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문외한이었던 내가 자전거에 미쳐 라이딩한지도 벌써 3년이 경과되었다. 바이크 손대장의 덕분이었다. 바이크홀릭스호에 이름을 올린 것은 동호회가 창립된지 10년이 다가오는 시기인 2016년 3월 6일(일) 제284차 굴포천 라이딩이었다. 내가 인천 부평에 살다 보니 나를 배려한 차원에서 가까운 코스를 선정하였다. 신도림역에서 도림천, 안양천, 한강, 아라자전거길, 굴포천, 부평역에 이르는 코스로 약 40km이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속에서 첫 라이딩을 하였지만 다양한 상황하에서 기어변속 등 상황 대처능력이 미숙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자전거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끊어지곤 하였다. 대원들이 라이딩간 이래라 저래라 지도하기에 바빴지만 나는 따라가기에 급급해 귀에 쏙 들어오지 않했다. 그래도 첫 라이딩치고는 다친데가 없이 그런대로 잘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힘들었던 코스는 2016년 3월 27일 제 286차 시화호, 구봉도 45km 라이딩으로, 바다를 처음으로 접하는 날이었다. 바닷바람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거세게 불어와 힘이 배가 들었으며,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고 지루하여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나는 군인정신으로 이를 악물고 힘차게 달린다고 하였지만 속도가 10km 내외였다. 더 이상은 버거웠다. 바이크 손대장을 포함한 대원들은 쏜살같이 달려 내 시야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 얄미우면서도 한편 부러웠다. 그러나 쉐도우(명수)는 한결같이 나와 함께 달려 주어서 매우 고마웠다.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기진맥진할 정도로 지쳐있었다. 엉덩이도 아프고 다리 힘도 천근만근 무거웠다. 그러나 대원들은 지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여유로운 모습들이었다. 신참과 10년 고참의 차이였다. 휴식과 카보로딩은 꿀맛 같았다.
구봉도까지 계획되어 있었지만 구봉도는 생략하고 점심식사 시간이 다가와 바이콜릭스들이 2014년 5월11일에 먹었던 '어부의 집'을 찾았으나 흔적없이 사라져 '24시 횟집'에서 제철 쭈꾸미 샤브샤브로 맛있게 식사하였다. 일망무애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즐기는 식사는 고즈넉하면서 낭만적인 풍경이었다. 귀로에 시화호 방조제 나래휴게소 노점 찻집에서 안산에 거주하는 50대 후반 3명의 산악자전거 라이더를 만나서 자전거에 관련한 좋은 정보들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라이딩 도중에 나에게 접근하여 상황에 따라서 기어변속하는 요령을 알려주어 큰 도움이 되었다.
바이콜릭스 대원들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30km 이상을 신나게 달려보았다.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 날은 잊을 수 없었다. 10년차 바이콜릭스들의 실력차를 극복하기 위하여 평일에 아파트 단지내에서 ㄱ자, s자 코스, 언덕길, 좁은 길 등을 극복하는 훈련을 반복하였다. 지금은 10년 베테랑과 견줄만큼 성장했지만 좁은 u자형 코너와 급경사 내리막길은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 3년간 라이딩은 정규 라이딩 횟수 80회, 팀단위및 대열잔차 라이딩 40회를 포함하면 120회 라이딩을 하였다. 산악 임도 라이딩은 경기 양평 금왕산, 강원 홍천 가리산및 대학산, 벌교산 등 3회 실시하였으며,
바닷가 라이딩은 동해안(강릉-대진항) 1박2일, 서해안 태안 해상국립공원(만대항- 영목항) 1박2일, 남해 한려 해상국립공원(여수, 통영, 거제도) 2박3일, 강화도 2회, 시화호 5회, 영종도 2회, 신시모도 1회 등이다. 그리고 강원도 평창 선자령및 정선의 동강 라이딩 1박2일, 평창 라이딩 1회, 청남대및 금강 라이딩 1회, 수도권에서 하천과 강, 들녘, 산을 벗삼아 라이딩을 즐겼다. 가장 인상 깊었던 라이딩은 평창 선자령(1,157m) 라이딩이었다. 안개가 자욱히 낀 상황에서 진흙길을 따라 끌바하면서 힘이 들었지만 선자령 정상 부근에서 라이딩은 마치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신선과 같았다.
