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才略第四十七 (재략제사십칠)
九代之文(구대지문) : 9대의 문학은
富矣盛矣(부의성의) : 풍부하였고 성황하였다
其辭令華采(기사령화채) : 문학 창작의 수사가 화려했다
可略而詳也(가략이상야) : 간략히 해서 기술해 볼 수 있다
虞夏文章(우하문장) : 요순시대의 문장에는
則有臯陶六德(즉유고도륙덕) : <고도모편(臯陶謀篇)>에 육덕(六德)이 있고
夔序八音(기서팔음) : <기(夔)>가 서(序)한 <팔음(八音)>
益則有贊(익즉유찬) : <우(禹)>에 대한 <익(益)>의 찬가(讚歌)가 있고
五子作歌(오자작가) : 태강(太康)의 5자식이 지은 <오자지가(五子之歌)> 가 있다
辭義溫雅(사의온아) : 이들의 표현과 내용이 온유(溫柔)하고 전아(典雅)하여
萬代之儀表也(만대지의표야) : 만대(萬代)의 영원한 모범으로 되었다
商周之世(상주지세) : 상주(商周)의 시대에는
則仲虺垂誥(즉중훼수고) : <중훼(仲虺)>가 고(誥)를 남기고
伊尹敷訓(이윤부훈) : <이윤(伊尹)>이 뜻을 풀었으며
吉甫之徒(길보지도) : <윤길보(尹吉甫)>의 무리가
竝述詩頌(병술시송) : 모두 시송(詩頌)을 지었다
義固為經(의고위경) : 그 사상은 본래 경전으로 삼았지만
文亦帥矣(문역수의) : 또한 문장으로서도 모범이 된다
及乎春秋大夫(급호춘추대부) : 춘추시대의 대부들에 이르러서는
則脩辭聘會(즉수사빙회) : 외교관을 맞는 자리에서 수사에 신경을 썼으므로
磊落如琅玕之囿(뢰락여랑간지유) : 장엄함은 옥이 깔린 정원과 같았고
焜燿似縟錦之肆(혼요사욕금지사) : 화려하기는 마치 비단을 늘어놓은 점포와 같았다
薳敖擇楚國之令典(원오택초국지령전) : <원오(薳敖)>는 초나라의 영전(令典)을 만들고
隨會講晉國之禮法(수회강진국지례법) : <수회(隨會)>는 진나라의 예법(禮法)을 강구했으며
趙衰以文勝從饗(조쇠이문승종향) : <조쇠(趙衰)>는 문학의 재능으로 진왕의 연석(宴席)에 참가했고
國僑以脩辭扜鄭(국교이수사우정) : <자산(子産)>은 교묘한 변설(辯舌)로 정나라를 방어했으며
子太叔美秀而文(자태숙미수이문) : <자태숙(子太叔)>은 미모와 재주로 문인이 되었고
公孫翬善於辭令(공손휘선어사령) : <공손휘(公孫翬)>는 사령(辭令)에 뛰어났다
皆文名之標者也(개문명지표자야) : 이들은 모두가 문명(文名)을 날린 사람들이다
戰代任武(전대임무) : 전국시대(戰國時代)는 무력이 지배했으나
而文士不絕(이문사불절) : 문사(文士)가 끊이지 않고 나타났다
諸子以道術取資(제자이도술취자) : 제자백가(諸子百家)는 학설로 녹봉을 얻었고
屈宋以楚辭發采(굴송이초사발채) : <굴원(屈原)>과 <송옥(宋玉)>은 초사(楚辭)로 명성을 떨쳤다
樂毅報書辯以義(악의보서변이의) : <악의(樂毅)>가 연(燕)나라 왕에게 보낸 글은 웅변적으로 뜻이 통했으며
范雎上疏密而至(범저상소밀이지) : <범수(范雎)>가 진(秦)나라 왕에게 올린 봉서(奉書)는 자세하고 빈틈이 없었다
蘇秦歷說壯而中(소진력설장이중) : <소진(蘇秦)>의 유세(遊說) 중의 논설(論說)은 장대하면서도 핵심을 맞추었다
李斯自奏麗而動(리사자주려이동) : 또 <이사()>의 <상주문(上奏文)>은 화려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다
