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위하여 외 1편
김수원
가끔 너의 손은 붉게 핀 맨드라미 군락지였다가
손등부터 눈부신 백야가 되기도 한다
네가 손을 휘저으면 눈사태가 일어난다
춤사위처럼 너의 손이 넘실거리는
하얀 설산을 오르다 내리다
나는 시간의 여행자다
설산을 쪼갠 너의 손이 잘게 쪼개 놓은 사물들
사과와 양파
내리치는 것에 익숙한 것들이 탁자 위에 늘어나면
너의 손은 칼이다
산봉우리보다 높고 날카로운
너의 손이 단번에 쳐낸 문장들이 시가 될 수 있을까
히말라야 설산을 쪼갠 너의 칼에서 눈보라가 일어난다
나의 원고지 위로 쏟아지는 하얀 문장들
결국 너의 손은 히말라야 설산이다
바람의 지도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발바닥에
바람을 밟고 다녔던 곳에
어둡고 습한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있다
하늘의 지도를 만들려고
가장 높은 바닥을 그렸지만
가장 낮은 바닥을 디뎌야 하는
발바닥은 천문의 지도가 되었다 그것이 숙명이어서
발이 밟았던 바람의 주기율표를
별자리로 바꾸는 아버지는 연금술사였다
북극성을 따라가다 보면
가족은 가장 빛나는 별이었다
별자리마다 경락으로 빛났지만
척추는 무너져 있었다
금을 따라 숨을 들썩이는
발바닥 지도를 보며
별자리를 찾는 삶이어서
별자리 쪽으로 펴는 발가락이어서
신발을 신으며 아버지는 발바닥부터 뜨거워지곤 했다
김수원 프로필
주소; 인천시 남동구 선수촌공원로 96, 204동601호 (아시아드선수촌아파트)
우편번호:21580
E-MAIL: oh679566@hanmail,net
전화번호 : H.P 010-4530-1254
약력:강원도 영월출생
2017년 불교문예 시 등단.
2019년 한국시조문학 시조 등단.
작품집: 바람의 순례. 청색 시대 등 동인지 다수
수상내역: 2017년 참여문학상.
2022년 계간문예 상상탐구 작가상.
2023년 계간문예 서로다독 작가상
. 2023년 숲속의 시인상 장원수상
국제 펜 회원. 한국문인협회 복지위원. 불교문예 부회장. 계간문예 이사. 서로다독 부회장 산림문학 이사겸 편집위원.
2006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전문가 과정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