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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민 케인(Citizen Kane:1941년) - 오손 웰즈(Orson Welles) 25세의 젊은 감독 오손 웰즈의 데뷔작이며 대표작인 <시민 케인>은 작품의 규모와 기술적 완성도에서 당시의 헐리우드가 이룰 수 있었던 최상의 수준에 도달하였다. 동시에 이 영화는 그때까지의 헐리우드 영화의 이야기 관습을 깨뜨리는 과감한 기법과 비판적 주제의식을 담은 반헐리우드적 영화이기도 하였다. 카메라맨 그렉 톨란드와 감독 웰즈는 화면 속 세계에 끝없는 깊이를 주는 딥 포커스(deep focus) 기법을 완성, 영화의 전 쇼트에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영화 화면이 현실의 다양성과 함께 모호성까지 관객에게 제시함으로써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화면을 일고 해석하는 새로운 관람태도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약 50년 전, 새로운 영화시대의 개막을 알린 이 영화는 그 새로움과 깊이로 오늘날의 관객을 여전히 놀라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당대의 대중관객들로부터 외면당하였고, 작가 오손 웰즈와 영화 자본가들과의 끝없는 싸움을 예정지은 '저주받은' 걸작이 되었다. 거의 모든 비평가들의 '베스트 10' 목록에 올라 있는, 미국과 자본주의에의 딥 포커스. 2.전함 포템킨(Bronenosets Potyomkin:1925년) - 세르게이 에이젠스테인(Sergei Eisenstein) 혁명을 통하여 역사상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가 된 소련에서 영화는 가장 어린, 그러나 부르주아 예술의 폐해에서 가장 벗어나 있는 예술로서 본보기가 되리라는 기대를 걸머지었다. 에이젠스테인을 비롯한 혁명세대의 젊은 소비에트 영화작가들은 다양한 이론과 실천으로써 이러한 기대에 맞는 사회주의적 영화양식의 창조에 힘썼다. 1905년 혁명 2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전함 포템킨>은 에이젠스테인이 주장한 몽타쥬 이론이 적용된 대표작이면서, 민중의 힘과 혁명의 미래로의 낙관주의를 당대의 소련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심어주었다. 발표와 동시에 '고전'이 되었던 이 영화는 그 미학적 성취뿐 아니라 영화가 역사와 관계 맺는 방식에 있어서 끊임없이 평가되고 연구 되어왔으며, 사회주의/영화의 미래와 더불어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3.모던 타임스(Mordern Times:1936년) -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각본·감독·제작·편집·음악·주연. 그야말로 팔방미인. 실존했던 인물이 캐릭터화 되서 현재까지 가장 인기를 끄는 캐릭터상품 중의 하나가 된 사람이 오직 채플린 한 명뿐일 것이다. 무성영화 시대의 가장 위대한 또한 민중의 고뇌와 슬픔을 알고 희극화한 영화운동가인 감독.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며 노동자들의 생활을 코믹하지만 냉정하게 보여준다. 대사없이 몸짓만으로 영화를 이렇게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 채플린! 진정한 영화천재! 4.잔 다르크의 수난(La Passion de Jeanne d'Arc:1928년) - 칼 드라이어(Carl Dreyer) 덴마크 출생 감독 칼 드라이어가 프랑스에서 만든 무성영화의 걸작. 마녀로 몰려 화형에 처해진 소녀 잔 다르크의 재판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영혼의 구원이라는 종교적 주제를 다룬 가장 성공적인 영화로 꼽힌다. 감독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클로즈업 - 주로 잔 다르크와 재판관들의 얼굴 -을 가지고 영혼을 이미지화하였다. 이 영화의 아름다움은 장식과 기교를 배제한 단순성, 그리고 인간의 얼굴의 미세한 표정의 떨림까지 집요하게 잡아내는 카메라에서 나온다. 주제와 스타일의 완벽한 조화, 리얼리즘과 형이상학이 만나는 곳에 놓인 초월적 이미지, 역사의 충실한 재현이면서 시공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획득한 이야기, 이러한 까닭에 이 영화는 가장 많이 연구되고 분석되는 영화의 하나가 되었다. 영화가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한 걸작 중의 걸작. 5.게임의 규칙(La Regle du Reu:1939년) - 장 르느와르(Jean Renoir) 유명한 인상파 화가 오귀스뜨 르느와르의 아들 장 르느와르가 만든 이 영화는 프랑스의 지배계층에 대한 야유와 풍자로 부도덕하다는 판정을 받아 거의 빛을 보지 못할 뻔하였다.1959년에야 검열삭제 부분이 복원, 완전하 ㄴ모습으로 공개되어 곧 프랑스 영화의 고전이 되었다. 갖가지 계층의 프랑스 사람들이 모인 대저택에서 며칠간 벌어진 에피소드들로 이어지는 이 영화는 간단히 줄거릐를 이야기할 수 없으며, 한마디로 주제를 정의하기도 불가능하다. "인생은 멈추어 있지 않고 항상 흐른다."는 것이 감독 스스로 이야기한 주제인데, <게임의 규칙>은 특히 중첩된 내러티브, 즉흥연기로 구성된 장면들, 딥 포커스, 이동 카메라, 음악(특히 모차르트)과 연극의 영향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되는 영화이다. <전함 포템킨)이 소련 몽타쥬의 '진수'를 보여준 영화라면, <게임의 규칙>은 미장 센의 '모든 것'을 담은 복잡하고 풍부한 내용의 영화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6.칠레전투(Batalla de Chile:1973~78년) - 파트리시오 구즈만(Patricio Guzman) <칠레전투>는 현대사를 다룬 다큐멘터리중 가장 중요한 작품이면서, 이 영화의 제작과 발표는 그 자체로서 큰 역사적 사건이었다. 아옌데 통치기간중 칠레에서 일어났던 평화롭고 민주적인 절차를 걸친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이라는 역사적 실험의 과정과 좌절을 '역사가 만들어지는 바로 그 자리'에서 기록한 영화가 바로 <칠레전투>이다. 이 영화는 또한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할 뿐 아니라, 마르크시스트의 시각에서 기록된 사건들을 분석하여 관객을 각성된 인식으로 이끄는 제3영화의 모범을 보였다. 영화는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변혁시키는 도구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진, 칠레 민중의 위대한 투쟁에 바친 기념비적 영화. 7.추적자들(The Searchers:1956년) - 존 포드(John Ford) 처 개봉 때에는 비평가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던 포드 감독(히치콕 역시 저예산 B급 영화나 만드는 감독으로 평가 받았었다.)의 이 웨스턴은, 10년 뒤에야 프랑스와 미국의 젊은 작가주의 비평가들에 의하여 발견되어 뒤늦게 평가받았다. 존 포드의 영화 중 가장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의미를 내포한 이 영화는 유괴당한 조카딸을 유괴해 간 인디언의 무리를 5년간 추적하는 존 웨인(웨스턴 바로 그 자체인 배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당대 미국 웨스턴 대부분의 특징이던 선한 백인 대 악한 인디언의 도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존 포드는 자신이 정립한 장르인 웨스턴을 스스로의 손으로 <추적자들>에서 수정·반성하는데, 이 점에서 이 영화는 포드의 걸작 중 가장 중층적인 의미를 지닌 복잡하고 정교한 텍스트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광활한 미국 서부 -포드 영화의 시각적 테마가 되다시피 한 모뉴먼트 밸리- 를 배경으로 한 모험극이면서, 시대의 흐름에서 밀려나는 옛 서부의 '진짜 미국인'들을 애정으로 묘사한 영상시. <시민 케인>과 함께 헐리우드 영화가 성취한 또 하나의 큰 봉우리. 8.대지(Zemlya:1930년) - 알렉산더 도브첸코(Alexander Dovzhenko) <대지>는 자신의 고향 우크라이나의 자연과 농민들에게 도브첸코가 바친 영상시이다. 이 영화에는 뚜렷한 줄거리 -새로운 영농법에 따라 협동하는 농민들과 이들의 단결을 깨려는 지주와의 갈등- 와 분명한 정치적 입장 -새로운, 사회주의사회 건설의 정당성- 이 있지만, 도브첸코는 줄거리보다는 시간적 이미지로 영화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 영화는 삶에의 예찬을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연의 섭리로서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다분히 동양적인 범신론적 세계관을 엿보인다.(이 점이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교조화한 비평가들에 의해 이 영화가 혹독하게 비판받은 이유의 하나이다.) <대지>의 단순명쾌한 화면은 특히 다큐멘터리 작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고, 소련 내부 공화국들의 '토착 민족' 영화작가들에게 하나의 전형을 제공하였다. 또한 몽타쥬 이론이나 사회주의 리얼리즘과는 거리를 둔, 소련 영화사에서 '대안적' 영화전통의 큰 뿌리가 된 것으로 오늘날 평가받고 있다. 9.현기증(Vertigo:1958년) -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ock) 무성영화 시대의 영국에서 출발하여 1970년대의 헐리우드에 이르기까지 히치코크(역대 감독중 가장많이 연구되고 있는 감독. 얼마전에 히치콕100주년 이었다.)는 50년간의 연출생활 동안 50여 편의 극영화를 완성하였다. <현기증>은 그의 연출력이 절정에 이른 50년대말의 작품이며, '순수한' 미스테리/멜로드라마라는 표면 아래에 냉전시대의 불안과 광기를 감춘 헐리우드 사상 가장 어둡고 절망적인 영화이다. 