若在文世(약재문세) : 그들이 만약 문예중심의 시대에 살았다면
則楊班儔矣(즉양반주의) : <양웅(楊雄)>과 <반고(班固)>에 필적했을 것이다
荀況學宗(순황학종) : 또 <순황(荀況)>은 학계의 태두(泰斗)이며
而象物名賦(이상물명부) : 물상을 묘사한 문장을 만들어 <부(賦)>라 이름 붙였다
文質相稱(문질상칭) : 형식과 내용이 서로 어울려
固巨儒之情也(고거유지정야) : 진실로 대학자의 감각이 있었다
漢室陸賈(한실륙가) : 한(漢)나라가 되면 <육가(陸賈)>가
首發奇采(수발기채) : 먼저 기발한 표현력을 발휘하여
賦孟春而選典誥(부맹춘이선전고) : <맹춘부(孟春賦)>와 <전고(典誥)>를 지었는데
其辯之富矣(기변지부의) : 그 변설(辨說)이 몹시 풍부하다
賈誼才頴(가의재영) : <가의(賈誼)>는 재능이 뛰어나
陵軼飛兔(릉질비토) : 준마처럼 빠르고 토끼처럼 날랐다
議揠而賦清(의알이부청) : 의론문은 충실하고 <부(賦)>는 청징했으니
豈虛至哉(기허지재) : 어찌 헛된 결과에 이르렀다고 하겠는가
枚乘之七發(매승지칠발) : <매승(枚乘)>의 <칠발(七發)>과
鄒陽之上書(추양지상서) : <추양(鄒陽)>의 상서(上書)는
膏潤於筆(고윤어필) : 필치(筆致)에 윤택하고
氣形於言矣(기형어언의) : 기개(氣槪)가 행간에 드러났다
仲舒專儒(중서전유) : <동중서(董仲舒)>는 전문적인 유가(儒家)이고
子長純史(자장순사) : 자장 <사마천(史馬遷)>은 순수한 역사가이나
而麗縟成文(이려욕성문) : 아름다운 언어로 꾸며진 문장은
亦詩人之告哀焉(역시인지고애언) : 또한 시인적인 인간의 비애를 알리고 있다
相如好書(상여호서) : <사마상여(史馬相如)>는 독서를 좋아하고
師範屈宋(사범굴송) : <송옥(宋玉)>과 <굴원(屈原)>을 모범으로 삼아
洞入誇豔(동입과염) : 풍부한 아픔다움을 통찰하여
致名辭宗(치명사종) : 문학의 거장이란 이름까지 얻게 되었다
然覆取精意(연복취정의) : 그러나 정밀하게 내용을 고찰해 보면
理不勝辭(리불승사) : 논리가 수사를 이기지 못한다
故楊子以為文麗用寡者長卿(고양자이위문려용과자장경) : 그래서 <양웅(楊子)>이 “문장은 화려하면서도 효용에 모자란 것이 사마상여의 문장이다.”라고 평한 것은
誠哉是言也(성재시언야) : 참으로 옳은 말이다
王褒構采(왕포구채) : <왕포(王褒)>의 문학은
以密巧為致(이밀교위치) : 치밀한 기교에다가
附聲測貌(부성측모) : 음악성을 구축하는 면모에서는
泠然可觀(령연가관) : 확해짐을 살필 수 있다
子雲屬意(자운속의) : <자운(子雲)>은 속뜻을 표현함이
辭人最深(사인최심) : 작가 중에서 가장 심원하였다
觀其涯度幽遠(관기애도유원) : 그 세계를 보아서 유원성을 헤아려보건대
搜選詭麗(수선궤려) : 특이한 미(美)의 영역을 탐색하였고
而竭才以鑚思(이갈재이찬사) : 재능을 다하고 생각을 파고들었다
故能理贍而辭堅矣(고능리섬이사견의) : 그래서 내용은 풍부하고 표현은 견실하게 되었다
桓譚著論(환담저론) : <환담(桓譚)>이 지은 논문(論文)은
富號猗頓(부호의돈) : 부호인 <의돈(猗頓)>의 재산만큼 풍부하고
宋弘稱薦(송홍칭천) : <송홍(宋弘)>은 <환담(桓譚)>을 치켜올려
爰比相如(원비상여) : 사마상여와 견줄만하다고 했다
