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거에 드는 시기(Vassaūpanāyikā)
1. 그러자 비구들은 이와같이 생각했다.
'언제 안거에 들어가야 할까?'
세존께 그 사실을 전했다.
‘비구들이여 우기동안에 안거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한다'
Atha kho bhikkhūnaṃ etadahosi— “kadā nu kho vassaṃ upagantabban”ti? Bhagavato etamatthaṃ ārocesuṃ. “Anujānāmi, bhikkhave, vassāne vassaṃ upagantun”ti.
2.그러자 비구들은 이와 같이 생각했다.
'몇개의 안거에 들어감이 있을까?'
비구들이 그 사실을 세존께 물었다.
‘비구들이여 안거 들어감에는 두 종류가 있다. 전기와 후기이다. 곧 아살히(Āsālhī) 달의 보름 이후 다음 날에 우안거를 시작하면 전기이고,아살히 달의 보름에서 한 달 뒤에 우안거를 시작하면 후기이다. 비구들이여 우안거 들어감에는 이러한 두 가지가 있다.
Atha kho bhikkhūnaṃ etadahosi— “kati nu kho vassūpanāyikā”ti? Bhagavato etamatthaṃ ārocesuṃ. “Dvemā, bhikkhave, vassūpanāyikā— purimikā, pacchimikā. Aparajjugatāya āsāḷhiyā purimikā upagantabbā, māsagatāya āsāḷhiyā pacchimikā upagantabbā— imā kho, bhikkhave, dve vassūpanāyikā”ti.
......
한때 마가다 국의 왕 쎄니야 빔비싸라는 안거를 연기시키기 위해 수행승들에게 사신을 파견하였다.
[빔비싸라] ‘존자들께서는 다음 보름날에 안거에 들면 어떨지요?
세존께 그 사실을 알렸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왕들의 (의사를) 따를 것을 허용한다.”
Tena kho pana samayena rājā māgadho seniyo bimbisāro vassaṃ ukkaḍḍhitukāmo bhikkhūnaṃ santike dūtaṃ pāhesi— “yadi panāyyā āgame juṇhe vassaṃ upagaccheyyun”ti. Bhagavato etamatthaṃ ārocesuṃ. “Anujānāmi, bhikkhave, rājūnaṃ anuvattitun”ti.
아살히(Āsālhī)달은 인도 태음태양력의 네번째 달입니다.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태양력인 그레고리력에 따르면 6월22일~7월22일입니다.
남아시아에서 우기는 대략 4달이기 때문에 몇 개월 동안 비구들은 두 가지 우안거 기간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Āsālhī(대략 7월)달의 보름(full moon)다음 날 시작; 그리고 두 번째는 다음달 보름의 다음 날부터 시작됩니다. 현재 첫 번째 우안거는 7월 보름달(full moon)에 시작되며 두 번째 경우 8월의 보름(full moon)입니다.
왜 붓다께서 두 번의 우안거 기간을 정했는지, 경전은 말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주석서는, '첫 번째 우안거에 들어간 다음 어떤 이유로든 첫 달 내에 우안거가 "중단"되면 성공적인 안거에 따라 주어지는 카티나 특권(5개중 1개)을 받기 위해 두번째 우안거에 들어갈수 있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합니다.
전기와 후기 안거를 두는 이유에 대한 사회적 맥락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처님 시대에는 음력을 정하는 것이 각 왕국이나 공화국 정부의 책임 중 하나였습니다. 종교적 행사나 국가의 행사 농업에 있어 달력을 제정하는 것은 국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였습니다.
인도에서 왕의 권위에 의해 3년에 한번씩 33일이 추가되는 음력체계에서 7월(Āsālhī) 한달이 더 추가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논쟁을 피하기 위해 부처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왕의 뜻을 존중하도록 허용했습니다. 왕이 Āsālhī 보름달(7월) 지정을 한 달 더 연기하기를 원하면 비구들은 이에 따를 수 있었습니다.
