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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교활한 속셈 만화신검 홍부용이 찔러가는 기세는 바위라도 꿰뚫을 듯하였다. 서슬이 시퍼런 검기가 위맹하게 몰려오자 선우철은 섬뜩 놀라서 허공으로 치솟아 오르더니 소맷자락 속에서 단검을 꺼내어 홍부용을 향해 휙 던졌다. 이 순간 홍부용은 소스라치게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오른쪽 팔은 선우철의 단검에 찔려 선혈이 심하게 흘렀다. 그녀는 피를 보고 더욱 노발대발하여 서릿발처럼 차가운 어조로 외쳤다. “선우철, 이 악랄한 표범 같은 놈! 어디 두고 보자!” 선우철은 평소 홍부용의 미모에 군침을 질질 흘리던 터인데 이처럼 화를 내는 그녀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워 보이기만 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그는 돌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핫… 홍 낭자,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답구려!” 이렇게 분노를 돋우니 홍부용의 화는 갈수록 고조될 따름이었다. “개 같은 자식, 어디 한 번 덤벼 봐라. 얼마든지 상대해 주마!” 그녀는 더욱 흉맹한 기세로 매화검을 휘두르며 속공을 가하였다. 일순, 뼛속까지 시릴 정도로 차가운 검기가 발출되어 선우철의 요혈을 찔러갔다. 이때 다섯 사나이들 중 한 사람이 그에게 외쳤다. “소 맹주, 어서 피하시오!” 이렇게 외치자 그들 다섯 명은 일제히 무기를 뽑아들고 홍부용에게 덮쳐 갔다. 째앵! 고막을 찢을 듯한 날카로운 마찰음을 발출하면서 검기가 번뜩이는 순간 선우철은 어깨에 짜릿한 통증을 느꼈다. 일순 선우철은 안색이 구릿빛으로 변한 채 버럭 노성을 질렀다. “오늘 선우철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갈기갈기 찢어 놓고 말 테다!” 그는 이어서 다섯 사나이들에게 호령을 내렸다. “너희들은 모두 물러나라!” 다섯 사나이들은 군말 없이 일제히 물러갔다. 청풍검 선우철의 눈언저리에 살기가 등등하였다. 그는 마치 살성(殺星)처럼 표독스런 표정으로 금방이라도 홍부용을 집어삼킬 듯 뚜벅뚜벅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저벅, 저벅… …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유난히 발자국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런 현상은 지금 선우철의 분노가 얼마나 극렬한 것인가 증명하는 것이다. 홍부용은 선우철의 살기등등한 기세를 보고 내심 긴장하였다. 아무래도 오늘은 극한 불행을 면하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업고 있던 비류신을 내려 가슴에 안고 물끄러미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처량한 탄식을 늘어놓았다. “비 오빠처럼 훌륭한 사람이 어쩌다가 저렇게 악랄하고 음흉한 자와 친구가 되었습니까.”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천풍검 선우철은 능글맞게 웃으며 말하였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아무 소용없는 노릇이다.” 그는 당장 비류신을 제거할 생각으로 비호처럼 덮쳐 들어갔다. 한 손으로 홍부용의 가슴팍을 거머쥔 채 다른 한 손으로 비류신의 천령혈을 후려쳐 눈에 가시 같은 연적(戀敵)을 없애버릴 심산이었다. 만화신검 홍부용은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에서 탄식을 하던 도중에 선우철은 피에 굶주린 짐승처럼 흉맹한 기세로 덮쳐오고 있었다. 그녀는 독수를 도저히 피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비류신을 껴안은 채 오히려 그와 함께 죽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때였다. 지금까지 인사불성이 돼있던 비류신이 돌연 눈을 번쩍 뜨더니 후유! 하고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은 아무래도 생사존망이 위태로울 정도의 상처를 입고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사람이라기보다 잠을 자다가 막 깨어나는 사람 같았다. 