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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은 비상계엄하에 있는 것 같다.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고 시장과 가게들도 철시하고 모든 행사도 중지하고 무인도시 같은 상태다. 확진자가 연일 대구에서만 폭증하고 있으니 주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우리도 문밖 출입도 못하고 팔자에 없는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하며 언제까지나 기약도 없으니 답답하게 지내고 있다.”
위의 글은 필자의 삼촌이 엊그저께 대구에서 조카인 필자에게 보내온 문자 메시지 일부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밤 KBS 1 TV “시사직격” “긴급르포”에서 대구의 한 시민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창 밖의 비둘기가 부럽다”고 토로 한 바 있다. 대구시민들의 코로나 바리러스 확산 공포로 인한 갇힌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행정 당국에서는 바이러스 지역사회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될 수 있는 대로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그리고 마스크쓰기, 손 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지침 등을 홍보하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고 있다.
최근 수퍼에서 라면 물 등 생필품이 동이나 마치 전시를 방불하게 하고 있다. 감염확산을 위해 필수품인 마스크 품귀 현상도 계속해서 이어 지고 있다. 매주 나가는 등산모임도, 오랜 친구끼리 월례모임 그리고 주말에 늘 나가던 미사도 취소 되여 코로나 바이러스가 삶의 패턴을 혼돈으로 몰아 가고 있다.
우리가 자녀들을 결혼 시킬 때 사돈이 될 사람의 집안을 들여다 보는 이유가 있다. 그 집안이 권문세가인지를 보는 것이 결코 목적이 아니다. 그보다는 혹시 그 집안에 유전적인 질병의 내력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아무리 조건이 좋은 며느리나 사위 감 이라도 집안의 유전병 내력이 있으면 기피하는 것이 한국의 혼인 풍습이 아니 던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원은 중국의 우한 이다.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마침 중국의 큰 명절 인 춘절을 전후 한 시기여서 우한을 빠져 나간 우한 사람들이 많았다. 외교의 문제이자, 선택의 문제라고 하지만 감염원을 완벽하게 봉쇄하기 위해서는 오직 최근 15일 동안 후베이성을 여행한 입국자 만이 아닌 중국사람 전체의 입국을 완벽하게 제한 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한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의 제일 교역국인 중국이라고 하지만 결코 “외교가 방역”을 앞설 수 없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니 지금 전세계 81개국이 한국인의 출입을 제한 하고 있지 않은가!? 자국민을 전염병 위험에 노출 시키면서 중국의 심기를 살피다 오늘 우리 국민이 목도하는 참상을 초래한 위정자의 무사안일과 식견 부족을 집고 넘어 가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때 야당대표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 위기관리 능력이 지금처럼 허술했던 적이 없다. 메르스 ‘수퍼 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자신이었다”고 몰아붙였다. 그 시점에서 메르스 환자는 169명이었다. 지난달 23일 코로나 19 위기 경보를 최고수준인 ‘심각’단계로 올릴 때 누적환자는 602명이었다.
정부가 후베이성 입국자만 차단한 것이 지난달 4일 이었다. 그 열흘 전에 의사협회는 “중국전지역에서의 전면입국 금지”를 준비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의사협회는 지난달 18일 경로불명의 환자들이 나오자 “다시 한번 촉구한다. 마지막 기회다”라고 경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19 위기 경보를 최고수준으로 올릴 때에도 의사협회가 촉구한”중국전지역에서의 전면입국금지”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국가 지도자의 통찰력은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능력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자 도덕경에 언급된 “견소왈명(見小曰明)” 은 “일이 켜져서 해결하기 어렵기전에 미리 그 싹을 보고 풀어나가는 능력”을 말한다.
영어의 “Management by Exception” 도 상급자에게 난제를 다루는 최종 판단을 부여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지도자는 예측 할 수 없는 또는 비정형의 요소들이 내포된 난제를 잘 처리 하면 그것으로 사명을 다 한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앞을 내다보는 능력 그리고 그와 비슷한 내용의 통찰력을 몇 가지 사례와 속담 그리고 예화를 통하여 살펴 보려고 한다.