죄의식, 성적 욕망, 강박관념, 자기동일성 등 정신 분석학의 주제를 집요하게 추적한 이 영화는 냉전 이데올로기라는 악몽에 사로잡힌 당대의 미국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으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10.거미집의 성(1957년) - 구로자와 아끼라 왜 <7인의 사무라이>가 아니고 <거미집의 성(Throne of Blood)>인가?(물론 한 뛰어난 영화작가의 '대표작'을 한 편 추리는 일은 결코 객관적일 수 없는 작업이다.) 첫째, 이 영화는 구로자와 감독 스스로가 가장 만족스럽게 생각한 촬영조건하에서 만들어졌다. 이전의 영화들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구로자와는 마음껏 물량을 동원할 숭 있었다. 둘째, 흑백 영화의 미적 감각에서 이 영화를 능가하는 작품은 아직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나오지 못하였다. 스케일과 완성도에서 일본 영화의 절정을 이룬 화면들로 이 영화는 관객의 눈을 '흘리는' 것이다. 셋째,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영화화되어 원작에 부끄럽지 않게(?) 성공한 동·서양을 통틀어 희귀한 사례에 속한다.(이 영화는 <맥베드>를 일본의 중세로 옮겨 놓았다. 같은 감독이 <리어왕>을 번안한 <란>과 비교됨.) 더구나 그것이 유럽 -아시아의 문화적 차이를 가로질러, 어느 쪽도 희생하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성취이다. 11.닥터 스트레인지 러브(Dr. Stangelove:1963년) -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스탠리 큐브릭은 <2001년><배리 린든><스팔타커스><샤이닝>에서 영화 테크놀로지를 화려하게 구사한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트레인지러브 박사>는 그가 단순히 테크놀로지에 의존하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작가'임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기법을 활용한 흑백촬영, 기상천외의 연기(피터 셀러즈의 1인 3역은 특히 압권), 그리고 핵의 위협에 대한 섬뜩한 메시지의 형상화에서 이 영화는 그의 대표작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이제는 고인이 된 스탠리 큐브릭 감독. 완벽주의자! 영화천재! 12.비정성시(1989년) - 후 시아오시엔 1989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비정성시>의 그랑프리 수상은 80년대 내내 꾸준히 성장해온 아시아 영화의 저력을 입증한 사건이었다. 제목이 나타내는 그대로, 한 가족의 온전한 삶을 파괴하는 역사를 자기만의 독특한 형식으로 다룬 슬픈 이야기가 <비정성시>를 이룬다. 후 시아오시엔은 잘못된 역사를 디디고 살아나갈 사람들의 생명력을 암시함으로써 '슬픔' 저편의 낙관적 전망을 열어 보이는데, 90년대의 아시아 영화는 그 전망을 <비정성시>의 성공과 함께 나누어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공이 지나간 역사와 동시대의 관객에 대한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영화작가의 땀과 눈물에서 비롯되었음을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13.도쿄이야기(1953년) - 오즈 야스지로 오스 야스지로는 일본인들 자신에 의하여 공인된 가장 '일본적'인 감독이다. 그가 서민생활의 잔잔한 묘사에서 보여주는 일본은 서구인들의 피상적인 관찰에서 보이는 일본이 아니다. 철저한 디테일 묘사, 일상생활속의 희노애락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시선, 그리고 그만의 독특한 촬영·편집방식에서 <도쿄 이야기>는 오즈의 작품세계를 집약하여 볼 수 있는 영화이다. 헐리우드식 영화문법을 벗어나면서도 모든 관객이 어려움없이 이해할 수 있는 그의 영화형식은 후대의 영화작가들 -벤더스, 타르코프스키, 앙겔로풀로스 등이 대표적임- 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오즈의 세계에 입문하기 위한 '교양필수'영화. 14.히로시마, 내 사랑(Hiroshima Mon Amour:1956년) - 알랭 레네(Alain Resnais) 인류 최초로 원자폭탁의 희생양이 된 도시 히로시마에 한 프랑스 여인이 찾아온다. 그녀는 한 일본인 남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지만 그들은 모두 불행한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고 사랑은 그들의 고통을 더욱 깊은 것으로 만든다. 레네의 이 영화는 극영화에서 '시간'이 다루어지는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주인공들의 의식이 흐름에 따라 과거는 '기억'의 형태로 현재의 삶을 끊임없이 간섭하고, 레네는 미장센과 편집에서 과거/현재의 교차를 훌륭하게 형상화시켰다. 프랑스의 누보 로망 작가 마르그리뜨 뒤라스의 시나리오에 의하여 만들어짐. 15.안드레이 루블레프(Andrei Roublev:1966년) - 안드레이타르코프스키(Andrei Tarkovsky) <노스탈지아(1983)>, <희생(1986)> 등 말년의 작품이 타르코프스키의 이름을 서구의 일반관객에게 알린 계기를 만들었다면, <안드레이 루블레프>는 그의 뛰어남을 의심할 여지없이 확인하게 하는 걸작이다. 침략전쟁, 기아, 질병에 고통받는 러시아 민중의 삶을 배경으로 "예술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묻고 있는 이 영화는 타르코프스키의 작품 중 역사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유려한 흑백촬영, 스케일 큰 야외촬영 등 영화적 기교와 물량에 있어서도 '볼 거리'가 많은 영화. 16.부르주아의 사려깊은 매력(1972년) - 루이스 부뉘엘 6명의 부르주아가 식사초대를 받고 저택에 도착한다. 그러나 격식을 갖춘 정찬을 함께 먹으려는 그들의 '욕망'은 온갖 사건에 의하여 방해받으며, 그럴 때마다 그들은 새롭게 시도하지만 번번이 좌절하고 정처없이 들길을 헤메는 데서 영화는 끝난다. 극영화의 틀을 갖추었으면서도 리얼리즘 영화의 모든 불문율을 깨뜨리면서 부튀엘 감독은 부르주아지의 허세와 가식을 통렬하게 조롱한다. 코미디이자, 헐리우드 영화의 패로디이며, 부뉘엘의 이름이 처음 영화사에 나타난 <안달루시아의 개(1929)>의 초현실주의와도 연결된는 만년의 걸작. 17.쇼아(Shoah:1985년) - 끌로드 란쯔만(Claude Lanzmann) <쇼아>는 히브리어로 '절멸'을 의미한다. 제목이 암시하는 것은 나치에 의한 유태인 학살이다. 1925년생인 끌로드 란쯔만은 8년간의 촬영과 350시간분의 인터뷰를 9시간이넘는 '대작'장편 다큐멘터리로 완성시켰다. 이 다큐멘터리는 뉴스필름이나 당시의 기록 필름을 단 한 커트도 사용하지 않았다. 유태인 학살의 실상은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로만 존재할 뿐이다. 강제수용소의 생존자들, 나치 협력자들, 그리고 학살 작업에 동원되었던 사람들은 고통스럽게 그들의 과거를 카메라 앞에 드러내는데, 그들 한명 한명의 고통스런 체험이 그들의 말 속에 들어 있다. '보는' 영화가 아닌, '체험'으로서의 역사 18.네 멋대로 해라 - 장-뤽 고다르(Jean-Luc Godard)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자 !!! 장 뤼크 고다르의 선언은 '새로운 영화'의 명제가 되었다. 고다르는 8편의 단편영화 수업을 거쳐 그의 <카이에 뒤 시네마> 동료이자 영화감독인 프랑수아 트뤼포의 시나리오 < 네 멋대로 해라>로 데뷔했다. 그는 스스로 이 영화를 '오토 플레밍거의 <슬픔이여 안녕>에 대한 단편'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했으며, 또 한편으로 험프리 보가트에게 바치는 연애편지(!)라고 불렀다. 고다르는 <네 멋대로 해라>에서 자신의 영화 광적인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영화에 바치는 존경심과 함께 정반대로 모든 영화에 대한 부정을 시도하고 있다. 영화는 마치 B급 갱스터 영화의 멜로드라마처럼 보인다. 주인공 미셸(장 폴 벨몽도)은 별다른 이유없이 차를 훔치고, 여자들을 울리고, 경찰을 총 으로 쏘고, 미국에서 온 애인 패트리샤(진 세버그)를 설득해 도망치자고 유혹한다. 그러나 패트리샤는 경찰에 고발하고, 미셸은 거리에서 총에 맞아 쓰러진다. 고다르는 미셸과 함께 59년 파리를 달린다. 알제리가 프랑스 대혁명정신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실존주의가 구조주의에 자 리를 양보하고, 드골정권이 보수반동주의로 변질하고 있는 파리에서 '새로운 세대'의 공기와 시대정신이 무엇인가를 영화는 영화 스스로 질문한다. 고다르는 영화사상 최초로 '영화에 관한 영화'를 창조해낸 것이다. 그래서 카메라는 스스로의 자의식을 갖고 주인공과 이야기와 작가 사이에서 영화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은 갑자기 카메라를 향해 말을 걸고, 화면은 점프 컷과 롱 테이크의 수사학으로 영화의 불문율을 차례로 돌파한다. 영화는 지켜야 할 문법을 갖고 있지 않은 담론이며, 고다르는 영화란 ' 네 멋대로' 만드는 것이라고 선동한다. 고다르는 단호하게 말한다. 영화에서 이론이란 불가능하다고. 그래서 영화에 관한 이론이란 영화(들)뿐이라고 대답한다. 만일 그러하다면 고다르는 여전히 영화로 영화를 말하는 영화평론가인 셈이다. 그는 <네 멋대로 해라>에서 미래의 영화를 발명 한 것이며, 고다르를 통해서 영화는 무한히 다양한 상상력의 이미지를 타고 도주하는 복화술사가 되었다. 고다르 이전에 고다르 없고, 고다르 이후에 고다르 없다. 평생 고다르가 싫어했던 미셸 푸코의 찬사다. 19.카메라를 든 사람(1929년) - 지가 베르토프 에이젠스테인과 푸도프킨이 소련 영화의 극영화 전통을 시작한 대가들이라면, 베르토프는 소련의 다큐멘터리 전통의 원류를 이룬 또 하나의 큰 이름이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은 사회주의 건설에 대한 낙관을 러시아 인민의 생활 스케치로 표명한 기록이면서, 카메라=영화의 메커니즘을 흠이롭고 신선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교육'하는 역할까지 해낸 영화였다. 