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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일/집결장소 : 2022. 12.25(일) 14시 30분 / 독립문역 4번 출구
◈ 참석 : 총 30명 <산행 16명(갑무, 종화, 진오, 기인, 재홍, 윤환, 계신, 재웅, 종진, 삼환, 용복, 전작, 일정, 문형, 영훈, 양기) 및 납회 14명(세환,동주,정남,진석,형채,정우,경식,승렬,윤상,동준,정한,광일,근호,황표)>
◈ 산행코스 : 독립문역4번 출구쪽 엘리베이터-서대문독립공원옆-이진아기념도서관-자락길 입구-북카페–전망대-너와집-박두진시비-서대문도서관-고은초등학교-서울문화예술대학교-홍제역-종로3가역-<환승>-동대문역(10번출구)-납회장소(종로회타운)-동대문역-집
◈ 동반시 : ”폭 설“ / 류근 (정한 산우 추천) < 詩낭송은 이계신 산우 >
◈ 뒷풀이 : 모듬회에 소·맥주와 막걸리 / "종로회타운"< 종로5가 동대문역(10번출구) 근처, (02) 763-8922 >
오늘은 2022년도 ‘시산회’ 450회 마지막 산행날이다. 따라서 산행 후납회가 예정되어 있다. 추운 날씨이지만, 눈이 오질않아 다행이다. 며칠전에 폭설이 내리더니 며칠동안은 잠잠하다. 오늘 산행은‘안산자락길이다.
폭설과 추운 날씨로 산행길이 미끄럽고 위험하지 않나 걱정되어 12.23일날 사전 답사를 하였다. 추운 날씨 때문에 혼자 얼른 다녀올 요량으로 준비하는데, 집사람이 같이 가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혼자 가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둘이서 꽁꽁 싸매고 집을 나왔다. 11시30분에 독립문 역 4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를 출발하여 서대문독립공원 옆으로 올라 안산을 한 바퀴 돌아오니 꼭 두 시간이 걸렸다.
답사한 결론은 산행에 별 장애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길 바닥에 약간의 얼음은 있으나 옆에 손잡이가 있고 조금만 조심하면 넘어질 정도는 아니다.
요즘 자락길 둘레길이 많은데, 그 차이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여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자락길이란 '산자락을 따라서 낸 길', 둘레길은 '거주 지역, 명소 따위의 주변에 난 길'을 말한다.
산책을 위한 길이 일반적이다. 흔히 산이나 호수, 섬 등의 둘레에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든 길이란다. 참 애매한 풀이 이다. 결국은 자락 길 둘레길 붙이기 나름이란 말인가? 안산자락길은 서대문구의 가운데에 약 7㎞ 길이의 순환형 무장애 길로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보행 약자는 물론 휠체어, 유모차도 쉽게 숲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이다.
그래서 나무바닥이 많으며 구간별로 아까시숲, 메타세콰이아숲, 가문비나무숲 등 다양한 숲을 즐길 수 있고,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한강, 인왕산, 북한산, 청와대 등 다양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안산 자락길 주변에는 서대문독립공원과 형무소, 그리고 조선시대 세종때 만들어진 봉수대, 신라 진성여왕 시기에 창건된 봉원사 등 역사적인 명소가 많다. 또한 안산자락길은 안산을 둘러싼 둘레길로 2호선 신촌역과 3호선 홍제역·무악재역·독립문역과 가까워 접근이 매우 용이하다.
그 뿐만 아니라 서대문구청이 이 길에서 바로 연결이 되며, 봄 여름에는 울창한 숲길을 걸을 수 있고 가을에는 울긋 불긋한 단풍을 즐기고 겨울에는 시내 한복판에서 새하얀 눈길을 걸을 수 있는 가깝고도 편리한 숲속 길이다,
당초 3시애 모여서 출발하려 했으나 산행을 마치고 납회 장소까지 가는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서 30분 앞당겨 2시30분에 만나 산행을 시작했다. 엄청 추운 날씨를 극복하고 16명이 조심 조심 걸어 올라 갔었다. 산봉우리 좌측을 두고 우측으로 인왕산을 바라보며 데크길을 걸었다.
우리 나이에 만약 낙상이라도 하는 때는 상당한 부상을 입을 수 있어 내 속으로는 걱정이 되었으나 모두 등산 경험이 많아서인지 할 애기 다 하면서 잘 나아간다.
