 세워졌던 남양대학이 통합되어 국립 싱가포르대학이 되었습니다. 이외에 기술자 양성을 위한 공과대학 등이 있습니다.
여행정보
안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오가는 비행기가 많습니다. 대한항공이 매일 있고 아시아나도 주 3편 정도 운행합니다. 방콕을 경유해서 가는 것과, 싱가포르항공 등 타 항공까지 합하면 매일 3-4편 있습니다. 직항의 경우 모스크바 가는 것과 비슷한 시간인 6시간 35분 걸리고 방콕을 경유하면 보통 9시간 50분 이상 걸립니다.
비자 없이 3개월은 머무를 수 있습니다. 출국을 위한 항공권과 체재 예정일 수를 빼고 3개월 이상 유효한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 ‘완전 노비자 여행’은 14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연장 시에는 현지 출입국 관리소에서 체재기간 연장 수속을 해야 합니다.
숙박 음식
관광대국인만큼 유명한 고급호텔이 많습니다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는 래플즈호텔이나 샹그리라, 오리엔탈 등 최고급 호텔들은 트윈 1박에 450불이나 합니다. 웨스틴이나 만다린 크라운 등은 300불 내외. 물론 그 아래도 있습니다. 값이 좀 비싸지만 싱가포르에서는 한번쯤 고급호텔을 이용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설비 분위기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비즈니스맨을 상대로 하는 인기투표에서 어김없이 베스트 5 안에 꼽히는 샹그리라 호텔이나 래플스 호텔 등은 꼭 한번 묵어볼만한 호텔이라 권하고 싶습니다. 섬세한 안목을 가진 여행자라면 호텔 서비스에서 싱가포르의 성공비결을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싼 가격으로 묶을 수 있는 숙소도 많습니다. 가장 값싼 숙소로 잠자기 위한 최소한의 시설만 갖춘 곳도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동남아시아에서는 깨끗한 편에 속합니다. 합동 숙소가 제일 싸고 에어컨 없는 싱글이 조금 나은 방입니다.
값싼 숙소가 밀집해 있는 곳은 시내 중심가에 가까운 벤클렌 거리인데, YMCA 등도 여기 있습니다. 이밖에 차이나타운, 리틀 인디아 등지에도 쾌적하고 값싼 숙소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단 값싼 숙소를 이용할 경우 짐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소지품은 품에 갖고 있는 게 좋습니다.
음식은 말레이시아에서와 마찬가지로 다국적 요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것이 큰 즐거움입니다.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사람들을 비롯, 서구인까지 많은 민족이 살고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각 민족의 독특한 요리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습니다. 중국요리 중에서도 광동요리 복건요리 사천요리 북경요리 상해요리로 전문점이 구별되며, 인도요리 역시 남인도요리 북인도요리로 전문 음식점이 따로 있습니다. 말레이요리도 찾는 인구가 많고 프랑스요리, 이탈리아요리, 스위스요리, 스페인요리 등도 본토 이상으로 훌륭합니다. 물론 한국요리, 일본요리도 맛볼 수 있습니다.
만약 고급레스토랑에서의 식사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여행자라면 ‘호카즈 센터’를 찾아가십시오. 시내 도처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세계의 요리를 한자리에 모아놓고 부담 없는 가격으로 파는 곳입니다.
굳이 싱가포르의 독특한 메뉴를 찾는다면 하이티와 뇨냐를 소개할 수 있습니다. 뇨냐는 중국요리에 말레이요리를 융합시켜 만든 가정요리이고 하이티는 싱가포르인들이 밖에서 가볍게 사먹는 일반적인 메뉴입니다. 홍차에 샌드위치나 케이크 등을 곁들인 가벼운 간식이 원래의 영국식 하이티인데, 싱가포르의 하이티에는 만두, 면류, 피자, 프라이드치킨, 말레이시아풍 케이크, 카레 등이 메뉴에 포함되어 간식이 아니라 주식으로도 훌륭합니다.
