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베일, 몸을 탐하다(진리를 말하는 은밀한 방법)
"모든 창조는 베일의 효과를 갖는다"-알렌카 주판치치
https://naver.me/xEqjZ4Ov
2. 결핍에서 핀 아름다움(미학적인 상처 혹은 결점)
"가장 저급한 것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주가 태어난다!"-칼융
https://naver.me/5kXN5H97
3.거울 보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환영과 허영 혹은 허영과 허무의 경계에서)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중략)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
섭섭하오
⁃이상, 거울 중에서
https://naver.me/xUtaQJbK
4. 혀끝에서 맴도는 입술(탄식과 감탄 사이)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중에서
https://naver.me/5kqvoOLg
5. 터칭, 마음을 어루만지다(교감을 넘은 감동)
접촉(contact)
이 문형은 욕망하는 대상의 육체(더 정확히는
그 살갖)와의 가벼운 접촉으로 야기되는 모든
내적 담론을 가리킨다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담론] 중에서
https://naver.me/xGiLsZdY
6.뒷모습이 진실이다!(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그대)
'뒷모습은 스스로를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마주한 이를 속이지도 않는다. 진실은 이 사이, 밝히지 않는 것과 속이지 않는 것 사이에 있다. 뒷모습이 요령부득으로 느껴진다면 이는 진실이 요령부득이기 때문이다."
⁃미셸 투르니에, [뒷모습] 중에서
https://naver.me/xkeMmM1h
7.풍요의 핵 또는 빗나간 미의식(배와 배꼽, 인체의 중심에서)
"그녀의 배꼽은 섞은 포도주를 가득히 부은 둥근 잔 같고 허리는 백합화로 두른 밀단과 같다."
⁃ 성경 [아가서]
https://naver.me/FjxNXgwI
8.눈물, 액체로 된 포옹("타인의 아픔에 동참하는 눈물을 허하라!")
"풍족하고 태평한 눈물은 우아한 미소와 뒤섞여
그 얼굴에 연민과 기쁨의 표정을 더해준다."
⁃보마르셰
https://naver.me/x5lPBRuN
9. 훔친 키스, 비밀스런 환락을 탐하다!(숨결과 영혼의 결혼)
"우리는 창의적으로 키스했다. ... 뜨거운 부지깽이 같은 혀로 열렬하게 키스했다. 어느 시대이건 연인들은 자신들의 열망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시간을 초월하며 키스했다. 거칠게, 거의 고통스럽게, 영혼을 훔칠 듯 격하게 키스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키스를 발명해 내기라고 한 듯
정성을 다해 키스했다.
⁃다이앤 애커먼, [천 개의 사랑] 중에서
https://naver.me/FSO9hUX6
10.욕망의 주체가 된 여성들(표현의 역설, 그려지지 않은 노출)
"나는 비어 있음의 둘레를 그릴 거야. (.)거기에, 바로 가장 위대한 행복과 가장 깊은 절망의 근원이 있어.
⁃크리스틴 오르방, [세상의 근원] 중에서
https://naver.me/5FeB93ca
11.부재하는 팔, 시적인 조각(팔 없는 조각의 힘)
그녀의 하얀 팔이
"내 지평선의 전부였다"
-막스 자콥, [지평선] 전문
https://naver.me/GaTCvDgP
12.당신의 코는 안녕한가요?(자존심 혹은 욕망에 관한 메타포)
https://naver.me/GZjgfS0o
13.넉넉하고 튼튼한 육체의 대지(생명예찬의 메타포)
"때때로 초원 위에서 우리는 바람결에 나부끼며 일체를 이루는 곡선을, 일체를 이루는 부드러운 물살을, 일체를 이루는 고분고분한 순종을 볼 수 있다."
- 프랑시스 퐁주(Francis Ponge)의 [초원의 건축물] 중에서
https://naver.me/FniRV6zR
14. 잃어버린 미소를 찾아서(시선과 응시의 결속)
"우리는 어떤 미소가 미지의 세계의 지표가 되는 순간 매혹된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영원한 수수께끼가 된 이유는 그 누구에게도 동일한 상상의 세계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애매하고 다면적인 웃음'이라고 언급한 미술사가 E. H. 곰브리치의 말처럼, 어떤 상상도
가능하지만 어떤 해석도 만족스럽지 않다. 릴케의 말처럼 명성이란 하나의 새로운 이름 주위로 몰려드는 오해의 총합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유경희, 얼마 전 노트에 남긴 메모에서
https://naver.me/FPeZIbRt
15.몸의 그늘 혹은 관능의 메타포(등, 돌보지 않는 아름다움)
"엎드린 다나이드의 등으로 지나가는 빛을 보는
것도 기묘한 일 아닙니까? 빛은 몇 시간 동안이나 거의 진전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천천히 움직입니다. 이전에 또 어떤 이가 이렇게 다양한 그늘의 모든 뉘앙스를 알고 있었을까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로댕] 중에서
https://naver.me/IMpheJk1
16.머리카락, 욕망과 섹슈얼리티(자꾸만 만지고 싶은 그것)
우리는 몸을 굽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그대에게 머리 숙이리
그러면 머리카락은 희미한 향기를 떨구고 이슬과 죽음처럼
파리한 희망의 백합과 열정의 꿈에 젖은 장미들로 무거우리라
-W.B. 예이츠
https://naver.me/FJ6MIwr4
17. 유방, 여자의 권력 혹은 자비(태초에 젖가슴이 있었으므로)
"데데의 가슴은 금빛이 감도는 가슴이야. 매끄럽고 둥글고 탄력이 있어
그걸 못 느끼면 삶도 인생도 이해 못해."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https://naver.me/GWoLk1mJ
18.우는 발이 있다는 사실(관능적이거나 겸허하거나)
"니콜라스 3세의 발이 울었다는 대목을 읽었을 때 로댕은 벌써 알았던 것이다. 우는 발이 있다는 것을, 완전한 한 인간을 넘어서 울음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모든 땀구멍에서 솟아나는 엄청난 눈물이 있다는 것을"
⁃릴케의 [로댕론] 중에서
https://naver.me/G5QdsSpQ
19.눈, 나를 바라보는 너(존재의 매개체)
"신은 하나의 시선이다"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
https://naver.me/GRz0a7Lx
20. 메시지를 담은 손(손은 몸의 일부분이 아니다)
눈에 덜 띄는 동시에 사토리,즉 '홀연한 깨달음'처럼 다가오는 이미지를 만나는 순간이 있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는 그림에서 가장 덜 중요한 지점에 '사로잡혔던 잊을 수 없는' 기억에 대해 토로했으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푼크툼(punctum: 상처, 점)과 접신하는 경지라 말한 바 있다
https://naver.me/xCiqet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