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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원바안
제16회 98.프랑스월드컵축구대회 -본선 E~H조- (6. 11 ~ 7. 13)
☆ E조 예선(네덜란드, 벨기에, 한국, 멕시코)
1998년 6월 13일 리옹 제를랑 스타디움 관중:39133
한국[1패] 1 (1-0) 3 멕시코[1승]
17. 하 석주(한국) 전반 28분
9. 리카르도 펠라에스(멕시코) 후반 6분
15. 루이스 에르난데스(멕시코) 후반 29분, 후반 39분
아시아의 자존심이자 아시아 국가 최초의 월드컵 4회연속진출을 일궈낸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는 16강 진출을 자신하고 있었다. 과거 갈색 폭격기로 분데스리가를 뒤흔들었던 차범근감독의 지휘아래 그들은 지역예선에서 승승장구한 끝에 여유있게 프랑스행 티켓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역대 최강이라고 불릴만큼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 있던 한국은 4년 전 미국월드컵의 선전으로 인해 이번 대회 외신 기자들도 한국의 16강행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첫 상대인 멕시코는 본선진출이 11회째나 되는 월드컵 단골손님이였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진 평가전에서 잇따라 패하는 등 국민들에게 큰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었다. 들쑥날쑥한 팀 성적으로 한국의 절호의 1승을 제물이였던 것이다. 한국은 통산 5번 본선에 올랐지만 3무8패의 초라한 성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3무 중 2무가 지난대회에 나왔다는 사실이 고무적인 현상이였는데 한국 국민들은 이번에야말로 1승과 16강진출의 기회였다고 믿고 있었다.
리옹에서 벌어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는 해외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16강진출의 최대 변수가 될 두 팀의 맞대결에 시선이 집중됐다. 한국은 지역예선에서 맹활약하던 최용수가 대표팀 후보명단에서도 제외되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황선홍은 월드컵을 바로 앞두고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부상으로 인해 대표 불참하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은 김도훈을 공격선봉에 세우고 멕시코와 맞섰다. 전반 28분 가르시아 아스페가 골문 중앙 25m되는 지점에서 노정윤에게 깊은 태글을 범해 프리킥이 주어졌다.
키커는 왼발의 달인 하석주였다. 하석주가 휘감아 찬 공은 수비벽에 있다 점프한 다비노의 머리에 맞고 굴절되면서 캄포스 골기퍼가 꼼짝할 수없는 반대편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한국의 역사적인 월드컵 선제골.
1승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그러나 불과 2분 후 그 희망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골을 넣은 하석주가 흥분한 나머지 멕시코의 라미레스에게 깊은 백태클을 가했고 오스트리아의 벤퀘 주심은 가치없이 레드 카드를 꺼내들어 하석주를 퇴장시켰다.
이번대회를 앞두고 백태클은 무조건 퇴장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실수였다. 하석주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한국은 전반을 고종수의 강력한 슛팅 등으로 그런데로 잘 버텨냈다. 어쩔수 없이 공격에서 한명을 제외해 수비에 가담시킬 수 밖에 없었는데 한국은 후반들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후반 시작 5분만에 후반 교체 투입된 노장 스트라이커 펠라에스가 라미레스의 왼쪽 코너킥이 유상철의 발 맞고 흐른 공을 제차 슛해 동점골을 터트렸다. 경기의 흐름은 완벽히 멕시코쪽으로 넘어왔다.
경기를 지시하던 차범근 감독도 고개를 떨궜다. 한국은 급속도로 무너져갔다. 수적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 29분 라미레즈가 왼쪽에서 높이 올려준 공을 뛰어들던 에르난데스가 오른발을 갖다대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멕시코의 상승기세는 한국을 더욱 더 압박했고 후반 39분 블랑코의 왼쪽 돌파에 이은 에르난데스의 오른발 터닝슛이 다시 한번 꽃히면서 스코어는 3:1 멕시코의 역전승.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선취골을 기록하며 1승에 도취됐던 한국은 하석주의 무모한 반칙이 한국에 지울 수 없는 아픈 패배를 낳고 말았다. 3:1로 승리한 멕시코는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승 제물로 여겨지던 멕시코에게 완패를 당한 한국은 사실상 16강진출이 어려워지고 말았다.
1998년 6월 13일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75000
네덜란드[1무] 0 - 0 벨기에[1무]
2000년 유럽선수권을 공동 개최하는 유럽의 두 작은 라이벌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이번대회 지역예선에서 이어 다시 한번 본선에서도 같은 조가 되는 우연치곤 너무나도 인연같은 일이 일어났다.
4년 전 대회에서도 같은 조에 편성된 두 국가는 이번대회 지역예선도 같은 6조에 편성. 예선에서는 네덜란드가 홈, 어웨이에서 모두 승리하며 우위를 보였지만 본선경기는 달랐다.
지난 대회 예선에서도 승리를 한 경험이 있던 벨기에는 지역 예선과는 다르게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라이벌간의 경기답게 게임은 시종일관 이렇다할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베르캄프의 결정적인 슛팅은 골문의 살짝 벗어났다.
네덜란드는 클루이베르트가 퇴장당하는 악조건 속에도 0:0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첫 경기의 부담감 때문이였는지 두 팀 선수들의 움직임은 명성과는 달리 조금은 둔해보였다.
1998년 6월 20일 보르도 파르크 레스퀴르 스타디움 관중:31800
벨기에[2무] 2 (1-0) 2 멕시코[2무]
7. 마크 빌모츠(벨기에) 전반 43분, 후반 2분
8. 알베르토 가르시아 아스페(멕시코) PK 후반 10분
11. 콰우테목 블랑코(멕시코) 후반 17분
한국전 역전승으로 제 기량을 되찾은 멕시코가 2차전에서 강적 네덜란드와 비긴 벨기에와 만났다. 멕시코는 대회 전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에서 수적 우세를 충분히 활용하며 3:1로 역전승. 한국의 월드컵 사상 1승의 꿈을 산산조각냈다. 특히 스트라이커 에르난데스가 본선에서 제 컨디션을 되찾았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였다.
반면 벨기에는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와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경기내용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노장 선수들이 많은 벨기에는 후반 막판 체력 저하현상까지 보여 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벨기에는 역시 월드컵 본선진출 10회에 빛나는 화려한 경험이 있는 축구 강국임이 분명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욱 더 실력은 빛을 바랬다. 멕시코와의 중요한 경기에서 전반 43분 빌모츠가 올리베이라가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가슴에 안고 그대로 캄포스 골기퍼 다리 사이로 볼이 빨려들어가며 선취골을 터트렸다.
