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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시환혼(借尸還魂))-1
장기의 주위에 서늘한 한기(寒氣)가 휘몰아치며 그가 서있는 의자며 탁자들이 쩍쩍 얼어붙는다.
장기가 빙한지기기를 최대한 끌어올리며 나타나는 증상이다.
수혜는 은영십군을 무시하고 소리신군에게 걸어갔다.
“이것들이 우리 무시하는 거야...죽어.”
은영십군 중에서 두 명의 수혜를 공격하니 그들이 만들어낸 검영(劍影)들이
수혜의 요혈을 노리고 날아왔다.
바로 모용세가의 섬광염라검법이다.
수혜의 몸의 흔들리며 무사들이 만들어낸 검영들을 피해
아직까지도 자리를 지키며 술을 마시고 있는 소리신군에게 다가갔다.
무사들은 수혜가 귀신같은 보법으로 자신들의 검을 피해버리니 수혜의 등을 공격하려 했다.
“너희들 상대는 나야. 어디에 한눈을 파는 거야.”
장기의 팔이 원을 그리더니 수혜를 공격하려던 두 명의 무사를 향해 장(掌)을 날리니
무사들은 수혜을 공격하던 검을 멈추고 장기에 맞서 검막으로 장기의 한빙장(寒氷掌)을 막았다.
“화산의 오행매화보(五行梅花步)?..
자네는 화산의 제자인가? 화산의 제자가 우리에게 시비를 결진 않을 진데..
자네들은 누군가?”
소리신구는 마시고 있던 술잔을 내리고 수혜를 덤덤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오행매화보를 사용한다고 꼭 화산의 제자라고 단정할 순 없겠죠.”
“하긴..화산의 제자들이 우릴 공격할리 없지. 자네들은 우릴 노리고 있었던 모양이군.”
“잔소리하지 말고 일어나요. 어차피 당신만 죽으면 끝나요.”
“날 죽이겠다?..하하하~ 자신만만하군. 과연 그만한 실력이 있을까?”
“두고 보면 알겠죠.”
수혜의 검에서 화려한 매화꽃 모양의 검영들이 피어나 소리신군에게 날아갔다.
“화산의 제자가 아니라면서 이번에도 매화검법인가?”
소리신군의 손가락이 튀겨지며 금빛 강기(剛氣)가 수혜가 만들어낸 검영으로 날아갔다.
모용세가의 금룡지인 모양이다.
“깡....깡...깡~”
수혜는 검으로 금빛 강기를 베어버리고 소리신군의 머리를 향해 검을 날리는데
수혜의 검은 수많은 검영들을 만들어낸다.
소리신군은 자리를 박차고 공중으로 솟구쳤다.
수혜를 어린아이로 생각하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그녀는 칠성공력의 금룡지를 간단하게 베어버리고
연환공격으로 자신의 백회혈(머리중앙)을 공격해오지 않는가?
수혜는 소리신군을 날아오르자 공중으로 향해 검을 날리니
수혜의 검이 소리신군의 다리를 향해 날아갔다.
소리신군은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머리가 땅으로 향하게 하고
수혜의 검을 향해 금빛 장(掌)을 날렸다.
금룡지에 있어 금룡장이 이어진 것이다.
“펑~~ 크윽~”
검과 장이 충돌하며 수혜는 한발자국 물려났고,
소리신군은 땅에 착지했는데 그의 어깨에서 붉은 피가 솟구쳤다.
수혜의 검을 완전히 막지 못하여 어깨가 베어진 것이다.
“흥~ 만만한 계집이 아니구나. 매화검법이 상당한 경지에 올랐어.”
수혜는 소리신군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앞으로 솟아지며 검을 뿌리니
검이 상하로 요동치며 검영들이 물결치듯 일어나 소리신군의 전신을 향해 날아갔다.
소리신군도 이번에는 전력을 다해 금룡장을 실천하니
주위가 오통 금빛으로 물들며 검영들을 박살내버리고 수혜의 가슴을 향해 날아왔다.
수혜는 자신의 공격이 허망하게 끝나자 손을 빙글 돌려 검을 고쳐 잡더니
소리신군이 만들어낸 금빛 강기를 베어버리고 소리신군의 영태혈(가슴)을 향해 검을 찌른다.
소리신군은 수혜의 검이 금룡장을 베어버리고 날아오는 것을 보며
허리를 뒤로 꺾어 피하려 했지만
수혜의 검은 중간에서 방향을 틀어 소리신군의 다리를 베어버린다.
“크윽~”
소리신군은 급한 마음에 바닥을 굴려 수혜의 검을 피하려 했지만
검은 소리신군의 허리를 베어버렸고
수혜는 바닥에 쓰려진 소리신군의 가슴을 향해 검을 날렸다.
소리신군은 수혜의 검이 너무 빨라 피할 시간이 없자
수혜의 가슴을 향해 전력을 다한 금룡장을 날렸다.
