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言乎艮성언호간을 바라고 너무 멀리 간 사람들
무슨 일을 하려면 일의 바탕이 되는 방향설정을 잘 해야 한다.
군사적으로 보면 전략과 전술이 있는데, 전략은 기본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라 신중해야 하고 정확히 설정해야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된다. 반면 전술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에 맞추어 임기응변이라도 도입해야 하면 도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망가지고 없어진 우리의 전통활쏘기를 복원하는데 있어서 그 기준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길이 갈린다.
한산이 생각하는, 우리활쏘기가 가장 발달한 시점이 어디냐 하면, 임진.병자 양란이 끝나고 효종이 북벌을 기획하던 시절이 국가가 총력으로 무력을 키웠던 시절이니, 조선의 군사력으로는 가장 강력했던 시절이고, 활쏘기 또한 가장 융성했을 때라고 본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법서로는 효종임금시대에 쓰인 사법서가 없다. 그나마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영.정조 시대에 쓴 사법서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정조의 장용영에서 펴낸 무예도보통지에도 활쏘기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었다.
‘그런데’ 2018년 1월 13일 광양 마로정에서 조영석명궁이 사예결해를 들고 세상(한산의 눈 앞)에 떠억 나온 것이다. 영조임금님 앞에서 활을 잘 쏘아서 당상관까지 승진했던 웅천 이춘기공께서 구술하고 죽석관인 서영보공께서 정리하신 사예결해가 이 땅에 나오므로 이제 우리의 전통궁술을 복원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게 된 것이다.
최소한 우리의 전통 정통 활쏘기를 영조임금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복원할 수 있는 학문적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활쏘기 복원시점을 최소한 사예결해가 씌어진 시점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당위성이 생긴 것이다.
대만사람 왕대유가 용봉문화 원류라는 책을 쓰고 아메리카 인디언이 중국사람이고 成言乎艮성언호간(우주 창조의 말씀이 간방-동북방에서 이루어진다.)을 바라고 동으로, 동으로 너무 간 사람들이라고 썼는데. 왕대유가 범한 오류가 성언호간을 말한 공자도 동이족이고 공자가 살았던 시절에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없었으며 오로지 동이문화만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왕대유 자신이 동이족이면서 지나땅에 산다고 중국사람이라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여러번 이야기 하지만, 1930년대 망한나라의 망한백성들이 하릴없이 기생첩 옆에끼고 음풍농월하며 세월을 보내고자 쏜 활이 우리의 전통 정통궁술이 될 턱도 없고 되어서도 곤란한 일이다. 조선의 성리학자들이 射以載道사이재도, 즉 敬경을 이루기 위해 사력을 다해서 쏘았던 활이 우리의 전통 정통궁술이 되어야 함이 불문가지다.
조선의 성리학자들이 사력을 다해 추구했던 敬경을 이루기 위한 射以載道사이재도의 활쏘기는 예기 사의에 근거한다. 예기 사의가 이야기 하는 바를 따라가면 평생을 걸고 도통과 전인완성을 추구했던 조선의 성리학자 선비들의 삶의 궤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射以載道사이재도의 활쏘기에 관한 방법론으로 지금까지 드러난 사법서는 풍석 서유구선생의 사결과 웅천 이춘기공께서 구술하고 죽석관인 서영보공께서 정리하신 사예결해와 구한말 금군의 활선생을 하셨던 첨절제사 청교 장언식공의 정사론이 있다.
이 사법서를 잘 연구해서 우리의 전통 정통궁술이 어떠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으로 방향설정을 했으면 큰 오류 없이 전통궁술이 복원되고 전승되었을 것이나, 무과급제자들이 즐비하던 1929년경 조선궁술연구회에서 펴낸 책 「조선의 궁술」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한 1940년대의 활쏘기를 우리의 전통 정통궁술로 비정하고 추구한다는 것은 바보도 안 할 짓이다.