이어 후반 2분 다시 빌모츠 수비수 2명을 힘으로 몰아부쳐 중심을 잃은 상황에서도 오른발을 갖다대며 추가골을 성공시켜 벨기에의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멕시코 축구는 팀 특유의 흐름에 맞는 경기 플레이가 인상적인 팀이였다.
한국전 상승세로 사기가 올라있던 멕시코는 후반 10분 벨기에 베르헤이옌이 멕시코 라미레즈에게 깊은 태클로 퇴장당하면서 페널트킥이 선언됐다. 아스페의 침착한 성공으로 1골차로 추격한 멕시코는 이후 맹렬한 공격으로 벨기에를 몰아붙이며 7분뒤 아렐라노가 왼쪽에서 중앙으로 올려운 공을 뛰어들던 블랑코가 넘어지면서 그림같이 왼발을 갖다대면서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2:2 무승부
멕시코는 2경기 연속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E조 최약체에서 일약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2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비긴 벨기에는 할말을 잃었다.
1998년 6월 20일 마르세유 벨로드롬 스타디움 관중:55000
네덜란드[1승1무] 5 (2-0) 0 한국[1무1패]
11. 필립 코쿠(네덜란드) 전반 38분
14. 마크 오베르마스(네덜란드) 전반 42분
8.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후반 26분
17. 피에르 반 호이동크(네덜란드) 후반 35분
7. 로날드 데부르(네덜란드) 후반 38분
멕시코전 패배는 한국 국민들에게 큰 좌절감과 실망감을 안겨줬다. 1승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역전패는 잊을 수 없는 아픔이 되고 말았다. 2차전은 조 최강으로 16강이 유력시되는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의 경기였다. 네덜란드는 1차전에서 벨기에와 득점없이 비겼지만 한국이 상대하기엔 버거운 상대로 여겨지고 있었다.
차 범근 한국 감독은 경기 전 16강을 위해서는 최소한 무승부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혀지만 이는 곧 엄청난 실수였다. 무승부 작전으로 나온 한국 선수들의 사기는 눈에 띄게 꺽여있었다. 애초부터 비기기로 나온 작전은 실패한 것이다. 멕시코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최용수까지 주전에 나서며 분전한 한국은 전반 35분까지 잘 버티다가 38분 R.데부르의 패스를 받은 베르캄프가 코쿠에게 연결. 코쿠는 한국의 수비수 최 영일을 달고 정확한 왼발슛으로 반대쪽 골문을 갈라 선취골을 터트렸다.
마르세유 스타디움을 거의 오렌지 물결로 물 들인 네덜란드 팬들은 환호했고 한국이 이후 전반 42분 3:2의 수비 열세에서 오베르마스가 왼쪽에서 최 성용을 제치고 두 번째 골을 작열하며 일찌 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후반 들어서 차 범근감독은 1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수비는 계속 뚫렸다. 빈터의 패스를 받은 베르캄프는 돌면서 이 민성, 김 태영을 차례로 제치고 오른발 끝으로 반대쪽을 보고 차 넣어 3:0을 만들었고 왼쪽 코너 부근에서 오베르마스가 오른발로 감아 센터링을 한 공을 교체 투입된 반 호이동크가 머리로 받아 넣어 4:0으로 달아났다.
후반 38분 R.데부르의 5번째 골까지 더한 네덜란드는 한국을 5:0으로 대파하고 1승1무를 기록. 조 선두로 뛰어올랐다.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력 난조 등 총체적 난국으로 치달은 한국은 차 범근 감독이 대회 도중 경질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게 됐다. 한국은 지난 54년 대회 터키전 이후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참패를 맛봤다.
1998년 6월 25일 생테티엔 죠프리 리귀샤르 스타디움 관중:30600
네덜란드[1승2무] 2 (2-0) 2 멕시코[1승2무]
11. 필립 코쿠(네덜란드) 전반 4분
7. 로날드 데부르(네덜란드) 전반 18분
9. 리카르도 펠라에스(멕시코) 후반 30분
15. 루이스 에르난데스(멕시코) 후반 49분
멕시코의 무서운 상승세 앞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도 두손을 들었다. 한국전의 역전승 효과가 결국 예선 막판까지 이어진 멕시코는 1승2무 승점 5점으로 네덜란드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로 조 2위로 2회연속 16강에 진출하며 월드컵 11회본선진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는 한국과 벨기에전 극적인 명승부로 상승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네덜란드 역시 한국전 대승으로 이변이 없는 한 16강진출은 확정적이였다.
경기는 역시 네덜란드의 우세속에 전반 4분만에 베르캄프의 정확한 오버패스를 받은 코쿠가 드리블 후 캄포스 골기퍼 나온 것을 보고 왼발슛으로 반대쪽 골네트를 갈라 선취골을 터트린 뒤 18분 혼전 중에 R.데부르가 수비수 2명을 달고 오른발로 밀어넣은 공이 왼쪽 골대맞고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에만 2:0으로 앞선 네덜란드의 승리는 거의 굳어지는 것 같았다. 후반 25분이 넘어서고도 2:0의 스코어차가 유지되면서 네덜란드의 승리는 확정적이였다.
하지만 멕시코는 지난 2경기에서 선취골을 내주고 따라가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특히 벨기에전에서는 7분 사이에 2골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네덜란드를 안심할 수 없게 했는데 그 재연은 현실이 됐다.
후반 30분 교체투입된 노장 스트라이커 펠라에스가 비야의 코너킥을 받아 헤딩슛으로 원바운드 된 공이 반데사르 골기퍼가 타이밍을 놓치면서 만회골을 허용한 데 이어 패배가 눈앞에 있던 후반 49분 네덜란드 수비수 스탐이 볼 컨트롤 미스를 범한 사이 뒤에 있던 에르난데스가 번개같이 달려 들어 왼발을 갖다대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2:2 무승부
멕시코는 예선 3경기 매 경기 드라마와 같은 경기를 연출. 무서운 저력을 보이며 네덜란드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에르난데스의 동점골 후 바로 휘슬소리가 울렸는데 경기 종료와 동시에 멕시코 선수들은 미친 듯이 기뻐했고 네덜란드 선수들은 비겼음에도 어처구니없는 무승부에 넉을 잃었다.
1998년 6월 25일 파리 파르크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45500
벨기에[3무] 1 (1-0) 1 한국[1무2패]
10. 루크 닐리스(벨기에) 전반 7분
6. 유 상철(한국) 후반 26분
차 범근 감독의 경질로 이미 한국 축구는 월드컵 최악의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었다. 김 판석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나선 한국에게 16강은 이미 물건너갔다. 네덜란드전 대패로 국민들의 감정은 실망과 좌절을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었다. 차 범근 감독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죄인 같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러한 시점에게 한국에게 벨기에전 마지막 최종전에 임하는 것은 강한 정신력과 투지 뿐이였다.