“크으윽~”
“흑~”
소리신군은 가슴이 큰 구멍이 뚫리며 피를 토했고, 수혜는 가슴을 잡고 비틀거렸다.
소리신군이 죽기 전에 전력을 다한 금룡장을 검막으로 막기는 했지만
금룡장이 너무 강력하여 내장에 타격을 받을 것이다.
수혜는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 소리신군의 심장을 향해 검을 꼽아버리니
상대의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다가 끝내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수혜는 소리신군을 처리하고 장기와 은형십군의 싸움에 눈을 돌렸다.
은형십군은 장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들은 장기근처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써늘한 어름덩어리가 되어버린다.
수혜가 소리신군을 처리하는 사이에 장기는 이미 5명의 은형십군을 처리한 상태였다.
장기의 한빙장이 무사들에게 날아가니 두 명의 무사들이 부들거리며 장을 막는다.
수혜는 검에 뭍은 피를 닦아내고 검을 갈무리했다.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장기혼자 충분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 장기의 장을 맞은 한 무사가 수혜에게 날아온다.
수혜의 손이 반사적으로 움직이며 검이 빛을 뿌리니 무사의 몸이 공중에서 두 쪽으로 갈라지며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수혜는 호신강기로 피가 옷에 튀는 것을 막으며 한쪽으로 물려났고,
장기는 수혜를 힐긋 쳐다보더니 아직까지 살아남은 3명의 무사들을 향해
쇄빙지(碎氷之)을 날리니 무사들의 머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며 쩍쩍 얼어붙어 버린다.
장기는 수혜가 소리신군을 처리할 때까지 은형십군과 놀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람들이 모여들기 전에 그만 가요.”
수혜가 먼저 객점 창문으로 몸을 날리자
, 장기는 주위를 살펴보다가 소리신군의 죽음을 확인하고 수혜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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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과 궁아라가 만리객잔으로 돌아오니 객점주인이 아군에게 작은 상자를 전해주었다.
객점 주인은 아군과 궁아라가 단목신검을 처리하기 위해 떠난 사이에
20대 초반의 사내가 아군에게 전해 달라며 상자를 맞기고 갔다고 했다.
아군은 자신의 방으로 올라와 상자를 열어보니 상자 안에는 마령단 두 개와 두루마기가 들어 있었다.
아군은 먼저 두루마기를 펼쳐보았다.
두루마기에는 아미파의 목정신니을 죽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소가 낙양근교가 아닌 섬서성에 있는 서안이었다.
또한 기간도 얼마주지 않았다.
열흘 후에 처리하라는 것이다.
낙양에서 서안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보면 열흘이면 많은 기간이 아니었다.
아군은 궁아라을 불러 두루마기를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거리가 만만치 않네요. 어떻게 하실 거죠. 바로 출발할 게예요?”
“출발해야죠. 시간과 장소까지 명시되어 있잖아요..
.자~ 이건 당신 겁니다.”
아군은 궁아라에게 마령단을 전해주었다.
“이번에도 두 알이 왔나요.”
“잠마동주는 나도 마령단에 중독 된 걸로 아는 모양이네요. 계속 두 개씩 보내요.”
“당신...그거 먹을 건가요?”
“하하하~ 당연히 안 먹어요. 좋지도 않은 약을 왜 먹겠어요.”
“저기..지금 당신에게 두개 있죠. 한개만 주실 수 있어요.”
“왜요?...아니다. 여기 있어요. 너무 자주 먹지 마세요.”
“고마워요. 혹시 몰라서 한개 정도는 가지고 있으려고요.”
아군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마령단을 주었다. 궁아라는 마령단을 받아 품에 갈무리했다.
“지금 떠날 겁니까?”
“예~ 혹시 모르니까 건량을 준비하고 바로 떠나도록 하죠.”
“그럼 저도 방에 가서 준비할게요.”
궁아라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조그만 쪽지에 서찰을 적어서
작은 죽통에 서찰과 아군에게 받은 마령단을 넣었다
. 그녀는 죽통이 준비되자 창가에 가서 휘파람을 불었고
잠시 후에 그녀의 방 창문에 붉은 매 한 마리가 날아왔다.
그녀는 매의 깃털을 만져주고 다리에 죽통을 매달아 다시 하늘로 날려 보낸다.
아군은 욕실로 들어갔다.
서안은 낙양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이다.
지금 길을 나서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목욕으로 심신의 피로를 풀고 출발하려는 것이다
. 그는 목욕을 마치고 검은 무복으로 입었다
. 그가 준비가 끝나자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아군이 문을 열어보니 궁아라다.
그녀도 준비가 끝난 모양이다
. 아군과 궁아라는 그길로 서안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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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아라가 날릴 보낸 붉은 매는 낙양의 하늘을 가로질려 천상루로 향했다.
매는 천상루 위를 선회하다가 천상루 7층에 있는 창문으로 들어갔다.
매가 들어간 방에는 2명의 여인이 있었다.