청풍검 선우철은 비류신을 죽일 생각으로 독수를 뻗쳐가던 도중, 비류신이 눈을 번쩍 뜨고 자기를 바라보자 소스라치게 놀라 거의 무의식중에 내뻗쳤던 손을 황망히 거둬들였다. 그는 본래 남달리 의심이 많은 인물인지라 비류신이 돌연 의식을 회복한 원인을 엉뚱한 각도에서 해석하였다. ‘음… 비류신은 나와 홍부용을 시험해 보려고 고의로 이런 연극을 했을 것이다. 그게 사실일 경우, 나의 속셈은 이미 들통 나고 말았으니 그는 나를 무척 혐오할 것이다. 이 기회에 비류신의 부상이 사실인지 연극인지 확인한 다음 내 추측이 맞으면 비류신을 완전히 없애버려야겠다. 그래야만 후환이 없을 것이다.’ 그는 총명하고 교활하기 짝이 없는 위인인지라 사태의 변화에 따라 즉시 태도를 일변하였다. 그는 방금까지 살기등등하였건만 눈 깜짝할 사이에 등등한 살기 대신 온화한 웃음을 머금고 짐짓 염려스럽다는 듯 물었다. “비형, 어디가 불편한지 내가 진맥을 해드리리다.” 비류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사뭇 감격한 듯한 시선으로 선우철을 바라보았다. 본래 성품이 어진 그는 사람의 마음이 다 자기 같은 줄 아는 터라, 선우철의 속셈이 그처럼 교활하리라고 상상도 못하였다. 그는 아직도 선우철을 진정한 벗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씁쓸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선우형, 나는 선우형 같이 좋은 친구를 사귀게 되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요. 지하에 묻히더라도 편안히 두 눈을 감을 것이오.” “비형,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우리들의 우정은 생사의 운명을 함께 할 정도로 깊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비형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저는 하늘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기어이 원수를 갚고 말겠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비형의 무덤 앞에 가서 눈을 감을 것입니다.” 선우철의 이 말에 비류신은 크게 감격하여 눈물까지 흘렸다. 불행하게도 부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운 처지에 이처럼 진정으로 위해 주는 친구가 있으니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겠는가? 비류신은 크게 감동한 나머지 감격의 눈물을 흘리다가 눈물을 거두고 씁쓰레하게 웃으며, “천하에는 많은 벗들이 있지만 친구는 오로지 선우형 한 사람뿐이오.그 두터운 우정을 우리는 내세에까지 연장하여 내가 선우형의 극진한 우정에 보답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합니다.” 이때 홍부용의 싸늘한 음성이 들려 왔다. “비 공자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자기와 같다고 생각지 마세요. 저런 친구는 사귀지 않는 게 좋아요. 당장이라도 절교하세요.” 비류신은 섬뜩 놀랐다. 무엇 때문에 홍부용이 그처럼 당돌한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의아한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돌리려 하였으나 중상을 입은 몸인지라 꼼짝만 해도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는 듯 아파와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그는 홍부용의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한 채 한숨만 내쉬었다. 이윽고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몹시 불쾌하고 퉁명스런 말투로 입을 열었다. “홍 낭자, 왜 그렇게 경솔한 말을 하는 거요? 선우형과 나는 이미 생사를 같이하기로 맹세한 둘도 없는 친구요. 하늘 아래 어떤 사람도 우리의 우정을 갈라놓을 수 없소. 아무쪼록 홍 낭자는 그렇듯 경솔한 언행을 다시는 하지 말기를 바라겠소.” 청풍검 선우철은 본래 성질이 불같은 인물인지라 홍부용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 도저히 잠자코 있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때가 때인 만큼 함부로 분노를 터뜨릴 수 없을 뿐 아니라 비류신이 먼저 나서서 그처럼 점잖게 타이르기 때문에 치미는 분노를 겨우 눌러 참을 수 있었다. 