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1ㅡ조조 원소의 식량 창고 오소를 기습하다
허유에게서 중요한 정보를 알아낸 조조는 즉시 장수들을 소집합니다.
"원소가 군량미를 오소에 숨겨두고 있다.
나는 정병 5,000명을 이끌고 오소를 치겠다.
장요와 허저는 나를 따라 오소로 가자."
"오소를 기습하는 군사들은 모두 원소의 장병들로 위장하고...
마른 풀과 장작, 생선기름 등 인화물질을 소지해라.
내가 오소로 간걸 알면 원소는 이곳 본채를 공격할 것이다.
본채는 가후와 조홍이 지켜라."
"하후돈 하후연은 본채 밖으로 나가 왼편에 매복하고...
조인은 오른편에 매복한다.
원소가 기습해오면 좌우에서 협공하여 적을 무찔러라."
"옙...승상."
이렇게 조조가 오소를 기습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조용히 영채를 벗어나 어둠속을 헤쳐 나갑니다.
원소의 참모 중 저수라는 모사가 있습니다.
조조의 영채를 감시하던 군사가 들어와 보고합니다.
"지금 조조의 군사들이 컴컴한 밤중에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읍니다.
캄캄한 밤이라 식별은 안돼지만 대럑 4~5천명은 될 듯합니다."
저수가 곰곰 생각하더니...
"조조가 밤에 움직인다면 오소에 쌓아 둔 식량을 기습할 가능성이 있다.
빨리 주공께 알리고 대책을 세위야 한다."
저수가 원소에게 면담을 요청했죠.
"주공은 주무시는가?"
"예...초저녁에 술을 드시고 지금 주무시고 계십니다."
"빨리 깨우시게. 급히 보고드릴 일이 있네."
술에 취해 자고있던 원소가 귀찮다는듯이 저수에게 묻습니다.
"무슨 일인가?
할말이 있으면 내일 아침에 할일이지...."
"밤중에 조조 군사들이 영채를 빠져 나갔다 합니다.
식량을 보관하고 있는 오소가 불안합니다.
지금 즉시 날랜 군사들을 추가 배치하여 오소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자 원소가 화를 벌컥내며...
"무슨 잡소리를 하고 있느냐?
조조가 우리 식량 창고의 위치를 어떻게 안단 말이냐?
조조는 원래 잔꾀가 믾은사람이다.
한 밤중에 군사를 움직이는 척 하여 우리를 유인 하려는 수작이다.
그리고 오소는 순우경이 지키고 있다.
아무 걱정 말아라."
"주공...순우경은 믿을만한 사람이 못됩니다.
그는 술이 과하고 책임감이 없습니다."
"시끄럽다. 넌 지금......
내가 술한잔 마시고 자는걸 비꼬는거냐?
그리고....넌....
네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왜 순우경을 헐뜯느냐?
여봐라 이놈을 당장 밖으로 끌어내라."
저수가 밖으로 끌려나가며 탄식합니다.
"우린 오늘 밤 망하겠구나.
우리가 망하면 장차 내 시체는 어느 구석에서 뒹굴꼬?"
조조의 군사들이 오소로 가던 도중 원소의 검문 초소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디로 가는 군사들이냐?"
"예...우리는 명을 받아 오소로 군량을 옮기는 중 입니다."
검문병들이 횃불로 비쳐보니 자기편 군사 복장이 틀림없습니다.
"통과하시오."
이렇게 몇군데의 검문초소를 통과하여 오소에 당도해보니 거의 새벽 4시 무렵이 됬습니다.
"공격하라."
조조의 명령이 떨어지자 장수들과 장병들이 고함을 지르며 일제히 뛰어듭니다.
그리고 가지고 간 장작과 마른 풀에 생선기름을 묻혀 불을 지릅니다.
"적이다...ㆍ적의 기습이다."
놀라서 소리치는 경계병들을 풀베듯 베어 넘기고 ...
허저는 순우경의 막사로 똑바로 뛰어 들어갑니다.
순우경은 술에 취해 코를 골고 자고 있다 고함소리에 놀라 일어났습니다.
"왜 이리 소란스럽냐?
그리고 저건 왠 불길이냐?
부관...부관은 어디있냐?"
"순우경...부관은 없고 .....
저승사자가 여기있다.
무슨 일로 부르느냐?"
막사로 뛰어든 허저가 그 괴력으로 순우경을 번쩍 들어 바닥에 매어 꽂습니다.
꾀당...
"아이쿠 허리야.
누...누구냐?"
"나? 난 조승상의 호위대장 허저다.
경비 책임자가 술에 떡이 되어 자고 있으니...
한심한 작자로구나."
포승즐에 묶여 온 순우경을 내려다 보던 조조가...
"저놈의 코와 귀를 베어라.
그리고 말에 묶어 원소의 진영으로 돌려보내라."
"저자의 코와 귀를 벤것은 책임있는 장수로서 대군의 목줄기와 같은 식랑창고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응징이다.
여기 보관되어 있는 1만 대의 수레에 실을 수 있는 식량은 한톨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불태워라."
70만 대군을 먹일 식량이 모두 잿더미가 됐군요.
주공인 원소가 술에 취해 자다가 저수의 충언을 귓등으로 듣더니....