●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히틀러의 의중을 몰라 고민이 깊었다. 이에 미 정보국은 정신병리학자인 월터 랑어 박사 에게 히틀러의 심리 행동적 특성을 예측해 달라고 의뢰했다. 랑어 박사는 “독일의 패배가 확정되면 히틀러는 자살 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랑어 박사의 예측대로 히틀러는 소련군이 베를린으로 진격해 올 때 지하 벙커에서 권총으로 자살 하였다.
●사기 세가(世家)중 송미자세가(宋微子世家)에 보면 은나라 말기 현자였던 기자(箕子)가 주(紂) 임금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은나라의 멸망을 예언한 부분이 나온다.
“그가 상아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했으니 틀림없이 옥으로 만든 잔을 사용 할 것이고, 옥으로 만든 잔을 쓴다면 틀림없이 먼 곳의 진기하고 괴이한 물건들을 차지하려 할 것이다. 수레와 말 그리고 궁실도 점점 이렇게 되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일본 옛 속담 “바람이 불면 목수가 좋아한다.”
바람이 불면 먼지가 생겨 눈병이 나고, 눈 병이 창궐하면 굿을 하고, 굿에는 북을 사용하고, 북을 만들 때는 고양이 가죽을 쓰며, 고양이를 죽이니 쥐가 늘고, 쥐가 기둥을 갉으면 기동이 약해져 목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바람이 불면 목수가 좋아한다는 추론이 성립한다.
●망고나무 예화: 옛날 어떤 페르시아 왕이 망고나무가 있는 골짜기에 각기 다른 계절에 자식들을 따로 보내어 “현상과 본질”에 관한 훈련을 시킨 예화가 있다. 장남은 겨울에, 2남은 봄에, 삼남은 여름에 그리고 막내는 가을에 망고 나무를 관찰하게 한 후 네 아들에게 망고나무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했다. 첫째 아들은 앙상한 고목, 둘째 아들은 우람하고 아름다운 초록색의 나무, 셋째 아들은 장미처럼 아름다운 꽃이 만개한 나무 그리고 막내는 즙이 많고 맛이 좋은 배와 같은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라고 주장 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왕이 네 아들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모두의 각기 다른 주장이 옳다. 왜냐하면 너희들은 각기 다른 계절에 망고 나무의 겉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통찰력은 영어로 insight 이라고 표기한다. 여기서 접두어 in은 out의 반대 개념으로 외양이 아닌 내면을 말한다. 따라서 insight은 사물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직관으로 들여다 보는 것을 말한다. 망고나무의 겉모습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망고나무의 본질은 하나이고 계절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사물과 사람을 보는데 주관이 있고 객관이 있으며 그리고 직관이 있다. 통찰력이란 직관을 통하여 사람이나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직관은 훈련을 통하여 기를 수 있다.
잘 아시는 대로 외국사람이 다른 나라에 입국 할 때에는 반드시 들어가는 나라의 당국자로부터 세 단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 CIQ즉 Customs(세관), Immigration(이민), Quarantine(검역)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지금 세계 81개 국가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거부 하는 것은 한국인이 싫어서가 아니다. 한국인이 지닌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자국민을 보호 하기 위해서이다. 관광 진흥을 위해 또는 선린외교를 위해 바이러스창궐지역의 국민을 입국 시키자는 어떤 나라의 위정자가 있다면 그는 분명 지도자로서 식견이 부족한 사람일 것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설마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전파 될 리 없다는 지도자의 통찰력 부족이 오늘 우리 국민이 겪는 혼란과 고통의 뿌리 임을 잊지 말자.