그리고 고랭지 채소로 유명한 안반데기는 이국적인 풍력발전기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이었다. 동해안, 태안 해상국립공원,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에메랄드 빛 바다와 넘실대는 파도, 아름다운 해변, 은하수처럼 점점이 박힌 크고 작은 섬들, 고깃배들이 정박중인 그림엽서 같은 포구와 갓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 바다냄새가 물씬 풍기는 항구의 분주한 상인들의 삶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또한 수풀이 무성하게 자란 대학산, 발교산 임도라이딩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밖에 쌓인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처지나간다.
자전거는 나의 친구이자 반려자이기도 하다. 자전거 없는 삶은 생각해 본적도 없다. 자전거는 나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전거 타는 날이면 항상 기대가 되고 마음이 설레인다. 나는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라이딩은 언제나 즐겁고 마음이 편안하여 잡념이 사라진다. 허물없는 친구들과 덕담을 나누면서 맛있는 식사도 즐겨 더없이 좋다. 즐거움은 모든 감정을 잊게 만들고 속세의 피곤함을 멀리하게 해주고 행복을 충전시켜 준다. 70세 넘어 80세를 향하여 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건강은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부모로 부터 받은 유전자 DNA 때문이다. 백세 시대의 최고의 보험은 운동이다. 인체에는 반드시 운동이 필요하다. 다만 지나치면 안 좋다. 운동은 소화를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병을 예방하니 이는 흐르는 물이 썩지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자전거 타기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이 결합된 전신운동이다. 지구력을 키워주고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하체근육과 근력강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유산소 운동을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땀을 배출하고 심장박동을 울리는 정상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뇌의 혈액순환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몸을 방치하면 뇌도 그에 따라 기능이 쇠약해진다. 뇌의 활성화를 위해 운동을 계속해야한다. 나는 3년간 자전거 타면서 허벅지와 정강이 살이 두툼해지고 근육질로 변해가고 있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았다. 그리고 심폐기능도 많이 좋아졌다. 다리가 튼튼해야 오래산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80세를 넘으면 다리 힘이 부족하여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의 누님도 80세가 지나자 넘어지는 사고로 병원에서 수술한 적이 있다.
80세 넘어서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건강을 위하여 즐겨 탄다고 하였다. 매일 40-50km 달리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85세에 매일 집에서 가까운 동네 산(200-300m)을 등산하는 노인도 있다. 최근 미국 심장협회 운동 지침에 따르면 운동은 일주일에 최소한 150분 증강도 혹은 75분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일주일에 300분 이상 증강도 운동을 하면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저강도 운동은 효과가 없고 증강도 이상은 해야하는데 '증강도란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평소보다 가빠지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들면 빠른 걸음(시간당 4km), 사교댄스, 테니스 복식, 자전거 1시간당 16km가 증강도 운동이다. '고강도 운동은 숨이차서 옆사람과 대화하기 어렵고 몸이 뜨거워져 땀이 나는 상태'이다. 여기에 일주일에 최소 2회는 근육운동을 해야하며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하였다. 최근에 고강도 운동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건강효과가 빨리, 확실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운동강조는 노인들에게 특히 강조되고 있다. 자전거는 증강도, 고강도 운동에 적합한 운동기구이다. 고희를 넘어 늘 건강하면서 자전거 타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나는 그러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벗들과 함께 노년을 멋지고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 자전거가 바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7년이 다가오면 만 10년간 자전거를 타게 되지만 바이크홀릭스들은 20년을 맞이하게 된다. 자전거는 늦게 배웠지만 열정은 젊은이 못지 않다. 열정이 식으면 자전거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다. 내 삶을 향하여 자전거 두바퀴와 함께 내 인생은 힘차게 굴러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