카메라트릭, 슈퍼 임포우즈, 애니메이션, 슬로우모션 등의 테크닉들이 자유자재로 사용된, 혁명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면서 그 자체로서 혁명적인 영화. 20.메트로폴리스(Metropolis:1926년) - 프리쯔 랑 21세기. 노예제에 의해 지탱되는 거대도시(metropolis)를 배경으로 한 SF영화의 고전. 나치집권 이전의 독일 영화의 본산이었던 우파(UFA) 스튜디오는 패기만만하게 이 영화로 헐리우드에 도전장을 던졌다. 문명 비판을 담은 내용은 80년대의 기준으로는 다소 진부하게 보이지만, 프리쯔 랑의 스케일 큰 연출은 6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빛을 발한다. 원판은 상영시간 4시간여의 흑백무성영화. 1984년에 조르지오 모로더의 음악 감독과 록 음악 사운드트랙이 덧붙여진 83분짜리 축소판이 나옴. 21.흔들리는 땅(1948년) - 루키노 비스콘티 1947년 루키노 비스콘티는 두 명의 유능한 조감독 -프란체스코 로지와 프랑코 제피렐리-을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기 위하여 시실시 섬을 찾았다. 그리고 7개월 후, 그들은 가장 급진적인 네오리얼리즘 영화로 꼽히는 <흔들리는 땅>을 완성하였다. 시실리 섬의 한 마을 사람들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이들의 생활을 지배하기 시작하는 자본주의가 그들의 삶의 근거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극영화이면서도 실제 마을사람들을 배우로 썼고, 그들의 이야기에서 소재를 구해 만들어졌다.(<시네마 천구>에 인용된 주요영화 중의 하나) 22.나폴레옹(Napoleon:1927년) - 아벨 강스 1920년대 후반, 유럽 무성영화의 전성기에 당시의 프랑스 영화산업에서 가능했던 모든 자원을 쏟아부은 문자 그대로의 거작. 헐리우드 영화들과 소련의 새 영화들에 자극받은 유럽 영화는 영화의 매체로서의 표현양식을 최대한 넓히는 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고, <나폴레옹>은 그러한 20년대 유럽 영화 '예술'의 기념비라 할 영화이다. 카메라 움직임의 다양한 실험, 다채로운 옵티칼 효과의 사용은 오늘날에도 보기 힘들지만, 무엇보다도 압권은 3개의 35mm화면을 동시에 와이드 스크린으로 사용한 마지막 부분이다. 1927년 개봉 이후 원형대로 보여진 일이 없는 전실이 되었으나, 1981년 복원되어 되살아났다. 23.서학일대녀(1952년) - 미조구찌 겐지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일본 영화의 '거장시대'를 대표하는 미조구찌 겐지가 후배 구로자와 아끼라의 베니스 영화제 수상(1951년, <나생문(羅生門)>에 충격을 받고 만든 영화. 17세기의 일본 소설이 원작인 역사물이면서, 모든 가부장제 사회에 존재하는 보편적 주제 -곧 여성에 대한 편견과 억압-를 다룬 작품. 유려한 카메라워크, 완벽한 심미안에서 나온 화면구성, 그리고 섬세한 내면연기로 끊임없이 찬탄과 존경을 불러 일으키는 걸작. 결국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함으로써 미조구찌 감독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 영화가 되었음. 영문 제목은 <오하루의 일생(Life of Oharu)>. 24.붉은 시편(1972년) - 미클로시 얀초 평론가들로부터 거의 만장일치로 대표작 평가를 받는 1972년 작품 <붉은 시편<은 혁식적인 영화언어와 혁명에 따르는 여러 복합적인 도덕적 문제를 성찰하는 얀초의 주제의식이 가장 완전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이 작품을 만들 때부터 얀초는 불안한 국내 정세 때문에 이탈리아와 헝가리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느 처지에 놓였으나 작품은 좀더 낭만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198년대. 빌린트 백작의 거대한 영지에서 농부들이 파업을 일으킨다. 출동한 군인 중 일부는 이탈해서 농민과 합세하기도 한다. 그러나 백작과의 협상에서 실패한 농민들은 결국 모두 사살당하고 만다. <붉은 시편>은 단순한 내용이지만 형식이 아주 화려하다. 88분의 상영시간을 28개의 화면으로 끌고가는 길게 찍기 기법의 정수가 다 담겨 있다. 등장 인물의 집단군무, 제의적 몸짓이 아주 신화적이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 작품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여성의 나체인데, 적대 관계로 점철된 역사 속에서 어떤 부활과 화해의 시각적 표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어진 역사적 상황에서 좌절하는 내용이지만 보고 나면 자유를 감지하게 된다. 형식의 힘이다. 미클로시 얀초는 이 영화로 1972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25.400번의 구타(Les 400 Coups:1959년) - 프랑스와 드뤼포 누벨 바그의 '서정시인'드뤼포는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자신의 소년기의 불행했던 기억과 영화광으로서의 추억을 따뜻하게 회상하고 있다. 파리에 사는 13세의 소년 앙뜨완 드와넬이 이 영화의 주인공인데, 드뤼포 감독은 이 역을 맡았던 소년배우 장-피에르 레오가 성장해감에 따라 같은 배우에게 같은 주인공을 맡긴 4편의 영화를 더 만드는 보기 드문 기록을 남겼다. 아직 어떤한 작가도 그 '비밀'을 풀지 못한 마지막 장면 -뒤돌아 보는 드와넬의 얼굴을 클로우즈업하여 정지화면이 되는-의 감동만으로 오래 기억될 영화. 26.아라비아의 로렌스(1962년) - 데이비드 린(David Lean) 데이비드 린 감독, 로버트 볼트 각본, 프레디 영 촬영 트리오의 대작. 70mm 화면의 넓은 캔버스에 아라비아 사막의 장관을 마음껏 담아낸 이 영화는 역사적 맥락보다는 로렌스라는 인물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 '스펙터클이면서 동시에 심리극'이다. <닥터 지바고>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관객과 비평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지 못하였으나, 1987년 감독 자신이 직접 재편집한 '완전 복원판'이 다시 공개되자 비로소 걸작으로 인정받았다. 피터 오툴, 오마 샤리프, 안소니 퀸의 연기로도 오래 기억될 걸작. 27.아푸 3부작(1956년~59년) - 샤트야지트 레이 구로자와 아끼라와 함께 아시아 영화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작가로 기억될 인디아의 샤트야지트 레이 감독의 초기 걸작. 주인공 아푸의 소년시절에서 중년까지를 그의 가족사와 더불어 기록하듯 따라가는 이 3부작은 특유의 완만한 리듬과 작은 에피소드를 연결해가는 내러티브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예술로서의 비서구 영화를 이야기할 때 널리 언급되는 레이 감독의 뛰어남과 한계가 이 3부작 속에 이미 드러난다. 28.불관용(Intolerance:1916년) - D . W. 그리피스 '헐리우드'를 영화산업의 또다를 이름으로 만든 개척자 그리피스가 상상불허의 스케일로 제작·감독한 초대작. 고대의 바빌론, 에수 당시의 이스라엘, 종교개혁기의 유럽, 그리고 20세기초의 미국을 각각 배경으로 한 4개의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시킨 편집방식은 당시의 관객들로부터 '이해할 수 없음'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막 태어난 '어린' 예술 장르였던 영화에 뛰어든 많은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는데, 소련의 에이젠스테인 등 몽타쥬 이론가들도 그중의 하나였다. 고대 바빌론 장면의 세트는 규모와 웅장함에 있어서 영화사항 전무후무! 29.저개발의 기억(1968년) - 토마스 쿠티에레스 알레아 혁명 이후의 사회주의 사회에서 지식인 - 소부르주아는 어떤 모습의 삶을 살아가는가? <저개발의 기억>은 이 질문에 구체적인 해답을 주는 영화이다. 혁명의 이상에 공감하지만 아직도 건설 도상에 있는 새로운 사회에 참여하기를 머뭇거리는 지식인 주인공의 삶을 솔직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 '저개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쿠바 사회에 대한 자기번성이면서 새로운 사회에 참여하기를 머뭇거리는 지식인 주인공의 삶을 솔직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60년대 예술영화 틈에서도 결코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탄탄한 테크닉으로 만들어진, 제 3세계 영화의 '성숙'을 알린 작품. 30.빗속에서 노래를(Singin in the Rain:1952년) - 스탠리 도넌/진 켈리 헐리우드 뮤지컬은 1950년대에 그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빗속에서 노래를>은 그 정수를 담은 영화로 꼽힌다. 진 켈리의 안무와 표현주의적인 감각의 색채화면은 -줄거리와 관계없이- 영화의 '보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며, 이 영화는 또한 헐리우드 영화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관한 영화 텍스트'이기도 하다. 빗속에서 진 켈리가 주제가를 춤추며 노래하는 장면은 아마도 가장 널리 알려지고 인용되는 헐리우드 뮤지컬의 이미지일 것이다. 31.정사(L'Avventuran:1960년)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1960년 <정사>가 칸느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자, 관객들은 야유와 비난을 보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안토니오가 창조한 새로운 영화언어에 찬사를 보냈고, <정사>는 곧 60년대 '예술'영화의 고전이 되었다. 