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 봄빛 붉은 바다
일 시: 2015년4월5일 일요일 오전9:30부터 오후5:00까지
장 소: 장봉도
참석자: 이시관, 유재윤, 이형재, 송기봉, 이혜연, 오덕진, 박상호 외 객원 이주원 8명
경 로: 운서역 – 삼목항 – 장봉도 선착장 – 가막머리 해변 – 장봉도 선착장 – 삼목항 – 운서역
총 6.2 km, 7시간 30분 소요
0930 운서역에서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전철을 타고 가다 김포공항역에서 고문님과 부회장님을 만나 뵌다. 운서역에는 송회장님께서 커피숍에서 아침을 들고 계신다. 나머지 일행들도 모두 만난다. 오랜 만에 오여사님도 오시고 이부회장님의 조카 주원학생도 참석해서 오늘은 8명이 일행이다.
영종도 삼목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신도 시도 모도를 거쳐 장봉도로 간다. 간만에 8명의 대규모 인원은 모처럼의 나들이가 즐겁다. 세월호의 여파 때문인지 신분증이 없으면 배를 타지 못한다. 여유 있게 승선을 하고 일행들은 자리를 잡았다.
나는 혼자 갑판 위를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회색 빛 하늘과 바다가 한 덩어리가 되어있다.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먹느라 분주히 날아 다닌다. 아직은 바람이 차지만 바다는 봄빛 연 초록을 회색 빛 하늘아래 감춰 두었다.
1051 장봉도 선착장
장봉도는 면적 7km2, 해안선 길이는 22.5km이다. 300여호에 약 900명 주민을 가진 작은 섬이다. 섬의 형태가 길고 산봉우리가 많다고 해서 장봉도이다. 장봉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빨간 표지판이 일행들을 반긴다.
장봉도의 끝인 가막머리 해변으로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한다. 버스 안은 상춘객으로 만원이다. 누군가 요들송을 부른다. 배에서 마신 술의 여흥이 버스 안에서 발동을 걸었나 보다. 같이 온 일행이 박자를 타며 동조 해주니 더욱 목소리를 높인다. 처음에는 한 곡하다 말겠지 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요들 송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요들송이 거슬림이 인내의 한계에 다다를 무렵 목적지인 장봉3리에 도착했다. 고문님과 회장님께서는 일전에 이곳을 방문 하셨나 보다. 부회장님을 선두로 가막머리 해변으로 기대에 찬 발걸음을 옮긴다.
1134 가막머리 해변으로 가는 길
가막머리 해변으로 향하는 길에 고문님께서 계속 해변가 길로 빠져야 한다고 뒤에서 일러 주신다. 부회장님께서는 목표를 정해 놓았으니 거리낌 없이 마음 정하신 길로 일직선이다. 길은 통하는 법! 조그만 섬에 길이 어긋나도 결국은 한 길이다. 해안을 접한 모래톱에 자동차 캠핑 족들이 텐트를 치느라 분주하다.
1143 숭어야! 숭어야!
가막머리 해변은 갯벌과 자갈과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갯가에서 혹시나 굴이나 게를 잡을까 기대하며 걸음을 옮겨본다. 평평한 모래와 바위가 있는 곳에서 잠시 쉬기로 한다. 이부회장님께서 정성스레 구워 오신 계란을 나눈다.
오여사님과 나는 굴을 따러 갯가로 걸음을 옮긴다. 바위에 붙은 굴을 살펴보며 걸음을 옮기는데 멀리 한 분이 손 짓을 하신다. 이곳이 개인 어장인데 금방 잡은 숭어회를 떴으니 한 점하라고 하신다. 소주 한 잔에 숭어회 한 점이 입안에 향기롭다. 근처에 계신 오여사님을 급히 손짓해 숭어회를 나누었다. 멀리서 바라보던 유사장님께서 촉을 세우시고 현장을 급습하셨다. 연이어 부회장님 고문님 회장님께서도 오시고 자문님은 빼갈 한 병을 챙겨 오셨다. 난데 없는 숭어회 파티가 벌어졌다.
1159 보물섬 장봉도
가막머리 해안은 비경을 숨겨 놓았는데 직접 걸어야만 비경을 보여준다. 퇴적한 돌의 연약한 부분을 바다가 침식하여 켜켜이 쌓인 층을 보물처럼 붉은 빛으로 장식해 놓았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깎이지 않고 멋들어진 바위가 어디 있으랴?
힘들게 걷다가도 만나는 붉은 비경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점점이 떠 있는 섬들과 회색 빛 바다와 해 묵은 갈대와 붉은 빛 바위는 장봉도의 보물이다. 이곳에서 한뫼들의 흔적을 남겨본다. 찰칵!
1312 붉은 해안에서 만난 점심
주위가 온통 붉은 바위 병풍이다. 유사장님께서는 이 곳이 식당이라며 점심을 재촉하신다. 바다와 붉은 기암 사이의 모래 평지 위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준비한 소시지를 굽고 라면을 끓인다. 자문님께서는 떡뽁이도 준비해 오셨다. 와인과 맛난 안주를 곁들이니 부러울 것이 없다. 조그만 배낭에서 수없이 나온 식재료에 주원 학생 눈이 둥그래 졌다.
1437 장봉산 봉우리
점심 후에 가막머리 전망대에서 버스 종점까지 장봉산 봉우리를 따라 걷는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 후라 몸이 무겁다. 한 고개를 넘으면 또 하나의 고개가 나오고 하나를 넘으면 또 하나가 나오고...... 숨이 꼴딱 넘어갈 때마다 섬은 비경을 슬며시 내어 보인다. 땀 흘리지 않고 멋진 풍경을 어찌 내어줄 수 있으랴!
휴식을 위해 세분이 한 의자에 나란히 앉아 계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체력과 정신을 보여주신다. 마지막 고개를 넘어 버스 정류장에 다다랐다.
1615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를 기다리며 걸어온 길을 돌이켜본다. 정자에 앉아 과일과 한담을 나눈다. 출발지라 빈 버스를 타고 다시 선착장으로 향한다. 한산한 버스는 곳 여행객들로 가득하다. 다시 장봉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영종도 삼목항을 향한다. 배위에서 자문님께서 맥주 한잔씩을 따라 주신다. 건너편에서 좌석에서는 지겨웠던 요들송이 다시 울려 퍼진다. 요들레히~이~ 장봉도는 회색 빛 지평선으로 사라진다.
1745 다시 삼목선착장으로
삼목 선착장에는 미리 부른 콜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두 대의 택시에 나눠 타고 운서역으로 향한다. 운서역에서 주원학생을 보내고 일행은 호남막횟집을 찾는다. 예전에 신도,시도,모도 여행시 로미가 찾았던 호남막횟집은 푸짐하고 맛도 있다. 자문님께서는 간만에 한뫼들이 예전 분위기를 찾았다며 즐거워하신다.
한 병 더! 한 병 더!를 외치다 자리를 일어선다. 밤은 깊어지고 우리들의 마음도 깊고 단단해졌다. 깊고 푸른 밤으로 우리 모두는 꿈처럼 안개처럼 사라진다.
첫댓글 풍성하고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산행기도 감칠맛이 나네요.수고하셨습니다.
감칠맛의 원조! 본인 아니신지요?
캬아! 유사장님 댓글이 더 인상적입니다.
드디어 댓글부대에 등극하시기로 하셨습니다.
쓰느라 애쓰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장봉도에서 제가 애쓴 것은 글보다 사진입니다 다행히 몇장은 회원들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좋은 풍광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