숲속의 북 카페에서 중간 휴식을 하고 천천히 걸으니 바닥의 얼음은 하나도 없고 평길과 다름없다. 서대문도서관 뒤편에 도착하니 납회 약속 시간이 촉박하여 산행을 멈추고 하산하여 잘 만들어진 데크길을 따라 고은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와 홍제역 3번출구에 도착을 하였다.
당초 생각은 산봉우리를 우측으로 끼고 한 바퀴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바람이 잔잔하므로 앞 바람의 걱정이 없어 응달길로 왔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서 능안정을 지나 울창한 숲을 볼 수 있는 메타세콰이어 숲을 지나서 서대문구청 뒤를 지나 홍제동역으로 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쪽은 햇빛도 비치고, 길바닥 얼음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잘 닦여진 데크길이었는데... 욕심이 과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빨리 돌아서 완전 일주를 할 생각을 했으니...
납회 장소인 종로회타운에 도착하니 식당으로 바로 오는 친구들이 아직 미착이다. 조금 기다리는 동안 각종 반찬과 일식 특유의 스끼다시가 세팅되고 막걸리부터 주문한다. 찬 막걸리를 피하여 약간 데운 막걸리를 주문한 친구가 있다. 찬 막걸리를 마시면 딸꾹질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좋은 방법이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나도 오늘 한 수 배웠다.
오늘 참가 예정인 30명이 전원 도착하여 본격적인 납회가 시작되었다. 먼저 산행에서 낭독하지 못한 동반시 낭독을 내가 해야 하는데, 이제까지 회비 납부만 내고 산행 참석을 못해 동반시 낭독할 기회를 갖지못했던 이계신 산우에게 기회를 주어 낭독하였다.
“폭 설”/ 류근 (정한 산우 추천)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버리라고
온밤 내 욕설처럼 눈이 내린다
온 길도 간 길도 없이
깊은 눈발 속으로 지워진 사람
떠돌다 온 발자국마다 하얗게 피가 맺혀서
이제는 기억조차 먼 빛으로 발이 묶인다
내게로 오는 모든 길이 문을 닫는다
귀를 막으면 종소리 같은 결별의 예감 한 잎
살아서 바라보지 못할 푸른 눈시울
살아서 지은 무덤 위에 내 이름 위에
아니 아니,아프게 눈이 내린다
참았던 뉘우침처럼 눈이 내린다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버리라고
사나흘 눈 감고 젖은 눈이 내린다
류근 시인은 1966년 경북 문경군에서 태어났다. 오산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2월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창작 전공으로 문예창작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나 이후 18년간 공식적인 작품 발표가 없다가 2010년 첫 시집 '상처적 체질', 2016년 두 번째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출간하였다. 이하 생략...
오늘의 주 메뉴인 모듬회가 나오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남기인 회장의 인사, 2022년도 산행에 많은 선행을 한 친구들에게 표창(우수참가상 종화, 환경상 윤환, 봉사상 용복, 작가상 정남, 공로상 동주)을 하고, 이경식 총장의 인사후 재경20회동창회에서 '시산회' 지원금 전달을 하고, 서적('사유하는 스위스' 이창민 글/사진')을 김동주 회장님이 사비로 구입하여 시산회 회원들께 선물을 하였다.
2023년도 정일정 총장의 인사말 후 '시산회 회칙'에 대한 몇가지 변경 사항 토의가 있었으나 대부분 현행 내용 유지로 결정을 하고 마지막에 매운탕까지 나와 식사를 마쳤다. 표창 받은 친구들 축하하고, 서적선물 감사의 말을 전하며, 또한 오늘 납회 비용을 동반시를 낭독했던 이계신 친구가 협찬을 하였다고 하니 고마움을 표한다.
그제 저녁 성탄 미사에서 추기경께서 성탄절 성어로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로 하였다고 한다. 그래야 내가 보인다고 한다. 나를 보지 못하면 이웃도 보지 못한다. 삭막한 세상에서 나를 알고 이웃을 알면 선행이 나오고 이 사회를 살 맛이 나는 세상으로 바꾸어 갈 수 있다고 한다.
이제 2022년도 시산회 활동도 마무리 되고 내년을 기약하는 시점이다. 새로운 집행부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며 내년의 발전을 기원한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한다.
남은 우리의 날은 점점 늙어가고 저물어간다. 어제를 후회하지 말고 내일을 보자. 내일을 위하고 오늘을 잘 보내기 위하여 우리 '시산회(詩山會)' 회원들이 더욱 많이 산행에 참여하고, 같이 산행하기를 바라면서 산행기를 마친다.
2022년 12월 26일 염재홍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