벨기에는 2무로 한국을 반드시 잡고 같은 시각 생테티엔에서 벌어지는 네덜란드와 멕시코경기에서 어느 한쪽이 이겨주길 바라고 있었다. 결국 E조는 한국을 제외한 3팀이 물고 물리는 접전으로 이어졌고 한국은 1승의 제물로 바뀐 셈이 되고 만 것이다.
한국은 이번 경기 마저 진다면 귀국 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국민들의 분노를 떠올리며 마지막 경기를 투혼으로 맞섰다. 정신무장을 새롭한 한국은 전반 6분만에 벨기에 올리베이라의 왼쪽 코너킥을 흘러나온 것을 닐리스가 왼발로 차 넣어 선취골을 허용하며 또다시 무너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네덜란드전처럼 쉽게 무너지진 않았다. 동점골을 위해 투지를 불싸르던 한국은 수비수 이 임생이 머리가 깨지며 피를 흘리는 붕대 투혼으로 경기에 임했고 이를 지켜본 국민들의 원망은 오히려 동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후반 26분 멕시코전의 비운의 사나이 하 석주가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올려준 공을 달려들던 유 상철이 오른발을 갖다대 한국의 천금같은 동점골을 안겼다.
이후 벨기에는 16강전을 위해 수비까지 공격에 가담시키는 총력전으로 나왔고 한국 역시 월드컵 사상 1승을 위해 맹열한 공격을 퍼부었다. 한국은 최 용수, 서 정원 등이 결정적인 찬스를 잇따라 맞았지만 지독스러운 골 결정력 부족이 한국을 괴롭혔다. 결국 1:1 무승부. 생테티엔 경기와 관계 없이 벨기에는 탈락이였다.
한국의 투혼에 무승부에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국에서 건너온 777명의 코카콜라 응원단도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응원으로 화답했다. 경기는 무승부였지만 경기 후 그라운드는 한국의 승리인 것처럼 느껴졌다.
벨기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앉아 좌절감과 허탈감에 빠졌고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의 희망으로 4년 후 자국에서 열릴 다음 대회에 기대를 걸게 됐다. 그러나 본선 진출을 5회나 기록하고도 4무10패의 초라한 성적표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가로써 아쉬움을 남겼다.
E조 최종순위
1. 네덜란드 1승2무0패 7득점 2실점 +5 승점 5
2. 멕시코 1승2무0패 7득점 5실점 +2 승점 5
3. 벨기에 0승3무0패 3득점 3실점 0 승점 3
4. 한국 0승1무2패 2득점 9실점 -7 승점 1
네덜란드, 멕시코 16강진출!
☆ F조 예선(독일, 미국, 유고슬라비아, 이란)
1998년 6월 14일 생테티엔 죠프리 귀샤르 스타디움 관중:30392
유고슬라비아[1승] 1 (0-0) 0 이란[1패]
11.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유고슬라비아) 후반 27분
20년만에 본선에 오른 중동의 이란은 이번 대회 마지막으로 본선 티켓을 거머쥔 나라였다. 호주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뒤져있던 이란은 막판 바게리와 아지지의 연속골로 2:2로 비겨 원정경기 득점 우세로 극적인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회 전 세계 축구 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정통식 유럽 축구를 구사하는 이란 대표팀을 높게 평가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스트라이커 알리 다에이와 아지지, 바게리의 공격 3인방은 수준급이라는 평을 받고 있었다.
이란은 첫 상대는 내전으로 8년만에 본선에 모습을 보인 유고슬라비아였다. 산트라치 유고 감독은 지난 8년간 국제 축구에서 유고를 볼수 없는 건 세계축구계의 큰 손실이라며 현실을 냉혹히 비난했다.
유고는 내전후에도 해외 명문클럽에서 활동하는 유고 출신 선수들을 끌어 모아 이번대회 강력한 복병으로 예상됐다.
F조 첫 경기는 두 복병간의 대결로 펼쳐졌다. 이란은 이번 대회 참가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또 그럴만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유고와의 첫 경기에서 전혀 기죽지 않은 플레이로 대등하게 맞서며 전반을 0:0으로 마친 이란은 후반 들어서도 선전이 계속됐다. 미나반드의 결정적인 골찬스는 아쉽게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큰 대회 경험과 노련미에서는 역시 유고가 한수위였다. 유고는 후반 27분 얻어낸 단 한방의 프리킥 찬스를 놓치지 않고 결승점으로 만들었다. 이란의 바게리가 수비진영 중앙 20m지점에서 유고 스트라이커 미야토비치에게 파울을 범해 프리킥이 주어졌다.
이란의 수비벽은 두텁지 못했고 유럽 내에서 잉글랜드 베컴과 함께 최고의 프리킥 키커로 극찬받던 유고의 미하일로비치가 왼발로 수비벽을 뚫은 통쾌한 골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란 골기퍼가 수비벽에 막혀 시야가 가린 것도 실점의 원인이 됐다.
끝내 이 한골을 버텨내지 못한 이란은 경험이 아쉬웠던 한판 승부였다. 그러나 지역예선에서 유럽 내에서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던 유고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이란은 그 실력이 결코 헛됨이 아님을 증명해준 경기였다.
1998년 6월 15일 파리 파르크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43815
독일[1승] 2 (1-0) 0 미국[1패]
7. 안드레아스 묄러(독일) 전반 8분
18.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후반 19분
2년 전 유럽선수권을 제패하면서 유럽 최강임을 재확인한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국 중 하나였다. 지역 예선에서 다소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상대팀은 독일을 이기기 쉽지 않은 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이는 또 사실이였다. 4년 전 불가리아에게 8강에서 일격을 당해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독일은 8년전 영광재현에 도전했다.
독일의 첫번째 상대는 미국이였다. 지난 90년 대회 이후 3회연속 본선에 진출한 미국은 지난대회 개최국으로 64년만에 월드컵 본선 2회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는 등 최근 기량이 급성장하며 북중미 지역예선에서도 멕시코에 이어 2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미국은 세계축구의 지식이 전혀없던 스티브 샘슨 감독의 지휘 아래 전 대회보다 한단계 높은 8강진출을 목표로 담금질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국의 목표는 너무나 과장된 것이였다. 첫 경기 독일에게 완패를 당한 것이다. 독일은 전반 7분만에 왼쪽 코너킥을 받은 클린스만이 반대쪽에서 헤딩으로 골문 중앙으로 패스해준 공을 묄러가 헤딩슛으로 골대옆을 지키고 있던 수비수 옆구리 쪽으로 공이 빨려들어가면서 선취골을 작열한 뒤 후반 19분 비어호프의 오른쪽 센터링을 받은 클린스만이 가슴 트래핑 후 수비수 1명을 가볍게 제치고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슛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켜 미국을 2:0으로 완파했다.