而集靈諸賦(이집령제부) : <집령궁부(集靈宮賦)>나 여러 부(賦)는
偏淺無才(편천무재) : 편벽되고 천박하여 재능이 보이지 않는다
故故知長於諷論(고고지장어풍론) : 그래서 그는 풍론(諷論)에 능함을 알겠지만
不及麗文也(불급려문야) : 수사적인 문장에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敬通雅好辭說(경통아호사설) : 경통 <풍연(馮衍)>은 사설을 좋아했으나
而坎壈盛世(이감람성세) : 성세(盛世)를 만나지 못하여
顯志自序(현지자서) : <현지부(顯志賦)>를 써서 자기를 고백했다
亦蚌病成珠矣(역방병성주의) : 이것은 마치 조개가 병 때문에 진주를 만든 것과 같다
二班兩劉(이반량류) : 두 반씨(班彪와 班固)와 두 유씨(劉向과 劉欽) 부자는
奕葉繼采(혁엽계채) : 뛰어난 이세(二世)들이 문학의 전통을 이었다
舊說以為固文優彪(구설이위고문우표) : 종래의 평설에 의하면 반고의 문장은 반표(班彪)보다 우수하고
歆學精向(흠학정향) : 휴흠의 학문은 유향보다 정말하다고 했다
然王命清辯(연왕명청변) : 그러나 반표의 <왕명론(王命論)>은 청신하고도 분석적이며
新序該練(신서해련) : 유향의 <신서(新序)>는 해박하면서도 정련된 걸작이다
璿璧產於崑崗(선벽산어곤강) : 선옥(璿璧)은 곤륜산에서 산출되니
亦難得而踰本矣(역난득이유본의) : 또한 구해도 본거지보다 좋기가 어렵다
傅毅崔駰(부의최인) : <부의(傅毅)>와 <최인(崔駰)>은
光採比肩(광채비견) : 문학상의 명성으로 어깨를 견주고
瑗寔踵武(원식종무) : <최완(崔瑗)>과 <최식(崔寔)>은 선대를 이어서
龍世厥風者矣(룡세궐풍자의) : 대대로 그들 문학의 가풍을 계승했다
杜篤賈逵(두독가규) : <두독(杜篤)>과 <가규(賈逵)>도
亦有聲於文跡(역유성어문적) : 또한 문학에 명성이 있었지만
其為才也(기위재야) : 그 재능을 보면
崔傅之末流也(최부지말류야) : <최인(崔駰)>과 <부의(傅毅)>의 아류다
李尤賦銘(리우부명) : <이우(李尤)>의 부(賦)나 명(銘)은
志慕鴻裁(지모홍재) : 마음으로는 대작을 목적했지만
而才力沈膇(이재력침추) : 재능(才能)이 처져서
垂翼不飛(수익불비) : 날개를 떨어뜨린 채 날지는 못했다
馬融鴻儒(마융홍유) : <마융(馬融)>은 대학자로
思洽登高(사흡등고) : 사고가 풍부하고 학식이 높거
吐納經範(토납경범) : 경서의 규범에 젖어서
華實相扶(화실상부) : 형식과 내용이 서로 보완적이다
王逸博識有功(왕일박식유공) : <왕일(王逸)>은 박식한 학자로서 업적이 있었지만
而絢綵無力(이현채무력) : 수사(修辭)적인 면에서 무력했다
延壽繼志(연수계지) : 그 아들 <왕연수(王延壽)>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서
瓌穎獨標(괴영독표) : 주옥같은 문재(文才)로 홀로 빼어났다
其善圖物寫貌(기선도물사모) : 대상을 잘 그리고 모습을 묘사함이
豈枚乘之移術歟(기매승지이술여) : 어찌 매승(枚乘)이 끼친 수법이겠는가
張衡通贍(장형통섬) : <장형(張衡)>은 능통하고 풍부했으며
蔡邕精雅(채옹정아) : <채옹(蔡邕)>은 정채롭고 아담하여
文史彬彬(문사빈빈) : 내용과 형식이 조화되어서