그중 한명은 바로 혁린영과 뜨거운 밤을 보낸 해어화었고,
해어화의 반대편에 앉은 여인은 해어화와 함께 천상루 천급기녀로 있는 다정화(多情花)라는 여인이었다.
다정화는 매의 다리에 달린 죽통을 빼내 궁아라의 서찰을 읽어보았다.
“죽(竹)이 이번에는 서안으로 가는 모양이야.
이번에 목정신니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데.
그리고 마령단을 보내면서 마령단의 해약을 알아봐 달라고 하네.”
다정화라 부리는 여인은 서찰을 해어화에게 전해주며 죽통에서 마령단을 꺼냈다.
해어화도 궁아라의 서찰을 읽어본다.
“우리 사군자 중에서 죽(竹)의 고생이 가장 심하네.”
“우리 사군자 중에서 죽(竹)만큼 고생하는 사람도 없지. 자신이 자청한 일이지만 말이야.”
“이번에는 아미파의 목정신니라..그런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뭘까?”
“삼공자에게 듣지 못했어.”
“혼천지계라는 말은 들었어. 그런데 자세한 이야기는 안 해.
그놈은 속이 깊은 놈이라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아.”
“음~~ 너에게도 숨기고 있단 말이야.
하긴 그놈이 자신들의 비밀을 떠들고 다닐 놈은 아니지.”
“그들이 단지 무공을 익힌 시체들이 필요해서 십이사에게 암살을 지시하진 않을 거야.
십이사가 죽인 사람들이 바꿔치기 한건만 봐도 알 수 있잖아.”
“그렇지...우리가 조사해본 결과, 십이사가 죽인 사람들은 모두 배화교 인물들로 바꿔치기 당했어.
그런데 지금도 이해가 안돼는 것이 있어.
무림에 혼란을 조장하거나 다른 문파에 첩자를 심겠다면
각 문파의 실세들을 죽이고 그들로 바꿔치기 하는 것이 옳아.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십이사들이 죽인 사람들은 대부분 각 문파의 실세들에게 밀려
좌천당한 사람들이거나 한직에 있는 사람들이야.
도대체 왜 그런 사람들만 골라서 죽이는지 모르겠어.”
“우연이 아닐까?”
“이번 암살대상자들까지 포함해서 십이사가 처리한 사람들이 18명이다.
18명 모두가 각 문파에서 한직에 있는 사람들이나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사람들이야.
우연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겠어.”
“정말이네...반각대사도 소림사 형법당주에서 밀린 사람이고,
단목신검도 무당파에서 좌천당해서 낙향한 사람이잖아..
.음~~ 두고 보면 알겠지. 우린 죽(竹)이 부탁한 마령단의 해약과 칠성둔형에 대해서 알아보자
. 죽(竹)의 보고에 의하면 아군이란 사람이 칠성둔형이라는 보법을 익히고 있다고 했잖아.”
“칠성둔형과 육합권을 익히고 있다고 했지.
알았어. 난 장로님들께 죽의 소식을 보고하고 칠성둔형에 대해 조사할게.
국(菊)은 마령단의 해약에 조사해봐~”
해어화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령단을 가지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이곳은 천상루에 있는 다정화라 불리는 기녀의 방이었다.
그들은 궁아라을 죽(竹)이라 불렸고, 해어화를 국(菊)이라 불렸다.
그리고 이방의 주인인 다정화는 그들 사이에서 매(梅)라 불리는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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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교의 일공자인 혁린강은 서장으로 들어갔다.
그가 서장으로 들어온 것은 포달랍궁을 포섭하기 위해서다.
포달랍궁은 한때 배화교와 힘을 합쳐 중원을 쳐들어갔던 세외 4인방 중 하나다.
그는 포달랍궁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전에 많은 조사를 했고 몇 가지 준비를 했다.
현재 포달랍궁의 달라이라마는, 탁발이라는 이름을 가진 13살의 꼬마 라마승이며
그 밑에 4대 금강(金剛)이었다.
포달랍궁은 불교의 일파인 라마교의 믿으며, 달라이라마라는 뜻은
달라이가 바다, 라마가 스승이란 뜻으로 포달랍궁의 궁주이자
그들 민족의 영적지도자인 법왕(法王)을 칭하는 고유명사다.
그들은 윤회사상의 철저한 신봉자들로 전대 달라이라마가 죽으면
전생활불(轉生活佛)을 찾아 그를 다시 달라이라마로 모시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현재 달라이라마는 그의 나이 8살 때 4대 금강(金剛)이 전생활불인걸 확인하고
달라이라마로 모신 사람이다.
하지만 달라이라마가 아직 어리다보니 포달랍궁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달라이라마 밑에 있는 4대 금강(金剛)이였으며
그중에서도 밥탱이라고 불리는 마례청(魔禮靑)금강과 마례해(魔禮海)금강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혁린강의 판단으로 포달랍궁을 움직이려면
마례해 금강과 마례청 금강을 설득하는 길을 찾아야 했다.