1998년 6월 21일 랑스 펠릭스 볼레르 스타디움 관중:38100
독일[1승1무] 2 (0-1) 2 유고슬라비아[1승1무]
20. 데잔 스탄코비치(유고슬라비아) 전반 12분
10. 드라간 스토이코비치(유고슬라비아) 후반 9분
11.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유고슬라비아) 자책골 후반 28분
20. 올리버 비어호프(독일) 후반 35분
F조 최대의 빅게임으로 불리워지던 독일과 유고슬라비아가 랑스에서 격돌했다. 나란히 1승씩을 올리고 있었기에 이기는 쪽은 16강진출 유력과 함께 조 1위까지 넘볼 수 있는 기회였다. 독일은 대회 전 우승후보라고 하기엔 뭔가 불안한 요소가 있었다. 많은 노장 선수들로 인해 신구조화가 잘 이루어지지 못했고 과거에 쓰던 너무 낡은 전법을 구사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문제점 등이 지적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점은 유고와의 경기초반 적중했다. 근 5년간 세계축구를 떠나 있었던 유고는 이번 대회 그것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듯 첫 경기 이란을 꺽은데 이어 강적 독일과의 경기에서도 전반 12분 미야토비치가 왼쪽에서 오른발로 골문 중앙으로 감아 차준 공을 스탄코비치가 방향을 살짝 바꿔놓으면서 골대구석으로 골을 성공시켜 선취골을 따냈다.
이후 독일을 계속 공략하던 유고는 후반 9분 코바세비치의 오른쪽 땅볼 센터링이 독일 쾨프케 골기퍼 겨드랑이로 사이로 잡았다가 빠진 공을 뒤에 있던 스토이치코프가 재빨리 오른발로 차 넣어 2:0으로 달아났다.
독일 축구가 지난대회 불가리아에 이어 또 한번 동구권축구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다행이면서도 다른 점은 토너먼트가 아닌 조별예선이라는 것이였다. 하지만 독일은 역시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였다.
후반 28분 타르나트가 왼쪽 대각선 부근에서 찬 프리킥이 유고의 미하일로비치 발 맞고 방향이 꺽이며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1골을 만회한 독일은 7분 뒤 마테우스의 오른쪽 코너킥으로 날아온 공을 191Cm의 장신공격수 비어호프에 머리에 걸리면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지난 유로96 결승전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비어호프는 체력이 딸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국으로부터 방출되 다시 피해 이탈리아 우디네세에 맹활약하며 포그츠 감독에 의해 발탁됐고 지난 유로96 결승전 체코전에서 동점골과 역전 골든골을 성공시키며 일약 독일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던 선수였다.
독일이 이 새로운 영웅의 극적인 동점골로 유고와 2:2로 비겼다. 완벽한 경기는 아니였지만 역시 독일 축구라는 말이 나올 만한 멋진 경기 내용이였다. 유고는 다잡은 대어를 놓쳤지만 독일과 1승1무를 기록. 남은 경기에서 비겨도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고지를 점령했다.
1998년 6월 21일 리옹 제를랑 스타디움 관중:39100
미국[2패] 1 (0-1) 2 이란[1승1패]
9. 하미드 에스틸리(이란) 전반 40분
2. 메흐디 마다비키아(이란) 후반 39분
20. 브리안 맥브라이드(미국) 후반 42분
미국과 이란간의 대결은 대회 전 두 국가간의 안좋은 감정으로 인해 대회 일정에 차질이 벌여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시대가 시대인만큼 양 국가는 축구는 단지 스포츠일 뿐이라며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란은 반미 감정이 심한 중동 국가였지만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유럽의 강팀들에게 첫 경기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16강 불씨를 살리기 위해선 반드시 서로를 이겨야했다. 두 국가 모두 1승 제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였는데 이 경기 패배한 팀은 탈락하는 놓칠 수 없는 일전이였다.
미국이 전반 초반 다소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레이나의 강력한 왼발슛은 오른쪽 골퍼스트를 맞고 나왔다. 미국의 근소한 우위 속에서도 이란의 공격은 미국보다 실속 있었다. 전반 종료를 5분 남기고 오른쪽에서 올라온 센터링을 이란의 에스틸리가 아무도 없는데서 혼자 뛰어올라 골기퍼 키를 넘기는 멋진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기록하며 이란이 전반을 1:0으로 앞서나갔다.
후반 들어서 미국이 동점골을 터트리기 위해 맹공격을 퍼부었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찬스를 무산시켰다. 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시키면서 이번경기의 중요성을 보여줬지만 이틈을 놓치지 않은 이란은 후반 39분 알리 다에이가 오프사이드를 피해 찔러준 스루 패스를 달려 들어가던 마다비키아가 골기퍼와 단독찬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차 넣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미국은 후반 42분 오른쪽 코너킥을 맥브라이드가 넘어지면서 헤딩슛한 공이 골문을 지키던 이란 수비수 사다비 사드 다리 사이로 공이 빨려 들어가면서 골라인을 통과하며 1골을 만회했지만 경기막판 알리 다에이에게 골기퍼까지 제치고 완벽한 슛 찬스를 허용하는 등 경기 내용면에서 이란에 완패하고 말았다. 1승을 기록한 이란은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살렸고 미국은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이 경기 이란의 승리는 이번 대회 출전한 아시아 4개국 중 유일한 승리이자 이란의 월드컵 본선 첫 번째 승리였다.
1998년 6월 25일 몽펠리에 라 모송 스타디움 관중:29800
독일[2승1무] 2 (0-0) 0 이란[1승2패]
20. 올리버 비어호프(독일) 후반 5분
18.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후반 12분
이란은 미국을 꺽고 최종전에서 조 최강으로 불리는 독일과 만났다. 이란의 16강진출을 위해서는 같은 시각 낭트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유고전과 상관없이 꼭 이겨야 오를 수 있는 상황이였다. 독일은 유고전 2실점을 먼저 내주는 등 유럽선수권 우승팀다운 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이란에게 희망을 걸게 만들었지만 역시 이란이 독일을 이긴다는 것은 매우 벅찬 일이였다.
