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이란 좋아하는 감정의 확신과 의심 사이의 투쟁'이다(박보검)
대형 TV를 들여놓은 기념으로 '남자친구(2019)'라는 드라마를 보았어요.
시간 많고 한가한 제가 다시 드라마 연속보기 시동을 거는 건가요?
딸내미들은 '영화 보기' 강추를 얼마나 실행하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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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보검과 송 혜교의 달달한 사랑이야기를 들여다보다가 글쎄 제가
박 보검이 돼버렸지 뭡니까? 물론 농담이니까 너무 정색하지 마시라.
쿠바 호텔 건을 해결하기 위해 보검이가 먼저 쿠바를 가고, 뒤 늦게
출발한 송 혜교가 1년 전 처음 만났을 때 써 놓은 메모지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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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가 있을까요?(보검)"
개인적으로는 '메디슨카운티의다리' 느낌이 약간 났어요.
붉은 석양, 라이트 블루의 해변은 최고의 비경입니다. 더 숨막히는 건
제가 본 영화 중에 키스 신이 가장 길고 퀄리티 있게 나온다는 것
아닙니까? 둘 다 키스의 남다른 재주가 있어 보입니다. 오글 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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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의 접촉사고 시퀀스는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드라이버가 운행 중 전화질 이라니 '해고' 수준의 몰상식 아닌가요?
"어 어 어, 끼이익, 우당탕!" 작품에선 이것을 발단이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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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박 보검의 카메라가 망가졌고 보상처리 과정도 정겹네요.
제가 손해사정인(대인)을 2년 동안 공부만 했다는 것 아닙니까?
세월이 많이 가긴 했지만 송 혜교는 올-인 때 만든 나의 뮤즈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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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굳건히 지키고 있었어요. ‘송송커플’ 결별이후 맘고생이 심했을
텐데 정통 멜로 연기 하나는 끝내주는 연예인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드라마에서 만나면 그녀는 언제나 내 여자 같습니다. 쿠바에 ‘카사블랑카’
가 있었다는 걸 나만 모르고 있었어요. 우리시대 '번안 곡으로 불러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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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는 모로코의 지명인지 꽃인지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원래 후기 쓸 요량으로 드라마를 본 것이 아닌데 보다 보니 16 편을
숨도 안 쉬고 보았어요. ‘응답하라’ 이후 박 보검을 볼 기회가 없었고 만
지금 보니 고놈 연기 엄청 많이 늘었더라고요. 제가 알기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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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인기 종합 1번이 박 보검일 것입니다. 남자도 가끔은 신데렐라
꿈을 꿔요. 차 수현 같은 퀸카와 샐러리맨의 러브라인이 쉽지는 않겠지만
누구라도 운명적인 사랑을 차버릴 남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두 여자가 생각이 났어요. 속초 지명이 나올 때는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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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속을 썩이는 수현을 볼 때는 그년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어요.
열정적인 사랑은 불길로 치 닿기 때문에 대부분 주인공 중 한명이 죽는데
작가가 수현의 '이별 선언'으로 1년의 휴식기를 갖는 설정이 맘에 듭니다.
제 사랑 전선도 진즉에 휴식기를 맞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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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이네 엄마가 며느리 자리 차 대표를 찾아가 제발 자기 아들과
헤어져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는 시퀀스 후에 차 대표 아버지가 사위
자리 보검을 만나 술 한잔을 하는 자리에 왜 제가 오지고 훈훈할까요?
"제가 대표님 많이 아낍니다." 오, 이쁜 놈. 저는 언제나 보검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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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자리를 만날까요? 아니다.에예공! 보검이는 위험해! 죽자살자
목매는 놈은 조심하시라. 사랑 별 것 아니야. 목숨걸 이유 없다는 뜻이야.
유영아가 시나리오를 쓰고, 박 신우가 만든 드라마 ‘남자 이야기’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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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느낌을 몇 자 끌쩍거려봅니다. 진혁은 수현의 이별통보에도 흔들리지
않고 찐 사랑을 지켰고, 지성이면 감천인지 결국 여자가 남자의 진심에
응답하더이다. 속 좋은 놈 진혁이 전한 필름을 현상한 수현은 사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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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랑의 확신이 섰는지 그 길로
진혁에게 향했고, 이내 진한 입맞춤으로 굳건해진 사랑을 확인합니다.
