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몸치의 댄스일기(40)-내 관속에다 댄스화를 넣어 다오!
2006.4.10
물론 예전에도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전설의 고향 같은 영화 혹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저승사자는 대부분 남자였다. 여자 저승사자는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왜 이런 생각을 하느냐 하면… ㅋ ㅋ ㅋ … 혼자 생각만 해도 재미있고 즐겁다.
나는 정말 내가 죽으면 내 관속에다 댄스화를 넣어달라고 유언을 남기려고 한다.
왜냐구?
ㅎ ㅎ ㅎ … 뻔하지 뭐.
그리고 묘지에 매장을 하든 화장을 하든 상관없다. 오로지 내 관속에다 댄스화만 넣어주면 된다.
죽으면 육신이야 땅속에 묻히든 화장을 해서 불고기가 되든 무슨 상관이랴!
그거야 살아남은 사람들이 뒤처리해야할 몫이니까 죽은 사람이야 상관없고 살아서 뒤처리 하는 사람들 맘대로 하면 될 테고.
나를 데리러 오는 저승사자는 반드시 여성 저승사자였으면 좋겠다. 그것도 모던 댄스 한 수 하는 고수 여자 저승사자. 남자 저승사자나 댄스를 못하는 여자 저승사자가 나를 데리러 오면 저승길 동행 거부권을 행사해서 저네들이 염라대왕한테서 문책을 받든 저승사자 자격을 박탈당하고 모가지가 날아가든 내 알 바가 아니고.
ㅋ ㅋ ㅋ … !
한 번 가면 다시 못 올 구역만리 저승길을 가면서 댄스고수 여성 저승사자와 모던댄스를 하면서 가면 얼마나 즐겁고 신날까!
구름 위를 지나갈 때는 우아하고 황홀한 왈츠를 완, 투우, 쓰리에 맞춰서 한참 가다가, 샤프하고 경쾌한 탱고 스텝도 밟아보고, 우주선보다 더 미끈하게 쭈욱 쭈욱 나가는 슬로폭스트롯으로 진행하면서 깊은 희열과 환희를 맛 볼 수 있는 리버스 웨이브로 일 만 리 정도 진행하고, 퀵스텝으로 고속으로 진행도 하다가 비에니즈 왈츠로 우아하게 은하계를 한 바퀴 돌고.
둘이 춤에 도취되어 나를 데리고 가던 여성 저승사자와 염라대왕이 있는 저승길 대신에 샛길로 살짝 빠져서 염라대왕이든 옥황상제님이든 그런 분들의 감시권이 없는 곳으로 가서 새로운 댄스 천국을 하나 만들지 뭐.
그래서 이승에서 댄스에 미치고 한이 맺힌 영혼들을 그리로 불러 모아서 동호회도 만들고. 가끔씩 이승의 댄스 매니아들과 교류하며, 우주공간에서 영혼과 산 자들과 화려하고 우아한 댄스파티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그러면 얼마나 신날까!
문제는 나를 데리러 오는 여자 저승사자가 키도 잘 맞고 댄스에 적합한 몸도 만들어졌고 모던 분야에 한 고수 되어야지 운이 없게도 라틴 전문가라면 나하고는 별 볼일 없어질 게다.
모던 고수 여성 저승사자가 없으면 남자 저승사자가 와도 좋으니까 나와 같은 날 죽은 여성 중에서 모던댄스 고수를 내 영혼과 파트너로 붙여서 저승으로 호송해갔으면 좋겠다.
완, 투, 쓰리 혹은 슬로우 슬로우 퀵퀵 하면서 남자 저승사자가 우리 뒤에서 카운터나 불러 주면서 뒤 따르는 그런 마음씨 좋은 저승사자 아저씨라면 그런대로 만족할 게다.
그런데 그 남자 저승사자가 모던 댄스 고수라면... 난 뭐야? 헛물만 켜고 내 파트너를 빼앗기면... 난, 또 저승길 가던 걸 포기하고 달아나든지 거부하고 시위나 하면서 이승을 떠돌아다니는 댄스 귀신이나 되는 거지 뭐.
그래서 댄스파티마다 찾아다니면서 고수 숙녀 분들과 댄스를 즐기고. 아마 댄스파티에서 남자 파트너 없이 혼자서 우아하고 황홀하게 왈츠를 추시는 숙녀가 있다면 내 영혼이 저승길 가는 걸 거부하고 이승에서 아름다운 고수 숙녀분과 댄스를 즐기는 걸로 아시면 될 게다.
어찌됐든 내가 죽으면 내 관속에는 댄스화를 꼭 챙겨 넣어줘야 한다.
이런 상상만 하고 있으니 정말 나는 미친놈인 게 틀림없는 모양이다. 차라리 모던댄스 고수 여성 저승사자나 빨리 와서 저승 구경이나 하러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정말 댄스로 마음과 몸이 맞는 그런 모던댄스 매니아 여성 저승사자는 없을까? 그런 여자 저승사자가 있다면 영혼들의 매니아 클럽이나 만들어서 동지들이나 모집할 궁리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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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폴
댄스매니아도 사춘기가 있는가 보군요, 꿈이 있다는 것은 활력소가 되겠죠 ,꿈은 항상 내곁에서 그 꿈은 이루어지니라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06.04.11 09:32
답글 정신일
파트너의 중요성을 역설하신 글 인 것 같습니다. 쾐시리 저승사자 까지 들먹였습니다만은, 핵심은 역시 그 ``파트너 문제`` 댄스에 있어서 영원한 숙제인 게 틀림이 없을 겁니다. 쌰리 권 선생님도 그 파트너 문제로 결국은 지도자의 길로 진로를 수정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06.04.11 10:37
답글 CBM~
그리고 수의로는 연미복을 입어야 되겠습니다. 푸하하하~~~이승에서 좋은 파트너 빨리 만나시기 바랍니다. 06.04.11 12:11
답글 나우
제가 아는 어떤 신사분은 얼굴이 예쁜 파트너가 더 좋다고 하든디요. ㅎㅎㅎ. 06.04.11 17:23
답글 뜨레비
좋은 생각~ / ^, .^ 06.04.11 18:14
답글 靑絲(청사)
ㅎㅎㅎ 이승에서 존 일 마이 하시면 저승에서 소원 들어준답니다.... 나는 저승에서 고수와 즐춤하는 것 보다 이승에서 하수라도 즐춤하구 짚은뎅ㅇㅇㅇ 입에 딱 맞는 떡이 있겠슴까? 고수던 하수던 서로를 배려하는 매음만 가진다면 띵호와~~~ 06.04.11 20:28
답글 cbmp
청노루님 여전하시네요....ㅎㅎㅎ 06.04.11 20:30
답글 coreaj
참 젬나는 글~다시 읽으니 참~좋습니다~^~^~원하시는 뜻 이루소서~^~^~ 06.04.11 23:07
답글 하얀그리움
운이 없게도 라틴 전문가라면,,ㅎ재미있군요... 06.04.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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