隔世相望(격세상망) : 세대를 격(隔)하여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是則竹栢異心而同貞(시즉죽백이심이동정) : 이는 마치 대나무와 잣나무가 성질을 달리하면서도 정결함은 같이 하고
金玉殊質而皆寳也(금옥수질이개보야) : 황금과 주옥이 본질은 달리하면서 모두가 보배인 것과 같다
劉向之奏議(류향지주의) : 유향의 <주의(奏議)>는
旨切而調緩(지절이조완) : 절실한 주장은 있으나 어조가 이완되었고
趙壹之辭賦(조일지사부) : <조일(趙壹)>의 사부(辭賦)는
意繁而體疎(의번이체소) : 내용은 번다하나 문체가 소락하다
孔融氣盛於為筆(공융기성어위필) : 또 <공융(孔融)>은 산문에 기운이 왕성하고
禰衡思銳於為文(녜형사예어위문) : <미형(禰衡)>은 운문에 사고가 날카로웠다
有篇美焉(유편미언) : 그들에게도 일면의 장점들은 있다
潘朂憑經以騁才(반욱빙경이빙재) : <반욱(潘朂)>은 경서(經書)에 의거해서 재능을 날렸다
故絕羣於錫命(고절군어석명) : 그래서 <구석문(九錫文)>으로는 가장 뛰어났다
王朗發憤以託志(왕랑발분이탁지) : 왕랑(王朗)은 울분을 뜻에 의탁해으며
亦致美於序銘(역치미어서명) : 역시 서명(序銘)에 미(美)를 집중시켰다
然自卿淵已前(연자경연이전) : 그러나 <사마상여(史馬相如)>와 <왕포(王褒)> 이전에는
多俊才而不課學(다준재이불과학) : 준재(俊才)는 많았으나 학문에 힘쓰지 않았다
雄十已後(웅십이후) : 그러다가 <양웅(楊雄)> 이후가 되어서야
頗引書以助文(파인서이조문) : 자못 고전을 원용하여 문장을 깁게 되었다
此取與之大際(차취여지대제) : 이것이 취하고 주는 큰 계기가 되었으니
其分不可亂者也(기분불가란자야) : 그 구분을 어지럽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魏文之才(위문지재) : 위(魏)나라 문제의 문재(文才)는
洋洋清綺(양양청기) : 청징(淸澄)한 기운이 양양한데도
舊談抑之(구담억지) : 옛사람 담론은 그를 낮춰서
謂去植千里(위거식천리) : <조식(曺植)>에 천리(千里)나 떨어져 있다고 했다
然子建思捷而才儁(연자건사첩이재준) : 그러나 조식은 생각이 빈첩하고 문재도 뛰어나서
詩麗而表逸(시려이표일) : 시가 아름답고 표문(表文)도 일품이다
子桓慮詳而力緩(자환려상이력완) : 한편 <조비(曺丕)>는 구상은 상세하나 문력이 약했다
故不競於先鳴(고불경어선명) : 그래서 선두(先頭)를 경쟁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而樂府清越(이악부청월) : 그러나 <악부(樂府)>만은 청신하고 월등하였고
典論辯要(전론변요) : 그의 <전론(典論)>은 요체(要諦)를 가리고
迭用短長(질용단장) : 장단(長短)을 바꿔 쓸 줄 알아
亦無懵焉(역무몽언) : 또한 그 솜씨에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었다
但俗情抑揚(단속정억양) : 다만 세속의 감정상의 호평과 악평은
雷同一響(뢰동일향) : 부화뇌동(附和雷同)되어 한결같았다
遂令文帝以位尊減才(수령문제이위존감재) : 문재(文帝) <조비(曺丕)>는 지위가 존엄하다는 이유로 재능을 낮게 평가받았고
思王以勢窘益價(사왕이세군익가) : 진사왕인 <조식(曺植)>은 불우하다는 이유로 평가를 높이 받았는데