유고전에서 혼쭐이 난 독일 선수들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진 않았다. 후반 5분 헤슬러의 오른쪽 센터링을 받아 비어호프가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터트린 독일은 후반 12분 헤이니히가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비어호프의 오른발 슛. 골대 맞고 나오자 뛰어들던 클린스만이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다이빙하며 머리로 받아 넣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독일은 2승1무 승점 7점으로 유고에 골득실차로 앞서며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독일은 예전 명성에서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같은 조 국가들이 약팀이였다는 점이 다행이였다.
1998년 6월 25일 낭트 라 보주아르 스타디움 관중:35500
미국[3패] 0 (0-1) 1 유고슬라비아[2승1무]
13. 솔로보단 콤례노비치(유고슬라비아) 전반 4분
유고슬라비아의 초반 선취골이 결승점으로 이어지면서 유고가 미국에 3전전패의 수모를 안기며 조 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미 탈락한 미국에게 마지막 유고전은 3전전패라도 면하기 위한 애처로운 몸부림이였지만 독일과도 무승부를 기록한 유고의 저력은 유럽에서도 알아줄 만한 강호임이 분명했다.
독일전에서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무승부를 허용했던 유고는 전반 4분만에 왼쪽 대각선 프리킥을 미하일로비치가 왼발로 슛한 공을 프리델 골기퍼가 선방하며 처내자 오른쪽에 있던 콤례노비치가 헤딩슛으로 빈 골문을 가르며 결승골을 뽑아냈다.
유고는 승점상으로 독일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 밀려 조 2위로 2회전에 올랐다. 지난 대회 16강 진출로 인해 기대를 크게 했던 미국은 예선 총 순위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며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F조는 대회 전 2강 2약으로 예상했던 구도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면서 독일과 유고가 다른 조 국가들이 비해 비교적 손쉽게 예선을 통과했다.
F조 최종순위
1. 독일 2승1무0패 6득점 2실점 +4 승점 7
2. 유고슬라비아 2승1무0패 4득점 2실점 +2 승점 7
3. 이란 1승0무2패 2득점 4실점 -2 승점 3
4. 미국 0승0무3패 1득점 5실점 -4 승점 0
독일, 유고슬라비아 16강진출!
☆ G조예선(루마니아, 콜롬비아, 잉글랜드, 튀니지)
1998년 6월 15일 마르세유 벨로드롬 스타디움 관중:54587
잉글랜드[1승] 2 (1-0) 0 튀니지[1패]
9. 앨런 시어러(잉글랜드) 전반 43분
16. 폴 스콜스(잉글랜드) 후반 44분
8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축구 종가는 이번 대회 글렌 호들 감독의 지휘 아래 66년 잉글랜드대회 이후 32년만에 월드컵 2번째 우승에 도전했다. 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 24년만에 4강에 올라 서독에 아깝게 승부차기 패배 당하며 미국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했던 잉글랜드는 이번대회 지역 예선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플레이오프로 밀어내며 조 1위로 본선티켓을 거머쥐었다.
튀니지는 아프리카 티켓이 5장으로 늘어나면서 78년 아르헨티나대회 이후 20년만에 본선진출의 한을 풀었다. 페르시안 반도의 이 작은 나라가 큰 일을 해낸 것이다. 튀니지는 74년과 82년 폴란드 월드컵 3위의 주역이던 카스페르착 감독을 영입해 지역예선에서 이집트를 제치고 2번째 본선티켓을 따냈다.
경기 전 양국 팬들의 심한 다툼으로 5명이 부상을 입는 등 살벌한 분위기 속에 경기가 진행됐다. 프랑스 주최측은 잉글랜드의 훌리건 경계태세에 나서며 마르세유에 최대 경마 경찰들을 출동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기는 역시 잉글랜드의 리드였지만 튀니지 역시 간간이 이어지는 역습이 매서웠다. 수아야의 결정적인 골찬스는 아쉽게 골문을 빗겨갔다.
잉글랜드는 스콜스가 왼쪽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만들어냈지만 골기퍼 엘오에르 선방에 막혔고 셰링엄의 정확한 슛팅 역시 골기퍼 손 맞고 윗 골대를 튕기며 나갔다. 스콜스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오른발로 셰링엄이 올려준 공을 때렸지만 역시 골기퍼에 막히면서 무의로 끝냈다.
좋은 기회를 번번히 놓치던 잉글랜드가 마침내 선취골을 뽑아냈다. 전반 43분 오른쪽 페널트 라인 바로 앞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앤더튼의 페인팅에 이은 르 속스가 왼발로 감아 올려준 공을 스트라이커 시어러가 머리를 갖다 댔고 공은 골 퍼스트를 밑 부분에 살짝 튕기며 골라인을 통과했다.
선취골을 기세를 몰아 잉글랜드는 후반에서도 튀니지를 압박했고 종료 직전인 후반 44분 전반 3번의 절호의 찬스를 놓쳤던 스콜스가 돌면서 오른발 인프런트로 휘감아찬 공이 그림같이 휘어 튀니지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2:0 잉글랜드의 완승이였다. 78년 대회에서 서독과 비기는 등 선전을 펼친 튀니지는 첫 경기에서 강적 잉글랜드를 맞아 분전했지만 잉글랜드 공격수들을 번번히 놓치는 등 수비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며 1패를 안았다.
1998년 6월 15일 리옹 제를랑 스타디움 관중:37572
루마니아[1승] 1 (1-0) 0 콜롬비아[1패]
11. 아드리안 일리에(루마니아) 전반 45분
지난 대회 8강에 진출하며 루마니아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고 성적을 올린 대표팀은 기세등등하게 귀국하며 국민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그들은 영웅이 되 돌아왔고 유럽 내에서도 어느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강팀으로 성장해 있었다. 미국에서 맹활약한 게오르게 하지와 포페스쿠, 페트레스쿠 같은 선수들은 명문 리그로 진출해 조국의 명예에 부응했다.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도 본선진출국 중 최고승률인 90%로 자랑하는 성적으로 여유있게 3회 연속 본선진출을 이뤘다. 예선 마지막 아일랜드와의 원정경기만 비겼을 뿐 9승1무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루마니아는 잉글랜드를 제치고 이번 대회 시드를 배정받았다.
콜롬비아 역시 3회 연속 본선진출을 기록했지만 90년 이탈리아대회 16강진출을 빼곤 그다지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4년 전 자살골을 기록하며 조국에서 사살된 에스코바르의 비극적인 죽음은 콜롬비아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축구에 있어 콜롬비아는 건재했다.