당대 유럽인들의 '실존적 고뇌'의 문제를 안토니오니는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성격이 아니라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활용한 삭막한 시각 이미지를 가지고 그려내였다. 무미건조한 인간관계, 부조리와 소외로 가득찬 유럽 부르주아들의 삶을 모더니스트의 어법으로 형상화한 영화판 "고도를 기다리며". 32.메이트윈(Matewan:1987년) - 존 세일즈(John Sayles) 80년대 미국 독립영화 최고의 걸작. 소설가에서 시나리오 작가를 거쳐 영화작가가 된 존 세일즈는 1920년대 버지니아 탄광에서 일어난 광산 노동자들의 투쟁을 헐리우드의 일류 촬영기사 해스캘 웩슬러의 카메라의 도움을 받아 '피와 땀과 눈물'로 그려내었다. '계급'으로 각성해나가는 노동자들의 모습, 인종의 장벽을 넘어 단결해나가는 과정, 그리고 탄압과 폭력을 차분한 스타일로 과정없이 그려나간 진실과 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 33.롤라 몽떼(1955년) - 막스 오풀스 19세기 유럽 상류사회에서 '스캔달'의 대명사였던 실존인물 롤라 몽떼를 주인공으로 한 색채 시네마스코프 대작. 평범한 전기영화의 틀을 무시하고, 서커스의 '구경거리'로 몰락한 말년의 주인공의 회상 형식을 취한 '스펙타클에 대한 성찰'의 영화이다. 에로틱한 멜로드라마를 기대했던 당대의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걸작. 막스 오풀스는 마지막 작품이 된 이 영화에서 그의 특기인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카메라' 테크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계속 보여질 가치가 있다고 까지 이야기 된다. 34.자전거 도둑(1948년) - 비토리오 데 시카 그 자신이 뛰어난 배우인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은 연기경험이 없는 주연들로부터 뛰어난 연기를 끌어냈고, 세자레 자바티니의 시나리오는 2차대전 직후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일상과 말투를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휴머니스트로서의 데 시카 - 자바티니 콤비의 면모가 가장 소박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드러난 작품. 당대 이탈리아의 궁핍한 현실을 일깨우기보다는 영화 속의 '보편적 주제' - 아버지와 아들의 고나계, 가난한 사람들의 온정 - 때문에 넓은 호소력을 갖는다. 35.품행제로(Zero de Conduite:1933년) - 장 비고(Jean Vigo) 장 비고(1905-1934)는 29세의 짧은 생애에 단편까지 포함하여 단 4편의 영화를 남겼으나, 초현실주의에서 시적(poetic) 리얼리즘,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모두에서 보인 독창성과 통찰력은 그를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감독의 하나로 만들었다. 그의 영화는 모두 리얼리즘이 아닌 방식으로 부르주아 사회를 야유·비판하는데, <품행 제로>는 학교/교육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체제고나리자'인 교사들의 억압, 그리고 '자유인'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의 반란. 36.아기레, 신의 분노(1972년) - 베르너 헤어조그 70년대의 '새로운 독일영화(New German Cinema)'세대 감독중 하나인 베르너 헤어조그의 야심작. 전설 속의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를 찾아나선 스페인 무사들의 이야기를 헤어조그는 실제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던 아마존 정글에서 악전고투 끝에 찍어 내었다. 아마존의 무자비한(?) 자연마저 압도하는 클라우스 킨스키의 광기어린 연기는 영웅심에 사로잡힌 편집광의 묘사로서 영화사상 최고의 하나이다. 루이스 부뉘엘의 걸작을 연상케 하는 클라이막스만으로도 기억될 만한 걸작. 시대를 현대로 옮기고 배경을 베트남전으로 바꾼 영화가 바로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1980)>임! 37.집시의 시간(1988년) - 에밀 쿠스트리차 신비주의, 리얼리즘, 초현실주의... 어떠한 테두리에도 가둘 수 없는 독창적인 영화. 쿠스트리차 감독은 현실/환상의 경계를 넘다들며 한 순결한 영혼의 찢기어가는 과정을 때로는 서정적으로,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하염없이 눈물겹게 그려낸다. 집시들과 생활을 같이 하며 그들을 이해하려 한 감독의 노력은 집시문화의 세밀한 묘사에서 나타나고, 그들을 이국정서를 자아내는 신기한 구경거리가 아닌, 살아숨쉬는 '인간'으로 느끼게 하는 데 성공하였다. 낯선 아름다움에 가득찬, 그러나 친숙하게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오는 영화. 38.8과 1/2(1963년) - 페데리코 펠리니 마르셀로 마스트로야니,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아누크 에메 주연. 펠리니의 반 자전적인 이 영화는 '창조력의 고갈'이라는 벽에 부딪친 영화감독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의 대표적인 예이다. '예술적 영감'이라는 규정짓기 어려운 주제에 펠리니는 특유의 상징적인, 그러나 불가해한 이미지의 연속으로 접근하였다.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무의미한,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매혹적인 상상력에 근원을 둔 60년대 유럽 예술영화 리스트의 첫머리에 꼽히는 작품. 39.순응자(1969년)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정상인'의 삶을 살기 위하여 파시스트가 되고, 결국 그것 때문에 파멸하는 주인공을 그린 베르톨루치의 이 영화는 여러 각도에서 읽힐 수 있다. 파시즘의 심리학적 분석으로서, <시민케인>에 버금가는 내러티브·촬영기법의 실험적 시도로서, 68년 5월 이후의 정치적 허무주의의 유럽 예술영화에의 반영으로서, 그리고 그의 이후의 작품<1900년>, <마지막 황제>의 스타일을 규정한 '오리지날'로서. 영화광이라면 이 영화의 촬영을 담담한 비토리오 스토라로의 이름을 또한 기억해 둘 것! <마지막 황제>, <1900년>, <지옥의 묵시록>, <레즈>, <딕 트레이시>를 모두 그가 찍었음. 40.대부2편(1971년) - 프리시스 코폴라 더 이상의 소개가 필요없는 70년대 헐리우드 최고의 문제작, 화제작, 걸작. 비평가들에 의하여 '속편'이 전편보다도 뛰어나다는 인정을 받은 희귀한 예를 코폴라는 남겼는데, 80년말에 완성된 <대부3>는 앞 두 편의 명성을 부끄럽게 한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의 명연기가 압권인 영화. 41.시네마 천국(1989년) - 쥬세페 토르나토레 영화음악만 들어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영화. 지금은 뚜렷한 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걸작(?). 영화에 대한 영화. 주인공 토토가 어린시절부터 성년이 되기 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에 대한 사랑이 가득담겨 있는 이 영화의 명장면은 토토가 감독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텅빈극장에서 유물로 받은 필름(검열에 의해 삭제된 키스신)을 보며 회상에 잠기는 모습. 영화의 장면과 음악의 조화, 간간히 보여주는 토토의 모습. 잊을 수 없고,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영화사랑에 대한 영화. 42.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87년)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친구가 공책을 자기 책가방에 넣어둔 걸 안 주인공 소년이 친구에게 공책을 되돌려주기 위해 친구의 집을 찾아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고생 한다는 이야기이다. 키아로스타미는 이 영화로 1989년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청동 표범상을 받으면서 서구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가 비직업배우이며, 글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들을 데리고 자주 즉흥 연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키아로스타미 감독. '고다르'가 극찬하는 키아로스타미의 동심을 읽을 수 있는 영화. 43.WR 유기체의 신비(1971년) - 두산 마카베예프 전위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두산 마카베예프. 너무나 전위적(?)이기에 그 어디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한 불운의 감독. <WR 유기체의 신비>-(WR은 빌헬름 라이히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자 세계 혁명의 약자이기도 하다)- 는 너무나 실험적이고 도발적인 마카베예프의 성향을 만천하에 알린 그의 대표작이다. 영화의 대부분 장면은 60년대 말부터 마카베예프가 조사한 기록 필름으로 체워져 있다. 마카베예프는 라이히가 일생을 걸었던 생각을 한 편의 영화에 담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라이히를 보여주는 기록 영화, 밀레나라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유고 장면, 미국의 성문화를 스케치한 기록 필름, 스탈린 치하의 소련을 담은 기록 필름을 끊임없이 오가며 꽤 복잡한 편집 양식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섹스폴 필름, 유고슬라비아, 1971'이란 자막이 깔린 뒤에 전개되는 드라마는 자유 연애를 옹호하는 처녀 밀레나와 그의 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된 후 뉴욕의 42번가로 화면을 옮겨서 천태만상의 성 통속을 보여준다. 