혁린강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밥탱이 마례청 금강이었다.
그는 같은 라마교의 일파인 홍교와 연을 가지고 있었다.
홍교의 사대신강중 하나인 환희보살과 내연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혁린강은 직접 포달랍궁으로 쳐들어가서 단판을 짓기 보다는
우회방식으로 포달랍궁을 공략하기로 했고 첫 번째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먼저 서장에 있는 노예시장으로 찾아가서 매물로 나온 얼굴이 수려한 남자노예들 몇 명 샀다.
그는 노예들을 데리고 홍교를 찾아가 환희보살을 찾았다.
환희보살은 잘생긴 남자들과 색을 즐기며 해탈의 경지에 들고자 하는 보살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홍교의 집객당에서 차를 들며 환희보살을 기다리고 있으니
집객당의 문이 열리며 덩치가 산만한 여인이 들어왔다.
혁린강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그녀가 홍교의 4대금강중 환희보살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배화교에서 오셨다는 분인가요.”
“예~ 배화교주님의 일공자인 혁린강이라고 합니다.”
“우선 자리에 앉으세요.”
환희보살이 뒤뚱거리며 안으로 들어오자 그녀의 뒤를 따라온 젊은 라마승들이 의자를 가지고 들어왔다.
그녀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일반 의자로는 그녀의 무게를 감당할 수없기 때문에
그녀가 앉을 만한 의자를 따로 챙겨온 것이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 혁린강도 자리에 앉았다.
“그래...무슨 일로 절 찾아오신 거죠.”
“먼저 제가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호호호~ 예의도 밝은 분이네요. 그래 선물이 뭐죠.”
“혹시 들어오시다가 밖에 있는 5명의 사내들을 보지 못하셨나요.”
“봤어요. 아주 잘생긴 젊은이 들이더군요.”
“그들을 환희보살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그...그래요...호호호~ 감사히 받겠어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
“흡족하시다니 다행이군요.”
“이제 절 찾아온 목적을 말해보세요.
배화교의 일공자가 선물까지 준비하면서 절을 보고자 하는 것으로 보아
제게 부탁할 것이라도 있는 모양이죠.”
“어려운 부탁은 아닙니다. 마례청 금강님께 몇 마디 말만 전해 해주시면 됩니다.”
“마..마례청 금강...포달랍궁의 마례청 금강을 말하는 건가요?”
“예~ 그분입니다. 제가 알기로 환희보살님과 마례청 금강님이 절친한 사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뭐~ 어려운 부탁은 아니겠죠.”
환희보살의 단추 구멍 같은 눈에 잠깐 살기가 스친다.
사실 자신과 포달랍궁의 마례청 금강과의 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색을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겨의 없다.
그런데 혁린강이 그런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자신에게 접근했단 말인가?
“무슨 말을 전해 달라는 거죠.”
“환희보살님도 아시겠지만 옛날에 우리 배화교, 흑독애, 북해빙궁, 포달랍궁이 연합하여
중원으로 쳐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50년 전의 일이죠. 결과적으로 실패했잖아요.”
“예~ 실패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여튼 그 사건이후 배화교와 나머지 3개의 세력은
추후에 다시 힘을 합쳐 중원을 공략하자고 약조했습니다.
우리 배화교는 그 이후 절치부심하여 이제 다시 중원을 공략하고자합니다.”
“공자는 포달랍궁이 50년 전의 약속을 지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건가요?”
“예~ 전 배화교의 사자로 포달랍궁이 우리와 다시 힘을 합쳐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 왔습니다.”
“쩝~ 내가 알기로 포달랍궁은 새로운 달라이라마가 들어서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었던 달단의 황실과 결별하며 힘을 약해져
지금 전력으로는 남을 공격할만한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더군다나 새로운 달라이라마는 아직 나이도 어릴 뿐만 아니라 전쟁을 싫어하는 평화주의자로 알려졌어요
.아마 그들로써는 5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힘들 겁니다.”
“그래서 제가 환희보살님을 찾아온 겁니다.
현재 실질적으로 포달랍궁을 이끌고 있는 분은 마례청 금강님과 마례해 금강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달라이라마님을 설득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제 보니까 말만 전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마례청 금강을 구워 삼아서
당신이 달라이라마를 설득할 때 마례청 금강이 도와달라는 말이군요.”
“어려운 부탁입니까?”
“카아악~ 튀~”
환희보살은 갑자기 가래침을 바닥 밟더니 가슴을 친다.
숨이 답답한 모양이다.
그녀는 몸이 너무 비대하여 잠깐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기력이 쇠해 숨쉬기조차 곤란한 정도가 된다.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바늘 단추 구멍같이 작은 눈으로 혁린강을 노려보았다.
혁린강도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환희보살의 얼굴근육에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어떤 표정을 짓는 모양인데 살이 너무 비대하여 근육들의 움직임이 너무 작아 무슨 표정인지 모르겠다.