지역예선 초반 8경기에서 5승2무1패를 기록한 콜롬비아는 2라운드 5할승률을 유지. 남미 3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콜롬비아 고메즈 감독은 자국 국민들이 축구에 매우 민감해 있다며 이번대회 콜롬비아의 목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두팀은 지난 94년 미국대회 A조 첫 경기에서 맞붙은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루마니아가 3:1로 완승을 거뒀지만 콜롬비아 선수들은 이번대회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동료의 죽음을 불은 대회기도 했지만 조국의 명예가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접전이 계속되며 전반 종료를 앞둔 45분 신예 스트라이커 일리에가 콜롬비아 수비수 세르나를 제치고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칩킥한 것이 전혀 각도가 없던 곳에서 휘어 오른쪽 상단 구석에 꽃히면서 루마니아의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콜롬비아는 로자노의 중앙 돌파 후 이어진 링콘의 오른발 슛이 왼쪽골대를 살짝 빗겨가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루마니아의 1:0승리. 전 대회 이어 또다시 패배를 당한 콜롬비아는 강팀이 몰린 G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1998년 6월 22일 몽펠리에 라 모송 스타디움 관중:29800
콜롬비아[1승1패] 1 (0-0) 0 튀니지[2패]
21. 레이더 프레시아도(콜롬비아) 후반 38분
콜롬비아와 튀니지의 대결은 16강 여부를 가리는 데 있어 중요한 경기였다. 서로를 강력한 1승 상대로 여기고 있던 두 팀의 경기는 패배하는 팀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신세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였다.
콜롬비아는 루마니아전 두 대회 연속 패배의 자극 받은 듯 튀니지전에 사력을 다했지만 잉글랜드전과 다르게 튀니지 수비는 튼튼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며 0:0으로 득점없이 종료를 앞두던 후반 38분 발데라마가 오른발로 정확히 골문전 중앙으로 찔러준 공을 교체투입된 프레시아도가 수비 1명을 제치고 왼발슛으로 왼쪽구석을 가르면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비길경우 사실상 16강진출이 어려웠던 콜롬비아에게 천금같은 골이였다. 1승을 건진 콜롬비아는 남은 잉글랜드전에 맞대결에 의해 16강 여부를 최종 판가름내게 됐고 튀니지는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1998년 6월 22일 툴루즈 뮈니시팔 스타디움 관중:33500
루마니아[2승] 2 (0-0) 1 잉글랜드[1승1패]
9. 비오렐 몰도반(루마니아) 후반 2분
20. 마이클 오웬(잉글랜드) 후반 39분
2.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후반 45분
루마니아와 잉글랜드의 경기는 16강 진출과 조 1위 여부를 떠나 톱시드과 축구 종가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였다. 잉글랜드는 대회 전 루마니아에게 시드를 내주며 안 좋은 심경을 내빛췄지만 지난 대회 루마니아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할말이 없었다.
루마니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막강한 전력으로 목표로 하는 4강 진출을 자신하고 있었다. 역시 경기는 접전이였다. 루마니아의 근소한 우세가 진행되면서 전반을 끝낸 양 팀은 후반 2분 몰도반이 선취골을 터트리면서 루마니아가 먼저 앞서 가기 시작했다. 페트레스쿠의 롱 스로인을 받은 하지가 왼발로 툭차 올려준 공을 스트라이커 몰도반이 가슴트래핑으로 잉글랜드 수비수 아담스를 제치고 넘어지면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잉글랜드 글렌 호들 감독은 모험을 걸었다. 후반 27분 셰링엄을 빼고 당시 18살의 검증되지 않은 마이클 오웬을 투입시켜 반전을 노렸다. 오웬은 작은 키에도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지닌 잉글랜드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글렌 호들이 찾아낸 진주였다.
그리고 이 작전은 그대로 먹혀 들었다. 후반 39분 시어러의 오른쪽 땅볼 센터링이 스콜스 발 맞고 뒤로 흐른 공을 재빨리 뛰어들던 오웬이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갖다대 반대쪽 골네트를 흔들면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잉글랜드는 패배를 면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종료 직전 승리의 신은 루마니아 편이였다. 후반 45분 중앙에서 한번에 정확한 로빙패스를 받은 페트레스쿠가 잉글랜드 르 속스를 달고 가슴으로 볼을 떨군 뒤 시먼 골기퍼 나오는 것을 보고 다리사이로 공을 집어넣어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트렸다. 2:1 루마니아의 승리
이 승리는 루마니아는 남은 경기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잉글랜드는 마지막 몇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마지막 콜롬비아와의 최종전에서 16강진출을 놓고 다투는 자존심 상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1998년 6월 26일 생드시 스타드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77000
루마니아[2승1무] 1 (0-1) 1 튀니지[1무2패]
15. 스칸데르 수아야(튀니지) PK 전반 10분
9. 비오렐 몰도반(루마니아) 후반 27분
16강진출을 확정지은 루마니아 선수들은 전원이 머리를 노랗게 염색을 하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대회 전 16강에 진출하면 삭발하겠다고 밝힌 이오르다네스쿠 감독 역시 약속을 지키며 경기장에 모자를 씌고 마지막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정신 상태는 이미 확정된 루마니아보다 카스페르착이 대회 도중 경질된 튀니지가 더 무장되 있었다.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경기를 시작한 튀니지는 전반 10분만에 루마니아 수비수 둘카가 셀리미을 잡아당겨 페널트킥이 선언됐고 수아야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어 선제골을 터트렸다. 튀니지의 20년만의 본선 첫 승이 눈앞으로 다가오던 순간. 루마니아는 조 선두를 굳히는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26분 일리에가 오프사이드를 피해 오른쪽에서 골기퍼 나온 것을 보고 키를 넘겨 중앙쪽으로 패스한 공을 몰도반이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루마니아를 구해냈다. 결국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루마니아는 같은 시각 랑스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 콜롬비아전의 관계없이 조 1위를 확정지었다. 튀니지는 마지막 경기 분전에도 불구하고 1무2패로 조 최하위로 탈락하고 말았다.
1998년 6월 25일 랑스 펠릭스 볼레르 스타디움 관중:38100
콜롬비아[1승2패] 0 (0-2) 2 잉글랜드[2승1패]
14. 다렌 앤더튼(잉글랜드) 전반 20분
7.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전반 29분
1승1패로 두팀의 공식은 간단했다. 승리자가 16강에 진출하는 방식이였다. 잉글랜드는 골득실차에서 +1의 우위를 보이고 있었지만 승점 4점으로 16강진출을 한다는 것은 축구 종가로써 자존심 상하는 일임이 분명했다.