이윽고 선우철은 건성으로 소리를 내어 웃으며 여유를 잃지 않고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비형, 홍 낭자는 소제에 대하여 무엇인가 깊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허허헛…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인 것 같습니다.본래 여자란 우리 사나이들처럼 생각이 넓지 못하기 때문에 제가 그런 점을 충분히 이해하였더라면 이런 오해가 야기되지 않았을 텐데, 저 역시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되고 말았구려.” 이어서 그는 홍부용을 바라보며 계속 말했다. “허허헛… 홍 낭자, 저의 불찰을 아무쪼록 너그러이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그럴 듯한 말재주였다. 아무리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도 그의 천재적인 수단 앞에서는 마음이 뒤집히고 말 것이다. 그는 이렇듯 그럴싸하게 둘러 붙였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비류신을 처치해야겠다는 처음의 계획만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좀처럼 기회를 포착할 수 없었다. 선우철은 곰곰이 생각에 잠기고 나서 홍부용을 힐끗 쳐다보더니 비류신 곁으로 다가가 넌지시 입을 열었다. “저의 거처가 이 근처에 있으니 제가 비형을 모시고 가서 가부의 치료를 받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때 비류신의 안면근육에 파르르 경련이 일었다. 그는 매우 고통이 심하여 참을 수 없다는 듯 구슬 같은 땀을 뻘뻘 흘렸다. 선우철은 기회는 이때다 싶어 재빨리 두 팔을 내밀어 홍부용의 품속에 있는 비류신을 빼앗으려 하였다. 홍부용은 소스라치게 놀라 주춤 몸을 도사리며 황망히 입을 열었다. “당신의 호의는 충분히 알아요. 하지만… …!” 홍부용은 선우철의 됨됨이를 잘 알기 때문에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교활한 속셈을 알 턱없는 비류신은 아직도 선우철과 같이 성실하고 의리가 있는 군자는 하늘 아래 둘도 없으리라 굳게 믿고 있는 터라 추호의 경계도 하지 않았다. 경계하지 않은 것은 물론 그의 호의에 감격하여 무척 존경하기까지 이르렀다. 마침내 비류신은 말하기가 힘든 것에도 불구하고 애써서 입을 열었다. “홍 낭자, 선우형의 의사대로 나를 그에게 넘겨주구려.” 홍부용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뭐라고요? 비 공자는 선우철을 그렇게 신임합니까?” 비류신은 홍부용의 태도가 몹시 언짢은 모양이었다. “홍 낭자, 그처럼 무턱대고 사람을 의심해서는 안 되오. 선우형은 결코 적이 아니요. 이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친구를 살려 보겠다고 애쓰는데 의심을 해서야 되겠소? 더욱 나는 평생 동안 낭자의 품에 안겨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오.” 그는 말을 끝낸 즉시 고개를 홱 돌리더니 울컥 선혈을 토해냈다. 이윽고 비류신의 안색이 백짓장처럼 창백해졌고 두 눈을 감은 채 의식을 잃고 말았다. 홍부용은 얼굴이 빨개졌다. 비류신의 마지막 한마디는 그녀로 하여금 걷잡을 수 없는 흥분을 느끼게 하였다. 가슴은 두근거리며 온몸을 파르르 떨 정도로 흥분한 그녀는 비류신이 이미 의식불명이 된 사실조차 모른 체 마지막 한마디의 달콤함에 취해 있었다. 이때 비류신이 한 차례 격렬히 몸을 떨자 홍부용은 비로소 그의 병세가 심상치 않음을 인식하였다. 그녀는 비류신의 숨결이 금방 끊질 것만 같아 무척 당황하였다. 도대체 어떻게 손을 써야 좋을지 갈피를 잡지 못할 판국이니 멍하니 시름에 잠겨 안타깝게 한숨만 내쉴 따름이었다. 이때 선우철이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홍 낭자,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작정이오? 과년한 낭자의 몸으로 남자를 품에 안고 이러고 있을 작정이란 말이오?” 이 말이 떨어지자 홍부용의 얼굴은 더욱 새빨개졌다. 사실 그녀는 비류신을 껴안고 있는 동안 무한한 행복을 느꼈다. 