“좋아요! 내가 나서죠. 대신 우리 홍교도 중원공략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세요.
우리 홍교도 중원에 빛 진 것이 많거든요.”
“좋습니다. 홍교가 참여하시겠다면 대환영합니다.”
혁린강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자 환희보살은 만족한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 포달랍궁에 가실 거죠.”
“5일 후에 갈 겁니다.”
“포달랍궁을 가시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그럼...이만..다음에 다시 만나죠.”
환희보살은 밖으로 나갔고, 혁린강은 앞에 있던 차를 한 모금 마셨다.
환희보살이 나선이상 마례청 금강은 자신이 편이 되어줄 것이다.
거기에 뜻밖에도 홍교까지 포섭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홍교는 포달랍궁과 더불어 서강무림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는 세력이다.
이제 마례청 금강이 포섭이 끝났으니 두 번째 실세인 마례해 금강을 포섭할 차례다.
그는 홍교를 빠져나와 자신이 머물고 있는 객점으로 돌아왔다.
그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사람을 시켜 서찰하나를 마례해 금강에게 전하게 했다.
마례해 금강은 도자기수집광으로 알려져 있다.
혁린강은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올라와 자신이 준비해온
고려역상감청자장구(高麗易象嵌靑瓷杖鼓)라는 긴 이름의 청자를 꺼냈다.
고려역상감청자장구는 양쪽에 가죽을 대면 조선의 전통 악기인 장구라는 악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청자의 표면에는 꽃과 나비가 역상감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고려에서도 고려역상감청자장구(高麗易象嵌靑瓷杖鼓) 몇 개 만들어지지 않은 아주 희귀한 도자기다.
그는 이 청자를 구하기 위해 멀리 조선까지 사람을 보냈다.
마례해 금강이 도자기 중에서도 특히 고려청자를 좋아하기 하기 때문이다.
그는 청자를 정성스럽게 닦아서 다시 상자에 담았다.
아마 내일쯤이면 마례해 금강이 자신을 찾아올 것이다.
그는 한잔 술이 생각나 객점으로 내려와 간단한 안주와 술을 주문했다.
잠시 후 주문한 술과 안주을 나와서 술을 먹으려는데 객점의 문이 부셔지듯 열리며
40대 초반의 꼬챙이처럼 마른 라마승 하나가 객점으로 들어왔다.
“아니 마례해 금강님이 아니십니까? 누추한 저희 객점을 다 찾아 주시고 가문의 영광입니다.”
객점의 주인은 뼈에 가죽만 남은 라마승에게 달려가 그에게 합장을 하며 허리를 숙였다.
늦은 시간 객점을 찾아온 사람은 포달랍궁 4대 금강 중 한명인 마례해 금강이었던 것이다.
“이곳에 혁린강이란 젊은이가 있다고 들어내.”
“그....글쎄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바로 찾아보겠습니다.”
혁린강은 라마승의 모습을 보고 그가 마례해 금강이란 걸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서찰에 내일 도자기를 가지고 개인적으로 찾아간다했다.
그런데 마음이 다급한 마례해 금강이 하루 밤을 참지 못하고 혁린강을 찾아온 것이다.
혁린강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례해 금강에게 인사를 했다.
“제가 혁린강입니다. 절 찾아오셨습니까?”
“아~ 자네가 나에게 서찰을 보낸 사람인가? 그래 물건은 어디에 있는가?”
마례해 금강은 혁린강에게 다가와 그가 앉아있던 탁자 주위를 살펴보았다.
혁린강보다 그가 가져온 청자가 더 궁금한 모양이다.
“물건은 제방에 있습니다.”
“그래~ 그럼 빨리 올라가세. 분명 고려역상감청자장구(高麗易象嵌靑瓷杖鼓)라고 했지.”
“예~ 맞습니다. 제가 조선에서 직접 가져온 물건입니다. 자~ 저와 함께 올라가시죠.”
혁린강이 앞장서자 마례해 금강이 뒤를 따른다.
혁린강은 자신의 방에 들어와 마례해 금강을 자리에 앉게 하고 자신이 준비한 상자를 보여 주었다.
마례해 금강은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청자를 꺼내 보았다.
그는 고려역상감청자장구(高麗易象嵌靑瓷杖鼓) 세세하게 살펴보더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자신이 꿈에서라도 갖고 싶던 청자였기 때문이다.
“진품이 확실합니까?”
“진품이 확실해...이 빛깔...이모양...역삼감 기법이라...정말 아름다워..이거 나에게 팔게”
“전 판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뭐...뭐야...돈은 얼마든지 주겠네. 무조건 팔아.”
“그건 파려고 가져온 물건이 아닙니다.
전 도자기의 전문가인 마례해 금강님께 진품여부를 감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안돼...팔아야 해...원하는 돈이 얼마야. 돈은 얼마든지 주겠어.”
“그 도자기가 그렇게 탐이 나세요.”
“당연하지 이건 조선에도 몇 개 남지 않은 물건이란 말이야.
