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장편소설 “ 길없는 길”
제 1장 거문고의 비밀
제 2장 대발심 大發心
제 3장 내 마음의 왕국
A 대학 영문학 교수 강빈 康彬,
1989년 11월부터 중앙일보에 연재소설로 시작한
“길없는 길“을 3년간 연재하며 경허스님, 경허라는
갓씨를 통해 홀연히 다가섰던
불교라는 그 엄청난 수미산의 방대한 숲을 엿보았던 소설이다.
2008년 개정판을 내면서 작가 최인호씨는 ““길없는 길”은
내가 쓴 작품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몇 작품 중의 하나이다“
라고 말할 정도의 소설이다.
이 책 1권을 읽으면서 작가는 팔만대장경을 두루 섭렵하고
불경에 대한 공부를 상당히 많이 한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석가모니부처가 제자 아만다와의 대화 또 다른 제자들과의
대화가 사례형식으로 많이 나온다.
강빈교수가 700년간이나 된 신품(神品)의 명기(名器) 거문고를 찾아 충남예산의 수덕사를 찾아간다.
700년 전 고려조의 공민왕이 만든 악기이다. 사랑하는 노국공주가 죽어상심을 달래려 만들고,
공민왕이 신하에 의해 시해 당한 후에 고려말 충신 길재(吉再)에 넘어갔다가 길재가 죽고 조선왕실로 온다
조선왕조의 왕실 가보로 내려오다 고종의 궁인소생이었던 의친왕이 풍류를 즐기며 이 거문고를 애용하였다.
만공스님이 의친왕을 찿아와 곡차를 마시며 의기투합한 후에 의친왕이 불가에 귀의한다하여
만공이 신표로 자신이 지니고 있던 염주를 주고 의친왕은 거문고를 주게된다.
이것이 수덕사에 보관 되 온 거문고의 역사였다.
만공(滿空)스님의 만공은 법호(法号)이고 법명(法名)은 월면(月面)이다.
충남예산의 덕숭산의 수덕사는 덕숭총림 수덕사라 불린다.
덕숭산이 낳은 불가의 성인(聖人) 세분의 달(月,) 삼월(三月)이 있는데,
월면(月面), 혜월(慧月), 수월(水月) 이다.
이들 모두가 생불(生拂)이라 불리는 경허스님의 법제자(法第子)들이다.
이 책에서 그 경허스님이 생불(生佛)로 불리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다.
속가의 이름은 송동욱( 宋東旭).
법호는 경허(鏡虛) 법명은 성우(惺牛)다
그의 고향은 전주. 속가는 사대부의 전통을 이어 지켜 내려오던 양반의 집안.
집이 몰락하여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8세 때 부친을 잃고 모친이 고향인 한양으로 이사 오고,
9세에 청계산의 청계사의 사미로 들어갔다.
글을 배워본 일이 없어 절에서 굳은 일만 하다 박처사(朴處士) 라는 서생(書生)이 요양 차 절에 있는 동안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공부를 시켰다.
청계사 주지인 계허(桂虛)는 원래 목수였다가 스님이 된 사람. 그 또한 글을 모른다. 글을 배우지 않았다.
계허스님의 스승인 역파 스님이 들려준 금언에 의하면,
“도(道)를 이루는 데는 글(文)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배워 아는 학문이 도를 이루는데
방해가 되는 수도 있다.“ 라는 것이기에 동욱에게 글을 가르치지도 못하지만 가르쳐줄 뜻도 없던 차였다.
14살 때 계허스님이 속가로 내려가야 할 일이 생겨 계허스님이 동욱을 동학사의 만화스님에게 보낸다.
만화는 경허를 자신의 강원(講院)에 맞아들여 공부를 시켰다.
경허는 경문들을 모두 외워 거의 문장을 보지않고 대답하는데 전혀 막힘이 없을 정도였다.
만화스님은 이 어린 사미승의 재능과 지혜가 뛰어남을 깨닫게 되었으며 대승(大乘)의 법기임을 인식하게된다.
경허의 학문은 일취월장하여 경전은 물론 유전(儒典)과 노자, 장자의 선도(仙道)까지 두루 섭렵한다.
23세에 이르러 교리를 강론하는 강사스님인 강백이 된다.
청계사 시절 계허 스님을 아버지로 생각해 살아왔던 추억을 몾 잊었던 경허.
계허가 임종이 다가와 보고 싶다는 전갈에 동학사에서 청계사로 가는 길에 나라에 대 역병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 감을 목격하곤 그 곳에서 깨닮음을 얻고 게허스님을 찾아가는 걸 포기하고
동학사로 되돌아 간다.
강빈 교수가 수덕사에 그 거문고를 보러 와서 하룻밤을 잔다.
새벽 예불 시간의 종(鐘)과 북(鼓), 목어(木魚)와 운판(雲版)을 치는 소리.
종을 울려 중생의 번뇌를 깨뜨리고, 캄캄한 미망을 깨뜨리고,
북을 울려 짐승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고,
목어를 두드려 물속의 고기들을 일깨우며,
운판을 두드려 하늘을 나는 새들의 괴로움과 고통을 어루만지며 일깨우는 예불이다.
강빈은 어머니 강초선 (康草鮮)과 의친왕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의친왕의 생모도 기녀출신이다보니 의친왕이 왕좌권역에서 있지 못하고
외톨로 지내며 또한 기녀들과 가무로 지내던 차에 어머니가 기방에 들어가 첫 순정을 의친왕과 맺어
낳은 아들이다. 초선이란 이름도 의친왕이 지어주고. 집 한채를 받아 요정으로 생활 하며 아들을 키웠다.
의친왕이 노년에 초선의 집에 들러 어린 강빈에게 만공이 준 염주를 건네주고 간 이후 보관하고 있던 걸
나이 들어 교수가 되어 수덕사에 갈 때 갖고 간다.
어려서 의친왕 무덤엘 갔던 기억과 그 후 자신의 정체성으로 소년기에 방황하던 이야기도
어머니가 죽어 화장하여 그 무덤에 뿌리러 가며 그 일들이 소환되는 소설이다.
석가모니부처와 제자간의 대화에서
“사람의 목숨이 얼마동안 있는냐” 는 선문 선답에서
“숨을 들이마시고 내 쉬는 그 호흡사이에 있습니다” 라는 제자의 답에 만족해 하며
“생과사는 호흡사이에 있다”라고 정리한다.
강교수가 어머니 초선의 장례를 치루고 아버지 의친왕 무덤에 유골을 뿌린 후에
다음과 같은 불가의 설법이 나온다.
"지혜롭고 총명한 사람은 걱정이 생겼을 때 이내 지워버린다.
번뇌의 화살을 뽑아버리면 거리낌 없이 마음의 평안을 얻고
모든 걱정을 초월하게 되어 마침내 근심없는 자 ,
평화로운 길로 돌아간 사람이 된다" 라는 글로 1권이 마무리된다.
이 책에서 얻은 것은 위 2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