未為篤論也(미위독론야) : 이것은 엄격한 평가가 되지 못한다
仲宣溢才(중선일재) : 중선 <왕찬(王粲)>의 넘치는 재능(才能)은
捷而能密(첩이능밀) : 기민(機敏)하면서도 주밀(綢密)하여
文多兼善(문다겸선) : 그의 문학은 다방면에 걸쳐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辭少瑕累(사소하루) : 표현에도 결점(缺點)이 적다
摘其詩賦(적기시부) : 그의 시부(詩賦)로 따진다면
則七子之冠冕乎(즉칠자지관면호) : 건안칠자(建安七子) 가운데서 정상(頂上)을 차지할 것이다
琳瑀以符檄擅聲(림우이부격천성) : <진림(陳琳)>과 <완우(阮瑀)>는 부격(符檄)으로 명성을 떨쳤고
徐幹以賦論標美(서간이부론표미) : <서간(徐幹)>은 부론(賦論)으로 미(美)를 표방했으며
劉楨情高以會采(류정정고이회채) : <유정(劉楨)>은 심정의 고결성으로 집중시켜 문장을 수식했고
應瑒學優以得文(응창학우이득문) : <응창(應瑒)>은 뛰어난 학력을 가지고 글을 지었다
路粹楊脩頗懷筆記之工(로수양수파회필기지공) : <노수(路粹)>와 <양수(楊脩)>는 잡록에 수완을 가졌고
丁儀邯鄲亦含論述之美(정의감단역함론술지미) : <정의(丁儀)>와 <감단순(邯鄲淳)>도 논술의 문장의 아름다움을 함축하고 있다
有足算焉(유족산언) : 이상의 사람들은 모두 평가의 대상들로 충분한 사람들이다
劉劭趙都(류소조도) : <유소(劉劭)>의 <조도부(趙都賦)>는
能攀於前脩(능반어전수) : 이전 작가의 수준에 육박해 있고
何晏景福(하안경복) : <하안(何晏)>의 <경복전부(景福殿賦)>는
克光於後進(극광어후진) : 후진들의 빛이 되었다
休璉風情(휴련풍정) : 휴련 <응거(應璩)>의 풍류스러운 정취는
則百壹摽其志(즉백일표기지) : <백일시(百壹詩)>에서 그 뜻을 나타냈고
吉甫文理(길보문리) : <길보(吉甫)>의 문리(文理)는
則臨丹成其采(즉림단성기채) : <임단부(臨丹賦)>에서 문채를 성취했다
嵇康師心以遣論(혜강사심이견론) : <계강(嵇康)>은 본연의 심경을 그대로 논문에다 썼으며
阮籍使氣以命詩(완적사기이명시) : <완적(阮籍)>은 기개를 시(詩)로 나타냈다
殊聲而合響(수성이합향) : 다른 음조로 울림을 합쳤고
異翮而同飛(이핵이동비) : 서로 다른 날개를 펴서 같이 날았다
張華短章(장화단장) : <장화(張華)>의 단편은
奕奕清暢(혁혁청창) : 아름답고 청신하고 유창하여
其鷦鷯寓意(기초료우의) : 그의 <초료부(鷦鷯賦)>에 담긴 우의(寓意)는
即韓飛之說難也(즉한비지설난야) : 한비자의 <설난(說難)>을 생각하게 한다
左思奇才(좌사기재) : <좌사(左思)>는 기재(奇才)로
業深覃思(업심담사) : 그가 일하면서 깊은 생각에 차 있다
盡粹於三都(진수어삼도) : 예리한 사고를 <삼도부(三都賦)>에 쏟았고
拔萃於詠史(발췌어영사) : 정수(精髓)를 <영사시(詠史詩)>에 바쳐
無遺力矣(무유력의) :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했다
潘岳敏給(반악민급) : <반악(潘岳)>은 기민한 품성으로
辭自和暢(사자화창) : 표현이 저절로 조화롭고 유창하여
鍾美於西京(종미어서경) : <서경부(西京賦)>에 미를 집중하고
賈餘於哀誄(가여어애뢰) : 남은 힘을 애뢰(哀賴)의 문장에다 썼지만
非自外也(비자외야) : 외적인 요소는 없었다
