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기도
단
한 개 남은 홍시이지만
조금도
외롭지 않는
나
자신을 봅니다.
주렁주렁
풍성함 보다
텅빈 여유
내려놓고
또 다른 세상
눈 뜨게 하소서.
가을같이 익어가는 삶
삶도 세월 따라 가니
구릿빛 이마에 주름 잡혔다.
호수에 핀 안개와 같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가을처럼 익어간다.
청송(靑松)으로 시작한 삶
가을같이 익어 갈 때
서릿발 머리에 이고 보니
그제야 자신을 돌아본다.
다가오는 막막한 시간들
두려워하지 말고
또 주어지는 하루도
가을같이 의미 있게 익어야겠다.
대자연에 순종하는 너와 나
세상 이별하는 그 순간까지도 함께.
겨울 그녀
칼바람은 옷깃을 세우고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그녀
하나 둘 모여
수다 떠는데
그저 웃기만 한다.
거울에 비친 모습에
화들짝 놀란
아기사슴처럼 동그란 눈빛 그녀
눈 오는 날 눈송이에 겨울 맛 담아
새로이 시작하는 꿈꾸던 그녀
지금도 내 마음에 있네.
겨울시간
보이지 않는 바람에 밀려
뒹구는 단풍잎
휑한 가슴을 파고든다.
하나 둘
내 혼(魂) 담아 가는 아쉬움
겨울만큼 깊어가네.
어부(漁夫)아버지의 삶
내 어릴 때 아버지의 하루는
매일매일
힘들고 고달픈 삶이었습니다.
바다에 나가
오직 가족을 위해 고기 잡는
어부였습니다.
동트기 전 포구를 떠나
그물을 올리고 내리기를 수백 번
고된 일을 하셨습니다.
갈매기 벗 삼아
성난 파도와 씨름해야 하는 끝없는 삶
지금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2023년 창조문학 겨울호 131호 원고 청탁 분
박달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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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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