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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97(응칠)에서 시작된 '응답하라 열풍'은 응답하라1994(응사)로 이어졌고 그 여세를 몰아 응답하라1988(응팔)까지 큰 성공을 거두게 만들었죠.
응답하라 시리즈 1
(극본 이우정, 이선혜, 김란주)
드라마 간략 소개
배우 : 정은지, 서인국, 은지원, 신소율, 이시언, 성동일, 이일화 외
연출 : 신원호, 박성재
극본 : 이우정, 이선혜, 김란주
tvN에서 12년 7월 24일부터 12년 9월 18일까지 방영한, 총 16부작의 드라마이다.
사실 응답하라 1997 이전에는 케이블 드라마라고 할만한 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에,
케이블의 전성시대를 연 최초의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정은지(극 중 성시원)와 서인국(극 중 윤윤제)의 소꿉친구에서 부부까지의
스토리
1990년대 H.O.T와 젝스키스에 열광하던 팬들이 일명 '빠순이'라 불렸던 그 시절. H.O.T 멤버중 토니에 빠져 별명마저 '토니빠'였던 여고생 성시원(정은지)과 어릴적 친구이며 동창인 윤제(서인국)와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 그들이 사회에 나와 성장해가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입니다.응답하라 1997의 특징 중 하나는 윤제를 향한 강준희(호야)의 동성애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거부감없이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시원을 향한 윤제의 일편단심과 그로 인해 친구와 사랑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시원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원의 담임이자 윤제의 형으로 시원을 여자로 느끼는 윤태봉(송종호)과 평소에는 까칠하지만 형에게만은 절대적인 윤제의 갈등을 설레임과 안타까움으로 공감하게 하였습니다. 가수인 정은지의 첫 연기를 성공적으로 만든 드라마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합니다.
응답하라 시리즈 2
(극본 이우정, 이선혜, 김란주)
응답하라 시리즈 중 두 번째로 방영된 응답하라 1994는 지방 사람들의 눈물겨운 상경기와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등의 사회적 이슈를 담은 드라마이며 총 21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버지(성동일)와 어머니(이일화)가 하숙을 운영하는 성나정(고아라)과 어려서 오빠를 잃은 나정을 곁에서 오빠처럼 지켜주고 의지가 되어준 쓰레기(정우), 고향을 떠나 나정의 집에 하숙을 하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펼치는 칠봉이(유연석) 등의 대학 새내기와 이들이 사회초년생이 되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소나무같이 늘 변함없이 지켜봐준 오빠인 쓰레기를 남자로 사랑하게 된 나정이, 그런 나정이를 해바라기하는 칠봉이의 애틋함과 각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이 좌충우돌 하는 모습과 순박함은 함박웃음을 짓게 만들었습니다. 칠봉이(유연석), 삼천포(김성균), 빙그레(바로), 해태(손호준)같은 별명으로 친근감을 조성한 것도 좋은 점이었습니다. 또한 엉뚱한듯 유쾌발랄한 코믹연기를 선보인 고아라의 색다른 매력을 볼 수 있었으며 음침한 악역이 대부분이었던 김성균이 이웃사람의 살인마였다는 것조차 잊게하는 신들린 연기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고아라와 김성균 뿐 아니라 응답하라 1994는 정우, 유연석, 손호준 등의 이름 없던 배우들이 유명해지는 발판이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이렇듯 개인적인 생각이나 전작인 응답하라 1997 보다 출연진들의 활약이 더욱 도드라진 것 같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 3
(극본 이우정, 이선혜, 김란주)
최근 종영된 응답하라 1998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골목을 배경으로 한 코믹가족드라마로 총 20부작입니다.
은행원 아버지 성동일과 어머니 이일화, 언니 보라(류혜영)와 동생 노을(최성원)을 둔 덕선(혜리), 대리점 사장인 아버지 김성균과 어머니 라미란, 집착증이 다행인지 로또로 집안의 경제를 뒤바꾼 형인 정봉(안재홍)을 둔 정환(류준열, 정팔이), 편모인 김선영과 눈에 넣어도 안아픈(?) 동생 진주(김설)를 둔 선우(고경표), 황금당이란 보석상을 하는 아버지 최무성과 오붓(?)하게 사는 택(박보검), 체육교사인 아버지 유재명과 보험왕 어머니를 둔 동열(이동휘, 도룡뇽)이 등장합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터줏대감인 성동일, 이일화를 주축으로 그 외 네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와 달리 가족들의 이야기와 1988년도의 올림픽, 대학가요제에 대한 추억으로 구성되었죠.
