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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 : 2012년 7월 14일 (토) / 서울대정문 옆 (10시)
◈ 산행코스 : 서울대정문-삼성산성지-돌산갈림길-호압사-잣나무산림욕장-옹달샘약수터-불로천약수터-시흥3동-뒤풀이장소-금천구청역
◈ 참석자 : 12명 (정남, 종화, 양주, 기인, 원우, 경식, 원무, 재웅, 용복, 전작, 문형, 양기)
◈ 동반시 : “마음” / 김광섭
◈ 뒷풀이 : 부추전, 가오리찜, 홍어회에 맥주,막걸리 및 콩국수 / '한마당식당'<시흥3동, (02) 2651-7907>
아침에 비가 와서 걱정했더니 날씨가 괜찮을 듯하다. 집사람이 강원도에서 집사람 사촌 수녀님들이 보내온 옥수수를 쪄서 배낭에 챙겨준다. 감사할 일이다. 버스를 타고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려 오늘 만나는 장소인 서울대 정문 앞으로 가는 차로 갈아탔다. 여기 저기 등산 복장차림의 사람들이 많다. 모처럼 휴일을 맞은 산객들이 저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참으로 정겹다.
버스에서 내려 두리번 거렸더니 기인 산우와 재웅이 눈에 띈다. 언제 보아도 반가운 얼굴들이다. 조금 기다렸더니 모두 12명의 산우가 모였다. 날씨는 산행하기에 참 좋은 날이다. 오늘 코스는 경식 전회장이 안내하기로 하였단다. 묘령의 여인과 함께 한 길 이라나... 비교적 평탄하고 무리 없는, 딱 맘에 드는 산행이 될 것 같다.
7월 장맛비에 나뭇잎들이 싱그럽다. 쉬는 날 이렇게 반가운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함께 걷는 것이 얼마나 축복스러운 일인가. 전작 총장님이 오늘 산행기를 쓸 차례라고 귀뜸해 준다.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지만, 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마음의 준비가 없더라도 황당하지만, 즐겁게 받아 들이자.
시산회의 전통에 따라 먹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비가 와도 끄떡 없는 팔각정에 자리를 잡고 판을 벌렸다. 용복이 가져온 고창복분자 막걸리에 양기의 살구, 문형표의 홍어무침, 진도태생의 며느리가 묻친 거란다. 기인이 가져온 족발, 정남 전회장의 한과, 두부김치... 떡에, 김치에, 옥수수에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모두 기분 좋게 잘 먹는다. 음식 좋고, 기분도 좋다.
가는 길에 호압사를 지나친다. 금천구의 유일한 전통사찰인 호압사 창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태조는 왕사(王師)인 무학대사(1327~1405)의 조언으로 조선의 도읍을 한양으로 정하고 궁궐을 짓는 중, 태조의 꿈속에 어둠 속에서 반은 호랑이고, 반은 모양을 알 수 없는 이상한 괴물이 나타나 눈에 불을 뿜으며 건물을 들이받으려고 하여 군사들로 하여금 화살을 쏘아 댔지만, 괴물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차례 짓던 궁궐을 무너뜨리고 사라졌다.
태조가 침통한 마음으로 침실에 들었을 때 어디선가 “한양은 비할 데 없이 좋은 도읍지로다” 라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한 노인이 있어 무슨 묘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가만히 가리키는 노인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호랑이 머리를 한 산봉우리가 한양을 굽어보고 있었다. 꿈에서 깬 태조는 무학대사를 불러 말을 전하였고, 무학대사는 호랑이 기세를 누르기 위해 호암산(虎岩山)에 호압사를 창건하게 되었다.
호압사에는 현재 문화재8호인 석약사여래 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도량 내에는 500년의 수령을 지닌 두 그루의 보호수가 있어 이 보호수는 호압사 역사를 입증하는 자료이며, 호압사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마련해 주는 안식처로 육백년 유구한 세월을 품고 있는 전통사찰이다.
약사여래는 중생의 질병치료, 수명연장, 재화소멸, 의식만족을 이루어주며, 바른 길로 인도하는 부처님(여래)를 말한다. 잣나무 약수터를 지나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삼림욕장 안에 있는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하산하였다. 오늘 이동거리는 6.7km로 상당한 거리를 걸었다.
뒤풀이는 안양시와 서울시의 경계에서 서울시쪽으로 검은콩 냉국수 간판이 걸린 ‘한마당’식당에서 가졌다. 콩국수 네 그릇과 맥주 네 병을 나누고, 부족하여 4병을 추가, 안주는 가오리찜과 홍어회를 시켜 즐겁고 맛있게 먹었다.
콩국수는 주인아주머니가 콩물이 준비된 것이 4인분 밖에 없다고하여 4인분만 시켜 나눠먹었는데, 콩물이 진하고 담백하여 한 그릇씩 못 먹은 것을 모두 아쉬워 했다. 장마통에 비도 안오고 참으로 유쾌하고, 알차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번의 산행(중국 '태항산')을 기대하면서...
2012년 7월 15일 신원우 씀.
< 동반시 >
"마음" /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띄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나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