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종교의 조건을 말하다
(2013) 11·18 ‘창가학회 창립기념일’ 기념 인터뷰
미국 종교저널리스트 클라크 스트랜드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에 답하는 SGI
-. 도다 제2대 회장이 옥중에서 ‘부처란 생명이다’라는 깨달음은 창가학회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재건하는데 원점이 되었고 세계광포와 평화를 향한 근원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스트랜드 : 현대종교가 지닌 최대 과제는 ‘인생의 의미와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은 이 질문에 회의적입니다.
그럼 종교는 왜 개인의 생명력을 개발하고 인생의 의미를 탐구한다는 본래 목적을 잃어버렸을까요.
그 이유는 종교의 비대화입니다.
그 집단이 비대화되고 종교 지도자들이 개인의 생명 개발을 위한 마음을 연마하는 일보다 집단을 잘 이끄는 일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권력화를 향한 경종
스트랜드 : 도다 제2대 회장이 깨달은 ‘부처란 생명이다’는, 본디 사명을 잊고 거대해지고 권위화된 종교에 심각한 경종을 울렸습니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부분은 그 깨달음이 옥중에서 느낀 단순한 명상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학회 조직과 자신의 사업이 전부 괴멸해버린 최악의 상황 속에서 준엄하게 자신을 마주하며 얻은 깨달음입니다. 흔히 일반 종교가가 지닌 관념의 유희와는 천양지차가 있습니다.
-. 그 깨달음은 종교의 재생뿐 아니라 사회의 재생을 가져왔습니다.
스트랜드 : 더 깊이 말하자면 고대부터 인류가 길러온 생명력으로 복귀하는 일을 지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생명력은 인간이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살며 한 사람 한사람이 날마다 맞닥뜨리는 과제를 자신의 몸을 써서 지혜를 연마하며 맞서 일어서는 속에 개발되며 깊어집니다.
한편 현대인은 기계나 문명에 의존해서 자신의 힘으로 자연에 맞서 일어서는 방도를 잃어버리면서 진정한 생명력도 쇠퇴했습니다.
그 쇠퇴는 인간과 인간의 마음의 교류가 희박해지는 사태를 초래했습니다. 그 최악의 결론이 전쟁입니다.
도다 회장은 그 역사를 날카롭게 꿰뚫어 보고 있었습니다. 그 깨달음이 현대사회의 심각한 과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 이케다 SGI 회장도 10대 후반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의 폐허와 혼란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깊이 탐문했습니다. 그리고 도다 제2대 회장의 사상과 인격을 접하며 깊이 계발되어 그 감동을 즉흥시에 담아 표현했습니다.
“나 땅에서 솟아오르려 하는가” 하고 결의했습니다. 폐허 속에서 생명력 강하게 뻗어나가는 초목을 보며 착상했습니다.
도다 제2대 회장은 그 말에 민중을 구제하기 위해 한없는 영지와 용기를 기리며 대지에서 춤추며 나온 ‘지용보살’을 떠올리며 공감했습니다.
도다 제2대 회장이 참석한 좌담회. 열아홉 살의 이케다 SGI 회장이 일어서서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즉흥시를 읊고 있다. 사제의 첫 만남은 드라마 같았다.
#
스트랜드 : 진정한 사제 관계는 첫 만남에 모든 것이 응결되고 완결됩니다.
그 뒤로는 한장 한장 얇은 종이를 벗기듯 다양한 진실이 사람들 앞에 밝혀집니다.
어쨌든 감수성이 풍부한 10대 청년이던 SGI 회장은 전쟁을 겪으면서 드러난 정치세력 그리고 종교세력의 배신에 얼마나 깊이 실망했을지, 핵무기 사용으로 상징되는 비인도적 행위에 얼마나 깊은 분노를 품었을지,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종교가 한 배신과 끝까지 싸운 도다 제2대 회장의 사상과 인격에 얼마나 깊이 공감했을지는 짐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내적인 힘’에 눈을 떴다
-. 도다 제2대 회장이 불법(佛法)을 되살리고 SGI 회장이 그것을 보편적인 것으로 열었다고 보고 있군요.
스트랜드 : 특히 중요한 점은 SGI 회장이 도다 제2대 회장의 ‘인간혁명’ 사상과 실천을 보편적으로 넓힌 일입니다.
왜 그것이 불법의 보편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가.
그 이유는 ‘인간혁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간 자신을 고양하는 ‘내적인 힘’이 불가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내적인 힘’이 바로 시대나 민족의 차이를 뛰어넘어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공유하는 정신의 보배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차이를 둘러싼 모든 편견을 부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됩니다.
동시에 편견을 부수는 진정한 목적은 차이를 뛰어넘은 윤리를 높이 세우는 일이 아닙니다.
차이가 가져오는 불행과 싸우고 모든 생명의 존엄에 뿌리내린 인권의 세기를 개척하는 사람들이 지니는 일에 있습니다.
어쨌든 스승에게서 제자에게로 정신의 바통을 전달하는 고된 작업 속에서만이 한없는 생명의 에너지가 솟아오릅니다.
현대 종교에게 결여되어 있는 점은 바로 이점입니다.
-. 창가학회가 ‘손수 만든 조직’의 특질에도 깊이 주목하셨습니다.
