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 동화집 『루이치 인형』(샘터, 2022)중 「루이치 인형」을 읽고
소연 작가는 2020년 비룡소 문학상, 2021년 정채봉 문학상 받음. 《갑자기 악어 아빠》, 《비밀 교실》 시리즈, 《사이 떡볶이》, 《초코 케이크 도둑》, 《대왕 밴드를 잡아라!》 등이 있다.
『루이치 인형』은 제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작품인 「루이치 인형」과 「바람이 부르는 노래」가 함께 담긴 동화집이다. 두 개의 이야기는 자매결연 같은 작품이다. 「루이치 인형」은 소리가 루이치 마을로 가서 루이치와 보내게 되는 시간을, 「바람이 부르는 노래」는 루이치가 친구 디야니와 헤어지는 이야기다.
「추천의 글」에서 정채봉 문학상 선정위원 동화 작가 송재찬 님은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고 삶의 방향을 안내하고 가르치는 말 없는 스승인 ‘자연의 위대함’과 ‘친구의 소중함’을 낮지만 장중한 음악처럼 들려주는 깊은 울림의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루이치 인형」
소리는 엄마와 애리조나 북동부에 있는 나바호족 성지로 유명한 모뉴먼트 밸리에서 일몰을 보려고 가는 도중, 사막에서 밤을 맞는다. 설상가상, 차에 주유 등이 깜박거리고 사방은 어둡다. 엄마는 밤 운전 중에 웬 아주머니와 여자아이를 만난다.
갈 곳이 없는 소리와 엄마는 그들을 따라 나바호족이 사는 흙으로 만든 둥근 집 ‘호간’으로 간다. 아주머니는 소리 일행에게 빵과 따뜻한 수프를 주고 편안하게 잠잘 수 있도록 해 준다.
소리는 아빠 회사 일 때문에 미국에 온 지 일 년쯤 되었다. 영어를 공부하고 왔지만, 학교에서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마음의 문을 닫았다. 여자 아이가 영어를 해서 소리와 의사소통이 되었다. 천장에 뚫린 작은 구멍 사이로 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신기한 집이었다. 아이가 별을 보러 나가자고 한다.
“밖으로 나가자 아무것도 없는 넓은 땅이 보였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시원한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자 개운했다. 달빛과 별빛만 가득한 곳에는 아이와 나 단둘뿐이었다.”(p23)
옥수수 단을 깔고 누워 별을 본다. 여자아이의 이름은 루이치라고 알려 준다. 루이티는 나무로 깎아 만든 루이치 인형을 준다. 둘은 밤하늘의 선명하고 반짝이는 별을 보며 아빠와 친구를 생각하며 다 함께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루이치는 인형과 액세서리를 만들어서 기념품 가게에 판다. 루이치네 마을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모두 떠났고, 루이치네는 아빠를 기다리느라 떠나지 못했다.
“곡식이 잘 자라지 않아서, 새로운 땅을 발견했다는 소문을 듣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한다. 친구들까지”(p32)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루이치를 따라서 눈길을 달려간다. 루이치는 언덕에서 울고 있는 회색빛 늑대와 만난다. 루이치에게 늑대가 편하게 안기는 모습을 보며 놀란다. 루이치는 텔레파시로 동물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늑대는 새끼를 잃은 후에 자주 운다고 했다. 루이치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노는 ‘호간’에 간다. 나바호 전설이 그려진 멋진 벽화를 본다.
“우리는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가고 있어. 태양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은 희망을 꿈꾸지 않았을까? 하늘과 땅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을 거야. 자연은 우리에게 방법을 알려 주니까.”(p38)
루이치는 벽화에서 소원을 비는 그림도 알려준다. 소리는 루이치 아빠가 빨리 돌아오기를 바랐고, 루이치는 디야니가 떠난 친구 디야니가 새로운 곳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 둘은 벽에 그림도 그리며 친구의 의미를 되새긴다. 서로가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원도 빌었다.
“친구는 내 슬픔을 대신 지고 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어. 신발 두 짝 가운데 한 짝 같은 사람이지.”(p41)
행복하게 해 주는 빛 가루도 나눠주며 서로 친구가 된다. 소리와 루이치는 밤 내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낸다. 헤어지면서 엄마는 목도리를 풀어서 아주머니께 주며 감사해했다. 루이치는 자기가 처음 만든 루이치 인형을 소리에게 준다. 소리는 한국에 있는 친구 수연이를 생각하며 남든 하트 비즈를 루이치에게 준다.
루이치 인형은 소리에게 디야니 인형은 루이치에게 전해졌고, 셋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인간의 삶을 위로해 주고 승화시키는 동화’는 정채봉 선생님이 추구하는 동화의 본연이다. ‘독자들에게 생각의 깊이를 더해 주며 위로와 승화를 선물하는 작품’이라는 평에 맞는 작품으로 읽힌다.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마음으로 다가가는 따뜻한 이야기가 이별의 아픔을 위로해 준다. 밤하늘의 별을 통해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마음에 공감이 가고 사람들이 누군가가 보고 싶을 때, 별을 보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비로운 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참 좋았다. 이 귀한 책을 선물해 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마음을 담아서…
첫댓글 좋은 동화 감상 잘 했어요.
고마워요.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에 공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