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던 시대의 사제(師弟) 간 이야기다. 1961년 충남 논산 강경여고생 윤석란은 봉지 쌀을 모아 병석에 누워계시는 은사를 찾아뵙곤 했다.
그러다 1년에 하루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날을 정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청소년적십자 친구들과 함께 사은회를 마련했다.
이 갸륵한 뜻은 이내 충남 여러 학교로 번졌다. 1963년 청소년적십자 충남협의회는 9월 21일을 은사의 날로 정해 충남 전체 사은회를 열었다.
1964년 청소년적십자는 날짜를 5월 26일로 이름을 스승의 날로 바꿔 전국 기념일로 정했다. 이듬해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바꾸고 전국 학생회장들에게 동참을 권했다.
5월 15일 아침 선생님들은 교문에서 스승의 날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리본과 장미꽃을 받았다. 사제가 함께 눈물을 쏟았다. 강경여고, 지금의 강경고엔 스승의 날 기념탑이 서 있다
(오태진, 스승의 날, 2006. 5). 1973년 스승의 날은 불법이라며 금지됐다가 1982년 공식 기념일로 되살아났다. 그렇지만 우리 스승의 날은 천덕꾸러기 신세다. 선물과 촌지를 막는다며 문 닫는 학교도 많다.
지난 9월 강원도 모 고교에서는 벌점을 받아 복도에서 수업 중이던 한 학생이 책걸상을 끌고 다니며 심한 소음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하고 교사가 이를 훈계하자 심한 폭언과 함께 멱살을 잡혔다. 이 시대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 안타깝다.
|
|
첫댓글 고등학교 3년 동안 담임으로
향기를 감싸 주셨고 인간으로 키워주신
선생님을 2년 째 뵙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해는 꼭 찾아 뵈으려고 마음에 두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