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늘 미미(微微)하지만 아래로 흐르며 모든 걸 담아내고 포용(包容)하며 보다 넓어지는 한국의 하천
창원 123 코스를 기획하면서 산정에서 흐르는 남쪽과 북쪽의 물줄기를 찾다 보니 짜잘하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곳이 아니구나 생각하게 한 걸음이다
대한민국 하천 3,840개 중에서 국가하천 73개 지방하천 3,767개
제가 그동안 걸었던 하천은 오늘까지 201개 숫자로 보면 아직 걸었다고 말할 수 없는데
길이는 고작 1만 km조금 넘는 거리다
낙동강.한강.금강.섬진강.영산강.남강.황강.금호강.반변천.위천.
내성천.밀양강.소양강.북한강.섬강.평창강.홍천강.달천.보성강.감천.태화강.형산강.삼척오십천.만경강.동진강.가화천.삽교천.
안성천.영강.논산천.임천강.회천.미호천.갑천.백천.회야강.미천.병성천.덕천강.안림천.청도천,단장천.양천.신녕천.병천천.
무주남대천,서시천.용전천.길안천.봉황천.초강,쌍계천,양산천,횡천강.위천천.영천강.한천,서천,금천,공릉천.운곡천.이안천.
가곡천.영덕오십천.어천.지장천.왕피천.송천.양양 남대천,강릉 남대천,오대천.정선송천.옥동천.임진강.청미천.복하천.경안천.
탄천.수영강,광려천.중랑천.안양천.오수천.요천황룡강.고막원천.지석천.진위천.한탄강.가평천..조종천.왕숙천.유등천.유구천
무한천.동북천,탐진강.곡교천.지천.보청천.석천.구량천.쌍천.무심천.기계천.고부천.원평천.주진천.와탄천.전주천.사천강.불갑천.
함평천.토평천,반월천.밀양 청도천.동천.계성천,오목천,밀양 동천.가천천.신반천.영양 동천.의성 남대천,광천,평해 남대천.
웅천천.당진천.정안천.조천,차천,신천,북안천,고현천,고천,곡강천,아천,직지사천,한천.남천광주천,영동천.조령천,신등천.
화포천.주천강.남천.북천,함안천.태화강.경산남천.송야천.흑천.광산천,석성천,조만강,북천,마읍천, 연곡천,화매천,추령천,
동진강,제천천,곤양천,신천천,형산강,주천강,노성천,삼천,두월천 ,서화천,미호천,대창천,창원천,남천,온천천,대종천,용동천,광천.
신전천,원당천,냉천,안평천,이천,석교천,강경천,산북천,주방천,구천천,청통천,동화천,팔거천,추풍령천,영오천,진전천,청계천,
대천,신평천,반성천,초곡천,고성천,진동천까지 국내의 어지간한 하천은 모두 발원지부터 걸었고 산과 함께 물을 본 것 같다.
이른 아침 버스로 마산에 도착하여 다시 택시로 광려산 아래에 있는 부산 금정산의 범어사 말사의 절집인 광산사로 향한다
광려산의 내력은 저 멀리 중국에서 찾을 수 있는데 중국 여산땅에 신선처럼 이슬만 먹고 살았다는 신선 광유의 광자를 따서
광려산이라 했고,예전에 이곳에서 광려산으로 올라간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문화재 보호 구역이라며 길은 막혀있다
까마귀는 절대 접근 금지라며 써진 극락전 법당문을 열고 들어가 "아미타 부처님"께 3배 하고
다시 올라왔던 산문(山門) 밖으로 걸어나가 광려, 삿갓, 상투봉으로 오르는 등로 찾아
낙엽 쌓인 희미한 길을 찾아 지그재그로 잠시 오른다
광산사 입구에서 잠시 오르면 만날 수 있는 광려천과 함안천을 가르는 화개지맥길 능선에 도착하고
능선에 올라서니 함안 벌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무척 차갑다
낙엽 떨어진 등로 따라 잠시 오르면 낙동정맥길에 만나는 광려산 삿갓봉에 도착하고
좌측은 상투봉이고 정면으로 내서읍의 무학산이 길게 누워있다.
그 뒤로 진달래산인 천주산이 있고 그 너머 낙동강 건너의 영남 알프스 자락의 만어산이나 천태산
아니면 영남의 고봉(高峰)인듯하다.
날씨는 영 아니지만 조망은 그런대로 좋은 편이다.