율장에서도 빔비사라 왕이 안거를 1달 연장하기 위해 비구들에게 사신을 보냅니다. 아마도 윤달을 삽입한 년도 였을 것입니다. 부처님은 왕들의 의사를 따르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비구들이여,왕들(의 뜻)에 따르는 것을 허용한다."
Anujānāmi, bhikkhave, rājūnaṃ anuvattitun.
재미있는 것은 왕들(rājūnaṃ)이란 복수 대격(pl.dat) 입니다. 빔바사라 대왕뿐만 아니라 다른 왕들의 명도 따를 것을 허용한것이죠.
인도 왕들은 새로운 왕조를 시작할 때 새로운 영광스러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하기 위해 새로운 0년을 선언하는 것을 엄청나게 좋아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는 그레고리력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년을 0년으로 사용합니다.) 이 새로운 제로 날짜는 새로운 왕조로 대체될때까지 그들의 왕국 전체에서 따르고 새로운 달력이 새로운 제로 날짜로 시작됩니다.
인도 전역에서 319년에 시작된 굽타 시대와 606년에 시작된 하르샤 시대를 포함하여 수세기에 걸쳐 수백 개의 달력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은 인도를 연구하는 역사가들에게 날짜와 연도를 비교하는 것을 불가능하고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인도의 태음태양력
태음력 12개월은 태양년보다 11일 짧은 354일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이 음력만 사용하면 봄, 여름 또는 겨울이 발생하는 달이 해마다 변경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계절은 태양 주위의 지구의 움직임에 따라 다름) 사실, 몇 년에 한 번씩 12월에 여름이 찾아옵니다!
따라서 매년 봄이나 여름이 같은 시간에 오기 위해서는 음력 달력이 어떻게든 태양년과 일치해야 했습니다.
고대 인도인들은 이 두 가지를 매우 흥미롭게 혼합한 태음태양력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힌두 달력은 태음 태양력 달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2개월은 달을 따라 움직이고 1년은 354일입니다. 그러나 3년마다 29일이라는 음력 1개월을 추가로 생성하여 33일(11일 ×3)이 추가됩니다. 나머지 4일은 여기 저기서 조정됩니다. 태양의 공전주기를 따른 태양력을 계산하여 윤달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인도의 12개월은 1월Chaitra, 2월Vaisakha, 3월Jyeshtha,4월 Āṣāḍha,5월 Shravana, 6월Bhadra, 7월Ashvin,8월 Kartik, 9월Agahana, 10월Pausha, 11월Magha, 12월Phalguna 입니다. 따라서 3년마다 이 달 중 하나는 같은 해에 두 번 발생합니다. 마치 1년에 두 번의 4월이나 두 번의 7월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인도에서 네번째 달인 Āṣāḍha는 여기 경전에 나오는Āsālhī와 같은 달입니다. 빠알리는 Āsālhī이고 산스크리트는 Āṣāḍha입니다.
3년에 한번씩 33일이란 한달이 추가되기 때문에 왕이나 공화국이 이런 날짜를 관리했습니다. 왕의 명령으로 Āsālhī달이 한달 더 연장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동아시아에서 태음태양력
인도와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에서 하늘을 관측함은 천자만의 특권이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는 중국 황제가 지정한 태음태양력을 주변 국가가 사용해야 했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전통적으로 하늘의 명을 받아 임금으로서 정당성을 부여받고 왕조의 권위를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세종대왕때 칠정산이라는 오차가 거의 없는 우리의 실정에 맞는 역법을 만들었으나 중국의 눈치를 보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임진왜란때 명이 파병하자 선조는 우리가 다른 역법을 쓰는 것이 명나라에 알려질까봐 알아서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칠정산을 통해 계산한 1년은 실제 지구 공전일과의 오차가 -1초밖에 안 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레고리력보다도 오차가 작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청나라때 만든 시현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태음태양력과 항성년,회기년
현재 동남아시아 버마 불교달력은 인도의 태음태양력 달력을 기초으로 하여 계산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태양력은 항성년(Sidereal year)을 사용합니다. 동남아시아 버마 달력은 인도와 같은 항성년을 사용하나 회귀년(tropical year)에 적합한 메토닉 계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이상한 조합때문에 인도의 항성년과 100년에 1일정도의 오차가 생깁니다.