이어서 스탈린 치하의 구 소련 장면이 나오고 다시 밀레나가 등장하는 유고 장면. 마카예프는 이러한 줄거리를 '성'이라는 화두를 두고서 '혁명'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다. 스탈린, 모택동등 '혁명 역사'의 모습을 '성의 풍속도'와 교차편집해가는 모습은 과히 압권이며 이는 에이젠 스타인과 고다르의 영향을 받은 마카베예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머리가 잘린 채 죽어 잇는 밀레나가 눈을 뜨면서 '블라디미르는 진짜 빨갱이 파시스트다'라고 외치는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다. 마치 <네멋대로 해라>에서 주인공 미셸이 죽어가며 '우린 최저야!"라고 말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44.성난 황소(Raging Bull:1980년) - 마틴 스콜세지 <비열한 거리(Mean Streets)>, <택시 드라이버>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듯하던 마틴 스콜세지는 1980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이 흑백영화로 관객과 비평가들의 신뢰를 회복하였다. 미들급 세계챔피언이었던 복서 재이크 라모타의 삶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전기영화가 아니며 - 로버트 드니로가 라모타의 청년에서 중년기까지를 훌륭하게 연기해내지만 - 군투영화는 더욱 아니다. 눈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생생하게 촬영·편집된 시합장면들에도 불구하고, 흑백화면의 아름다움을 80년대에 되살린, 완벽한 형식미를 갖춘 걸작. 비디오 출시명 <분노의 주먹> 45.멈추어, 누워, 일어서(1989년) - 비탈리 카네프스키 탄광지대를 배경으로 무채색의 화폭에 그려진 비극으로 가득찬 어두운 세계의 초상이며, 혼란된 세상을 살아감의 어려움과 희망에 대한 서정시. 카네프스키 감독은 체제의 허구가 벗겨지는 당대의 소련을 유년기의 기억속의 인물과 사건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그러나 생생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하였다. 마지막장면 -여자아이의 죽음으로 실성한 어머니가 나체로 마을을 뛰어나니는 것을 '저 여자를 놓치지 말라'는 감독의 지시와 그여자를 계속 따라가는 카메라를 보여줌으로 현실과 허구의 벽을 무너뜨리고 있어 영화의 비극이 결코 허구만은 아닌 당대의 현실임을 인식시켜 주고 있는- 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 영화로 카네프스키는 55세의 나이로 칸느에서 1990년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46.이지 라이더(Easy Rider:1969년) - 데니스 호퍼 마약, 섹스, 록 음악, 히피, 모터사이클, 여행, 그리고 미국 서부의 대자연이 <이지 라이더>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마약밀매에서 챙긴 돈으로 "미국을 찾아서' 모터사이클 여행을 떠난 두 인물(피터 폰다와 데니스 호퍼)을 따라가는 이 로드 무비는 6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감수성에 호소하는 상업극 영화이면서, 60년대식 '청년문화'의 종말을 예고하듯 암울한 결말에 도달한다.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기법과 록 음악의 과감한 사용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47.나쁜 피(1986년) - 레오 까락스 레오 까라의 영화 속에서 시간과 공간은 현실에서와는 전혀 다르게 구성되고 해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의 영화 속의 세계에서 엄격한 질서와 '논리를 초월한 논리'를 엿볼 수 있는데, 그것은 이미 존재해온 영화들 속에서 '인용'하고 '복사'한 이미지들을 자유자재로 결합시켜서 전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그의 솜씨에서 비롯한다. 그러므로 <나쁜 피>는 설명을 거부하는 영화이면서도, 헛되이 '상징'과 '비유'를 찾지 않는 관객에게는 편안하게 느낌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이다. "레오 까라=고다르(영화매체에 대한 성찰의 풍요로움)+브레송(대상과 카메라와의 '거리'를 지우려는 즉물적 관찰의 시선)+콕도(신화적 공간과 시적 상상력)." 48.블레이드 러너(1982년) - 리들리 스콧 시각효과에서 80년대 영화 중 최고라는 평을 받았으나 개봉 당시 관객을 찾지 못한 '저주받은 걸작'. <에이리언><블랙레인>의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2019년의 로스앤젤리스를 하이 테크놀로지와 제3세계가 뒤섞인 '악몽의 도시'로 '예언'하고 잇다. 인간보다도 더 인간다운 '인조인간(복제인간)'과 그들을 '제거'하며 인간성을 잃어가는 '블레이드 러너'의 대비에서 이 영화가 단순한 SF 오락물 이상임을 읽을 수 있다. 더글러스 트럼벨의 특수효과와 반젤리스의 음악 또한 압권. 49.철의 사나이(1981년) - 안제이 와이다 60년대 이후 폴란드의 작가영화를 대표해온 거장 안제의 와이다가 1976년작 <대리석의 사나의>의 연장선에서 만든, 연대노조의 투쟁에 바쳐진 영화. 1980년 그다니스크 조선소에서의 파업을 배경으로 국가권력과 노동자의 자주조직이 맞선다. 주인공 중의 한명인 라디오 PD의 시각에서 전개되는 줄거리는 또한 매스컴과 검열과 구조적 부패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철의 노동자'라는 노래는 이 영화의 음악을 가사만 바꾼 것임. 50.E.T(1982년) -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E.T>가 왜 여기에 있어? 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릴적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본 첫 영화 <E.T>는 정말로 잊을 수가 없다. 하늘을 나는 자전거, 외계인과 지구의 소년과의 우정과 사랑. 모든 것이 어린 나의 시선에는 정말로 꿈처럼 느껴졌다. 너무나 큰 스크린 어두운 극장안의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이처럼 이 영화는 당시의 어린이들에게 그야말로 '동화'같은 순수한 낭만을 주었다. 특수효과의 대명사인 스필버그 감독.. 깨질 것 같지 않앗던 역대 흥행순위..(물론 깨졌지만..).. <E.T>의 캐릭터 상품.. 영화의 내용처럼 신비한 영화의 기록들.. 지금보아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온가족의 영화. 51.욜(Yol:1982년) - 알마즈 귀니 80년대에 가장 널리 알려졌던 '제3세계' 영화의 하나이며, 군사독재정권에 희하여 투옥된 터키의 영화영웅 알마즈 귀니가 옥중에서 '원격조종'으로 감독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귀휴나온 다섯 명의 죄수들의 이야기 속에 터키 민중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52.와일드 번치(1969년) - 셈 페킨파 셈 페킨파가 '사라져가는' 장르 웨스턴에 바찬. '사라져가는' 서부의 마지막 '사나이'들의 엘레지. 잘 조화된 앙상블 액팅과 서사시적인 화면이 전통적인 웨스턴 영화에서 왔다면, 악명 높은(?) 폭력장면의 에너지와 미학은 60년대 대중문화의 감수성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존 포드의 <추적자들>, 레오네의 <옛날옛적 서부에서>와 함께 '옛 서부(The Old West)'를 재해석한 '수정주의' 웨스턴의 걸작으로 꼽힌다. 53.옳은 일을 해라(Do the Right Thing:1989년) - 스파이크 리(Spike Lee) 뉴욕 독립영화 출신의 젊은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가 성난 목소리로 외치는 미국인들의 - 흑인들까지 포함한 - 인종차별주의 고발장. 공허하게 화합을 설교하거나 '피해자/선인' 대 '가해자/악인' 식의 상투적인 이분법을 적용하는 대신, 스파이크 리는 생생히 살아 있는 인물묘사를 통하여 인종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 교포상인의 묘사를 특히 눈여겨 볼 것. 비디오 출시명<똑바로 살아라> 54.베를린 천사의 시(1987년) - 빔 벤더스 '장벽'이 허물어진 오늘날의 시점에서 바라볼 때 분단도시 베를린에 대한 이 영화는 이미 낡은 것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벤더스는 <베를린의 하늘>에서 단순히 지나갔던 '좋은 시절'에 대한 노스탈지아(향수)를 '분단현실'을 통하여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 천사와 인간과, 시(詩)와,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 영화속의 진술들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리고 그러한 진술들이 결코 상징이나 은유로 읽혀서는 아니됨을 이 영화는 다시 한번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오즈와 타르코프스키와 드뤼포에게 이 영화가 바쳐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55.