가볼만한 곳 - 중심부
싱가포르 관광은 중심부와 교외로 나누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중심부인 시청주변은 근대 싱가포르의 발상지로 마리나만(Marina bay)과 접해있는 일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호텔과 관광명소, 싱가포르의 상징인 멀라이언(Marlion) 등이 모두 이 중심부에 있습니다. ▲비즈니스 거리로 불리는 고층빌딩가 센톤웨이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상점가 오차드 로드가 "부강한 싱가포르"의 상징이라면 ▲인도색 짙은 거리 리틀 인디아 ▲차이나타운 ▲아랍스트리트 등은 다민족의 다양한 삶을 독특한 단지국가 안에 모아놓은 것만 같습니다.
각국의 대기업이나 다국적기업 빌딩이 밀집되어 있는 거리를 우리는 센톤웨이(Shenton way)라고 뭉뚱그려 부르지만 길마다 콜리어 키, 래플즈 키, 세실 스트리트 등 자기 이름을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오차드 로드 일대는 쇼핑의 별천지입니다. 사방 어디를 봐도 세계 각국의 최고급품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여행과 쇼핑을 별개의 취미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쇼핑이야말로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전 인구의 80%가 화교인 싱가포르에서 차이나타운은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전체를 차이나타운이라 부르던 때도 있었으니까요. 차이나타운은 도시가 재개발되면서 뉴 브릿지 로드와 사우스 브릿지 로드를 중심으로 하는 모퉁이에 붙여졌습니다. 특히 밤이면 진가가 나타나는데, 잡화나 잡동사니. 의류, 그리고 중국요리를 파는 노점상이 성시를 이룹니다.
리틀 인디아는 여기가 싱가포르라는 것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인도 색깔입니다. 옷, 음식, 언어, 종교건물, 인도 특유의 향신료를 파는 점포와 인도인들이 선호하는 금은을 취급하는 상점 등등 모든 면에서 인도 특유의 모습에 젖어볼 수 있습니다. 또 아랍스트리트는 비치로드에서 로초카날로드까지의 길을 가르키는데 19세기 무역을 하던 아랍인 상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지역입니다. 이 일대는 관광화가 덜 되어 아직 시골스러운 소박함이 남아있습니다. 싱가포르 최대의 회교사원인 술탄 모스크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밖에 중심부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싱가포르 문화와 역사가 전시되어 있는 국립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래플즈호텔과 콕크피트 호텔 등에서 식사하며 즐길 수 있는 아시아 문화쇼가 있습니다. 중국, 말레이, 인도 등 각 민족의 전통적인 춤과 노래로 짜여진 인기 있는 쇼입니다.
싱가포르 교외
교외로 나가면 전통적인 풍습을 지키며 살아가는 서민들의 평범한 생활을 접할 수 있습니다. 서부와 북부, 동부가 각각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부에는 큰 언덕과도 같은 해발 115m의 나지막한 산(Mt.Faber)과 테마 파크로 알려진 하우 파 빌라(Haw Par Villa)가 있습니다. 또 이 나라 유일의 국립대학인 싱가포르대학이 있고 더 서쪽으로 가면 관광명소와 공업단지가 이웃하고 있는 주롱(Jurong) 타운이 있습니다. 주롱에는 단골 관광코스인 큰 야생조류공원, 주롱 조류공원과 13ha 부지에 연못 정자 석등 등이 잘 배치되어 있는 일본정원, 북경의 이화원과 같은 중국정원 유화원 등 볼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부는 녹음이 우거진 조용한 곳으로 정글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구릉 전체가 자연보호구로 되어있는데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동물원과 난(蘭) 농원 등이 있습니다. 동부는 비치 리조트가 8.5km나 이어집니다. 테니스, 골프, 거대한 미끄럼틀이 있는 풀장, 악어양식장 심지어 수중사격까지 볼거리, 할거리가 매우 다양합니다. 맛있는 해산물 전문레스토랑도 많습니다.
센토사 섬(Sentosa lsland) 관광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센토사는 내륙에서 800m 떨어진 지점에 있는 작은 섬. 정부에 의해 개발된 곳으로 바다에서 수영을 즐김은 물론 사이클링도 가능합니다. 바다 밑 세계를 실감 있게 볼 수 있는 수족관, 살아있는 산호를 모아놓은 산호패각박물관, 밀랍인형을 사용해 싱가포르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는 밀랍인형자료관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