그 시대 이웃간의 나누는 정, 형편이 어려웠던 시대인 만큼 친구의 보증을 외면하지 못하는 정 많은 가장으로 그 뒤에 강제퇴직을 당하는 아버지의 처진 어깨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건강. 그리고 폐경기에 오는 쓸쓸함. 편모, 편부 가정의 자녀를 위한 희생(?)과 고충 그리고 88올림픽, 대학가요제 요소요소에 추억과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동을 담아냈습니다.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덕선, 정환, 택의 삼각관계였는데요~ 덕선과 정환의 미묘한 심리전은 첫사랑의 설레임과 애틋함을 잘 그려냈고 덕선과 택의 사랑은 자연스러움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올리진 못한 듯합니다. 덕선과 택의 사랑에 수긍하기에는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는 정팔과의 갈등들을 오래 끌었고 정팔의 심리가 너무도 남자주인공처럼 와 닿은 상태에서 후반전 급하게 몰아부치는 듯한 덕선과 택의 사랑을 받아드릴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할까요? 역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덕선과 택의 마음도 생각만큼 잘 표현되지 못했고 친구마저 잃을까 두려워하는 덕선의 망설임 또한 섬세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최고봉이 될수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응답을 끝까지 듣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요즘 재밌게 보고있는 응답하라 시리즈
드라마를 보다보니 PD 신원호 프로듀서가 누군지 궁금해졋는데요. 특이하게도 화학전공학과 라니 ㄷㄷ
KBS 시절 작품은 남자의 자격,올드미스 다이어리가 있네요.
웃슴과 감동을 동시에 잡은 작품들의 연출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공중파 드라마의 인기 주인공들도 아닌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않은 신인들로 구성된 점이 무척 놀라웠었는데요.
그 신인 주인공들 역시 이 드라마로 인해 크게 성장시켯다는 점 또한 탁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늘상 나오는 검증 되엇다는 인기 배우는 오히려 식상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신인들을 발굴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고,자신의 능력으로 지상파 방송국의 시청률을 위협하는 종편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니 천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재밌는건 1994 감동적인 가족애를 볼려면 1988을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응답하라 시리즈의 또 다른 시각
내가 응답하라 시리즈를 싫어할 수 밖에 없는 이유(펌글)
나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재작년 <응답하라 1994>방영 직전에 처음 봤다.
그 전의 <응답하라 1997>도 찾아 보았다. 맨 처음에 이 시리즈를 보고 든 인상은 '근대적 시민의식을 거부하다 못해 드라마까지 끌어들여 회귀하려는 시대상'이었다.
동시대성을 적극 고민하고 반영하며 더 나아가 터부시된 사회적 금기까지 건드리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은 미디어 컨텐츠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개인의 윤리적인 의견) 과거의 불필요한 유산, 특히 무분별하게 미화된 관습들을 적극 홍보하는 점에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절대 옹호할 수가 없게 되버린 것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동일-이일화 배우의 가부장적인 부부상이다.
두 배우는 세 시즌에 걸쳐 부부를 연기하고 있는데,이 부부의 캐릭터는 개그 요소를 통해 미화한 가부장제를 드라마의 주인공인 청년들에게 교육시키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또한 가부장제로부터 오는 부조리함을 아련한 추억, 모두가 이겨내야만 할 일상의 피로,한 개인의 매우 사적이고 별 것 아닌 성격, 심지어 귀여운 단점으로 묘사한다.
더욱 심각한 건 이러한 방식이 세 시즌을 통과하는 동안 변화하는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일화가 맡은 캐릭터는 항상 아이들을 양육하고 가사를 돌본다.
그녀가 맡은 역할의 배경은 가족의 대사만으로 설명되며 그녀가 하는 고민은 오로지 함께 동거하고 있는 가족만이 대상이다.
