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본래 2024년 5월 22일 21시 온라인사랑방 모임을 열었으나 참여인원이 없어서 회장 김형선 스테파노가 개인 사랑방 나눔글을 올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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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개인비전:
어제 밤에 퇴근하고 할아버지 댁에 다녀왔습니다. 퇴근하고 지하철 타고가며 온라인 회의를 하는데 갑자기 할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오는겁니다. 내일 보일러 고치러 기사가 오는데 전화가 진동으로 되어있으면 연락을 놓치니까 소리모드로 바꿔달라는 겁니다. 우리한테는 매우 쉬운 일이지만 할아버지는 손자를 호출할 정도의 일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밤에 길을 돌려 할아버지 댁에 들러서 할아버지에게 소리/진동/무음 모드 바꾸는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그게 너무 간단해서 허탈해 하심과 동시에 그 조작법을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네, 그래서 제가 직접 간 것이지요. 문득 할아버지를 찾아가뵈니 어릴적에 크고 훤칠한 모습에서 많이 야위고 작아진 모습으로 바뀌셔서 마음 한켠이 짠했습니다. "할아버지, 핸드폰 조작은 외국어를 익히는거와 같아요. 저희는 어릴적부터 익혀왔지만 할아버지는 나이들어서 배우시는거죠. 천천히 익히세요."라고 말씀드리니까 그래도 힘들다고 하십니다. 밤이 늦어 집에 가야했습니다. 할아버지를 조금 오래 허그해드렸습니다. 어릴적부터 꾸준히 저를 예뻐해주셨던 할아버지시고 무척 자랑스러운 할아버지이십니다. 이렇게 오랜세월 할아버지를 모시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해드리겠다는 마음에, 밤늦게 불려갔다는 짜증이 날아갔습니다. 마음 복잡한 하루를 마치고 할아버지를 직접 만나뵐 수 있어서 오히려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찾아뵘이 무거운 의무라기보다는 사실 저를 위한 선물이었습니다.
사랑방 복음비전: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마르 9,39-40)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은 서울역 광장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선교하고 먹을거리를 나누어주는 개신교우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선교에 열심인지 모릅니다. 예수님으로 분장하고 종이박스로 만든 것 같은 십자가를 지고 보여주는 그런 빈자친화적인 선교를 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자선을 베푸는 사람들. 그래서 저는 그들을 막지 않습니다. 간혹 저희가 나눠주다가 그들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 그들이 선교할 때에는 나눠주지 않고 그냥 지나갑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성모님에 대한 적개심을 심어줄까 걱정도 됩니다. 평소에는 우리를 반대하지 않더라도, 성모님 얘기를 하면 반대하는 자가 됩니다. 그래요, 그건 그때 생각해봅시다. 모든 은총은 예수님에게서 나와 성모님을 통해서만 오기에, 성모님을 무시하는 신앙은 빈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성모송을 광장에서 바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주모경, 하느님 자비의 5단기도를 광장에서 바칠 때 더욱 큰 정성으로 바쳐야 하겠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다른사람이 우리 교회 밖 사람이라면 그의 소속을 보고 그를 지지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그의 언행을 보고 그를 지지할지 말 지를 결정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느님, 저희와 함께하시어 저희를 부디 바른길로 이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