콜롬비아는 2회 연속 예선탈락의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경기에 임했다. 4년전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없길 바라면서...
그렇지만 역시나 잉글랜드 축구는 강했다. 전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트리며 주목을 받은 오웬인 이번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첫 골을 어시스트나 다름없는 활약을 했다. 오웬이 오른쪽 돌파에 이어 센터링을 해준 공을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내자 앤더튼이 각도 없는 사각지점에서 그대로 오른발로 찬 공이 골네트를 뒤흔들며 선취골을 기록했다.
이어 9분 뒤 잉스가 중앙 돌파 도중 프레시아도에게 파울을 얻어냈고 잉글랜드의 총망 받은 축구 천재 24살의 데이비드 베컴이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왼쪽 구석으로 골기퍼가 몸을 날렸지만 꼼짝할 수 없는 골로 연결되면서 세계 축구 팬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환상적인 프리킥 골까지 더한 잉글랜드는 콜롬비아를 2:0으로 꺽고 16강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등장한 잉글랜드 신예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예선전이였는데 글렌 호들 감독이 찾아낸 이 선수들은 후예 잉글랜드 축구의 주역들로 성장하게 됐다.
G조 최종순위
1. 루마니아 2승1무0패 4득점 2실점 +2 승점 7
2. 잉글랜드 2승0무1패 5득점 2실점 +3 승점 6
3. 콜롬비아 1승0무2패 1득점 3실점 -2 승점 3
4. 튀니지 0승1무2패 1득점 4실점 -3 승점 1
루마니아, 잉글랜드 16강진출!
☆ H조 예선(아르헨티나, 일본, 자메이카, 크로아티아)
1998년 6월 14일 툴루즈 뮈니시팔 스타디움 관중:33400
아르헨티나[1승] 1 (1-0) 0 일본[1패]
9.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전반 28분
완벽한 세대 교체에 성공한 아르헨티나가 86년 대회 이후 12년만에 다시 월드컵 3번째 우승을 차지할 체제를 갖췄다. 파사렐라 감독의 지휘 아래 아르헨티나는 지역 예선 초반 1라운드 3승4무2패의 부진을 보였지만 세대교체를 단행한 2라운드에서는 7승2무를 기록하며 남미 1위로 예선을 통과하며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였다. 또한 아르헨티나에게 이번 대회 조편성에서 크나큰 행운을 얻었다. 같은 조 국가들이 모두 처녀 출전국이였다는 점이였다.
아르헨티나의 첫번째 처녀출전국 상대는 일본이였다. 일본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우여곡절끝에 첫 본선진출을 일궈냈다. 홈에서 한국에 역전패 당하는 등 부진을 모습을 보이며 가모 슈 감독까지 경질되는 위기 속에서도 오카다 감독의 새로운 전술 아래 예선 막판 한국과 카자흐스탄을 연파하며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끝에 이란을 3:2로 꺽고 감격의 프랑스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일본의 본선 첫 경기가 열린 툴루즈에는 일본에서 프랑스까지 달려와 응원을 펼치는 2만여명의 일본 응원단이 일본 선수들의 힘을 실어줬다. 니폰을 연호하는 함성소리에 경기장은 마치 일본의 홈경기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일본은 첫 경기에서 잘 싸웠지만 전반 중반 내준 결승골로 아쉽게 패했다. 전반 28분 오르테카가 슬쩍 흘려준 공이 나나미 다리에 맞고 굴절되면서 바티스투타에게 골기퍼 1:1 단독찬스를 허용하며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에는 오히려 우세한 경기를 펼쳐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플레이를 완벽하게 선보이며 후회 없는 경기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도 대등한 경기로 강한 인상을 심었다.
프랑스의 르 피리지엥지는 일본이 16강에 진출한다 해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냉정함과 집중력이 돋보인 일본 축구를 극찬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공통점인 골 결정력 부족만 보태줬다면 강호 아르헨티나를 꺽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1998년 6월 14일 랑스 펠릭스 볼레르 스타디움 관중:38058
자메이카[1패] 1 (1-1) 3 크로아티아[1승]
13. 마리오 스타니치(크로아티아) 전반 27분
16. 로비 얼(자메이카) 전반 45분
8.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크로아티아) 후반 8분
9.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 후반 24분
두 처녀 출전국의 본선 첫 번째 대결은 작은 관심을 모았다. 구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크로아티아는 90년 이탈리아대회 유고 대표팀에서 뛰던 선수들과 명문 리그에서 활동하던 자국 선수들을 불러 모아 유로96에서 덴마크, 터키를 꺽고 8강에 진출하며 이번 대회 돌풍을 예고하고 있었다. 지역 예선에서도 그리스를 꺽고 플레이오프 끝에 우크라이나를 따돌린 크로아티아는 처녀 출전국에 이름을 올렸다.
카리브해의 레게보이스 자메이카의 본선 진출은 경의적인 일이였다. 최종예선 초반 4경기에서 승점을 고작 2점뿐이 얻지 못했고 멕시코에겐 원정에서 6:0으로 대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3번의 홈경기를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고 마지막 멕시코와의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면서 자메이카는 본선에 첫 출전했다. 브라질 출신 시모예스는 킥엔러시의 영국식 축구를 펼치던 자메이카 대표팀을 브라질의 개인기와 영국의 힘을 점목 시킨 자메이카식 축구를 만들어내 카리브해의 이 작은 나라를 월드컵 본선진출까지 이루어냈다.
경기는 역시 예상대로 크로아티아의 승리였다. 전반 27분 윗 골퍼스트를 맞고 튕겨나온 공을 골문 앞에 서있던 스타니치가 가볍게 밀어 넣어 선취골을 뽑았다. 자메이카는 전반 45분 왼쪽에서 날아온 센터링을 로비 얼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동점골로 응수했지만 후반 8분 프로시네츠키가 왼쪽에서 센터링이 한공이 멋지게 휘면서 오른쪽 상단 구석에 정확히 꽃히면서 결승골을 내줬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24분 스트라이커 수케르가 왼쪽 센터링을 가슴으로 받아 왼발로 때린 공이 자메이카 수비수 가드너의 발 맞고 굴절되면서 골기퍼가 타이밍을 놓친 바람에 3번째 추가득점에 성공하며 3:1로 승리했다.