국궁신문에 기사로 나온 1932년도 장안 성내 성외편사대회 동영상을 보면 외형상 별절을 구사하기는 하는데, 이미 이때 육량전을 안쏜지 오래되어 정확한 별절이 아닌 궁체가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http://www.archerynews.net/news/view.asp?idx=2252
책 「조선의 궁술」에 발시후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떨어지는 활쏘기가 제일 잘 쏜 활이라 하여 별절을 기술해 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대에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떨어지지 않는 활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근본 원인으로 이미 육량전을 쏘지 않으니 채줄 필요가 적어졌고 편안하게 활을 쏘기 위해서 발디딤을 이미 과녁과 상당히 많이 비껴서고 서서 쏘았기 때문에 배꼽이 과녁을 정면으로 마주보지 않게 되어 우리 인체의 등힘이 풀어져서 채주는 힘이 줄어들므로, 줌손이 불거름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앞발로 떨어지는 어정쩡한 별절을 구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부족하기는 하지만 별절을 구사하고 있는 1932년도 동영상을 롤모델로 삼는 것이 아니라, 줌손이 불거름으로 떨어지는 동작을 땅짚기라고 활병이라 꺼려하며, 줌손을 말뚝박듯이 박아놓고 각지손만 뒤로 뿌리는 활쏘기를 우리의 전통 정통궁술의 전형으로 삼는 어리석은 짓에 딱히 해 줄 말이 없다. 그러고 鶴舞形학무형이라. ... 학이 한쪽 날개로 날아가나? 무슨 학 날개 부러지는 소리하고서는. ... ...
한마디로 成言乎艮성언호간을 바라고 너무 멀리 가버린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아서 좀 씁쓸하다.
첫댓글 무슨 일을 시작할 때 방향(기준) 설정을 잘 해야 한다는 말씀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번 길을 잘못들면 되돌아 나오기가 참 쉽지 않지요. 그래서 (특히나 어떤 일행을 이를테면 안개?속에서 안내하는) 노련한 길잡이들은 아무리 자신있어 보이는 길이라도 계속 룰루랄라 하며 의심없이 가지 않고, 수시로 자기 위치와 방향을 점검하며 신중하게 길을 찾아갈 것입니다. 아차하면 자기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종착지(운명)가 목표지점과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철전 문파는 우리 활판의 여러 다른 문파들의 오류를 행여라도 결코 반복하지 않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근데 '바보짓'에다 '자빠진다'는 표현이, 민감스런 이들에겐 심기를 거스를 수도 있는 것 아시지요?^^ 뭐 우리 카페니까 그 정도는 충분히 쓸 수도 있는 말이지만 첨부터 끝까지 이쪽을 비딱하게 보는 잉간들에겐 또 시빗거리가 될 수 있겠지요. 덕을 세우시는 차원에서 바꾸시면 더 좋을 듯하지만, 꼭 그렇게 하시라는 말씀은 아닙니다...ㅎㅎ
그런가요. 수정했습니다. 갱상도 머스마의 일상적인 발언입니다. 뭐 심각하게 생각할거 없는 용어에 목숨을 거는 행위가 더 바보짓이지요.
예전에 코미디언 김한국과 김미화가 나왔던 스리랑 부부에서 신영희 선생이 지상파 공영방송에 대놓고 “지랄~ 염병을 하고 자빠져서” 라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내가 “바보짓에 자빠진다.” 한다해서 목숨을 걸고 비난한다는 거는... ...
바보짓에 자빠지지 않으려면 활공부 제대로하고 똑바로 쏠 일입니다.
활 똑바로 쏘는데 내가 “바보짓하고 자빠져서” 이리 이야기 하면 내가 나쁜놈이지요.
자구에 연연해 하지 말고 내용을 잘 보고 행간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사예결해와 정사론이 이야기 하는 지점과 책 조선의 궁술이 이야기 하는 지점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해석을 해야 올바른 해석이지, 임의로 해석한 내용이 세 사법서와 맞지 않는다면 그것은 틀린 해석이 되는 것입니다.
사예결해에 전수별이후수절이라 썼다고 서영보가 어려서 철이 없어 그렇다고 망발하는 것은 괜찮고, 그게 틀렸다고 지적했다고 욕먹는다면 주객전도이고 아전인수이며 곡학아세겠지요.
좌우지간에 활판에만 오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됨을 오히려 슬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