陸機才欲窺深(륙기재욕규심) : <육기(陸機)>의 재능은 심원한 것을 추구했으나
辭務索廣(사무색광) : 문사(文辭)를 광대 것에서 찾으려 애썼으므로
故思能入巧而不制繁(고사능입교이불제번) : 사고가 정교하나 번다함을 막지 못했다
士龍朗練(사룡랑련) : 사룡 <육윤(陸雲)>은 명석하고 숙련되어
以識檢亂(이식검란) : 식견에 의해서 문란해짐을 막았다
故能布采鮮淨(고능포채선정) : 그러므로 그 문장은 신선하고 정결했으며
敏於短篇(민어단편) : 특히 단편에 기민하다
孫楚綴思(손초철사) : <손초(孫楚)>는 작품 구상에 있어
每直置以踈通(매직치이소통) : 매양 직감을 사용하여 소통하였으며
摯虞述懷(지우술회) : <집우(摯虞)>는 감회를 서술함에
必循規以溫雅(필순규이온아) : 반드시 규범을 좇아 온아하게 표출하였다
其品藻流別(기품조류별) : 그가 문학을 논술한 <문장유별지론(文章類別志論)>은
有條理焉(유조리언) : 그것에 조리가 서있다
傅玄篇章(부현편장) : <부현(傅玄)>의 작품에는
義多規鏡(의다규경) : 교훈적이고 모범적인 작품이 많고
長虞筆奏(장우필주) : 장우 <부함(傅咸)>의 산문이나 상주문(上奏文)은
世執剛中(세집강중) : 대대로 이어서 강건함과 중용됨을 지켰다
竝楨幹之實才(병정간지실재) : 그들 부자는 모두 나무의 줄기에 비할 만큼 실질적인 문재(文才)이었으므로
非羣華之韡萼也(비군화지위악야) : 다투어 피는 여러 꽃의 아름다움은 아니다
成公子安選賦而時美(성공자안선부이시미) : 공자 <성공수(成公綏)>의 선부(選賦)는 때로 아름답고
夏侯孝若具體而皆微(하후효약구체이개미) : 효약 <하후담(夏侯湛)>의 문학은 구체적이지만 모두 미세하다
曹攄清靡於長篇(조터청미어장편) : <조터(曹攄)>는 장편에 청징하고 아름다웠으며
季鷹辨切於短韻(계응변절어단운) : 계응 <장한(張翰)>은 단시(短詩)에 변별의 적절성을 보였다
各其善也(각기선야) : 그들은 각자 장점을 가진 것이다
孟陽景福(맹양경복) : 장양 <장제(張載)>와 경복 <장협(張協)>의 형제는
才綺而相埒(재기이상랄) : 화려한 재능이 서로 대등하여
可謂魯衛之政(가위로위지정) : 이른바 노(魯)와 위(衛)의 정치처럼
兄弟之文也(형제지문야) : 형제간 문학의 우열을 가리기가 힘었다
劉琨雅壯而多風(류곤아장이다풍) : <유곤(劉琨)>의 문학은 우아하고 장대하고 풍자성이 풍부했고
盧諶情發而理昭(로심정발이리소) : <노심(盧諶)>은 정감이 드러나고 논리가 명석하였으니
亦遇之於時勢也(역우지어시세야) : 이는 또한 시세(時勢)를 만난 것이다
景純艶逸(경순염일) : 경순 <곽박(郭璞)>의 풍부한 재주는
足冠中興(족관중흥) : 동진왕조(東晋王朝)에서 가장 뛰어났다
郊賦既穆穆以大觀(교부기목목이대관) : 그의 <남교부(南郊賦)>는 목목하여 크게 볼 만 했다
仙詩亦飄飄而凌雲矣(선시역표표이릉운의) : <유선시(遊仙詩)>역시 표표(飄飄)하여 구름을 뛰어넘었다
庾元規之表奏(유원규지표주) : 원규 <유량(庾亮)>의 <표(表)>와 <주(奏)>는
靡密以閑暢(미밀이한창) : 치밀하면서도 여유롭고 활달했다
溫太真之筆記(온태진지필기) : 태진 <온교(溫嶠)>의 필기(筆記)는
循理而清通(순리이청통) : 논리(論理)를 따르고 명쾌하여
亦筆端之良工也(역필단지량공야) : 역시 필단(筆端)의 훌륭한 장인이 아닐 수 없다