그러던 중에 선우철이 그처럼 신랄하게 비꼬자 그녀는 자기 자신을 책망하였다. ‘이래선 안 되는데… 교활한 늑대 같은 강적을 목전에 두고 이런 감정에 치우쳐선 안 된다… …’ 일순 그녀는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아차! 큰일 났구나… …’ 이렇게 경각심을 가졌으나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아찔한 현기증을 느낌과 동시 그녀는 몸이 허공으로 붕 떠올라간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헤매던 홍부용은 마침내 비류신을 품에 안은 채 힘없이 쓰러졌다. 선우철은 그녀의 몸이 지면에 닿기 직전, 재빨리 두 팔을 내밀어 홍부용을 붙잡았다. 일순 선우철의 얼굴에 착잡한 표정이 나타났다. 기쁨인지 놀라움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표정이었다. 그는 음험한 웃음을 입가에 흘리며 염려스러운 듯 물었다. “홍 낭자, 왜 갑자기 이러십니까?” 홍부용이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자 그는 고개를 들어 주위에 서 있던 다섯 사나이들을 향해 날카롭게 외쳤다. “너희들은 어서 이 사람들을 데리고 도장맹으도 돌아가라! 한 가지 명심할 일은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비밀을 누설시켜서는 안 된다. 알겠나!” “네잇!” 다섯 사나이들은 일제히 입을 모아 대답하였다. “만약 명령을 어겼을 경우 그 결과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너희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도장맹의 심복들로서 선우철의 악랄한 수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측근들이었다. 그들은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일언반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즉시 비류신과 홍부용을 들쳐 매고 길을 재촉했다. 선우철이 수하들을 거느리고 서둘러 그곳을 떠날 무렵, 돌연 어디선지 일진의 날카로운 휘파람소리가 들려왔다. 휘파람소리의 주인공은 무공이 매우 고강한 무림의 일류 고수임을 알 수 있었다. 일순 선우철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는 순간적으로 휘파람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대뜸 짐작하였던 것이다. 잔뜩 겁이 난 선우철은 황망히 앞으로 달려가면서 외쳤다. “빨리 빨리… …” 다섯 사나이들도 덜컥 겁이 나서 질풍처럼 내달았다. 이리하여 선우철과 그의 수하들 다섯 명의 그림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자취를 감추었다. 그들이 사라져버린 직후 휘파람소리가 멎더니 그곳에 청의여인 한 사람이 번개처럼 나타났다. 청의 여인은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나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다… 분명 사람이 왔다간 흔적이 있거늘 어찌하여 그림자조차 발견하지 못했을까? 나보다 한 걸음 먼저 도망쳐 버렸을까?” 그녀는 땅바닥을 유심히 살피더니 마침내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곧 그 발자국을 따라갔다. 선우철이란 위인은 매우 총명하고 교활하여 매사에 빈틈이 없었지만, 너무도 황망중이라 급히 도망치느라고 커다란 허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이류도 못되는 무인인 수하들 중 두 명이 비류신과 홍부용을 업고 가는 바람에 땅바닥에 발자국을 남기리라고 그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바람처럼 나타난 청의여인에게 꼬리를 잡힐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조심조심 동태를 살피던 청의여인, 청색혈마는 몇 발자국 가지 않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시체 한 구를 발견하였다. 그는 홍부용의 손에 죽어간 도장맹의 여섯 고수 중 한 명이었다. 시체를 유심히 살펴보던 청색혈마의 눈동자가 심상치 않게 번뜩였다. 그녀는 무거운 신음을 내뱉더니 다시 발자국을 따라 뒤쫓기 시작했다. 그녀는 불안과 초조를 억제하지 못한 채 순식간에 십여 리나 뒤쫓아 가서 이윽고 선우철 일행이 잠적했을 법한 도장맹에 이르렀다. 이때 누군가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누구야! 