항성년은(sidereal year) 항성,지구,태양이 한바퀴 돌아 아래와 그림과 같이 일직선되는 때를 1년으로 설정합니다. 1항성년은 약 365.2564일입니다.
회귀년은(태양년 tropical year) 아래 그림과 같이 춘분점이 황도를 돌아 같은 춘분 지점에 오는 것을 1년으로 설정합니다. 1회기년은 약 365.24219878 일입니다.
*인도: 태양력(항성년,3년 마다33일의 윤달 추가)+태음력
*버마:태양력(항성년,메토닉 주기 19년 마다 7번의 윤달 추가:회귀년에 적합)+ 태음력=오차 발생
*한국: 시현력 사용,태양력(회기년,메토닉 주기 계산)+태음력
*메톤주기: 19년마다 7번의 윤달을 삽입하는 방식. BC433 그리스 천문학자 메톤에 의해 발견됨. 중국에서도 BC 6세기경 장법(章法)이라고 하여 19년 7윤법(閏法)이 기원전부터 채택.태양의 움직임인 회기년에 적합한 계산법.
버마의 달력학자들은 메톤 주기의 삽입 일정을 주기적으로 수정하여 회귀년에 적합한 계산인 메톤 주기를 항성년에 사용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이 접근 방식의 한 가지 주요 단점은 앞으로 몇 년(종종 1년) 이상 미래의 달력을 게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태국은 이 오차를 시정하기 위해 그레고리력을(회기년)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태음태양력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는 태음태양력은 청나라때 만들어진 시현력입니다. 청나라 때 예수회 신부들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황도를 지나는 동지점이 한바퀴 회전하여 동지에 돌아오는 것을 1년으로 보았습니다. 이와 불일치하는 음력을 메톤주기로 (19년 7번 윤달 삽입법)계산하여 윤달을 추가 보완했습니다. 시현력이 회귀년과 유사하므로 메톤주기가 미얀마 달력보다 더 조합이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의 불교 달력
부처님 시대의 태음태양력은 항성년을 썼습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태음태양력은 항성년을 쓰지만 윤달을 추가하는 방식이(메톤주기) 달라지며 인도와 날짜가 틀려집니다. 태국은 이 오차를 해결하기 위해 그레고리력 씁니다. 이때문에 각국의 불교달력은 차이가 납니다.
오늘날 각국의 불교는 그들의 실정에 맞는 태음태양력 달력을 사용합니다. 여기에 엄청난 의미가 있기보다는 지역적 특색에 따라 그들의 실정에 맞는 달력을 쓸뿐입니다.
과거에는 왕이나 황제의 권력에 의해 태음태양력 달력이 만들어 졌고 천자만이 하늘을 관측할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변국가는 황제가 만든 태음태양력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소수 국가의 정부만 일반인을 위한 음력 계산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점이 문제가 되지 않으며, 비구들은 정부의 계산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음력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요약
우안거 시작: 7월 보름
두번째 우안거 시작: 8월 보름
주석서 설명 : 첫번째 우안거에 들어가지 못한 비구들을 위해 카티나 특권(5개중 1개만 받을수 있음,카티나 초청에 참여)을 받게 하려고 두번째 안거를 제정
사회적 맥락 : 인도의 항성년에 기초하여 왕이 3년 마다 한번씩 33일의 윤달을 삽입.이는 중요한 사회적 합의이자 왕의 권력을 나타내는 제도였음. 권력의 정당성과 권위를 나타내기 때문에 불교의 승가와 주변 국가도 이를 따라야만 했음.
현재 : 현대 사회에서 태양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이상 태음태양력이 중요하지 않아 각국의 현실에 맞게 변경하여 사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