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4-1 구간길
( 흰여울 문화센터에서 감천항까지 )
흰여울 문화마을 카페 전망대에서 바라본 영도 앞 바닷가는 파란잿빛에 고요한 평화가 바다위에 앉은 듯이 바닷물은 잔잔하고 푸근한 빛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마음을 부드럽게 정온하게 하여주는 것 같다. 오늘 걷는 이날 영도 보건소에서 나와서 걷기 켐페인 홍보를 하고 있었다. 걷기 엡(워크온)에 대하여 설명하고 손수건 같은 기념품을 선물로 드리는 것 보고 마음이 흐뭇하였다. 시민들 건강한 생활을 위하여 섬기고 있으니 얼마나 따뜻한 생활인것인가를 알수 있었다. 우리는 가야할 곳이 있기에 그 자리를 떠나 해안선을 따라 보폭을 옮긴다. 해변의 파란 향기를 받아서 영도앞 바다 방파재길을 건넌다. 방파재 길은 푸근하고 상쾌하게 하여준다.바다의 내음과 넓게 퍼진 물결을 보니 마음을 푹신히 적셔 주는 것 같다. 헝클어지고 복잡하였던 것 바다의 바람과 푸른물결이 얶혀 있던 것 다 흘러보내는 것 같다.
그런 바탕에서 기운을 얻어서 남항대교 철계단을 올랐다. 다리위에 올라서니 장엄한 광경이 펼쳐졌다. 대교의 위용이 활기차게 드러내었다. 길게 뻗은 다리에는 사람이 힘차게 활기있게 걸을수 있는 자주색 도보길이 열려져 있었다. 그 길을 밟는데 있어서 장관이 연출된다. 걷는길 저쪽 바닷가 부산의 명물들이 반짝인다. 갈매기 지붕을 입힌 자갈치 시장 건물이 보이고 저멀리 용두산 타워가 눈앞에 들어온다. 삶의 이모저모의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청청한 바다표면에 더하여지는 경치는 가히 천하일색 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남항대교 끝지점에서 이제 또 다시 계단을 타고 내려간다. 어는 중년의 여인이 바다를 향하여 두손을 모우며 고개를 숙이며 절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에게 나지막한 소리로 “예수님을 믿으세요” 하면서 철계단을 내려왔다.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만 섬기며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참으로 불쌍하고 안타깝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신다. 이제 대교밑에 내려와서 송도쪽을 향한다.
바다의 내음과 햇살이 마음을 풍온하게 한다.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사뿐이 걸어간다. 송도의 해변이 눈앞에 비쳐진다. 그 유명한 송도해수욕장, 규모가 매우 크지는 않지만 이 바닷가는 여성적이고 섬세하며 은은하다. 주변에는 구경할것이 많다.송도 방파제 벽면에는 아주 옛날의 송도의 모습이 사진에 담아져 벽면에 붙어있다. 아련히 옛 생각이 흘러나온다. 구름다리를 타고 건넜던 일들, 그 다리 앞에 있는 찻집에서 노래를 감상했던 일이라든지, 그 소리 듣고 차마시면서 생각에 잡혔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송도의 연가가 온통 바닷가에 흘러 퍼진다. 옛날에는 저 바닷가에서 연인들이 배를 타고 노 저으며 속삭였던 장소이다. 이젠 송도 해변 바닷물을 적시며 즐겁게 분위기를 잡으며 걷는다. 모래 해변의 물살에 발 담그며 걸어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우리의 일행중 다섯명이 이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파란 물결에 발을 담그니 마음이 시원하고 후련하다. 복잡하고 억눌리며 쓰라렸던 것이 밀려가는 물결에 다 떠내려 가기를 바라면서 걷는다.
부드러운 모래밭의 색상이 마음을 환하게 밝히며 마음을 부드럽게 덮여준다. 송도의 해변은 마음의 창을 활짝 열어준다. 청순한 시절의 세계로 들어가게 하여 주구나, 모래밭에 아련하게 그 시절의 추억을 되돌리게 하려고 자국을 남겨둔다. 누군가 이 자국을 보고 바다의 낭만을 즐기기를 바라면서 걷는다. 바다의 바람이 머리카락을 흔들리게 한다. 바다의 재취가 물씬 쌓여온다. 많은 물줄기의 빛깔을 가슴에 담고서 이제 암남공원으로 방향을 돌린다. 이 공원은 숲으로 둘러쌓여 있다. 앞쪽에는 송도의 바닷가가 큰 물결을 이루고 있고 산길에는 풀꽃 단지와 소나무의 기세가 언덕받이를 지키고 있다. 언덕받이 산은 붉음과 초록의 배합이 장단을 맞춘다. 그리하여 걷는길이 신선하고 싱그럽고 따분하지가 않다. 함께 걷는 이들이 서로의 힘이 되고 울타리가 되며 끈끈한 연대를 이루어 간다. 인생의 정원을 만들어 가고 소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서 연출의 마당을 열어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유대감이 형성이 되고 공감이 이루어 지면서 값진 잎사귀를 맺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장군산 순환도로를 걷고 있다. 암남공원을 지나니 한적하고 외진곳인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 아니라서 낮설고 생소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늘씬한 가로수 길이 우리를 맞이하고 상큼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싱그러움을 만끽한다. 감천항이 다가오자 누군가 그렇게 이야기 한다. 자신이 젊었을 때 이곳에 와서 회식하며 회포를 즐겼던 대화를 끄집어 낸다. 과거에 감천항은 횟집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바닷가의 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지금 감천항은 산업화의 물결에 따라 많은 지형이 바꿔져서 화물선, 상선들이 이곳에 많이 입항한다. 조선소 선박회사들이 자리잡아 있다. 산업의 구조가 달라지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목길을 돌아서 큰 도로 쪽으로 나오는데 몆몆 횟집이 눈에 뛰게 들어온다. 산업의 동향이 바뀌었어도 우리의 풋풋한 먹거리와 낭만을 젖게하는 바다의 자원들은 미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는 가운데 사람사는 재미는 한층 달아오르고 감천항 부근의 음식점은 이것을 다소나마 충족시키고, 사람들의 원초적 향수를 품어준다.
< 2021.3.12(목) 밤 >
황홍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