도자기 수집가들이라면 꿈에서라도 소장하길 원하는 도자기야.”
“제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닙니다.
정식으로 소개하죠. 전 배화교주님의 일공자인 혁린강 입니다.”
“배화교...음~....”
마례해 금강은 도저기를 내려놓고 혁린강을 눈을 쳐다보았다
. 배화교의 일공자가 고려역상감청자장구를 가지고 자신을 찾아왔다면 돈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자신을 찾아온 것이다.
“내게 원하는 것이 뭐지.”
“마례해 금강님은 50년 전 배화교와 포달랍궁사이에 맺은 약조를 기억하실 겁니다.”
“전대 금강님들께 들은 기억이 있어. 자네는 50년 전 약속 때문에 날 찾아온 건가?”
“예~ 배화교는 이번에 다시 중원으로 가려합니다.
포달랍궁도 50년 전의 약속대로 저희와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음~ 그건 좀 곤란한 부탁이군. 달라이라마님은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을 싫어하시는 분이네.
난 달라이라마님의 뜻을 거역할 수 있어.
또한 내가 전면에 나서 자네를 돕는다고 해도 다른 금강님들 반대할 걸세.”
“마례청 금강님도 저에게 힘을 싫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뭐~ 마례청 금강이...음~”
마례해 금강은 도자기와 혁린강의 번갈아가며 쳐다보는데 마례해 금강의 눈빛은 아주 강렬했다.
혁린강은 마례해 금강의 눈빛에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하지만 담담한 표정으로 마례해 금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례해 금강은 쓰게 웃으며 눈빛을 거두었다.
“자네의 눈빛이나 표정을 보니 자네 말이 사실인 모양이군. 마례청 금강은 또 뭐로 구워 삼았나.
그는 나처럼 도자기에 빠진 사람도 아닌데 말이야.”
“그건 비밀입니다.”
“하하하~ 좋아..아주 좋은 태도야. 알았네.
자네가 정식으로 포달랍궁을 방문하면 자네의 힘이 되어 주겠네.”
“감사합니다.”
마례해 금강은 고려역상감청자장구를 상자를 담아 객점을 나갔다.
혁린강은 멀어지는 마례해 금강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이제 포달랍궁을 끌어들이는 일은 끝났다.
포달랍궁의 실세인 마례해 금강과 마례청 금강이 자신에게 포섭된 이상
달라이라마도 별수 없이 배화교에 협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혁린강은 포달랍궁에 들어갔다.
그의 앞에는 머리가 반짝거리는 귀여운 꼬마가 앉아 있었다.
꼬마는 나이는 어리지만 기품 있는 태도와 온화한 말씨가 인상적이다.
그가 바로 포달랍궁의 달라이라마였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
그의 좌우에는 4대 금강이 자리하고 있는데 마례해 금강과 마례청 금강은
달라이라마에게 50년 전 배화교와 맺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달라이라마를 설득하고 있었다.
마례해 금강과 마례청 금강이 목소리를 높이니 나머지 두 명의 금강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물론 약속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50년 전 상황과 다릅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50년 전에는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달단황실과의 관계도 있어 배화교에 협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단황실과의 연도 끊어지고 백성들도 계속된 전쟁으로 인해 모두 지진 상태입니다.
백성들은 평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포달랍궁 전제가 전투에 참여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포달랍궁에서 어느 정도의 병력만 파견해 주신다면 저희 배화교는 대 만족입니다.”
“달라이라마님...약속은 지켜야합니다.
우리가 신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백성들이 누구 믿고 따르겠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달라이라마는 혁린강과 마례해 금강과 마례청 금강이 밀어붙이니
한숨을 쉬더니 나머지 두 명의 금강을 바라보았다.
“나머지 두 분도 같은 생각입니까?”
“저~약속은 지켜야겠죠...
혁린강 공자의 말을 들어보니 홍교도 이번에 배화교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홍교도 참여하는데 서장무림의 맹주인 본궁이 빠질 수는 없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본궁 전체가 참여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부 고수들만 참여해 달라는 것이니..백성들에게 해가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휴~ 4대 금강님이 모두 약속을 지켜야 된다고 하시니 할 수없군요..
.혁린강 공자..포달랍궁도 배화교에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50년 전의 동맹들이 다시 모이게 되었습니다.”
혁린강은 달라이라마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달라이라마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쩔 수없이 승낙은 했지만 지금이라도 4대 금강을 설득해 전쟁을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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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교의 이공자인 혁린무는 혈영대를 이끌고 광풍사(狂風寺)와
천인살막(天人殺幕)을 공격하고 있었다.
광풍사와 천인살막은 배화교가 중원공략을 위해 숨죽이고 있는 사이
신강무림을 양분한 세력이었다.
혁린무는 먼저 거대한 세력을 가진 광풍사를 공격했다.
신강무림의 잠자는 사자였던 배화교의 힘은 무서웠다.
