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자정부를 구축한 한국 정부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그동안의 경험을 공유하자는 뜻을 강하게 나타냈다. 한국과 베트남 수교 15주년 기념 ‘다이내믹 코리아 인 하노이’ 행사의 일환으로 23일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전자정부 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더 나은 전자정부 구축과 양국의 협력을 위해 갖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서필언 행정자치부 전자정부본부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전자정부가 세계에서 인정을 받을 정도로 모범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1990년대 초부터 구축해온 인프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국민의 수용성,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 잘 짜여진 추진체계 등의 덕택”이라며 “한국은 베트남이 전자정부 사업을 추진하는데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국 행정자치부와 베트남 정보통신부 협력 필요
포럼은 이병헌 삼성SDS 상무의 사회로 진행됐다. 우선 서보람 행자부 표준화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의 전자정부가 걸어온 길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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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웬 아이 비엣 베트남 정보통신부 국가ICT사무국 부국장이 베트남 정부의 전자정부 구축계획과 어려움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이어 응웬 아이 비엣 베트남 정보통신부 국가ICT사무국 부국장도 베트남 정부의 전자정부 구축계획과 현 상황, 베트남이 처한 어려움 등을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이 세계 통합과 경제발전, 정부개혁이라는 큰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정보통신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양국의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영미 상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양국 정부 관계자가 전자정부를 주제로 만난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시작”이라며 “한국측 전자정부 담당부처인 행정자치부와 베트남측 담당부처인 정보통신부가 서로 양해각서를 맺고 기술과 정보 공유, 상호협력을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력의 상호교류, 공식 협력채널 확보, 베트남 맞춤형 프로그램 마련 및 시행, 정기적인 포럼 개최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베트남, 인력자원 등 크게 부족…한국에 협력 요청
이에 대해 응웬 타잉 푹 베트남 정통부 정보통신·통신기술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베트남은 법적 근거와 공무원의 인식, 정책의 실행, 관련 인프라, 인력자원이 무척 부족해 한국보다 20년이나 뒤진 상황”이라며 “앞선 한국의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10년까지 전자세관, 국세, 중앙 및 지방장부간 정보공유 등 여러 분야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한국측이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동석 한국정보사회진흥원 전자정부지원단장은 “전자정부를 추진할 때 베트남이 직면하게 될 문제와 이슈에 대해 한국은 한국이 가졌던 고민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아직 풀지 못한 문제는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등 협력을 강화해 양국이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지에 마련된 한국 전자정부 홍보관에도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시민의 뜨거운 관심이 줄을 이었다. 전자정부 홍보관을 준비한 정영준 행정자치부 전자정부본부 전략기획팀 서기관은 “포럼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홍보관을 들려 한국의 전자정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다”며 “일반인들은 주로 정보화마을에, 베트남 공무원들은 주로 중앙정부 조달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결혼 가족은 한·베 양국 교류에 중요한 교두보
오후에 열린 ‘한국-베트남 국제결혼 정책포럼’에선 최근 이슈가 된 국제결혼 문제에 대해 한국측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혜경 배재대학교 미디어정보·사회학과 교수는 국제결혼가족을 매개로 한 양국간 교류협력 방안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00년대 들어 베트남 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이 늘고 있다”며 “이들 국제결혼 가족들은 양국간 교류협력에 중요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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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열린 한국-베트남 국제결혼 정책포럼에서 발제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
그는 이어 “실제로 이들 가족은 자녀의 양육과 교육을 위해 양국을 이동하며 이들 중엔 노후에 부인의 모국인 베트남에서 살 계획을 가진 이들도 많다”며 “이들 가족 및 자녀들이 한국어와 베트남어 및 양국문화에 익숙해진다면 향후 양국간의 무역업 등 경제교류 및 민관협력 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제한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민간단체의 입장에서 본 여성결혼이민자를 위한 베트남의 과제‘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현재 우리센터의 상담건수 대부분이 중국과 베트남인데 이중 베트남 여성 상담이 총 상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상담내용은 가족과의 갈등 문제가 50%, 가정폭력이 40%, 체류문제 상담이 10%”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의 인권문제가 한국은 물론 베트남 사회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를 풀기 위해선 한국 뿐 아니라 베트남측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한국 결혼중개업에 종사하는 베트남 사람에 대한 감독, 한국 남성과 결혼하려는 여성에 대한 폭넓은 교육, 한국에서 이혼하거나 가출한 뒤 베트남으로 돌아간 여성을 위한 베트남 내 이혼규정 완화 등 법률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호 처장, “이번 포럼은 양국 정책교류의 새로운 출발점”
이에 앞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개회사에서 “전자정부는 한국의 21세기 사회 진보를 이루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전자정부에 의한 정부의 투명성이 사회적 신뢰와 투명성, 합리성을 가져왔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국제결혼 문제는 세계화에 따른 현상으로 그것의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 자리는 양국 정부기관 간 정책교류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 영자지 ‘베트남 뉴스’는 23일자 3면 기사에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의 응웬 싱 훙 베트남 수석부총리 예방을 다루며, 한국의 정보통신과 전자,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배우고 싶다는 응웬 수석부총리의 희망과 베트남의 성공적인 경제개발을 축하하는 김 홍보처장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