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3년) -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레오네의 '마카로니' 웨스턴(<황야의 무법자>, <옛날옛적 서부에서>, <석양의 무법자>)이 미국의 자본주의를 '서부'라는 신화/역사의 공간속에서 은유로 묘사했다면 <원스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보다 직설적으로 미국이라는 '악의 꽃'의 뿌리를 파헤친 비판적 테스트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마피아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다'라는 자명한 진리를 레오네 감독은 192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유장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돈·범죄·권력의 함수관계로 풀어나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높게 평가받을 거장의 마지막 걸작. 56.천국보다 낯선(Stranger Than Paradise:1984년) - 짐 자무쉬 대중의 호응과 작품의 미학적 완성도에서 -그리고 그것을 성취한 수단의 경제성에서- 80년대 초반에 나온 미국독립 영화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 무성영화를 연상케 하는 흑백화면과 커트를 나누어 찍지 않은 쁠랑-세깡스(Plan-sequence)의 원칙을 고수하며, 자무쉬는 펑크적 감수성으로 '이민'국가 미국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57.블루 벨벳(1986년) - 데이비드 린치 평화롭고 풍요한 -달력 속 그림 같은- 중산층 주택가 잔디밭에서 잘려진 귀가 발견되는 장면으로부터 이 영화는 데이비드 린치(<광란의 사랑>)의 상상력을 따라 욕망과 폭력, 부르주아의 가면을 벗어던진 '괴물'같은 인간들의 밤 세상, 그리고 소름끼치는 공포와 지순한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이레이저헤드>에서 <광란의 사랑>에 이르는 지금까지의 린치의 영화편력을 '중간평가'할 수 있는 오묘한 느낌의 영화. 58.와서 보아라(1985년) - 엘렘 클리모프 클리모프의 이 영화 속에서 전쟁은 더 이상 구경거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털끝 만큼의 '순수'도 허용하지 않는 처참한 살육과 광란의 현장일 뿐이다. 아마도 영화사상 가장 끔찍하게 -관객에게 미치는 심리적 효과에서- 묘사된 학살 장면과 함께, 클리모프 감독의 스승 타르코프스키의 영향을 추측케 하는 명상적인 화면들로 기억될 영화. 비디오 출시제목 <컴 앤 씨>. 요즘나온 전쟁영화들 <라이언 일병 구하기><풀 메탈 자켓><신레드 라인>과 비교해보면 더 좋은 듯. 59.딤 섬(1985년) - 웨인 왕 홍콩 출신의 시네아스트 웨인 왕이 미국에서 만든 중국게 미국인들의 이야기. 한 가족 세 사람(어머니, 딸, 삼촌)의 이야기 속에 이민사회의 애환, 세대간의 갈등, 가족의 현대적 의미를 담은 영화. 특별한 사건대신 정물화적인 일상생활 묘사로 이어지는 내러트브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를 연상케하며, 색채와 구도의 회화적 감각이 뛰어나다. 60.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1998년) - 가이 릿치 너무나 우습게 얽히고 섥힌 스토리 라인. 정말로 특이한(?) 영화. 가이 릿치는 영화의 시작부터 관객을 사로잡아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의 눈을 한시라도 떼지 못하게 한다. 영화가 마치 뮤직비디오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영상미가 뛰어나고 영화음악 역시 압권. 역시 스팅. 최근에 개봉한 영화중 가장 신선하고 유쾌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61.비트(Beat:1997년) - 김성수 비틀즈의 'Let It Be'가 흐르면 정우성의 우수어린 눈빛이 생각이 난다. 젊은 감각으로 만든 젊은 영화. 김성수감독은 <비트>로 젊음의 반항과 사랑을 표현했다. 물론 '정우성''고소영'이라는 스타시스템을 도용한 영화였지만 젊은이들은 이 영화를 보고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임창정''유오성'의 연기력도 일품. 젊은 감각의... 젊음을 표출한 젊음이들의 영화. 62.카라바지오(Caravaggio:1986년) - 데릭 자만 16세기말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화가 카라바지오의 삶을 연인 사이었던 그의 두 주요한 모델과 자신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린 영화. 여러 영상 메커니즘을 복합적으로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데릭 자만은 자신의 평소의 개성을 억제하고 회화에서 시각 모티브를 빌어 온 '카라바지오'의 스타일로 이 영화를 찍었다. 삼각관계를 다룬 멜로드라마이며, 회화와 시각매체의 관계를 질문하는 진지한 작품. 63.파드레 파드로네(1977년) - 파올로와 비토리오 타비아니 형제 '아버지(Padre)'가 곧 '주인님(Padrone)'인 사르디니아의 농촌가정에서 자란 주인공이 '바깥'세상에 나가 성장하며 자신을 억압해온, 내면화된 '아버지'의 모습을 극복한다. 단펹거인 에피소드의 연결로 이루어진 대안적 내러티브의 영화이면서,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이 받는 억압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통하여 묘사되는-에 관한 성찰. 64.탐욕(Greed:1923년) - 에릭 폰 스트로하임 미국의 자연주의 소설가 프랭크 노리스 작<맥태규(McTaegue)>의 영화화. 스트로하임 감독은 처음 7시간 짜리로 영화를 편집하였으나, 제작사는 엄청난(!) 상영시간에 놀라 감독의 의사를 무시하고 몇차례에 걸쳐 150분까지 영화를 재편집하였다. 돈에의 탐욕 때문에 파멸해가는 세 명의 하층 중산층 인물들의 이야기를 스트로하임은 철저하게 '현실'에 가까운 영화로 만들어내려 하였다. 무성영화 시대의 헐리우드가 남긴 리얼리즘 영화의 희귀한 예이며, 원판을 복원할길이 없어 오늘날 '단축판'만이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걸작으로 인정받는 영화. 65.교사형(1968년) - 오시마 나기사 일본 여자를 살해한 '조선인' R의 교수형 집행장면으로부터 영화는 시작한다. R의 육체가 죽기를 거부하고 기억상실 상태로 계속 살아남자, 교도소 관리들은 R의 죄를 일깨워주기 위하여 그의 삶의 주변사람들, 일본 속의 조선인으로서의 삶, 살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R의 기억을 되살리려 애쓴다. 그들의 의도와 어긋나게 R은 자신의 '죄'의 진정한 의미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에서 비롯되는-를 깨닫고 '의식화'되어간다. 60년대 일본 뉴 웨이브의 가수 오시마가 브레히트적 수법으로 만든, 일본인의 '역사에 대한 불감증'을 비판한 문제작. 66.페르소나(1966년) - 잉그마르 베르히만 두 여인의 '관계'를 줄거리의 중심에 가져다 놓은, 그 이상의 요약이 불가능한 무한히 복잡한 영화. 베르히만 감독은 그가 즐겨 다루는 두 가지 주제, 곧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과 예술가의 '저주받은'삶을 이 영화 속에서 집요하게 탐구하였다. 실험적인 내러티브와 심오한 상징들의 사용 때문에 이해하기 아려운, 그러나 깊이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는 문제작. 67.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1983년) -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36세의 짧은 생애에 무려 40여 편의 장편 극영화를 남긴 파스빈더(1946-1982) 감독의 대표작을 고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그의 작품세계에 가장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이다. 독일인 할머니와 흑인 청년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의 틀을 빌어, 파스빈더는 서독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 뿌리박은 파시즘을 낱낱이 드러내었다. 차가운, 그러나 '눈물'없이 보기 힘든 절망과 소외의 초상화. 68.로마, 무방비도시(1945년) - 로베르토 로셀리니 이 영화가 걸작인 이유는 완성도가 뛰어나다거나 영화 형식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무방비 도시>는 거칠고, 불완전하고, 세련되지 못한 영화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파시즘에 대항한 자유인들의 투쟁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음에서, 영화와 사회/역사의 관계에 진지하게 접근한 네오 리얼리즘 영화의 출발점으로서, 이후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에 끼친 영향에서 아무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독일군 점령하 로마에서의 레지스탕스 운동가들의 이야기. 69.시간의 항해(1976년) - 빔 벤더스 영어제목 <길의 왕(King of the road)> -50년대의 컨트리 송 제목에서 따온- 인 이 영화를 어떤 비평가들은 '로드무비의 왕'이라고 부른기도 하였다. 35mm 흑백화면의 절제된 아름다움, 동·서독 경계지역의 황량한 풍경, 그리고 '뿌리'를 못 내리고 삶의 길 위로 '영화처럼' 걸어가는 두 남자의 우연한 만남, 여행, 헤어짐이 이 영화가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들이다. 아직 유망한 청년작가 시절의 벤더스가 마음을 열어놓고 찍은 고백적인 영화이며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위한 영화.' 70.글로리아(1980년) - 존 카사베츠 한마디로 충격적인 영화. 마피아에게 가족이 몽땅 살해당한 이웃집 소년을 떠맡게 된 여주인공이 결국 그 아이의 복수까지 하게되는 이야기. 