차 수현은 아마도 A형같은 O형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이
시퀀스가 드라마 '남자 친구'의 클라이맥스라고 봅니다. '어디서 무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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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 다시 만나랴'를 작가는 희망으로 맺고 싶은 모양입니다.
우리 시대엔 수동카메라를 메고 다니면 로맨틱한 놈으로 반은 먹어줬습니다.
진혁이 시간을 내달라고 말하자 수현은 '휴가 가자는 건가' 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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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부드럽고 따뜻한 남자 진혁은 "결혼하고 가면 안 될까?"라며
정식 프러포즈를 합니다. 최근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 일색인데
'남자친구'는 극 중 인물들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진한 멜로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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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 같아요.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채 살아온 금 수저 수현과 , 흑 수저 진혁이 쿠바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한국에서 다시 재회해 일상을 나누며 서로
에게 물들어가는 과정들을 촘촘하게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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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비친 쿠바 현지 로케이션은 영화의 질을 높여 주었고 감미로운
OST가 간질간질 합니다. 재벌가 여자와 과일 가게 아들의 러브라인이
식상할 법도 한데 두 배우의 디테일한 감정묘사가 드라마를 살렸습니다.
둘의 공통점은 과하지 않는 순수함입니다. 특히나 박 보검의 백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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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중기의 '늑대소년' 주연을 보검으로 바꿔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이참에 남편도 아주 바꿔버리던지. 사랑하면 밑져도 괜찮은 것 아닌가?
원래 수컷이 암컷보다 더 예쁘다는 말을 주서 들은 것 같은데 보검 이는
우리 에스더 스타일의 꽃 미남 같습니다. 우리 에예공의 연애전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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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일까, 흐림일까요? 연애할 시간이 많지 않으니 쉬지 말고 사랑하시라.
홍제 동 육교 밑 '거리미술관'에 나오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만나랴‘
는 초현실주의 김 환기의 작품명입니다. 캔버스에 유채. 세로 236㎝, 가로
172㎝. 1970년대 점화의 대표작으로 한국 그림 중 최고가로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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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화의 작업방식은 화면 전체에 점을 찍고 그 점 하나 하나를 여러 차례
둘러싸 가며 색이 중첩되고 번져나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무심코 찍은
점의 크기와 색채의 농담과 번짐의 차이가 마치 별빛이 쏟아지는 밤의
풍경 같은 우주적 공간감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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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작품 중에 레드 계열의 '소돔성'이 블루 점화와 나란히 이미지모션
되었어요. 왜 김 환기 작품이 뜰까 생각하다가 요샌 추상화가 대세라서
그럴 거라고 자평을 했어요. '어디서 무엇이 되어'작품의 제목은 시인 김
광섭의 시 ‘저녁에’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1970년대 가수 '유심
초'가 가사 말을 빌려 써서 그런지 유독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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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많은 중에서/별 하나가 나를 내려 다 본다/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 본다/밤이 깊을수록/별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이렇게 정다운/너 하나 나 하나는/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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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킹카들은 말도 잘합니다. 닭살 돋는 맨트 한 번 찾아봅시다.
“사람이 사람을 마음에 들여놓는다는 거, 아주 잠깐이더라도 그런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당신을 생각하는 건
나의 일. 그래서 나는 나의 일을 할 겁니다" "나는 좌표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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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 수현 앞 10센티미터가 내 좌표에요. 늘 거기 있을 거예요" "내 안에
당신이 가득하고 촘촘해요" 이중 제 맘에 꽂힌 문장은 “파도가 바다의 일
이라면 나의 일은 당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와우, 이런 오글거리는 말
장난에 내 감성이 덩달아 오글거릴 줄 미처 몰랐어요. ㅋㅋ
아들아! 내 연애 세포가 아직은 살아있다고 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