멈추지 못할까?” 청색혈마는 싸늘하게 말을 받았다. “잘 됐다! 너희들을 찾아 한창 쫓던 중인데 스스로 나타나주니 고맙기 짝이 없다… …”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사이 앞에서 건장한 체구의 사나이 두 명이 뚜벅뚜벅 다가오고 있었다. 청색혈마는 추호도 망설이는 기색 없이 여전히 버드나무 그늘 아래 있는 대문을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 그녀는 목소리에 별로 노기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초승달같이 고운 두 눈썹 사이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멈춰라!” 이때 또 사나이 두 명이 나타나 버럭 고함을 지르며 먼저 나타났던 두 사나이와 합류하여 청색혈마를 중심으로 전후좌우로 포위해 버렸다. 그들은 모두 장검을 차고 있었는데 청색혈마로 하여금 더 이상 걸음을 계속 옮기지 못하게끔 무언 중 위협을 하였다. 청색혈마는 차가운 음성으로 말하였다. “왜들 이러는 거지? 설마 사람 사는 곳에 사람이 못 들어간단 말이냐? 들어가서 누굴 좀 만나려고 하는데 누가 감히 내 길을 막으려 덤비느냐?” 그녀는 매서운 눈초리로 사나이들을 노려보면서 여전히 일정한 속도로 걸어 나갔다. 너무도 여유만만하고 안하무인격인 그녀의 태도에 사나이들은 무척 화가 났다.그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여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청색혈마는 미리 암암리에 진기를 끌어올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던 터라 추호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사람을 보자마자 첫 인사가 겨우 요것이냐?” 네 사나이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눈짓을 하더니 그들 중 한 명이 불쑥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여기가 어떤 곳인지나 알고 그렇듯 큰 소리로 떵떵 치는 거요?” 청색혈마는 냉소를 머금은 체 쌀쌀하게 대꾸했다. “난 그따위 시시한 것은 알고 싶지도 않다. 그것보다도 너희들에게 일러둔다. 난 너희들보다 더 나이 많은 아들을 둔 할머니다. 네놈들은 어미, 아비도 없는 망나니들이냐? 누구 앞에서 감히 함부로 주둥이를 놀리느냔 말이다! 어서 무릎을 꿇고 앉아서 사죄하며 죽음을 기다려라!” 그 청년은 얼굴을 붉히며 불끈 화를 냈다. 청색혈마가 한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꽃다운 낭자 모습으로 변장했기 때문에 그들로서는 한낱 어린 낭자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어찌 그녀의 말을 듣고 노발대발하지 않겠는가? 그는 청색혈마를 노려보면서 사납게 외쳤다. “이 건방진 계집애야! 제 정신이 아니라면 모르지만 보아하니 멀쩡한 것 같은 데 죽고 싶어 환장을 한 모양이구나!” 그는 이렇게 외치며 대문 옆에 있는 거대한 비석을 가리켰다. 청색혈마는 그가 가리키는 대로 비석을 바라보았다. <天下第一莊 --- 刀將盟> 거대한 비석에는 이외에도 작은 글자들이 많이 적혀 있었지만, 그녀는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다시 고개를 돌리더니 냉소를 지은 채 말했다. “도장맹이 무슨 호랑이 굴이라도 된단 말이냐? 아무리 대단한 척 엄포를 놔도 나는 결코 외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이때 청년은 돌연 수중의 장검을 휘두르며 호령을 내렸다. “빨리 이 여자를 끌어내라!” 호령이 채 떨어지기도 전 그는 금붕양우(金鵬亮羽) 초식을 펼쳐 청색혈마의 아랫배를 찔러갔다. 청색혈마는 코웃음을 쳤다. “나가 떨어졋!” 이렇게 외침과 동시에 가볍게 손을 내밀 뿐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았건만 상대방은 썩은 고목처럼 맥없이 푹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땅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사지를 파르르 떨더니 울컥울컥 선혈을 토하다가 곧 숨을 거두고 말았다. 