내려가야 할 진동면과 바다 건너 거제도가 지척이고
정상에서 잠시 정맥길 따라
한 줄기가 아닌 여러 형제들이 고만고만한 크기로 자라는 반송 무리가 있고
앞은 봉화산 그 뒤로 서북에서 여항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이어지고
멀리 지리산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
줄지어 서있는 소나무는 사군사에 들지는 않지만 한 여름보다 더 푸른빛을 자아내며 대나무와 더불어 사철푸름은 충신열사의 변치 않는 군자의 지조를 닮았다
이처럼 우리나라 산림의 약 41%가 소나무인데 재선충으로 죽은 소나무가 1천500만 그루나 된다고 하니 앞으로 어찌 될지 걱정이 앞선다.
빗물꼭짓점이라 생각되는 곳에서 시작하는데
이곳이 가장 길다고 오긴 왔다만 내려 갈수록 뭔가 이상하다.
늘 잡목이 먼저 반긴다.
계곡길에는 온통 너덜지대고
가끔 푸석한 돌무더기가 줄지어 무너질 때면 아찔하게 느껴진다.
칡
제법 굵은 칡이 지천으로 자라고 있고
계곡으로는 물이 없지만
뫳선생이 파 놓은 곳에 물이 고여있기도 하다
수정 같은 고드름이 자라고
본격적인 계곡이 형성되었으나 물은 아직 보이지 않고 낙엽만 대신한다
푸석한 너덜은 쉽게 허물어져 굴러 내리기 일쑤고
초록 이끼 위에 자라는 수정 고드름
이곳을 발원지라 해야 하나
삿갓봉에서 계곡 따라 내려오면 대부분 급경사로 형성되어 있고
떨어진 낙엽으로 인해 진행 속도가 느리다.
그리고 바로 앞은 "나도폭포"가 있기에 잠시 돌아서
나도 폭포가 자리하고
물 맛 좋고
낙엽위로 뚝뚝 떨어지는 물소리가 조용한 계곡으로 울려 퍼지는데
마치 예전 초가집 지붕 아래에 서 있는 느낌을 지울수 없어
바위에 걸터 앉아 물소리를 들어본다.
여기도 폭포가 있고
폭포가 있는곳은 모두다 급경사여서 우회해서 돌아 내려와
경사가 제법가 심한곳이고
돌은 밟으면 우르르 미끄러진다.
가끔 만나는 굵은 칡 덩굴 지역
예전에 임시 움막으로 거쳐하던 곳이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돌 담위로 굵은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어 바람이나 추위를 피하는 곳이라 보인다.
물이 나오는 곳에 검은색 플라스틱 파이프가 박혀있고
어느 집으로 택배 되는 물인지
천년만년 살고 지고
깨끗한 물은 우리 집으로 배달해야... 그래서 이렇게 파이프를 박아 두었다
이제 거의 다 내려온걸까
돌담은 언제나 마음 포근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고
지나온곳
좌측에는 납골(納骨)을 모시는 용광사란 절이 있고
같이 내려오던 물은 어디로 갔는지 순식간에 사라졌고
흐르는 물이 있었다면 물고기 비늘을 닮은 배수로 따라 정현 2 저수지로 흘러들어 간다.
배수로 따라 가려다가 함안이나 진동으로 향하는 왕복 4차선의 도로 아래로 지나기에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납골탑으로 들어와
누구나 한 번은 가야 하는 길이건만 이런 곳은 늘 음침하고 ...
용광사 법당과 우측에 납골당
용광사에 내려와 지도를 보니 삿갓봉에서 곧바로 내려오는 계곡이 내가 내려온 곳보다 약 50미터가량 더 길다.
그렇다고 다시 올라갈 수도 없고
후답자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진동천의 발원지는 삿갓봉 서쪽으로 곧장 내려오시면 좋을 듯하다.
야생화의 대명사이며 들국화 삼형제(구절초,쑥부쟁이,벌개미취)중 하나인 쑥부쟁이
보라색 향기가 진하게 날것 같지만 향기가 없는꽃이기도 하고, 기다림과 그리움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쑥부쟁이
겨울이 오건 말건 개의치 않고 향기없는 꽃을 피웠다
하천 주위로 드문드문 보이는 작은 집들
전국의 여느 동네처럼 보이지만
물속 세상은 보기와 다르게 깨끗하다.
