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침표는 여여(如如) 한 삶으로
화려한 샹들리에를 가까이서 보신 분은 압니다.
손이라도 찔리면 아플 것 같은 날카로운 병 조각일 뿐, 보석이 아닙니다.
만들어 지기까지 수많은 상처를 냅니다.
오늘도 화려한 빛의 샹들리에를 차지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용맹하게 다가섭니다.
빛나는 황금 링에 오르기 위해서는 수많은 상처를 입고 그 상처에 새살이 돋기를 반복할 때 인생에 철이 든다 합니다.
콧수염과 코트로 무성영화 시대를 풍미한 찰스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습니다.
인생이 샹들리에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겠죠.
모든 인생이 꿈꾸는 행복이란 무엇일까...
어쩌면 파랑새와 같은 존재일지 모릅니다.
오늘을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
귀감이 되는 인물의 유언은 아니더라도 노래 가사 한 줄에도 밑줄을 칠만한 인생의 진리가 숨어 있습니다.
김수현이 쓴 TV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그런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발이 엄마로 분한 김혜자가 인생무상을 한탄할 때마다 읊조리듯 따라 불러 히트한 노래 ‘타타타’에서 말입니다.
가요계 음유시인 양인자와 남편 김희갑이 함께 만들어 김국환을 스타 반열에 올린 노래지요.
아주 복잡한 세상살이를 단순하고 쉽게 노래한 ‘타타타’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더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 어허허허~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우리가 사는 인생길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안개 길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어울려 살면서 희비애락을 만들지만 그래도 산다는 건 좋다고 말합니다.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건 괜한 말이 아니죠.
물론 산다는 걸 좋다고 매일 노래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상대를 몰라 불안하고, 때로는 상처와 고통의 비에 젖어 아파해야 합니다.
그런 우여곡절의 연속이 우리네 삶이니까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실연하고, 낙방하고, 좌절하며 방황합니다
때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도 잃습니다.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길지 않을 여생을 어떻게 살까 생각합니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wellbeing(잘 살기), wellaging(잘 늙기), welldying(잘 죽기) 이란 말이 부쩍 회자됩니다.
흘러간 물은 돌릴 수 없더라도 남은 인생을 어떤 삶으로 마침표를 찍을까.
여건은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것을 염두에 두고 살 수 있다면, 어영부영 세상을 끝내지는 않게 될 것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삶, 남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겠지요.
‘타타타’의 가사가 말하듯 한 세상을 밍밍하게 걱정 없이 산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역설적인 생각도 듭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비에 젖기도 하고 바람에 시달리며 살아야 합니다.
눈 감는 날까지 고통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말입니다.
‘타타타’는 산스크리트어로 ‘여여(如如)’라는 뜻입니다.
여여는 있는 그대로 그런 뜻으로 일반적으로 여여는 순수하고 항상 하는 안정된 마음의 상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있는 그대로로 새기는 것이 맞을듯합니다
아프면 딱 아픈 그대로, 기쁘면 딱 기쁜 그대로,더하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인연 따라 오고 가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대로가 여여함입니다
딱 그대로만, 그대로 외에는 아무것도없는 상태.
다르게 표현하면 하느님의 뜻 그대로 이루어지는 상태입니다
세상살이를 ‘여여’하게 바라볼 때 세상 밭에 씨를 심고, 물을 주고, 비바람을 견뎌내며 수확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과 ‘보여주는 대로 보는 사람’ 두 부류가 있습니다.
노자(老子)는 무위(無爲)를 통해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사람은, 보여주는 대로 보는 사람에게 진다.’고 했습니다.
유 위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봐야 삶의 범주가 넓어진다는 의미겠지요.
그런 사람이 훗날 ‘산다는 건 좋은 것’이라고노래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삶으로 생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까?
해답은 지금 내가 쥐고 있는 시간에 있습니다.
손에 쥔 이 순간을 사랑하면서 아름답게 생각하고 경건하게 살자.
절제하면서 살자.
그렇게 살아간다면, 내가 살아갈 모든 것들을 한마디로 ‘여여’하게 표현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