나머지 세 청년들은 소스라치게 놀라 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보통 사람이라면 파리 한 마리 죽이지 못할 정도로 가볍게 손을 내미는 순간에 동료 한 사람이 목숨을 잃고 말았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손가? 그러나 그들은 물러갈 수 없었다. 도장맹의 규율은 매우 엄격하여 설사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후퇴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비장한 각오로 맹렬히 검을 휘두르며 돌진해 갔다. 청색혈마는 아까와 똑같은 수법으로 가볍게 일장을 내뻗쳤다. 세 사나이 중 한 명이 또 비명조차 제대로 질러보지 못한 채 풀썩 쓰러져 버렸다. 이 절세적인 수법에 나머지 두 명은 아연실색해 버렸다. 그들은 전전긍긍하여 청색혈마의 거동을 주시할 뿐 더 이상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청색혈마는 그들의 벌벌 떠는 꼴을 바라보고 싱겁게 웃더니 천하제일 도장맹이라고 씌어있는 비석으로 시선을 옮기는 순간 혼잣말로 뇌까렸다. “이 따위 비석은 아무 소용없는 것이니 당장에 없애버리는 게 좋겠지.” 그녀는 곧 거대한 비석을 향해 일장을 후려쳤다. 꽝! 고막을 찢을 듯 요란한 굉음이 울려 퍼지더니 지축이 흔들리면서 무수한 돌 부스러기가 사방으로 튀었다. 천하제일이라고 씌어있던 비석은 한 여자의 일장에 맥없이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이때, 한 줄기 인영이 허공에서 번뜩하더니 우렁찬 사나이의 음성이 들려왔다. “누가 감히 천하제일 도장맹에서 행패를 부리느냐?” 일순 청색혈마는 한 줄기 강맹한 경력이 소리 없이 덮쳐 옴을 느끼고 내심 섬뜩 놀라서 신속히 발걸음을 옮기며 왼손을 힘껏 내뻗쳤다. 펑! 쌍방 간 장력이 부딪히는 순간 요란한 마찰음이 울려 퍼졌고, 허공에서 장풍을 날렸던 자는 순식간에 몇 장 밖으로 밀려나갔다. 청색혈마는 역시 그 반동에 의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 몸을 도사렸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허공에서 바람과 같이 나타난 사나이는 장삼(長衫)을 입은 노인이었다. 그는 얼굴 가득 경악의 표정이 서려 있었다. 그는 매의 눈처럼 예리한 시선으로 청색혈마를 노려보았다. 그 매서운 눈초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전율을 느끼게 하였다. 청색혈마는 서릿발처럼 쌀쌀한 목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 길래 공연히 싸움을 걸어오고 그처럼 노려보는 거요?” 장삼의 노인은 비로소 상대방의 정체를 확인한 모양인지 흠칫 놀라며 물었다. “당신은 혹시 최근 무림 천하에 쟁쟁한 명성을 떨친 바 있는 청색혈마가 아니오?” 청색혈마는 싸늘한 어조로 대꾸하였다. “그렇소, 어쩔 테요?” “우리 도장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소. 그런데 무엇 때문에 본 맹의 제자들을 죽이고 맹비(盟碑)를 망가뜨리며 행패를 부리는 것이오? 공력이 심후하다고 자랑해봐야 알아줄 사람도 없소.” “남이야 자랑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오?” 청색혈마의 오만불손한 태도에 장삼노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고함을 질렀다. “할 수 없이 노부가 직접 손을 써서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겠구만!” 장삼노인은 즉시 팔을 크게 벌린 채 열 손가락을 쫙 펴가지고 피에 굶주린 맹수처럼 흉맹한 기세로 덮쳐들었다. “잠깐만!” 청색혈마는 이렇게 외치며 몸을 가볍게 날려 상대방이 발출한 지풍의 범위를 벗어났다. 그 날렵한 자태는 마치 선녀가 하강하는 것 같았다. 장삼노인은 재빨리 장력을 거둬들이며 물었다. “왜 그러는 거요?” 청색혈마는 여유롭게 담담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본래 이름 없는 졸개는 죽이지 않는 성미요. 그러니 우선 당신의 성명부터 밝히시오.” 장삼노인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버럭 언성을 높였다. “나는 황천우(황天宇)라 하오. 이제 이름을 밝혔으니 사정없이 공격해도 원망은 하지 않으렷다?” 그는 곧 쌍장을 휘둘러 남해고단(南海孤丹) 초식을 펼쳐 흉맹한 속공을 퍼부었다. 청색혈마는 눈썹을 치켜뜨더니 코웃음을 쳤다. “관 뚜껑을 열어놔도 숨이 끊어지기 전에는 죽음이 무엇인지 모를 인간! 좋소, 죽는 게 그렇게 소원이라면 얼마든지 원을 풀어 주리라!” 