孫盛干寶(손성간보) : <손성(孫盛)>과 <간보(干寶)>는
文勝為史(문승위사) : 문식에 뛰어나 사관이 되었으나
準的所擬(준적소의) : 목표한 것 중에서 본받을 것은
志乎典訓(지호전훈) : 고전의 전범에 뜻을 둔 데 있으며
戶牖雖異(호유수이) : 두 사람이 세상 보는 창인 유파는 다르지만
而筆彩略同(이필채략동) : 문필의 색채는 대략 같다
袁宏發軫以高驤(원굉발진이고양) : <원굉(袁宏)>은 수레를 출발시켜 높이 뛴 것 같다
故卓出而多子(고탁출이다자) : 그래서 특출하지만 편견이 많다
孫綽規旋以矩步(손작규선이구보) : <손작(孫綽)>은 자로 잰 듯이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故倫序而寡狀(고륜서이과상) : 그래서 질서가 있었지만 현실감이 결핍되었다
殷仲文之孤興(은중문지고흥) : <은중문(殷仲文)>의 <고흥(孤興)>와
謝叔源之閒情(사숙원지한정) : 숙원 <사혼(謝混)>의 <한정(閑情)>은
竝解散辭體(병해산사체) : 모두 문학의 본질을 해체하여
縹緲浮音(표묘부음) : 공허한 음성으로 애매하게 흐려놓았다
雖滔滔風流(수도도풍류) : 이들은 비록 도도한 풍류인이나
而大澆文意(이대요문의) : 대단히 싱거운 문장의 의미를 갖는다
宋代逸才(송대일재) : 송(宋)나라 시대의 뛰어나 문사에 대해서는
辭翰鱗萃(사한린췌) : 그들의 화려한 문장이 비늘처럼 줄지어 모였지만
世近易明(세근이명) : 세대가 가까워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므로
無勞甄序(무로견서) : 상술하는 수고가 필요하지 않다
觀夫後漢才林(관부후한재림) : 생각하건대 후한의 문재(文才)들은
可參西京(가참서경) : 전한의 문단에 동참할 만하며
晉世文苑(진세문원) : 진(晋)나라 시대의 문단에는
足儷鄴都(족려업도) : 건안(建安)의 문단과 필적하기 충분하다
然而魏時話言(연이위시화언) : 그러나 위(魏)나라에서 평가하는 말은
必以元封為稱首(필이원봉위칭수) : 반드시 전한의 원봉시대(元封時代)를 머리로 삼고
宋來美談(송래미담) : 송(宋)나라 이래의 미담(美談)으로는
亦以建安為口實(역이건안위구실) : 또한 건안시대를 밀미로 삼으니
何也(하야) : 이것은 무엇 때문인가
豈非崇文之盛世(기비숭문지성세) : 어찌 이는 원봉(元封)과 건안(建安)시대가 문학이 존중을 받은 황금시대 때문이 아닐까
招才之嘉會哉(초재지가회재) : 문학의 뛰어난 인재들이 우대를 받던 시기였기 때문인 것인저
嗟夫(차부) : 아
此古人所以貴乎時也(차고인소이귀호시야) : 이것은 고인들이 시대의 힘을 소중히 여긴 까닭인 것이다
贊曰(찬왈) : 찬한다
才難然乎(재난연호) : 인재 그렇게 되기가 어렵고
性各異稟(성각이품) : 천성은 각자 다름 품성을 지니는 것
一朝綜文(일조종문) : 하루아침에 종합한 문장이
千年凝錦(천년응금) : 천년의 미래에 비단을 짠다
餘采徘徊(여채배회) : 남긴 광채는 오래도록 배회하고
遺風籍甚(유풍적심) : 유풍은 더욱 보편화 된다
無曰紛雜(무왈분잡) : 분분하고 번잡함은 말할 것도 없으나
皎然可品(교연가품) : 평가할 수 있음은 분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