즉흥연출의 명수인 카사베츠의 다이나믹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80년대 '여성전사' 영화의 원조(?). 71.빨갱이들(Reds:1981년) - 워렌 비티 감독·각본·주연을 도맡은 워렌 비티는 존리드(John Reed: 러시아 혁명을 현장에서 취재, 기록한 <세계를 뒤흔든 10일(Ten Days That Shook The World>의 저자)의 일생을 3시간에 걸친 장대한 드라마에 담았다. 존 리드와 그의 시대에 관한 생존인물들의 증언을 삽입한 브레히트적인 기법·러시아 혁명과정을 묘사한 화면들의 사실성, 그리고 '혁명과 사랑'의 두 주제를 동시에 파고들어 일정한 성공을 거둔 서사적 역사극. 비디오 출시명 <레즈>. 72.젤릭(Zelig:1983년) - 우디 알렌(Woody Allen) 자신을 숨기고 싶은 욕망이 너무도 강렬하여 '인간 카멜레온' -자신의 근처에 있는 사람의 모습과 똑같이 변해 버리는- 이 도니 가공인물 젤릭의 일대기를 그린 '가짜' 다큐멘터리. 20세기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마다에 그는 끼어드는데, 유명한 예술가, 교황, 그리고 히틀러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인물주변에 그는 출몰하여 사진 또는 영화로 기록을 남긴다. 다큐멘터리 필름에 젤릭의 모습을 교묘하게 몽타쥬해 넣거나 낡은 흑백필름의 기분을 재현한 기법들은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Gordon Willis:<대부> 시리즈로 유명함)의 솜씨. 73.터미네이터 2편(1992년) - 제임스 카메론 영웅신화와도 같은 내러트브, 속편은 항상 재미없다는 속설을 깬 <터미네이터 2>는 전편보다 더 화려한 특수효과를 선보인다. 특수효과의 총대성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훌륭함. '화끈'한 액션장면들, 그리고 침착하게 관객의 정서를 휘어잡는 연출력... 터미네이터는 문명비판적인 텍스트로 읽힐 수도 있고, 흥미진진하게 잘 만들어진 액션 오락 영화이기도 하며, 필름 느와르와 SF 장르를 결합시킨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낸 영화이다. 분명한 것은, 모든 계층의 관객들에게 서로 다른 이유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영화라는 점. 마지막 대사 "I'll Back"은 너무나 유명하다. 74.몽콕하문(1987년) - 왕가위 이제 '고전'만큼이나 널리 보여지고 엄숙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저널리즘과 비평가들을 '앞서가는' 우리 관객들의 평가가 끝난, 왕가위 감독의 걸작. 만약 <아비정전>이 2편까지 완성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더라면, 우리는 그 영화를 위하여 이 리스트에 또 하나의 자리를 마련했을 것이다. 비디오 출시명 <열혈남아> 75.나의 20세기(1988년) - 일디케 엔예디 헝가리의 여류 감독 일디케 엔예디의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데뷔작. 영화가 갓 탄생했던 20세기의 새벽. 유럽의 한 가운데서 쌍둥이 자매가 태어난다. 그들이 고아가 되고, 헤어지고, 너무도 다른 삶의 길을 걷고 -하나는 부르주아들의 노리개로, 하나는 겁 많은 테러리스트로- 다시 만나기까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엔예디 감독은 세기말/세기초의 이미지들을 흑백화면 속에 엮어간다. 76.제도사의 계약(The Draughtsman's Contract:1982년) - 피터 그리너웨이 어떤 장르로도 분류될 수 없는, 그리고 어떤 다른 영화와도 닮지 않은 괴이(?)한 영화로 80년대 내내 관객과 비평가들을 깜짝 놀라게 한 피터 그리너웨이의 데뷔작. 17세기 영국의 한 귀족부인이 그녀의 영지를 도면에 옮기기 위해 제도사를 고용한다. 귀족의 정원에서 작업을 계속하며 그는 뜻하지 않게 음모에 말려들게 되는데... 복잡한 수수께끼를 풀 듯이 정교하게 짜여진 줄거리, 17세기 회화의 스타일을 그대로 옮겨온 화면, 그리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가득찬 작품. 비디오 출시명<영국식 정원 살인사건> 77.해자왕(1987년) - 첸 가이거 <황토지>에서 혁명과정에서의 민중과 지식인의 관계를 질문했던 첸 카이게 감독은, <해자왕(아이들의 왕)>에 이르러서는 사회주의 국가가 된 이후에도 그 질문은 계속되어야 함을 '사회주의식 교육'의 알레고리로 보여준다. 자신도 많은 교육을 받지 못한 한 노동자가 문화혁명 기간 중 갑자기 시골 국민학교 아이들의 교사가 되어, 자기 자신의 지성과 주입식 교육에 가려 드러나지 않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발견한다. 그러나... 78.돼지가 우물에 빠진날(1996년) - 홍성수 너무나 우울한 영화. 기존의 영화가 화려하고, 극적인 구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면 홍성수 감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너무나 처절하게(?) 사실감있게 그려 내었다. 이 영화를 보고 한달 정도를 우울하게 보낸 기억이 있을 정도로 일상인들의 삶을 냉정하고 차가운 시선으로 그려낸다. 영화속에서는 행운도 극적인 반전도 없이 내내 관객을 우울하게 만들며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을 되새겨 보게 한다. 제목과 같이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처럼 되는일 없고 변화없는 일상의 모습을 그린 '리얼리즘 영화'같은 영화. 79.택시 블루스(1989년) - 파벨롱긴 그는 택시 운전수. 노동자이며 지식을 얻으려 열심히 책을 읽고, 규율과 질서와 절약을 신조로 생활한다. 또 하나의 그는 '반동적'인 재즈 음악가. 색스폰을 불어 생계를 유지하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사랑하는 예측 불능의 '예술가'이다. 이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 페레스트로이카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만나 함께 사는 가운데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담은 불랙 코미디. 파벨 롱긴은 뒤늦은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소련체제의 문제를 성급한 이분법에 기대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한다. 폭소와 눈물이 공존하는 소련 영화의 새로운 출발점에 서서. 80.20세기 소년독본(1989년) - 하야시 가이조 꿈꾸는 듯한 흑백화면 속에 하야시 가이조 감독은 서커스와 동심과 타락한 '바깥'세상의 비극적인 모습을 담아내었다. 마치 '영화'가 갓 태어나기라도 한 듯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80년대 일본 뉴웨이브 '마법사'의 걸작 81.가늘고 푸른 선(1988년) - 에롤 모리스 누명을 쓰고-감독이 그렇게 확신하는-옥살이하는 한 수인을 구하려는 목적에서 에롤 모리스 감독이 그가 무죄임을 증명하려 만든 다큐멘터리. 동시에 미국의 법률제도의 모순과 계층적인 편견에 대한 고발장이며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규칙에 구애받지 않는 형식의 참신함으로 주목받았다. 80년대의 가장 실험적인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이며, 무엇보다도 그릇된 재판 결과를 바로잡게 한 실제적인 힘을 보인 영화. 82.나의 아름다운 세탁소(1985년) - 스티븐 프리어즈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 그려지는 런던은 '신사의 나라'도 아니고, '고급예술과 문화의 도시'도 아니다. 그곳은 옛 피식민지에서 이주해 온 온갖 소수민족들과, 자본주의 문화의 변두리에 핀 펑크 문화의 독기어린 꽃과, 매춘과 동성영애와 길거리의 폭력으로 얼룩진 '활기찬' 시장바닥이다. 파키스탄 이민2세 하니프 쿠레쉬의 각본을 스티븐 프리어즈가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주연한 영화. 83.인지구(1988년) - 관금붕 사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 30년대의 여인(매염방)은 그녀의 연인(장국영)을 찾아 80년대의 홍콩에 나타난다. 한 도시의 두 시대를 대비시킨 뛰어난 촬영. 두 주연 배우의 섬세한 연기, 그리고 시간 속의 삶의 덧없음에서 오는 쓸쓸함이 배어 있는 80년대 홍콩 최고의 '예술영화!'. 우리나라에 수입되었으나 흥행성이 없다 하여 끝내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하였다. 84.리포 맨(Repo Man:1984년) - 알렉스 콕스(Alex Cox) 옥스퍼드 대학 법대를 나온 알렉스 콕스 감독의 데뷔작(감독의 출신학교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영화). 황당무계한 결말만 아니었으면 걸작이 될 뻔했다는 아쉬움을 표시하는 평을 받기도 하고, 오히려 그 때문에 작품을 더 높이 평가하는 관객들도 있다. 말로는 영화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어려운, 직접보고 느껴야만 할 영화. 85.Le Grand Bleu(1988년) - 뤽 베송 <니키타><레옹><택시>등 이제는 거장이 되어 버린 프랑스의 대표감독 뤽베송의 대표작. 두 사내의 우정, 바다, 영자의 남자에 대한 사랑, 다시 바다와 돌고래, 그리고 친구를 잃고 혼자 남은 사나이에 관한 이야기. 아름다운 화면과 뛰어난 연출력. 헐리우드와 프랑스 영화의 감수성을 절묘하게 배합한 칵테일과도 같은 영화. 국내 개봉명은<그랑블루>. 86.프라하의 봄 - 필립 카우프만 국내에서도 인기를 몰았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을 영화한 것이 바로 <프라하의 봄>이다. 성을 통한 인간의 본능과 인간관계, 더불어 당시의 역사까지 카우프만 감독은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드한 느낌으로 훌륭하게 작품을 완성하였다. 감독의 연출에서부터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무엇하나 나무랄데 없는 영화. 