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3
더워도 너무~ 덥네요.
요즘같은 날이면 한 낮에는 도저히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집에서 뒹굴수야 있나요. 해서 또 한번 야간트레킹을 공지했더니 모두 찬성을 하시는지라 저녁에 사상구 학장중학교 앞 등산로 입구에서 만나 오늘 일정을 사작해봅니다.
학장중학교에서 출발, 오솔길 같은 둘레길을 경유하여 동아대 뒤 삼거리까지 간 다음 승학산 정상으로 올라가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선택하였으며 그중 승학산을 오르는 1km와 막바지 하산길 약400~500m가 급경사인데다 나름 험로로 판단되기에 회원들에게 발길 조심하기를 거듭 주의를 당부합니다.
안전제일 아니겠습니까?
트레킹이 시작되면 가는 내내 산길이라 어디 사먹을데라고는 없으니 아예 이른 저녁을 먹고 나오라는 공지를 해둔터라 간단한 간식과 음료 약간을 포함한, 하나같이 간단한 차림으로 임하는 오늘 야간트레킹의 가장 중요한 점은 물론 안전이 최우선이니만큼 각자 조심하기를 여러번 당부하였지만 종료 시점까지 안전사고에 내심 신경이 쓰이긴 하더군요.
전방을 밝힐 랜턴은 가급적 밝은 제품을 선택하는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의 경우, 집에서 랜턴 챙기다 오히려 파손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헤드랜턴을 가져갔는데 이것이 양손이 자유로운지라 사용해보니 상당히 편하더군요.
그렇지만 비상시를 대비해서 소형 손전등도 한개 정도는 휴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8:41
가는 도중 귀한 사슴벌레를 만났네요.
사슴벌레는 딱정벌레목 사슴벌레과의 곤충으로 4~7cm의 크기에 썩은 통나무주위에서 기거(?)하면서 수액을 빨아먹고 산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들과 사전 약속이 없었음에도 귀한 곤충을 만났으니 야간트레킹이 무사히 잘 마쳐질 것 같은 좋은 예감입니다~

승학산 둘레길은 다른 지역의 둘레길 못지 않게 호젓하고 잘 정돈되어 있어 회원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네요.

18:45
장승공원에서 박사장님은 생활화된 체력단련 하시고~
이곳에는 수많은 장승들과 함께 솟대, 체육단련기구와 더불어 숲속 도서관까지 마련되어 있어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좋은 평을 들을뿐 아니라 근래에는 일대 산책로와 배수로 정비를 하는 등 구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9:08
바람의 언덕.
탁 트인 주변지형으로 인해 특히 바람이 많은 지역이며 오색의 대형 바람개비가 많이 있는데 풀이 많이 자라서 정리를 좀 해주는 것이 좋겠군요.

서쪽을 바라보니 석양이 정말 멋지네요.
아름답다는 말, 지금 해도 손색이 없을 지경이라 각자 사진을 찍어보지만 쩝,, 스마트폰은 역시 카메라가 아니라는..

20:20
그럭저럭 동아대뒤편 삼거리에서 승학산을 오르다보니 주위는 온통 어둠으로 뒤덥히고 랜턴 없이는 발걸음을 전혀 못뗄 정도인데 잠깐 쉬며 내려다보니 저만치 을숙도와 주변 야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멋진 장면이지만 역시 스마트폰으로 찍다 보니 역시 한계.

20:32
출발한지 약 2시간20분만에 승학산 정상에 도착 후 인증샷.
지금까지 내내 바람없고 텁텁한 여름밤 산행을 해오다가 정상에 오르니 그야말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주간 산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이 시원함을 집에서 선풍기앞에 앉아 있을 우리 가족(강아지 둘 포함~)들에게 전해줄 방법이 없어 아쉽기만 합니다.

정상에서의 인증사진은 가지고있는 랜턴을 모두 한곳으로 모아 조명으로 사용했는데 나름 효과가 상당하네요.
양산 김대표님의 의기양양한 모습.

헉!
저는 헤드랜턴의 (일부러 바꿔 본)색상으로 인해 좀 이상한 사진이 되었군요~^^*

광안 김사장님도 힘든 경사로를 올라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괴정, 다대포방면 야경인데 이렇게 정상에, 그것도 야간에 서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그야말로 멋지네요.
다음에는 DSLR 장비를 챙겨와서 야경 한번 찍고프다는..

숨을 최대한 죽이고 을숙도 주위 야경을 다시 한번 담아봅니다.
그렇게 한동안 넋을 잃고 주변 풍광에 빠져있다가 날카롭고 깨진 돌이 많은 정상을 조심스레 벗어나 능선을 따라 다시 움직입니다.
야간인데다 풀이 많이 자라 길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도 좀 되네요.

21:23
한참을 걷다 전망대에 도착, 자리를 잡습니다.

이곳은 한 낮에는 태양 열기로 인해 앉을 엄두도 못낼 터인데 밤인데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지라 바닥에 자리잡고 가져온 간식거리로 건전한(?) 야식타임을 가져봅니다.
술을 잘 못하는 저도 이런때 막걸리 한 잔이 땡기기는 하더군요.

이렇게 우리는 천혜의 장소에서 멋진 조명아래 누구랄것도 없이(완~전 자발적으로) 김여사님의 고추장찬가를 부르면서 우리들만의 만찬을 한동안 즐겼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조금만 둘러보아도 정상부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야경 그대로 눈에 들어오는지라 신선놀음이 따로 없겠네요~

가져온 조명기구(?)들을 전부 모은데다 스마트 폰의 플래쉬 기능까지 동원하니 이런 밝기도 가능한 것이 여기서 동양화 감상해도 충분하겠다는 생각.

정말 뼈속까지 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밤의 전망대에서 우리들의 우의를 새삼 다져봅니다.
근데 양산 김대표님, 배는 쫌 챙기셔야~~

21:57
야간트레킹이라 귀가시간의 제약이 있는 만큼 발길을 서둘러서 거북약수터에 도착, 광안 김사장님께서 인증샷 모델을 스스로 자처하십니다.

약수터에서 내려다보는 학장, 주례지역의 야경도 멋지네요.

22:18
이제 오늘의 종점을 약 400m를 남겨두고 있는데 이 길도 급경사인데다 돌계단이 불규칙해서 주의를 기울이며 내려가야 할 곳입니다.
이 일대는 제가 자주 다니는지라 잘 알고있긴 하지만 야간트레킹을 하려니 생각보다 길 찾기와 안전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군요.
낮에는 거의 길을 꿰뚫고 있지만 밤길은 많이 다르다는걸 새삼 느낍니다.

22:30
오늘 일정의 마지막 휴식을 취하면서 나름대로 하루를 정리해봅니다.
우리 100수클럽의 야간트레킹은 이번이 3회째이긴 하지만 1회 온천천-수영천구간은 그저 야경보며 걷는 수준이었다면 2회째인 이기대구간도 회원마다 3~5회에 이를만큼 많이 다닌데다 오르고 내림만 있을 뿐 별로 험한 구간도 없었는데 이번 승학산 야간트레킹은 저를 포함하여 모두 첫경험인데다 험한 구간과 급경사구간도 있어 실질적으로는 우리들의 첫 야간 트레킹이 아니었던가 자부하며 회원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작년(2014년) 연말부터 시작된 우리 100수클럽의 여행 및 트레킹이 그동안 많은 전적(?)을 쌓아왔지만 이번 승학산 야간 트레킹으로 인하여 전보다 내공이 더 축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끝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회원 여러분, 수고 많이 하셨고요~
카페에 들러 종종 댓글도 좀 달아주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