성동일이 맡은 캐릭터가 자신의 부모와 형제 등 넓은 울타리로서의 가족,인간의 죽음,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찰 등 다채롭고 철학적인 고민을 능동적으로 하는 인간으로 묘사되는 것에 반해 이일화가 맡은 캐릭터는 단 한 번도 그렇게 연출된 적이 없다.
또한 그녀가 가사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때는 오직 '임신 중'일 때 뿐이다.
이마저도 캐릭터가 동거인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묘사되기까지 했다.
물론 1997년, 1994년, 1988년에 이르기까지 시대상으로 따지자면 이 시리즈에서 이일화 배우가 분한 역할에 어떤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순 있다.
하지만 과거-현재(지금은 2015년, 21세기이다.)를 자유롭게 오가는 드라마의 특성이 가부장제의 축소 혹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음에 최적의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그런 시도가 없었다.
드라마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성동일-이일화 부부 캐릭터의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왕자와 공주의 봉건적인 해피엔딩 판타지 때문인지는 몰라도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성 역할은 심각하게 고정되어 있다.
<응답하라 1997>,<응답하라 1994>에는 이성애자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남성 조연 캐릭터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짝사랑은 모두 학창시절, 젊은 혈기로 휩싸인 '한 때'의 추억으로 마무리 되었다.
심지어 <응답하라 1994>의 빙그레는 자신을 좋아하는 같은 과 여자 선배와 연애와 결혼을 하기도 했다. 동성애를 어리고 젊은 시절의 추억 혹은 실수로 묘사하는 것은 호모포비아들의 단골 멘트이다.
물론 제작진은 동성애에 빠진 남성 캐릭터를 창조하여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취감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캐릭터들은 '동성애자'가 아닌 '한 때', 동성애를 아주 잠깐 느꼈던 이성애자 남자일 뿐이었다.
이왕 시작할 거, 자살까지 선택하는 이 땅의 수많은 10대 성소수자들을 위해 그들의 고민과 현실을 반영하는 에피소드를 만드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물론 그런 점에서 디테일하게 따지자면 1997이 훨씬 낫다. 개인적으로는 연출도 그렇고.)
그리고 여성 캐릭터들을 살펴보자면 할 말이 많다.
갓치들은 능동적인 여성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나는 적어도 아무 곳에서나 사투리를 쓰고 욕을 하고 더럽고 지저분하고 실수가 잦은 것이 능동적인 여성의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그냥 '말괄량이' 일 뿐이다.(우리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셰익스피어'가 '16세기'에 쓴 희극임을 상기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심지어 여성들조차도 능동적인 여성을, 페미니스트를 목소리가 큰 여자, '기가 쎈 여자', 제멋대로인 여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어떤 사항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말괄량이의 특징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갓치들이 지금까지 봐왔던 목소리가 큰 여자, '기가 쎈 여자', 제멋대로인 여자가 모두 페미니스트였는가? 아닐 것이다.
응답하라 세 시리즈의 여주인공은 모두 말괄량이로 묘사된다.
대부분의 팬들은, 심지어 제작진조차도 여주인공의 말괄량이 특성을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그것은 아주 교묘한 속임수일 뿐이다.
(한국드라마 중 내가 앞서 말한 혐의에서 벗어나는 드라마가 얼마나 될 것 같은가.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주인공들은 전문직이며 여주인공들은 이를 보조한다.
나는 <응답하라 1994>에서 그나마 가장 학력이 좋았던 나정이가 쓰레기의 반찬 셔틀로 쓰이는 것을 보며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했다.
안정적인 자본이 21세기 멜로 드라마, 영화의 필수 요소라고 하더라도 두 남녀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배경이 모두 병원인데, 그것이 남성의 직장이기 때문이라면 그 드라마는 집어치우는 게 좋다. 지금은 21세기이다.
<응답하라 1997>에서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된 시원이의 경력 단절을 어느 누가 걱정했겠는가?
시청자들은 그저 귀여운 커플의 투닥거림과 '꽁냥질'을 즐겁게 소비하면 될 뿐이다.
나정과 시원은 수도권 출신 남성들이 가진 '사투리 쓰는 여자'에 대한 판타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