이렇게 외치면서 동시에 한 손을 적당히 쳐들자 한 줄기 강맹한 장풍이 발출되어 상대방의 주름살투성이 얼굴로 덮쳐갔다. 일순 황천우의 쭈글쭈글한 얼굴이 창백해졌다. 청색혈마가 손바닥을 뒤집어 후려치고 발로 차면서 손가락으로 찌르는 세 가지 동작이 거의 동시에 신랄하기 짝이 없는 공세를 취하자 몇 줄기 싸늘한 광채가 발출되었다. 안색이 일변한 황천우는 마침내 겁에 질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일순 청색혈마는 사면팔방에서 여러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고 있음을 분명히 의식하였다. 발자국 소리는 한 사람 같기도 했고 어떻게 들으면 여러 사람이 일제히 다가오는 것 같기도 했다. 청색혈마는 섬뜩 놀라 재빨리 공세를 거둬들이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안색이 돌변하였다. 그녀를 중심으로 하여 사면팔방에서 기다란 장검을 든 사나이들이 대열을 갖춘 채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신경이 마비된 사람처럼 일제히 두 눈을 감은 채, 보통 검보다 훨씬 기다란 장검을 겨누며 일정한 속도로 뚜벅뚜벅 다가오는 것이었다. 청색혈마는 은근히 겁이 났다.사면팔방에서 장검을 겨눈 사나이들이 촘촘히 빙 둘러서서 진격해오니 한가운데 있는 자기로서는 도저히 빠져나갈 재간이 없었다. 바로 이때, 허공에서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소 맹주께서 도착하였습니다.” 우렁찬 목소리가 채 멎기도 전 네 명의 경장 사나이들이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청풍검 선우철이 날렵한 동작으로 나타났다. 선우철의 출현과 때를 같이 하여 장검을 들고 청색혈마에게 다가가던 사나이들은 일제히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은 시종일관 눈을 뜨지 않았다. 마치 누구의 명령을 기다리는 듯 여전히 검을 겨눈 채 묵묵히 서 있었다. 황천우가 선우철 앞으로 다가가서 정중히 허리를 굽히고 입을 열었다. “소 맹주,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갑자기 청색혈마라는 여자가 나타나서… 그런데… 나는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그려.” 그는 청색혈마에게 호된 맛을 본 터라 행여나 선우철이 그녀를 얕잡아보는 실수를 범하지나 않을지 염려되어 그런 말을 하였다. 그러나 청색혈마의 매서움은 선우철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알았으니 돌아가서 쉬도록 하시구려.” 황천우는 청색혈마의 빙선일월장에 의하여 심한 타격을 입었으나, 암중으로 내공을 끌어올려 가까스로 발작을 면하고 있었다. 그러던 터에 말을 하느라 입을 여는 바람에 목구멍까지 끓어올랐던 선혈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 그는 피를 쏟으면서도 비틀거리는 걸음을 옮겨 부랴부랴 안으로 들어갔다. 청풍검 선우철은 청색혈마의 매서움을 잘 아는 터라 그녀를 보기만 해도 공연히 위축되고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는 자기 실력으로는 도저히 그녀를 상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노 선배, 기별도 없이 어찌 이렇듯 갑자기 왕림하셨소이까? 후배가 미리 알아서 영접해야 도리이거늘 소홀한 점에 대하여 너그러이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청색혈마는 코웃음을 치더니 아직도 대열이 흩어지지 않고 있는 사나이들을 가리키며 쏘아보며 외쳤다. “이게 바로 손님을 영접하는 방식인가?” 선우철은 뒤를 돌아보고 수하들에게 찡긋 눈짓을 해보이더니 버럭 고함을 질렀다. “썩 물러가지 못할까?”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검을 겨눈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선우철은 멋쩍은 웃음을 짓고 정중히 말했다. “후배의 능력이 자라지 못하니 노 선배님께서 아무쪼록 널리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청색혈마는 돌연 호통을 쳤다. “선우철! 나를 세 살 박이 어린아이로 취급하느냐? 제발 혼자 영리한 척하지 마라. 나는 이미 너의 속셈을 다 알고 있다. 