혁린무가 이끄는 혈영대는 광풍사의 5개 지부를 박살내고 본진으로 쳐들어가
그들로부터 무조건적인 항복을 받아냈다.
혁린무는 광풍사 주인의 딸과 아들을 볼모로 잡아
배화교로 보내고 광풍사가 가진 세력을 배화교로 흡수했다.
혁린강은 다음으로 천인살막을 평정하기 위해 출발했다.
하지만 광풍사와는 다르게 천인살막은 청부살인을 주업으로 하는 청부살인집단이라
이들의 근거지를 찾는 것부터가 큰 문제였다.
혁린무와 혈영대는 먼저 천인살막의 지부 몇 개를 찾는데 성공해 그들을 괴멸했지만
천인살막의 본거지를 알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혁린무는 배화교의 정보조직인 시안을 동원하여 그들의 연락책 몇 명을 잡아들이는데 성공했지만
그들은 천인살막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여 모진 고문과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내 천인살막의 비밀을 발설하지 않았다.
혁린무는 마지막방법으로 일반인들을 매수하여 그들에게 천인살막에 접근하게 했지만
천인살막은 배화교의 공격이 시작되고부터 일체의 청부를 받지 않고 있어
그들의 본거지를 찾는데 실패했다.
혁린무가 천인살막의 본거지를 찾은 동안 혈영대가 일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혁린무가 시체들을 조사해 보니 혈영대를 처리한 솜씨로 미루어보아 천인살막의 소행이 분명했다.
천인살막은 자신들의 지부가 박살나자 그 복수의 일환으로 혈영대 일부를 암살한 것이다.
혁린무는 천인살막이라는 암초를 만나 고민에 빠졌다.
상대는 어둠 속에 숨어있고 자신들은 백일하에 드려나 있다.
또한 상대는 전면전 보다는 어둠 속에서 숨어서 상대의 약점만 물어뜯는 놈들이다.
혁린무가 막사에서 한참 고민에 빠져 있는데 그의 참모가 막사로 달려왔다.
“이공자니 기쁜 소식입니다.”
“뭐~ 천인살막의 위치라도 알아냈어.”
“예~ 시안의 첩자가 천인살막의 위치를 알아냈다는 보고입니다.”
“그래...정말이냐..그놈들의 본거지가 어디지.”
“이곳에서 몇 시간만 가만 됩니다. 태령산에 있는 음수곡이라고 합니다.”
“음수곡?...거긴 일년 내내 안개가 자욱하고 지형이 험해서 사냥꾼들도 접근하기 꺼려하는 곳이 아니냐.”
“예~ 바로 그곳에 천인살막의 본거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놈들이 그런 곳에 숨어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발각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좋아....위치가 확인된 이상 당장 출발한다. 일단 밥부터 든든히 먹고 오전에 출발하기로 한다.”
“알겠습니다. 혈영대에게 전하겠습니다.”
혁린무가 이끄는 혈영대는 식사를 마치고 태령산 음수곡으로 향했다.
음수곡에 도착한 혁린무은 자욱한 안개와 좌우로 있는 높은 절벽이 마음에 걸렸다.
만일 자신들이 계곡을 지날 때 절벽에서 돌이라도 굴리는 날에는
엄청난 피해를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는 참모를 불렸다.
“정보가 확실한 거냐..혹시 천인살막에서 일부러 정보를 흘린 건 아닐까?”
“시안에서 확인한 결과 이곳에 천인살막의 본거지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님께서도 빨리 천인살막을 접수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음~ 좀 미심적지만 아버님 서두르니 할 수 없군. 전군 진군하라.”
혁린무는 안개가 자욱한 음수곡으로 혈영대를 이끌고 들어갔다.
그들이 계곡의 중간정도 도착했을 때 갑자기 절벽위에서 화살과 바위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 역시 혁린무의 예상대로 천인살막은 혈영대의 공격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혁린무는 경공이 뛰어나 혈영대원을 이끌고 절벽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 절벽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천인살막은 혈영대와 정면승부를 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혁린무는 다시 계곡으로 내려와 천인살막을 향해 전진하니
그들의 앞에 절벽과 절벽 사이에 구름다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
“뭐야. 저기를 건너가야 하는 거냐.”
“예~ 저기 다리를 건너야 천인살막의 본거지가 나옴이다.”
“다리를 무작정 건너가다가는 아주 단체 저승까지 딱 알맞겠다.
혈영대는 주위에서 밧줄이 될만한 것을 구하라고 해
. 우린 다리를 통하지 않고 우리가 만든 밧줄을 이용해 건너도록 하자.”
혈영대는 혁린무의 지시대로 나무껍질과 칡넝쿨을 이용해 밧줄을 만들었다.
혁린무는 밧줄이 완성되자 절벽을 끝에 혈영대를 분산배치 했다.
한번에 건너다가 습격이라도 당하면 혈영대 전원이 몰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 그는 먼저 10여명의 혈영대에게 밧줄을 이용해 절벽을 건너도록 했다.
