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공포증의 여인
30대의 젊은 여인이 계단공포증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여기서 나는 그녀에 대해서 ‘시달린다’고 표현은 했지만 사실상 그녀는 계단을 피하면 되니까
오히려 크게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불편하긴 하지만 피하면 되니까 말이다.
실제로 불안이나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불안의 대상을 피하면서 살아가면 되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 생각보단 크게 어려움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남들은 어떻게 그렇게 살아가는가 의아해하지만 당사자로서는 운명처럼,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 살아간다.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이 여인도 마찬가지다. 계단 대신에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되고
꼭 계단을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에는 남편이나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경우에 따라 난간을 꼭 붙잡고 조금씩 가면 되니까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었다.
물론 그런 경우는 많이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 ‘시달린다’고 표현한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최면에 들어갔을 때는 계단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이 아주 컸고 심하게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야기는 이러했다.
고등학교 3학년때 그녀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지하철역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몇 계단을 내려갔고 있을 때 갑자기 몸의 균형을 잃고 뒤뚱거리면서 미끄러졌다.
밑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잡아주지 않는 가운데
그녀는 순간적으로 엄청난 공포감과 두려움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여고생으로서 창피스럽고 부끄러웠던 것도 물론이고.
잘못하면 뼈가 부서지고 크게 다치는 일이 생기며 어떻게 하나?
그리고 그렇게 되면 얼마나 아플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여고생이 넘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창피한 일일까?...
짧은 몇 초간의 순간에 그녀의 마음 속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 당혹스러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 짧은 순간의 오감적 경험은 고스란히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었다.
마지막에 그녀는 어느 할머니와 거의 부딪히기 직전에 잽싸게 할머니는 피했지만
결국 바로 옆의 난간에 부딪치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나 급하고 창피한 마음에 뒤뚱거리면서 아픈 것도 모른 채 얼른 일어나서 재빨리 지하철로 향했다.
평소에 그녀는 자신이 지하철 계단에서 미끄러졌고 넘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일로 많이 놀랐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리고 그 일 때문에 계단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의 구체적인 장면같은 것은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또한 그녀는 그날 많이 놀랐긴 했지만 웬만하면 계단을 피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실제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그 기억 때문에 힘들어하는 일은 별로 없이 살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계단으로 인해서 불편은 했지만 크게 어려움없이 살고 있었다.
우리의 무의식은 특히 공포스럽고 고통스런 기억은 경우에 따라 억압하면서 기억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그 기억을 갖고 있으면 살아가는데 힘겨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살들은 고통스런 기억을 무의식적 차원에서 억압하면서,
실제의 심각성의 정도에 비해서 훨씬 적은 정도로, 또는 경우에 따라서 전혀 심각성을 느끼지 않으면서 살아가게 된다.
이것은 결국 인간의 심리적 적응전략이며 적응기제라고 할 수 있다.
그녀에게서도 이와 같은 심리적 기제가 그대로 적용된 것 같았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심하게 놀랐었고 공포스러웠지만 평소의 일상생활에서는 그런 공포의 기억을
그렇게 생생하게 떠올리지 못하였다. 물론 계단을 생각하면 그녀도 가슴이 답답하다는 경험은 하였고,
그렇게 되면 계단을 피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평소에는 실제로 그날의 고통이 어느 정도였는지 제대로 기억하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최면에 들어갔을 때, 그녀는 아주 상세하게 그날의 일을 기억으로 떠올렸고,
당시에 경험했었던 불안, 공포, 창피스러움을 그대로 재경험하였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몸을 떨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순간적으로 얼마나 긴장을 했었던지 어깨를 움츠리고 힘을 줬던 기억을 떠올리며 몸을 움츠렸다.
그 때문인지 젊은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평소에 어깨가 많이 아프단다.
다행스럽게 그녀의 계단공포증은 쉽게 해결되었다. 이 경우에 공중분리기법이 쉽게 적용될 수 있었다.
그녀는 예쁜 두 딸을 갖고 있었는데, 특히 둘째 딸, 이제 겨우 두 세 살 되어 보이는 민서를 가장 사랑하고 예뻐하였다.
그녀가 데리고 온 딸을 나도 보았지만 참으로 예쁘고 귀여웠다.
그래서 그 딸과 함께 그녀가 좋아하는 꽃으로 백합을 치료를 위한 앵커링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공중분리를 하여 그녀를 딸과 함께 손잡게 하고 거인으로 만들어버렸다.
동시에 모든 계단은 소인국의 계단으로 만들고 경우에 따라 레고나 장남감 계단과 같이 인식하도록 처리하였다.
결과는 너무도 싱거웠다.
그녀는 눈을 감은 상태에서 지상으로 내려와서 계단을 보는 상상을 하였는데 그때 피식 웃었다.
공포스러웠던 계단이 너무도 작고 초라해보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녀가 눈을 뜨고 계단으로 가봤을 때, 그녀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환한 표정으로 웃었고 태연하게 계단을 오르내렸다.
별로 어렵지 않게. 그녀 자신도 신기하다고 말하였다.
십여년동안 계단을 피해왔던 그녀가 이렇게 쉽게 계단에 대한 공포를 이길 수 있게 되었으니....
이상의 이야기는 케이블TV채널인 MBC에브리원의 권해효의 ‘미스터리-X파일’ 프로그램에서
8월 22일 (금) 오전에 방영될 예정이다 (재방송도 여러차례 있을 예정).
어제 월요일에 전체 과정이 녹화되었는데, 어느 정도 수위와 어떤 내용 위주로 편집되어 방영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전 과정은 상세히 녹화되었다. 그리고 어째서 공포증이 생기는지,
그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공포증을 잘 느끼는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인터뷰도 함께 이루어졌다.
이상의 내용은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불안증이나 공포증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도움될 내용이라고 생각되어 소개하였다.
관심있는 분들은 방송을 통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바란다.
첫댓글 박사님은 싱겁게 손쉽게 치료를 하셨겠지만 저는 가끔 어떻게 치료 해야하나 막연할때가 많아요..NLP를 할때까진 이러겠죠?!! 싱거운 방송 보도록 할게욤...ㅋㅋ ^^
ㅎㅎㅎㅎ... 싱겁다는 표현이 또 그렇게 들렸군요... 복잡하지 않고 가볍게 끝났다는 의미였는데... 하지만 NLP공부를 다 마치면 쉽게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열공!!
^^ 사건에서 정서는 지워 버리고 사실만 기억한다. 그래서 그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남이야기 하듯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억 아래에는 엄청난 공포와 분노등이 자리하고 있다. 제가 지금껏 그리 살아 왔었는데요 요즘 nlp를 통해 치유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어제는 저의 밑바닥에 있던 절망과 고독에 대해 오늘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대해 참 많은 측면들이 올랫동안 켜켜이 쌓여 있어서 그것을 풀어 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효과적으로 그 작업을 해낼 수 있는 방법인거 같습니다 nlp와 최면이
비전님 갈수록 도사가 되는것 같네요..갑자기 계룡산에 가시는거 아니에요..ㅋㅋㅋ..NLP와 최면은 일반인들에게 쉽게 도를 찾고, 닦는 길잡이가 되어 너무 좋아요...
비룡님 방가요~ 에고~고민이 많아요. 그래도 막연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다루고 있으니까 좋은 거지요. 도사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