그 부하 순우경 역시 술에 취해 자다가 생명줄같은 식량을 모두 잃었군요.
전쟁은 어찌 될까요?
0092ㅡ관도대전은 조조의 대승으로...
오소에서 불길이 치솟자 놀란 원소가 장수들을 소집합니다.
"오소쪽에서 불길이 솟고 있다.
어찌 하면 좋겠느냐?"
장합이 나서 대답하죠.
"즉시 군사들을 오소로 보내야 합니다.
조조는 소수 병사들로 기습했을테니 우리가 많은 군사를 몰고가서 조조를 사로잡아야 합니다."
이때 원소의 주변엔 1급 모사가 아무도 없습니다.
전풍은 옥에 갇혀있고...
허유는 조조에게 투항했고...
저수는 쫒겨났기 때문입니다.
남은 모사는 3류급 모사 곽도입니다.
3류 모사 곽도가 진언합니다.
"주공...오소를 기습했다면 조조가 친히 출전했을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즉시 조조의 본채를 기습합시다.
그러면 조조도 오소를 포기하고 본채를 구하러 달려올테니 그때 사로잡도록 하지요."
곽도의 말을 들은 원소가 갈팡지팡 결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한참 생각하더니...
"두가지 계책을 다 쓰자.
장합과 고람은 군사 10만명을 인솔하여 조조의 본채를 공격해라.
장기는 군사 1만 명으로 오소로 달려가 식량을 지켜라."
한편 이때....
오소를 완전히 불태운 조조는 장병들을 다시 순우경의 군졸로 위장시킵니다.
모두 순우경의 부하로 위장하고 이곳을 빠져나가자.
조조의 군사들이 오소에서 내려오자 장기의 군사들과 맞닥드렸습니다.
"너흰 어디로 가는 군사들이냐?"
"장군...저희는 순우경의 부하들입니다.
조조의 기습을 당해내지 못하고 지금 본채로 가고 있습니다."
"못난놈들...알겠다.
가보아라.
자 전군 오소를 항해 돌격.
조조를 사로 잡아라."
장기가 오소에 진입해보니 새끼맣게 타버린 군량미와 순우경의 부하들 시쳬만 있을 뿐 조조의 군사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속았다.
방금 지나친 군사들이 조조의 군사들이었다.
빨리 추격하라."
장기가 허둥지둥 오소를 내려와 왔던길을 되돌아 가는데 길가에 매복하고 있던 허저와 장요가 뛰어 나옵니다.
"장기...정신없이 어디를 왔다갔다 하느냐?"
하고 달려들어 목을 베어버립니다.
장수가 죽자 놀란 원소의 군졸들이 도주하는데...
조조의 군사들이 추격하여 전멸시켰습니다.
한편 10만 대군으로 조조의 본채를 습격한 장합과 고람은 더 큰 위험에 빠졌습니다.
영채의 문이 열리며 조홍이 군사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해 나오는데 좌측에선 하후돈 하후연이...
우측에선 조인이 군사를 몰고나와 헙공합니다.
"와아...원소의 군사들을 한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와...아...
"후퇴...후퇴...일단 후퇴한다.
장합과 고람이 퇴각하는데 이번엔 조조가 길을 가로 막습니다."
"장합...모두 끝났다.
투항해라.
너희 식량은 모두 불에 탔다.
이제 무엇을 먹고 싸우겠느냐?"
장합과 고람은 말에서 내려 항복합니다.
"승상...투항 하겠습니다."
장합이 군사들을 이끌고 투항해버리자..
남은 원소의 군사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합니다.
"밥...밥을 다오.
배가 그프다."
"자넨 무얼 좀 먹었나?"
"응...어제 쥐를 한마리 잡아서 10사람이 나누어 먹었네
난 운좋게 쥐 꼬리 반토막을 먹었네."
"쥐 꼬리? 반토막?....우액...."
구역질을 하던 병사가 동료군졸을 바라보더니....
"배가 몹시 고프구나.
그런데.....
넌 쥐고기라도 먹어서 그런지 얼굴에 화색이 도는구나..
꿀꺽....
날 바라보면서 침은 왜 흘리느냐?....
난 앙상한 갈비뼈만 남은 사람이야.
그...그러니까....
고기는 뻬다귀 붙은 고기가 맛이 훨씬 좋아.
애들아 파 썰고 물 끓여라.
저놈이라도 잡아서 곰탕으로 한그릇씩 먹고 기운을 내자"
조조의 군대는 승세를 타고 원소의 군대를 맹렬히 공격했죠.
"조조군의 기습이다!
모두 무기를 들고 방어하라."
"어...어...일어설 힘도없는데 무기를 어떻게 들어?"
원소의 군대는 순식간에 모래성처럼 무너집니다.
원소는 아들 원담과 함께 북쪽을 향해 황급히 도망쳤는데 기마병 8백 명만이 그들을 따를 뿐이었습니다.
관도대전으로 무려 70만 대군을 잃은것이죠.
하북으로 쫒겨간 원소는 2년 후에 병들어 죽었고,
조조는 원소의 잔여세력을 소탕하여 중국의 북방을 완전히 장악하였습니다.
관도대전은 조조의 완벽한 승리로 끝이 났군요.
다음에 주인공 유비의 동정을 살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