안보도 마찬가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안보문제에 있어서도 봉쇄전략을 지금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차선책이지만 4.15 총선에 출마할 야당 의원들을 많이 당선 시켜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 문제에 대한 독주를 철저히 견제하고 감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안전 사고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창해 왔다. 막상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지 못해 희생된 21명의 무고한 죽음과 질병으로 인한 수 많은 사람의 고통 그리고 사회적인 재앙과 손실에 대해서 어떻게 국가가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할 것인지 지켜보려고 한다. 방역실패는 안전사고보다 더 큰 국가적 실패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봉쇄와 국가 안보 문제를 다루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의 지도자로서 좀더 신중하고 보수적이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각료와 참모들의 면면으로 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족한 통찰력을 보완 할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문대통령을 신봉하는 문주주의(文主主義)신도처럼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 코로나 19는 머지 않아 종식 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봉준호 감독을 청와대에 초대하여 파안대소하며 돼지 목 살과 대파의 풍미를 더한 짜파구리 파티를 벌였다. 문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시진핑 주석과 전화하면서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말 했다. 바로 그 전날이 국내에서 첫번째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날이 였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 해야 할 대통령이 시주석에 입맛에 맞는 말을 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인 입국을 봉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상을 풍기는 듯하여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공산당 선전매체는 지난달 27일 중국지방정부의 여러 한국인 격리와 관련해 “외교보다 더 중요한 방역문제”라고 했다. 또 “해외 입국자를 방치해 역병이 재발하면 중국 인민이 용서 하지 않을 것” 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년간의 치적에 대해서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 들일 자세를 취하여야 한다. 다가오는 4.15 총선은 당연히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국민의 심판이 내려 져야 한다. 야권에서는 선거연대를 통하여 국민이 집권세력에 대한 불만을 표출 할 수 있도록 대안세력으로서 채비를 갖추어야 한다. 주권재민이라고 하지만 국민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민의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수행한 지난 3년간의 치적에 대해 추인을 받는 형식으로 4.15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국가안보 문제도 바이러스 방역 실패와 같이 전철을 밟지 않도록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 이번 4.15 총선에서 대의 정치의 산실인 국회에 야당을 많이 뽑아 문재인 대통령의 통찰력 부족을 보완시켜야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는 나라의 기반을 뒤 흔드는 재앙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는 만리 밖의 일을 환하게 살펴서 알고 있어야 한다. 뜻밖에 일어 날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통찰하면서 그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에 경험하고 있는 뜻밖 전염병의 확산도 일어날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 중에 하나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이나 국가의 생존과 번영의 힘은 통찰에서 나온다. 국정 지도자의 통찰력은 나라의 운명을 좌지 우지 하는 능력의 정수이다. 지도자가 통찰이 부족하면 통찰력이 있는 참모를 기용하여 네비게이터의 역할을 맡겨야 한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의 시절 그들의 식견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등용되어 훌륭한 정책을 펼쳤던가! 박근혜 전대통령의 통찰력 부족을 문재인 대통령이 답습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 할 길이 없다. 두 사람이 스타일은 다르나 독단적이고 분파적이며 그리고 통찰력이 부족한 점은 비슷한 것으로 보여 진다.
군자신시(君子愼始) 차약호리(差若毫厘) 유이전리(繆以千里)-예기(禮記)중에서
단 한치의 착각이 천리 만 큼이나 큰 잘못이 될 수 있으므로 군자(지도자)는 처음부터 신중해야 한다.
●통찰력: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 - 표준국어 사전
●견미지저(見微知著): 미세한 것을 보고 장차 드러날 것을 안다. (위 기자(箕子)의 은나라 멸망 예언 고사 참조)
●Insight: The capacity to gain an accurate and deep intuitive understanding of a person or thing. –The Oxford American College English Dictionary
●Management by Exception(MBE)(예외관리): 표준에서 벗어나는 케이스를 확인하고 다루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경영관리 스타일. 예외관리를 사업관리에 적용할 경우 종사원들이 담당업무를 스스로 처리하고 결정하는 책임을 감당 해야 한다. 만일 해당 직급 담당자가 결정 할 수 없는 예외적인 상황에 봉착 할 경우 차 상위 직위자 에게 그 업무를 이첩 하여야 한다. 예외관리는 관리자의 업무부하를 줄여서 관리자들이 가장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에 효과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도록 권능을 부여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프레드릭 에프 테일러(Frederick W. Taylor)에 의해 고안된 이 경영 기법은 IT사업에도 적용 할 수 있다. 국정관리에 있어 “고위직은 난제를 다루는 역량이 탁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여기에 MBE를 소개 했다.
선린외교(善隣外交)보다 방역(防疫)이 먼저라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새삼 더 아프게 느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