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146.잊혀지다?
‘기억하지 못하(않)다’는 의미로 우리는 ‘잊다’라는 말을 쓴다.
그리고 이 ‘잊다’의 피동사로 흔히 ‘잊혀지다’라는 말을 쓴다.
“지난번에는 내가 정말 잘못했어.”
“괜찮아. 다 잊혀진 일이야.”
“괴로운 기억은 이제 그만 잊게나.”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가 않아.”
“우리 다시 그 문제를 공론화해보세.”
“아무 소영없어. 그 일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는 기억일 뿐이야.”
“설마 벌써 잊혀질리야 있겠나.”
위 예문들은 바로 ‘잊혀지다’를 다양하게 활용한 예라 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정말 흔히 쓰는 표현이다.
그러나 ‘잊혀지다’를 포함해 ‘잊혀진’ 잊혀지지(가)’
‘잊혀져’ 잊혀질리야’라는 말은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그 이유는 ‘잊혀지다’가 ‘2중 피동’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잊다’에 접미사 ‘히’를 붙여 이미 피동사 ‘잊히다’가 만들어졌는데
여기에 다시 피동형을 만드는 보조 동사 ‘~지다’를
또 붙임으로써 불필요하게 2중 피동을 만든 셈이다.
‘~지다’는 동사나 형용사 뒤에서 ‘~어지다’구성으로 쓰여 피동사를 만든다.
따라서 ‘잊혀지다’를 비롯해 이 말의 활용형인
‘잊혀진’ ‘잊혀지지(가)’ ‘잊혀져’ 잊혀질리야‘라는 말은 모두 틀린 표현이다.
위에서 ‘히’와 ‘~지다’가 피동사를 만든다고 설명했으니
‘잊다’의 바른 피동형이 뭔지는 다 눈치챘을 만하다.
'잊다’의 피동사는 바로 ‘잊히다’또는 ‘잊어지다’이다.
그리고 이 ‘잊히다’의 바른 활용형은 ‘잊힌 / 잊히지 / 잊혀 / 잊힐 리’이다.
예문을 들면, “이미 잊힌 사람이야.” “그 일이 잊히지가 않아.”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 가고 있어.” “금엔들 잊힐 리 있나.”가 되겠다.
또 ‘잊어지다’의 바른 활용형은 ‘잊어진 / 잊어지지 / 잊어져 / 잊어질 리’이다.
마찬가지로 예문을 들면 “이미 잊어진 사람이야.”
“그 일이 잊어지지가 않아.”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어져 가고 있어.”
“꿈엔들 잊어질 리 있나.” 등이 바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무슨 말씀인지는 이해하겠습니다.
허나 잘못된 것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