리차드 기어의 웃음이 100만불짜리 라면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웃음은 1000만불 짜리! 너무나 매력적인 다이엘 데이 루이스와 줄리엣 비노쉬의 연기도 훌륭했던 걸작 영화. 비디오가게에 있으니 꼭 빌려보기를.. 87.바그다드 카페(1987년) - 페르시 에드론 사막 한가운데, 땅에서 불쑥 솟아오른 듯한 외딴 모텔에 야릇한 모습의 여행자들의 찾아온다. 관광객, 남편을 버리고 도망친 여자, 그리고 <바그다드 카페>라는 이름의 식당에서 이들이 만나는 괴짜 예술가와 주위 사람들. 페르시 애드론은 강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차근차근 부각시키면서, 정확한 장소묘사, 효과적인 색채사용으로써 현실 속의 이야기를 서서히 환상과 마술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간다. 88.라스베가스를 떠나며(Living Lasvegas) - 마이크 피기스(Mike Figgis)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우울하고 분위기있는 영화. 향락과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피어나는 알콜중독자와 창녀간의 사랑. 너무나 극단적인 두 사람간의 사랑. 하지만 너무나 아름답고 절실하다.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사랑을 감독은 너무나 아름답고 따뜻하게 그려간다. 이제는 너무나 잘 나가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뛰어난 연기, 너무나 지적이고 섹시한 창녀 엘리자베스 슈의 아름다움. 그리고 스팅의 음악. 마지장면.. 니콜라스 케이지가 죽어갈 때.. 은 너무나 인상깊고 아름다웠다. 89.버디(1984년) - 알란파커 새가 되기를 꿈꾸는 남자의 이야기. 두 남자의 우정. 날고싶다는 인간의 욕망의 극대하를 보여주는 주인공.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까지 하지만... 알란파커 감독의 걸작. 90.비디오 드롬(Videodrome:1982년) -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캐나다 출신 감독 크로넨버그의 영화는 '악취미'에 아슬아슬하게 접근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예 그의 영화가 '선을 넘은' 것으로 간주해 버린다- '끔찍한'영상과 칼날같은 사회비판(문명비판)의 결합으로 정평이 나 있다. <비디오드롬>은 그의 이러한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전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발한 특수효과들이 속출하고, 감독의 상상력은 구역질이 날 만큼 생생하게 차마 이 자리에 묘사할 수 없는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비위가 약한 관객은 피해야 하겠으나, 무작정 극단으로 치닫는 잔혹취향의 영화는 아님. 91.영웅본색 1,2편 - 오우삼 주윤발이라는 낯선 배우가 <영웅본색>이라는 촌스런(?)이름의 영화에 등장했을 때, 그릭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졌다'라는 고색창연한 대사를 전혀 장난기 없이 읊조렸을 때, 우리의 관객들은 이 이상스러운 영화/배우 대사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러나 그 경악은 곧 찬탄으로 바뀌었고 얼마 안 가 다시 열광으로 폭발하여 '주윤발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까지 낳게 되었다. 홍콩느와르의 대표격인 영화. 92.쉬리(1999년) - 강제규 한국영화의 역사를 바꾼 영화. '은행나무 침대'로 특수효과의 본격적인 사용을 시도한 강제규감독은 <쉬리>에서도 곧곧에 특수효과를 적절히 사용하였다.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었지만 그정도 돈으로 이만큼 만들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93.로저와 나(Roger and Me:1990년) -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제목 속의 '로저'는 미국 굴지의 자동차회사 제네랄 모터스의 회장인 로저 스미드. '나'는 제네랄 모터스의 공장이 있는 노동자 도시 플린트의 사회운동가 마이클 무어. 자동차 산업의 불황을 빙자한 대규모 감원으로 수많은 플린트 시민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자, 마이클 무어는 16mm카메라로 '로저'의 '배신'을 고발하기로 작정한다. 건강한 유머와 철저한 비판정신으로 만들어진 미국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걸작. 94.크라임웨이브(Crimewave:1985년) - 샘 레이미(Sam Raimi) 샘 레이미(<이블데드><다크맨>)는 종횡무진하는 카메라, 좌충우돌하는 등장인물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내러티브로 이 장르 -패로디의 걸작을 장식한다. '영화광의, 영화광에 의한, 영화광을 위한' 이런 영화도 가끔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 95.퍼펙트 월드(Perpect World) - 클린트 이스트우드 진정 완전한 세상은 있는 것일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 영화로 조용히 질문을 던졌다. <용서받지 못한자>로 이미 감독으로서의 인정을 받은 그가 만든 <퍼펙트 월드>는 수배범과 그의 인질인 꼬마의 여정을 통한 완전한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이다. 감동적이며 아름다운 영화. 96.러브레터(Loveletter:1995년) - 이와이 슈운지 이와이 슈운지의 동화같은 이야기. 일본문화 개방이전에 이미 해적판으로 돌아서 입담에 입담을 전했던 <러브레터>는 대학생 영화광들의 최고의 영화가 되었다. 깨끗하고 순수한 이야기로 사람의 감성을 자극시키는 러브레터는 이제는 드디어 국내 개봉을 기다리게 되었다. 올해에 꼭 봐야할 영화 제 1호로 감히 추천! 97.미션(Misson)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는 정말 너무나 아름답다.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악. 오지의 풍경과 더불어 너무나 아름답게 들리는 배경음악.. 그리고 드니로의 뛰어난 연기력.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말처럼.. 쓰러져 가는 드니로의 눈에 비친 폭격속을 걸어가는 목사는 진정 예수였다. 98.인생은 아름다워(1998년) - 로베르토 베니니 제2의 채플린 로베르토 베니니의 걸작. 유태인 학살의 전모를 따뜻함속에 역사를 바로보게끔 해주는 직관력있는 작품. 아들을 위해 애쓰는 베니니의 모습이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나는 근래에 보기드문 따뜻하고 감동적인 코메디 작품. 99.셀러브레이션 - 토마스 빈터베르그 도그마 선언의 토마스 빈터베르그의 작품. 100.개미(Ants:1998년) - 에릭도넬/팀존슨 이제 에니메이션은 한낱 아이들이 열광하는 만화책 수준이 아니다. 개미왕국의 모습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에니메이션 영화. 우디알렌, 샤론스톤, 슬베스타 스탤론의 목소리로도 유명하다. 개미왕국의 모습을 현재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볼 수 있는 다소는(?) 혁명적인 주제의 에니메이션 작품이다. |
첫댓글 평론가들의 안목은 또 좀 다르군요. 어쨋건 가급적 봐 두고 싶은 영화 목록이 더 늘어서 즐겁읍니다. 감사합니다.
소위 문제의식을 염두에 두고 평가한 듯 합니다
좋은 영화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영화들을 찾아서 감상하고 즐기는 생활이 너무 좋습니다.
일찌기 영화 비평가를 햇으면 시사회부터 챙겨 봤을 텐데 ㅎㅎ
디테일한 평론.. 감동입니다. 보고싶었던것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정말보야야할 영화가많내요 좋은자료감사합니다.
보고싶은 영화들이 참 많습니다. 하나씩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걸 다 볼려면.....
좋은영화소식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뭘볼까하는 고민을 싹 지워주는 글이네요 감사하며 하나씩 찾아볼랍니다.
고맙습니다. 두 세개 밖에 못 봤네요...
유용한정보네요 감사합니다~
보고 싶은게 넘 ㅜ 많네요...
목록에서 제가 아직 못 본 영화를 챙겨 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상수 감독 '돼지가 ~'가 올라 있군요.^^
정보는 재산이다 실감하고 감사합니다
정말 못본영화가 많아요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자. 도움이 많아요.
와~다 옛 영화밖에 없네요... 그래도 영화 비평가들이 추천한 영화니까 보고싶어지네요
절반은 봤구나
못본게 많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ㅎ
100편의 영화중 본것이 4편밖에 없다니....... 아직도 갈길이 먼 사람인 것 같습니다...^^..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대체로 잘 선정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더구나 동양권 작품도 비중있게 다루었다. 여기 나오는 작품들은 두고 두고 몇 번씩 봐도 좋을만큼 풍부한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
도전 명산100 하고 있는데요...
도전 영화100 해야겠어요~~~^^
비평가들은 영화사적으로 영향을 준 영화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겠죠
차근차근 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