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양명 43살에 성의공부의 목표로서 미발지중(未發之中)을 설명
(2018-16, 2018년 11월 7일)
* 왕양명은 43살에 당이평(党以平,字守衡,號潁東)에게 성의 공부와 관련하여 미발지중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왕양명이 43살에 성의 공부를 어떻게 가르쳤는지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성의 공부의 최종목표는 미발지중을 깨닫고 확충하여 정명도가 말한 활연대공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따라서 성의공부는 사실상 초학자를 비롯하여 수양공부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방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왕양명이 설명한 미발지중을 설명하면서 정명도의 활연대공을 말하였습니다. 사실상 유식론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아라한(阿羅漢) 경지에 올라야만 아뢰야식의 종자들이 깨끗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왕양명의 미발지중은 주자의 스승 이동(李侗)이 “미발의 기승을 보아라!”라는 경지와는 다른 것입니다. 다시 말해 주자는 미발지중에 관하여 이동보다도 더 아래 단계에 놓고 설명하였기 때문에 칠정(七情)의 미발을 말하였습니다.
* 당이평은 16살에 학교에 들어갔고 학헌 왕씨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왕씨는 중원지역에서 허정(虛靜)을 종지로 삼아 가르쳤습니다. 당이평이 허정공부를 배웠으나 과거시험과는 멀어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많은 서적을 읽고 외워서 많은 것을 배운 뒤에는 22살에 향시에 합격하고 나중에 1514년 진사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진사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호부 광서성 주사로 발령 받고 강소성 회안에서 창고를 관리하였습니다. 한가하여 남경에 있는 왕양명을 찾아와서 공부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사실상 당이평은 다른 학생들보다 나은 것이 있는데 허정공부를 해본 경험도 있고 과거시험 준비하느라고 주자학도 공부하였습니다. 그래서 왕양명이 곧바로 정명도의 활연대공에 근거하여 미발지중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여기에서 따져볼 것이 있습니다. 당이평이 성의공부를 하면서 기분이 나빠서 움츠리거나 좋아서 들뜰 경우에는 성의공부의 거인욕 존천리 공부를 할 수 없다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래서 기분과 정서를 먼저 안정시키는 정심(正心)공부를 해야만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왕양명은 기분의 좋고 나쁜 것보다는 성의공부를 하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여기에는 불교의 세 가지 장애(三障 : 煩惱障、所知障、業障) 가운데 번뇌장과 소지장을 들어서 설명하였습니다. 당이평이 기분이 나쁘거나 좋은 정서 장애(번뇌장)를 안정시키는 것을 정심(正心)공부라고 보았더니 왕양명은 오히려 먼저 성의공부를 하여 이성적으로 정서 장애를 극복하라고 일렀습니다. 다시 말해 소지장을 풀어나가면 번뇌장도 풀려나간다고 보았고 나중에는 업장까지도 없어진 뒤에는 활연대공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傳習錄』,제119조
守衡問:“『大學』工夫只是誠意。誠意工夫只是格物修齊治平。只誠意盡矣。又有正心之功,有所忿懥好樂,則不得其正。何也?”
先生曰:“此要自思得之。知此則知未發之中矣。”
守衡再三請。
曰:“為學工夫有淺深。初時若不着實用意去好善惡惡,如何能為善去惡?這著實用意,便是誠意。然不知心之本體原無一物,一向著意去好善惡惡,便又多了這分意思,便不是廓然大公。『書』所謂‘無有作好作惡’,方是本體。所以說有所忿懥好樂,則不得其正。正心只是誠意工夫裏面。體當自家心體,常要鑒空衡平,這便是未發之中。”
『전습록』,제119조
당이평이 왕양명에게 여쭙기를 “『대학』의 수양공부는 성의(誠意)가 핵심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성의공부는 격물을 비롯하여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포함합니다. 그래서 성의공부 하나가 핵심이라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의공부 이외에도 정심(正心)공부가 있어야겠습니다. 마음속에서 화나고 짜증이 나거나 좋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마음을 바로잡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합니까?“라고 물었다.
왕양명이 대답하길 “이 요령은 당신이 스스로 생각하여 찾기를 바랍니다. 생각하여 찾아내면 미발지중의 뜻도 알 것입니다.
당이평이 몇 번이나 가르쳐주길 부탁하였다.
왕양명이 대답하길 “수양공부에는 낮은 단계와 높은 단계가 있습니다. 초보자의 낮은 단계에서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거인욕과 존천리 수양공부를 착실하게 진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선을 행동하고 악을 제거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착실하게 진행하는 것이 성의(誠意)공부입니다. 그런데 마음의 본체에는 아무런 것도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줄곧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하겠다는 의욕을 늘린 것이며 이것은 정명도 선생이 말한 활연대공의 단계를 지향하는 것이 아닙니다. 『書、洪範』에서 말한 “無有作好,遵王之道;無有作惡,遵王之路。(잘하겠다거나 잘못하겠다고 결심이나 의욕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이 본체를 설명한 것입니다. 그래서 화나고 짜증나거나 좋고 즐거운 일이 있을 경우에는 마음을 바로잡지 못하는 것입니다. 정심(正心)은 다남 성의공부 안에 포함되어있습니다. 자신의 마음 본체가 항상 거울처럼 비어있고 저울처럼 평형을 이루고 있어야합니다. 이것이 미발지중입니다.
참고자료 :張鼎文,「潁東党公以平行錄」
十三歲入郡庠,十六,學憲王公勑餼公歲廩。尋取入大梁書院讀書,視如己子。王公以道學倡中原,大抵以虛靜為宗,公得其性命道德之傳,遂抗志古人,闊視天下,窮深極微,慨然有求道之志,然而去舉業遠矣。學正取古今書,令熟誦之,反求六經。大參藩馬公紀勤學強記,與太淑人中表之親。公同研席,夙夜討習,博綜精詣,計所讀,牛馬勝載。繇是文思日進。……
二十二,以尚書中河南鄉舉。正德甲戍(1514),第進士,授戶部廣西司主事,管倉淮安,餉事清簡,日與諸生講學論文,東南高士多從遊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