그러니 아무리 총명한 척하여도 우매한 착오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순 선우철의 안색이 해쓱해지더니 순식간에 화끈 달아올랐다. “노 선배, 그건 모르시는 말씀이올시다. 후배는 비록 도장맹의 맹주 지위에 있으나 사실상 실권이 전혀 없기 때문에 수하들을 통솔할 능력이 없습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 가친의 수하일 뿐 후배의 수하는 아닙니다. 따라서 아버님의 명령에만 복종할 따름이지 후배의 말은 전혀 들어먹질 않는 답니다.” “그렇게 무능한 주제에 무엇 하려고 여기에 온 거냐?” 선우철은 지금 시간을 끌어 자기 부친인 선우휘가 속히 나타나 주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청색혈마가 너무도 신랄하게 꼬치꼬치 캐묻는 바람에 매우 난처하고 화도 났으나 끝내 정색을 하고 넌지시 화제를 바꾸었다. “오늘 후배가 겸손하게 노 선배님을 대하는 것은 노 선배님이 두려워서가 아닙니다. 아무튼 저는 강호의 예의범절을 쫓아 노 선배님이 여기에 오시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부터 여쭙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여기 온 목적을 밝히겠다. 첫째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고, 둘째 천하제일의 고수라 자처하는 도장맹의 맹주와 한 번 대결을 해보고 싶어서 왔다!” 이 말을 듣고 선우철은 내심 무척 놀랐다. ‘음… 분명히 중대한 일이 있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이 여자는 내가 비류신과 홍부용을 이끌고 온 사실을 눈치 챈 것 같구나.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만만치 않은 상대인데.’ 그는 청색혈마가 자기 아버지와 일전을 벌이고 싶다는 점에 대하여는 추호도 마음을 쓰지 않았다. 오로지 비류신과 홍부용을 납치해 온 사실이 탄로되었을까봐 전전긍긍 하였다. 그러나 그는 애써 초조한 기색을 감추고 낭랑한 어조로 말했다. “노 선배님께서 찾으려 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후배는 도저히 알 재간이 없습니다. 그가 누구이든 이곳에 있기만 하다면야 후배는 최선을 다하여 노 선배님의 뜻을 이루도록 협조해 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또 노 선배님께서 아버님과 일전을 겨루시겠다는 문제에 대하여도 외출 중인 아버님이 돌아오시기만 하면 즉시 노 선배님의 뜻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청색혈마는 무엇보다 비류신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한 터라 선우철의 말에 귀가 솔깃하였다. “그게 정말인가?” “물론입니다. 모처럼 여기까지 찾아오신 노 선배님을 속일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일순 처절한 부르짖음이 울려 퍼졌다. 청색혈마는 중상을 입은 비류신을 직접 목격한 바 있는 터라 애통한 심정을 달래지 못하여 무의식중에 본성을 드러낸 것이다. 그녀는 극도의 비애에 젖을 때면 으레 처절하게 부르짖는 버릇이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독사처럼 표독스런 얼굴로 선우철을 노려보며 앙칼지게 외쳤다. “거짓말하지 마라! 나를 속일 수 있다고 믿느냐?” 그녀는 곧 왼손을 내뻗친 듯하더니 연달아 오른손을 강맹한 기세로 내뻗쳤다. 선우철은 소스라치게 놀라서 재빨리 적절한 초식을 시전하려 했으나 이미 때가 늦은 뒤였다. 그는 앞뒤 가릴 겨를이 없어 무턱대고 쌍장을 휘둘러 반격을 가할 따름이었다. 청색혈마는 방금 쌍장을 내뻗친 것 같았지만 처음 왼손은 거짓으로 내뻗친 척 했을 뿐이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할 계획으로 그런 수법을 썼던 것이다. 과연 선우철은 그녀의 수법에 말려들었다. ‘아차 속았구나!’ 그는 신속히 허공으로 뛰어올라 계속 장풍을 뿜어댔다. 펑! 쌍방 간 장력이 맞닥뜨린 순간, 경천동지할 요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이때 선우철은 황망 중에도 냉정을 잃지 않고 수하들을 향해 우렁차게 외쳤다. “너희들은 각자 자기 위치를 끝까지 지킬 것이며, 절대로 이 여자를 살해해서는 안 된다!” 이때 청색혈마는 날카로운 휘파람소리를 내면서 날렵한 동작으로 허공에 솟구쳐 오르더니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