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8일 오후 6시,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때에 우리나라 최고 남쪽에 있는 교정기관, 제주교도소 직원 회의실에서는 퇴근 시간이 넘도록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누가, 무슨 내용에 관하여 토론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날 그곳에서 토론하는 사람들은 제주교도소 직원 동아리 모임인 “제주교도소 발전연구회”회원들로 제4차 정기모임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토론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청소년 폭력 등이 사회문제로 날로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청소년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교도소 등 교정기관과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도관에 대하여 왜곡되고 편향된 부정적 이미지 개선 및 교정의 참모습을 알리기 위하여 획기적인 학습프로그램진행이 필요하다는 발의에 따라 “찾아가는 교도관 일일교사제”를 실시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주교도소 총무과에서는 지난해 5월 25일 제주도 내 모든 중학교에 위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이에 청소년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한
“찾아가는 교도관 일일교사”의 강의를 원하는 학교에 한하여 실시하게 된 것이죠.
이어 작년 6월 28일에는“찾아가는 교도관 일일교사제”확대를 바라는 여러 고등학교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하여 고등학교까지 실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5월부터는 제주도교육청과 많은 초등학교의 요청에 의하여 초등학교까지
“찾아가는 교도관 일일교사제”를 실시하게 되어 이제는 제주도 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준법정신의 중요성을 알리고, 청소년들의 올바른 품성개발과 가치관 정립을 위하여 작지만, 힘을 보태고 있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좋다고 합니다.
“찾아가는 교도관 일일교사제”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하시죠?
▶ 강의는 누가 할까요?
당근 현직 교도관이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총무과 미남 직원인 김덕언 교위가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강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예, 강의시간은 평일 정규 수업시간 중 한 시간을 이용하여 교육하고 있는데,
초·중·고등학교별로 수업시간이 다소 차이가 있어 40~50분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 강의 내용을 한번 살펴볼까요?
- 교도관의 직무 이해
- 학교폭력 유형 및 청소년 범죄사례
- 청소년 사법처리절차
- 교정시설의 구분(교도소와 구치소)
- 교정장비 체험(수갑, 포승, 벨트 보호대, 머리보호장비)
- 가정의 중요성
- 수용자 교정교화 프로그램 안내 등의 순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을 실시한 학교는 얼마나 될까요?
예, 초등학교 7개교, 중학교 7개교, 고등학교 5개교 등 총 19개 학교에서
840여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준법정신을 새로이 다졌다고 하네요.
저는“찾아가는 교도관 일일교사제”가 각급 학교로부터 인기가 많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7월 24일 직접 제주시 조천읍 북촌초등학교에 동행하여 현장 취재를 하였습니다.
함께 아름다운 북촌초등학교로 가보시죠!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약 17km 지점에 바다와 가까이 자리한 북촌초등학교는 개교한 지 90년이 넘은 전통 있는 학교로, 예전에는 학생들이 제법 많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허현국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16여 명의 선생님의 지도로 80여명의 학생들이 내일의 꿈을 향하여 열심히 배우고 있는 예쁘고 아담한 환경 좋은 학교였습니다.
이날“찾아가는 교도관 일일교사”의 강의는 앞에서 얘기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는데, 강의 내용 중 학생들에게 가장 흥미를 끄는 순서는 역시 처음 경험해보는 교정장비 체험이었답니다.
이날 난생처음으로 수갑과 포승으로 묶여본 5학년 조윤기 학생은 “교정장비를 구경만 할 때는 흥미가 많았는데 막상 묶이고 나니 답답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고 포승에 묶여본 소감을 말했습니다.
교도소라고 하면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흥미를 갖기 마련이지요.
그렇지만 더욱 즐거운 강의시간을 위하여 강의시간 중간마다 단답형 퀴즈를 내서 답을 맞히는 학생에게는조그마한 선물을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날 북촌초등학교에서는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교도작업으로 만들고 있는 미용비누를
퀴즈 정답을 맞힌 어린이에게 주었으며, 특별히 김덕언 강사가 준비한 제주 감귤 초콜릿도 나누어 주어 어린이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이 학교“찾아가는 교도관 일일교사제”프로그램에 참석한 6학년 박서연 어린이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교도소와 교도관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며, 자라면서도 오늘의 수업을 잊지 않고 준법정신을 생활화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준법정신을 어릴 때부터 기르는 것이 법치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글= 제주교도소 보안과 교위 곽대주
출처 : 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