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섬 마을 신안군을 찿아서/소우주
신비의 섬마을 신안군을 찾아서
소우주 정석현
비가 갠 날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초하에
88고속도로를 따라
99의 우리들이
지리산 휴게소에서 커피를 달콤하게 맛보며
광주 나주를 지나 목포 신안을 간다.
요즘은 드물게 보이는 옛말안장 기와지붕이
차창으로 스쳐지나가고
시청 구형버스는 더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달린다.
초록색이 짙은 산천은
한 핏줄 한 자손
반목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옛 선조가 잘못 흘린 말 때문일까?
옛 유배지의 한이 서린 탓일까
어제의 언짢은 생각들이
오늘의 생각을 흐리게 만드는 구나.
간간이 들리는 유행가 경음악 소리에
잠들 듯 말듯 한데
먼 훗날을 바라보며 뚫은
서 해변(목포행) 고속도로
수년전 아카시아 꽃이
만발할 때 밟아본 유달산 기슭을 돌아
자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신안군의회를 잠깐 들러서
해양대학
외항선 뱃고동이 길게 우는 바닷가
신안 비취호텔에 여장을 풀고
국민들 시선이 모아질 복장은 벗어버리는 게 맞더라.
목포항에서 눈물 흘린 이난영 노래가
콧노래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파도가 춤을 추며 햇살을 받아 빤짝이고
우리들은 오늘은 목포에서 쉬는 구나
만찬장
국내서의 자매도시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면서
지역감정을 해소하며 국민 화합의 길로
우정을 돈독하게 승화시킬 결연을 다지고
팔팔뛰는 회 저녁밥을 먹고
자는 듯 마는 듯 밤을 새고
머리와 양말을 드라이로 말리는 아침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서
홍도행 고속 페리 호에 몸을 싣고
바닷물을 가른다.
육지에서 바라본 바다와
바다에서 본 육지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랄까
잔잔한 바다 위를 갈매기가 날고
망망대해 해평선의 뿌연 안개가
인간 세상을 감싸고 있구나.
뱃길 따라 도착한곳 흑산도
검게 타버린 아가씨는 온데간데없고
다시 신비의 섬 붉은 섬으로 향하네.
우린 돌돔회의 진 맛을 맛보려고
유람선에서 낚싯배로 갈아타고
출렁이는 바닷물에 미끼를 달고 던지니
무조건 물고 늘어지는 바닷고기들
낚인 열어, 우럭, 놀래미를 회쳐서 먹으니
그야말로 천하일미인 것을
아! 이 기분, 강태공이 부럽지 않구나.
이런 행복감이 안개를 헤치고 온 또 다른 인생의 맛인 것을
다시 우린 일행이 있는 유람선 쪽으로
부인의 배나 그 어떤 배든
배를 타는 것은 전부 피곤한 것이거늘
오늘의 이 배는 피곤하지가 않구려.
붉은 섬(홍도)
천년기념 지정으로
실금리굴, 석화굴, 만물상, 부부 탑의
슬픈 여자가 우는 눈물이 붉어 홍도를 만들었던가?
거북바위를 딛고 공작새 날던 바위는
오늘도 해상바위를 아름답게 만드는데
고속 페리는 다시 파도를 가르며
외로워서 혼자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옆을 지나 목포로
저녁 만찬에
밤은 바다위에서 짙어오고
바다와 함께 훤할 때 새벽이랄까
모 누군가 새벽 이불이 들썩했던 건
어제의 기운 탓일까만(팔팔뛰는 회)
상의를 벗고
행정선에 몸을 실어 하의도로 향한다.
엔진 굉음에 흰 포말이 날개를 올리며
희뿌연 안개 속을 달린다.
넓은 바다 위
폭 넓은 마음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대중선생이 태어난 곳을
오늘 우리들이 방문 하누나
멀리
안개속의 무인, 유인도의 산봉우리가
아름다운 여인의 젖무덤인양 부풀어 있구려.
결코 접대가 소홀하지 않은 선상에서의 접대
하의면 유기관장들이 반갑게 맞이해주는 배려(유인도9. 무인도 47, )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며
속세를 떠나 무인도에서 살아볼 마음은 없었을까 만
후광의 자( 김대중 대통령의 스승님)
어르신네를 만나 뵙고
덕풍 강당에서 경전만 고사를 익히며
대통령의 고조부님의 묘 터가 연꽃이 피어오르는
가선 대부의 비석을 바라보며
임란 시대
백성을 뭍으로 옮긴 역사의 터
하의면 후손들의 계승이 뚜렷하지 않는 역사 속에
오늘의 대통령을 탄생 시켰던가?
염전에 묻혀 있는 못자리
옛 집터가 대나무로 둘러싸여
유채꽃 열매가 익어가는 들판에
태양을 바라보며 기념사진을 남기고
염포(세발문어)요리. 붕장어 구이에 취한 채
해풍은 머리카락을 날리는데
흰 포말은 또 자매도시의 우정에 이별의 손을 흔든다.
세심한데까지 신경을 써주던 고마운 정
그 정을 간직하고 탐진 강변 국도를
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구형버스는 달린다.
능숙한 칼 솜씨에 병어회가 입안에서 녹고
소주, 맥주, 칵테일에 드디어 터지는 합창소리
흑산도 아가씨가 눈물을 흘리고
섬진강 굽이굽이 남해 고속도로를 따라 사천을 지나니
옛 병영생활이 눈에 어리네.
진주라 남강의 촉석루엔
아직도 논개는 외장을 껴안고 있는 듯하고
김주열의 4.19가 마산을 만들었을 까만
어쨌거나 구형버스는 경산을 향해 달린다.
구마 고속도로에 오르니
사이키 조명은 반짝이지 않지만
흥겨운 음악에 고고 춤이 춤 인생을 만드는 구나
멀리 우방타워에서 경산을 바라보듯이
또 다른 다음 삶을 위해 집을 찾는 우리들
그래도 희망은 있단다.
1999년 6월5일
아래 김대중 대통령님의 스승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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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뱃길 신안군에서 행정선으로 안내를 해주었슴
신안군 홍도 앞바다에서 바다 낚시을 하며
즉석에서 회를 먹어니 천하 일품 이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