스트랜드 : 예전에 오사카를 방문했을 때,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간사이는 이케다 선생님이 손수 만든 조직입니다” 하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인간혁명’의 주제는 개인의 변혁으로 사회를 변혁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운동은 변혁된 개인이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손수 만들다’의 의미는 그 점에 있다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신앙으로 얻은 확신과 에너지 그리고 행복감. 그러한 청렬(淸冽)한 생명이 개인의 내면 깊은 곳에서 샘솟아 눈앞에 있는 사람의 생명으로 흘러 들어가는 새로운 계발의 원천이 됩니다.
거기에 광선유포에서 ‘유포’라는 참뜻이 있습니다.
SGI 회장이 간사이 회원 여러분과 교류하는 모습에서 그것을 느꼈습니다.
이 손수 만든 조직의 에너지가 약동하는 곳이 바로 창가학회의 좌담회입니다.
저는 그 모습에 고대 사람들이 모닥불을 둘러싸고 한 사람 한사람 눈과 눈을 마주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이해할 수 있던 아득한 원시공동체의 실상을 떠올립니다.
인류의 영지와 문화도 바로 이러한 밝고 따뜻한 모닥불을 둘러싼 모임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리성과 개방성 조화에 성공
참석자가 자신의 체험을 말하는 좌담회. 경제고를 이겨낸 사람, 불법대화에 도전하는 사람, 어려움에 부딪혀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 있는 그대로 마음을 열고 모두 상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격려를 보낸다.(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비치 시내)
#
-. 이 인간계발과 공감에 뿌리내린 민중의 평등운동에 닛켄종이 내민 권위와 지배의 칼은 창가학회의 ‘혼의 독립’을 재촉했습니다.
스트랜드 : 종문은 학회에 파문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종문에게 니치렌 정신에서 ‘이탈’하는 선고였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 선고로 니치렌불법(日蓮佛法)은 새로운 종교로서 출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말하는 새로운 종교는 종교의 재생 또는 재발견을 의미합니다. 그 재생과 재발견은 늘 종교의 원리성과 개방성의 올바른 균형을 찾는 긴장관계 속에 비로소 나온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종교는 시대를 뛰어넘어 바뀌지 않는 명확한 가치관을 계속 지녀야 합니다.
그 가치관이 있어야 비로소 사람들은 진심으로 종교에 헌신할 수 있고 그 사상을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하려는 드높은 정신도 기를 수 있습니다.
이 점에 종교가 유지해야 할 원리성의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동시에 종교는 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는 개방성을 지녀야 합니다.
이제까지 종교의 역사에는 원리성은 이름뿐인 극단적인 폐쇄성에 빠진다든지, 원리성을 버리고 끊임없이 개방성에 치우친다든지 어느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원리성에 의거하며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종교운동은 존재할 수 없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SGI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조화시키는 일에 훌륭하게 성공했습니다.
그 요인은 종교적인 원리를 내부의 결속이나 통제하기 위해 폐쇄된 힘으로써 사용하지 않고 인류에 공헌하기 위한 지혜로 삼고 개방의 힘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발견한 점에 있습니다.
폐쇄주의 뛰어넘어 부단한 도전을
-. 닛켄종은 반면교사(反面敎師)적인 존재였다고 할 수 있겠지요.
스트랜드 : 종문이 일찍이 SGI의 발전을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장애가 되기도 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광선유포의 흐름이 폐쇄성으로 굳어진 바위에 막히지 않고 계속 흐르기 위해서는 수량(水量)을 늘려서 그 바위를 넘어야 합니다. 그러한 도전 속에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고 지혜가 생깁니다.
특히 극단적인 원리주의에 빠진 종교 세력과 투쟁하는 일은 ‘종교가 늘 지녀야 할 모습은 무엇인가’ ‘빠지면 안 되는 악폐는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깊이 물으면서 나아갈 수 있게 합니다.
그러므로 그 투쟁은 SGI에는 큰 행운이고 종교의 재생과 재발견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양식이 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저는 종문과 결별한 SGI가 세계종교로 출발하게 된 점이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 종교가 지닌 원리성과 개방성의 균형은 글로벌화된 현대사회에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스트랜드 : 글로벌사회는 한없는 개방성에 기반한 사회입니다. 인터넷 하나만 보더라도 분명합니다. 이것은 폐쇄주의, 비밀주의의 성격을 지닌 구래의 종교에 큰 위협이 됩니다.
한편 개방성 속에서 사람들이 정보의 홍수에 빠져 사물의 본질을 쉽게 놓칠 위험도 생깁니다. 따라서 시대나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은 보편적인 인간관을 확실히 지향해 계승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어야 원리성과 개방성이 균형을 이룬 종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SGI 회장이 일관되게 불법의 ‘생명존엄’ 사상에 의거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무기의 폐기와 창조성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 진정한 평등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여성의 역할 등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에 대해 계속 제언하는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러한 인간성을 계발하는 사상과 행동은 어디까지나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마음이 통하는 대화 속에서 깊어지고 넓혀져야 합니다.
인터넷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은 참된 대화 수단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SGI가 펼치는 ‘손수 만든’ 운동이 지금 진가를 발휘할 때입니다.
☞ (2013) ‘11·18 학회 창립기념일’ 기념 인터뷰 에서
인터뷰 -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에 답하는 SGI.hwp
☞ (2013) ‘11·18 학회 창립기념일’ 기념 인터뷰 全文
http://m.cafe.daum.net/seikyoohknews/R57U/11?listURI=%2Fseikyoohknews%2FR57U%3Fprev_page%3D6%26firstbbsdepth%3D0001S%26lastbbsdepth%3D00011%26page%3D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