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남원포구... 간세가 길의 동선을 가리키고 있다.
날씨 흐림이다.
작은 배한척... 강태공의 꿈을 싣고 달콤한 휴식에 잠겨있다.
잔잔하다.
엉겅퀴... 분홍빛 꽃술을 내밀고 있다.
가시돋힌 잎 줄기가 아이러니 하다.
누군가는 명승의 풍경을 휘돌아 서고 봄날 끝자락 여운을 남기고 있다.
저멀리 길게 누운 코지가 날렵하다.
작으만 등부표가 외로운 듯 아닌 듯 홀로 서있다.
흐림이어서 파란 하늘가를 담아낼 수 없어 아쉽긴 하나
어디 기다림도 설레는 미련이라 했으니 그리 욕심 낼 일도 아니다.
포커스의 시선은 무한하다.
'큰엉'을 지나왔다.
돌계단 작은 빌레에 화살표가 그려져있다.
'산티아고' 카미노에서 만났던 반가움이 앞선다.
큰섬 어디를 가든 이젠 길의 이정표가 되였다.
바위틈 사이로 뿌리내린 시련의 인고를 짐작이나 할까...
꽃이 피여나고 청초한 자태가 경외스럽다.
꽃명이 '갯까치수염'이다.
바닷가 볕 잘드는 곳에 자라는 두해살이 풀이기도 하다.
오래된 낙엽이 한줄 시구(詩句)를 타고있다.
바스락 바스락 오가는 발자욱에 밟히는 소리가 제법 운치있다.
길 양쪽 초록의 대비와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갯가로 내려섰다.
닳고 닳은 돌멩이가 수두룩하다.
그 풍상의 침묵을 떠올려 볼 뿐이다.
어느 '조랑개' 안 풍경이다.
강태공... 긴 낚시 드리워 그리도 세월을 낚고있다.
어떤 바램일지는 모르겠으나 비움과 채움을 오가는 기다림의 향취는 아닐런지...
어릴적 고향 별방마을 바닷가에서 키작은 촘대로 낚아올리던 '코생이'가
생각난다.
간혹 운 좋은 날에는 '어랭이' 손맛이 쾌감으로 짜릿했던...
이 길에서 떠올려보는 애틋한 그리움이다.
빗방울 오락가락...
길이 이어지고... 지척인 듯 섶섬과 재지기 오름이 봄 바다에 떠있다.
소롯하다.
풍경따라 이내 마음도 따라간다고 했으니 그저 걸으면 그만이다.
서두를 일도 없으니 늘짝늘짝 하간더래 새경도 보멍^^...
어느 식당에서 모처럼... 한상 그득하다.
알록달록^^...
새로울 것 없은 풍경이어도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정 들어버린 발품이 그리 머물러있다.
안으로 품어안은 작은 호수가 잔잔하다.
작은 파도가 살랑거린다.
란타나... 어느집 울담가에 화사히 피여나...
안녕^^
빨간 등대가 서있는 곳... 원주목 화살표가 선명하다.
바다와 시인이 만나면 어떤 대화를 나눌까...
사뭇 궁금하다.
끝없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초여름의 녹음이 짙어간다.
연분홍 치마 휘날리던 봄날이 덧없이 가고있다.
아쉬움도 한 웅큼이다.
다시 기다리면 될 터이다.
이름모를 새소리 풀가에 고운 음색을 그려넣고...
나는 가만히 귀 기울여 무심한 척 엿듣고 있다.
어찌 이길이 아름답지 않으랴!
흙길이어서 더 더욱...
납작이 엎드린 '지귀도'가 뭍 손님의 출조를 기다리는 듯 하다.
두번인가 저 섬을 다녀온적이 있다.
낚시와는 거리가 먼 잼뱅이라 섬 한바퀴 돌며 두루두루 포커스를 담아내던 기억이 떠오른다.
강태공 너 댓명 긴 낚시대에 월척의 꿈을 매달고있다.
족은 모루(작은 동산)를 올라서고 있다.
길의 끝남이 지척이다.
초입에 서있는 올레 화살표가 귀엽다.
그길따라...
종착지 '쇠소깍다리'에 다달아... 시간이 꽤나 남아있다.
어떻게 할까...
행복한 고민이다^^
2020년 5월 30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Am 10.30~ Pm 2.30, 13.4km : 남원포구-쇠소깍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