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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제 : 2005.12.31(토)
어디로 : 만수봉(983m)
누구랑 : 아내랑
만수봉은 충북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에 자리한 만수봉(萬壽峰 983m)은 월악산에서 흘러내린 능선이 8km쯤 나간 곳에 솟은 암봉으로 남릉 상의 최고봉으로 용암봉의 모산이다. 즉 만수봉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상에 용암봉이 솟아 있다. 만수교와 만수골의 이름을 빌어 만수봉으로 불려지고 있다.
백두대산 주능선에서 월악산 쪽을 살짝 비켜 앉아 만수계곡 건너편에 있는 포암산과 마치 오누이처럼 다정스런 모습을 하고 있는 산이다. 또한 포암산과 함께 암산으로 이루어졌고 포암산과 산행코스도 비슷하다. 만수봉 부근의 산들이 모두 그렇듯, 만수봉도 한폭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묵은 노송들이 치마를 펼친 듯한 회백색 바위 사이에 군락을 이뤄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만수교에서 육각정 옆 계류를 건너 만수계곡을 따라 형성된 자연학습장 길을 올라가다보면 왼쪽으로 작은골과 함께 커다란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고 난 뒤 조금 후에 왼쪽으로 오르는 길과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만수산의 등산은 이 곳에서부터 시작하여 820m봉 - 만수봉 - 만수계곡상류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인 코스다.
△ 지난 여름(8월 15일)과는 반대로 오늘은 만수골로 들머리를 잡습니다.
<산행전에>
금년도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특별한 감흥과 소회도 없이 그저 무덤덤하니 이제 저도 나이가 제법 들었나 봅니다. 조반을 뜨자 마자 딸네미는 친구들과 영화보러 간다고 서울로 달라 빼 버리고....딱히 할 일이 없는 저는 오랜만에 날씨도 풀리고 했으니 테니스장에 나가서 땀이나 좀 빼볼까나?...하다가 불쑥 아내에게 한마디 건넵니다.
빵과버터 : 여보?...어디 가까운 산이나 갑시다요?....
우렁각씨 : 어디로요?....
빵과버터 : 지난달 북바위산 갈 때 눈여겨 봐뒀는데 덕주봉이 어떨까?....
우렁각씨 : 덕주봉은 밧줄도 타야되고...위험하다고 하던디요?....
빵과버터 : (속으로....그까이꺼 지가 위험하면 얼마나 위험할라고....)
이렇게 오늘의 산행지는 덕주봉으로 정하고 부리나케 산행지도와 설명문을 프린터 출력시키고 늙은 나귀를 채근해서 38번 도로를 탑니다.
△ 장호원을 지나 널널한 3번 도로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어디쯤이던가?... 도로변 소나무 숲에 상고대가 너무 이쁘게 피었습니다.
빵과버터 : 여보야?....녹기 전에 퍼뜩 사진 찍고 가자!!....
보통 상고대(Rime)은 해발 1000여메타 되는 산능선 바람독에서 겨울철에 볼 수 있는데....오늘처럼 이렇게 낮은 평지에서 상고대를 볼 수 있는 행운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닙니다....ㅋㅋㅋ.
상고대라는 것은 대기중의 수증기가 승화하거나 섭씨 0도 이하로 과냉각된 안개등이 나무나 지표의 물건 표면에 붙으면서 동결된 백색의 얼음을 말합니다
△ 여기서 부터 덕주봉을 오를 계획이었으나 미륵사지 앞 매표소에서 우리가 덕주봉을 오른다니 매표원 아주머니는 펄쩍 뛰면서 거기는 위험해서 출입이 안되고 밧줄도 다 끊어 놨으니 만수봉이나 영봉으로 가라합디다.
△ 만수교에서 바라본 용암폭포입니다. (여름철에는 병아리 오줌처럼 질질거리드만 오늘은 제법 선이 굵습니다)
△ 만수계곡 오름길에서(조것이 아파트냐?..아지트냐?...)
△ 산죽길도 있고...