1998년 6월 20일 낭트 라 보주아르 스타디움 관중:35500
일본[2패] 0 (0-0) 1 크로아티아[2승]
9.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 후반 32분
일본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아깝게 패했지만 자신들의 플레이를 충분히 발휘한다면 같은 처녀 출전국 크로아티아와 자메이카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을 거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크로아티아는 자메이카전 승리로 이길 경우 16강진출을 사실상 굳힐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경기 초반은 완벽한 일본 페이스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크로아티아의 공격이 살아났다. 수케르의 결정적인 프리킥은 아쉽게 골대를 빗겨갔다. 일본도 전반 소마가 왼쪽 돌파에 이은 왼발슛이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겨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종료직전 일본은 나카야마가 오른쪽 돌파에 이은 센터링을 받아 골기퍼와 1:1찬스를 맞았지만 아쉽게 골기퍼 손에 맞고 골문을 벗어나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자메이카전보다 다소 무거운 움직임을 보이던 크로아티아는 후반 32분 결승골을 터트렸다.아사노비치가 왼쪽에서 돌파한 후 올려준 공을 수케르가 왼발로 잡아 그대로 슛한 공이 골기퍼를 피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본은 경기를 잘 운영하다 단 한번에 역습에 이은 찬스로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수케르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한 크로아티아는 2승으로 사실상 16강진출을 확정지었다.일본은 비록 패했지만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내용을 보이며 세계 축구계가 일본 축구를 재평가하는 좋은 게기가 됐다.
1998년 6월 21일 파리 파르크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45000
아르헨티나[2승] 5 (1-0) 0 자메이카[2패]
10. 아리엘 오르테카(아르헨티나) 전반 31분, 후반 10분
9.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후반 27분, 후반 35분, PK 후반 38분
일본전에서 신승하며 가까스로 체면을 유지한 아르헨티나가 2차전에서 레게보이스 자메이카를 만났다. 자메이카는 크로아티아에게 1:3으로 완패당하면서 조 최약체로 평가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일본전 1골밖에 넣지 못한 공격력이 자메이카를 만나 폭팔했다. 전반 31분 베론이 수비를 한번에 뚫는 오른발 스루패스를 받은 오르테가가 오프사이드를 피해 오른발로 선취골을 기록했다. 초반 기회를 번번히 놓치던 오르테가가 드디어 첫 골을 넣는 순간이였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아르헨티나는 후반에만 4골을 몰아넣으며 자메이카를 넉다운 시켰다. 후반 10분 로페스와 2:1 패스를 주고받은 오르테가가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들어가 추가골을 성공시킨 데 이어 후반 27분 오르테가의 중앙돌파에 이은 오른쪽 패스를 받은 바티스투타가 오른발로 강하게 반대쪽 골문으로 차넣어 3:0으로 달아났고 후반 35분 다시 바티스투타가 똑같은 상황에서 4번째 골을 터트렸다.
후반 38분 페널트킥으로 헤트트릭을 완성한 바티스투타는 이번대회 첫 헤트트릭과 함께 두개 대회 연속 헤트트릭을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바티스투타와 오르테카의 맹활약에 힘입은 아르헨티나는 자메이카를 5:0으로 대파하고 2연승으로 크로아티아에 이어 16강진출을 확정지었다.
1998년 6월 26일 보르도 파라크 레스퀴르 스타디움 관중:31800
아르헨티나[3승] 1 (1-0) 0 크로아티아[2승1패]
4. 헥토르 피네다(아르헨티나) 전반 36분
16강진출을 확정지은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가 조 1위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아르헨티나는 자메이카전 폭팔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갔고 크로아티아는 일본전에서 다소 밀린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면서 다소 여유 있는 경기를 펼쳤다.
전반 초반 수케르의 헤딩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위기를 넘긴 아르헨티나는 전반 36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오르테가가 오른발로 왼쪽 피네다에게 넘긴 공이 수비수 머리에 살짝 맞고 방향이 굴절되면서 연결됐고 피네다는 가슴으로 잡고 그대로 왼발 아웃 사이드로 왼쪽구석을 갈려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막판 갈라르도의 강력한 오른발슛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는 등 우세한 경기를 펼친 아르헨티나가 전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승리하며 3전전승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비교적 손쉬운 상대들과 예선을 펼친 아르헨티나는 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합류했고 크로아티아 역시 처녀 출전국 중 유일하게 2회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1998년 6월 26일 리옹 제를랑 스타디움 관중:39100
일본[3패] 1 (0-1) 2 자메이카[1승2패]
11. 데오도레 위트모어(자메이카) 전반 39분, 후반 9분
9. 마사시 나카야마(일본) 후반 29분
라이벌 한국이 월드컵 4회 연속 진출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일본은 마지막 경기에서 가장 만만한 상대였던 자메이카와 만났다. 자메이카는 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5:0으로 참패 당하는 등 팀이 분열되는 모습까지 보여 일본의 월드컵 첫 승에 부푼 꿈을 안게했다. 경기 전 전문가들은 일본의 조심스러운 우위를 점쳤지만 경기는 오히려 자메이카가 먼저 선취골을 뽑아내며 일본에 앞서갔다.
일본은 전반 초반 나나미가 왼쪽에서 오른발로 올려준 센터링을 소마가 헤딩으로 골문 중앙으로 연결해준 볼을 조 쇼지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아지면 가슴 트래핑 후 슛한 공이 수비수 맞고 골대 위로 나가면서 득점 찬스를 무산 시켰다. 자메이카의 선취골이 터진 것은 전반 39분. 수비 진형에서 한번에 넘어온 공을 가이레가 헤딩패스. 이를 잡은 위트모어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반대쪽 골문을 갈라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9분에도 자메이카는 추가골로 일본의 첫 승을 날려버렸다. 중앙에서 오른쪽 찔러준 공을 위트모어가 일본 수비수 오무라를 달고 왼발 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일본은 후반 29분 뒤늦게 소마가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문전으로 올린 센터링을 브라질에서 귀화한 로페스가 옆에 있던 나카야마에게 헤딩패스로 연결했고 달려들던 나카야마가 오른발을 갖다대 한점을 만회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자메이카의 2:1 승리. 아르헨티나전 대패가 오히려 보약이 된 자메이카는 월드컵에서 1승의 감격을 누렸고 일본은 예선 3경기 모두 대체적으로 좋은 경기 내용에서도 불구하고 골 결정력 부족으로 3전전패를 기록하며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프랑스 축구 평론가들은 일본이 선진국에 버금가는 전술 전략을 보여주었다며 높이 평가했지만 오카다 감독은 예선탈락의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H조 최종순위
1. 아르헨티나 3승0무0패 7득점 0실점 +7 승점 9
2. 크로아티아 2승0무1패 4득점 2실점 +2 승점 6
3. 자메이카 1승0무2패 3득점 9실점 -6 승점 3
4. 일본 0승0무3패 1득점 4실점 -3 승점 0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16강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