아래도 내려가면서 가끔 보이는 몇몇 공장과 그 아래로 진북 농공단지가 하천의 물을 위협할 텐데
더러워질까?그게 걱정이다
어라!~ 12월 중순인데
다른 논(畓)은 모두 햇살 좋은 날 추수를 끝내고
내년을 위해 겨우내 비워 두었거나 보리를 심었는데
누구 집인지 모르겠으나 아직 벼가 그대로 있다
무슨 가슴 아픈 사연이나 곡절이 있으신지 ...
아직 벼가 그대로 있고
일부는 참새의 먹이로 낟알이 듬성듬성 없어졌지만
분명 쌀은 고개를 숙인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논은 대략 400평 정도이며
주인께서는 어디에 계신지 모르겠으나 빨리 추수를 했으면...
우측의 산은 삿갓봉과 광려산 방향
내려가야 할 하천
창원 대치리 마을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했던 느티나무와 막돌탑이 함께서있다
한여름이라면 잠시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인데
조선시대 때 통영-고성 사람들이 한양으로 올라갈 때 이 길을 통해서 함안-창녕-현풍-낙동강-고령-성주 -김천-상주-백두대간 문경새재를 넘었고
일부는 통영-고성-사천-진주-산청- 함양-인월 백두대간 갓바라재를 넘어 남원-임실- 호남정맥 슬치재를 넘어 전주로 향해 서울로 갔던 길이다.
이제 하천 주위로 물을 위협하는 공장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연약한 물이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강한 물을 감당할 수 있을지
길고 깊은 하천이라면 흐르는 동안 어느 정도 정화되어 맑아 질수 있겠건만 진동천은 고작 11km의 하천이다
어라!~~ 물은 생각 이상으로 아주 깨끗하고
물속 풍경 역시 청태나 이끼가 전혀 없다.
가끔 길이 끊어져 도깨비 바늘 녀석들이 바지에 수도 없이 달라붙고
넓은 바위 암반이 있고
예전 같으면 구들장 한다고 지게에 지고 갔을 반듯한 돌이 있고
아직까지 물속 풍경은 1-2 급수 정도로 맑다
낙남 정맥길의 대부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온 배틀산이 삿갓을 쓴듯 서있고
하천 주위로 온통 공장 지역인데 물속 풍경은 너무 깨끗하다.
농공단지 주위의 여러 회사들이 자발적으로 진동천을 관리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진북면이나 진동면 사무소 직원들이 수시로 진동천을 살펴보는지
쓰레기도 보이지 않고 짧지만 깨끗한 하천이다.
2번 국도인 남해안대로 도로 아래를 지나와서
멀리 지나온 광려산과 삿갓봉이 보이고
멀리 인성산이 보이는데
인성산 동쪽 계곡에서 발원해 흘러온 인곡천이 진동천과 만나는 곳
두 물이 만나면서 하천은 넓어졌으며 물은 아직도 깨끗한 상태다
진동천이 공장 지역을 지나오면서 다치지 않고 내려올 수 있었던 비결이 뭔지
다른 시, 도(市道)의 공무원들께서는 외국으로 나가서 배우지 말고
창원시 진동천에서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갈대 너머로 바다가 있어 더 이상 갈 곳도 없는데
초겨울 바람에 살랑살랑 실려오는 소리가 있으니
어느 이발사가 갈대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했다는데 이곳에서 그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니만 알아라 이 당나귀야!라고...
대쪽 같은 대나무를 닮아서 생긴 이름 갈대밭에 오면 예전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건 나만 그런 걸까
이소리 저 소리 모두 다 들어야 하는 불쌍한 팔랑귀
아직 갈곳도 한곳 남아있고 점심 무렵이라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산마실 전임 지부장님께 전화를 드리니
커피 한잔 하시자고 말씀하신다.
천천히 걸어나가며 ...
바쁘신 아중에도 시간내주신 산마실 전임 지부장님
택배와 식사 그리고 대구로 갈 차비까지 후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한국의 하천이 3840개나 된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네요.
이 참에 하천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함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동천이 11키로 남짓인데도
무조건 하천의 거리기준은 아니겠지만
방장님 기준 201번째 하천이라면
나머지 하천들의 대부분은
10키로 남짓일것 같습니다.
추운날 고생하셨고
새해에도 변함없는 그 길 기대합니다.
방장님 올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늘건강 하시고요 네년에도 하천길 우탈하시길 기윈합니다
환경에 대한 우리나라 의식 수준도 높아 지는 것 같습니다.
공장이 있어 물이 더러워지지 않나 했는데 깨끗한 물을 보니
기분이 좋아 집니다. 내년에도 무탈한 하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