△ 만수계곡에서
△ 옛집터
△ 백두대간이 포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입심좋은 어떤이는 말하기를 요즘은 백두대간이 신작로처럼 길이 잘 나있다 캅디다만....ㅋㅋㅋ....)
△ 백두대간 길에서...
△ 이제 조망이 트이기 시작합니다....
△ 저 멀리에는 월악 영봉이....가까운 데는 포암산이...
△ 만수봉 정상직전에서....(품에다 카메라를 안고...)
△ 바람에 떨어진 상고대를 접사
△ 월악 영봉이 거느리고 있는 산군입니다. (만수봉 정상에서)
△ 월악 영봉을 줌인 (만수봉 정상에서)
△ 지난 여름 만수봉 정상에서 보았던 그림인데...인위적으로 이름을 남긴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요?....
△ 소나무와 바위는 그 자리에 의연하게 있건만 표찰은?....
△ 산 속의 나무에 흰 눈꽃이 핀다고 다 상고대는 아니다. 눈이 쌓인 것은 설화, 쌓였던 눈이 얼면서 얼음 알갱이가 줄기에 매달리는 것은 빙화로 각각 구분된다.
물론 한겨울 눈이 내린 뒤에는 설화 상고대 빙화같은 현상이 복합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나무에 흰꽃이 서리처럼 피었다해서 수상으로도, 안개가 얼어붙었다는 의미인 무빙으로도 부르는 상고대는 순수한우리말입니다.
상고대를 과학적으로 보면 아침 기온이 영하 6도 이하에, 습도는 90%가 넘어야 되고, 초속 3m 이상의 바람이 불 때 피어납니다.
△ 산 구비를 돌 때마다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워지기도 하는 월악 영봉
△ 기암(빵 틀 바위)
△ 괴석(곰 발바닥 바위)
△ 보고 또 보아도 물리지 않는 포암산과 월악
△ 뒤돌아본 만수봉은 상고대 천지입니다
△ 만수봉 산행의 묘미는 월악 산군을 바라보는 조망도 좋지만 쭉쭉빵빵 잘 생긴 금강 소나무가 눈을 즐겁게 한다는 겁니다. 그래 저는 잘생긴 나무만 보면 그 나무밑에 영원히 쉬고 싶다는 욕심을 부립니다(수목장....)
△ 고목에 둥지를 뜬 고치
△ ???....이기 머시고?....(아 유 키딩?....ㅋㅋㅋ)
△ 이제 식은 국으로 점심을 때우고....
△ 부봉을 줌인
△ 미륵사지
△ 덕주휴게소 |
첫댓글 서정길님이 토요일 근무 중에 전화오셔서 대뜸 지금 어느산에 있냐고... 산은 고사하고 사무실에서 헥헥거리고 있다고하니 빵과버터님 부부는 월악산으로 가는 중이라 무척 부러워했지요^^ 두루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누는 분들의 정성이 존경스러우나 이 산거북이는 댓글로 대신합니다.^^ 요즘 댓글정치도 회자되잖아요?
역시 저한테도 곰살맞은 구석은 없었으니 이심전심입니다.....
산행기를 읽으면 내가 가지 못한 산들에 대한 정서를 간접적 경험을 얻으니 좋은 일이지요..산행기의 맛깔스런 이바구에 덩달아 같이 여행하다보면....어느새 하루해가 저무듯 그렇게 오래오래 내 속에 남아있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격려의 말씀 오래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눈과 얼음을 보게되니 갑자기 오금이 저리고 추워집니다. 그렇게 머지않는 곳에 명산들이 두루 자리하고 있으니 부럽기도합니다. 신주단지 모시듯 디카를 품에 품은 누부야. ^^ 그 디카가 더 부러벙, ㅋㅋㅋ 새해 맞아 두분의 사랑이 더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사진 한장, 매형의 닉으로 허락도 없이 대문에 내겁니다. 부~디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이미 거러노코 지럴이야... ㅋㅋㅋ)
그런 지럴이야 하면 할수록 조치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