그들이 밧줄을 던져 반대편 언덕에 줄을 걸고 절벽의 중간쯤 가니
화살들이 빗발치듯 솟아져 10명의 혈영대를 고슴도치로 만들어 버렸다.
역시 혁린무의 예상대로 천인살막은 반대편 어딘가에 숨어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혁린무는 대충 상황을 지켜보다 혈영대 전체를 한번에 건너게 하고,
자신도 밧줄을 타고 가장먼저 반대편 언덕으로 날아갔다.
하늘에 화살들이 장대비처럼 솟아진다.
혈영대 중 삼분의 일 이상이 언덕을 건너지도 못하고 고슴도치가 되거나
절벽 밑으로 떨어져 죽음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나머지 혈영대는 무사히 반대편 언덕에 도착하여 화살이 날아온 곳으로 진격했다
. 가장 선두에서 달려갔던 혁린무는 허탈했다.
혈영대가 적들이 숨이 있는 장소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 없었기 때문이다.
혁린무는 입술을 깨물고 천인살막의 본거지를 향해 진격했다. 이제 혈영대는 악만 남았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혈영대는 상대방의 그림자도 보지 못하고 절반이상이 절멸했기 때문이다.
멀리 천인살막의 본거지로 보이는 건물들이 나타났다.
흥분한 혈영대는 혁린무의 명령을 듣기도 전에 천인살막으로 진격했다.
천인살막의 건물들은 대부분 통나무를 엮여서 만든 통나무집이고
통나무집의 주위에는 목책으로 만든 담이 있었다.
혈영대는 목책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고 혁린무도 서둘려 목책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다.
“뭐야. 아무도 없는 거야....다들 집들을 수색해봐~”
혁린무는 천인살막의 본거지에 개미새끼 한 마리 없자 혈영대에게 주변을 수색하라고 지시했다.
혈영대는 혁린무의 명령에 통나무집들을 일일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혁린무도 주변을 둘려보다가 통나무집 중에서 가장 큰집으로 갔다.
혁린무가 통나무집에 도착해보니 문에 벽보가 한 장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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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교의 개들에게...
이곳까지 온 걸 환영한다.
우리 천인살막은 너희 배화교에 해가 되는 일을 한 적이 없으며,
너희들을 공격할 의사도 없었고 우리가 청부살인으로 주업하고 있지만
너희 배화교의 인물들만은 철저하게 피해왔다.
그런데도 우리의 형제, 자매를 죽이고 이제 이곳까지 쳐들어왔다.
너희들이 신강무림을 집어삼키던 말든 상관없다.
우린 우리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우리 천인살막은 광풍사처럼 절대 너희들에게 항복 하지 않는다.
우린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하지만 먼저 간 동료들의 원한이 너무 깊다.
이곳까지 들어온 너희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잘 먹고 잘 살아라.
떠나가는 마당에 마지막으로 작은 선물을 준비했으니 섭섭하게 생각지 말기 바란다.
이제 이곳 천인살막은 화려한 폭발과 함께 지상해서 살아질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보자.
- 천인살막주 천인사도 냉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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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린무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벽보의 내용으로 보아 이곳에 폭약이 설치되어 있다는 말이 아닌가?
“모두 이곳을 벗어나라. 폭약이 설치됐다. 모두 목책 밖으로 나가.”
혁린무는 공중으로 솟구치며 외쳤고, 혁린무의 소리를 들은 혈영대 일부가 혁린무와 함께 솟구쳤다.
그와 때를 같이하여 천인살막 전체가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염에 싸였다
. 혁린무는 천인살막과 떨어진 곳에서 멍하니 불타는 건물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 폭발에서 살아남은 혈영대가 있었는데 그들의 수는 수십 명도 되지 않았다
. 300여명의 혈영대가 천인살막의 건물들과 함께 날아간 것이다.
혁린무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천인살막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얼굴을 두건으로 가린 여인과
200여명의 남녀가 불타는 천인살막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이 바로 천인살막이 주인들이었다.
“막주 끝났습니다. 다들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가야지....이것으로 먼저 간 형제들의 복수는 어느 정도 한 샘이구나.”
“이제 어디로 가는 겁니까?”
“우리 식구들이 정착할 만한 곳을 찾아야겠지.”
“우리 식구들이 일천이 넘습니다. 어디로 가야 합니까?”
“중원으로 간다. 그곳이라면 우리가 정착할 만한 곳이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신강무림을 휘몰아친 피의 폭풍은 천인살막이 연기처럼 살아지며 잠잠해 졌다.
배화교가 광풍사와 천인살막을 제압하고 다시 신강무림을 일통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화교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배화교가 자랑하는 5대 부대 중 혈영대 대부분이
천인살막과의 전투에서 전멸했던 것이다.
계 속
*********
: 전편에 혁린무와 혁린영의 이름이 잘못 나갔습니다.
중원에 파견된 삼공자가 혁린영이고 신강무림을 평정한 이공자가 혁린무,
포달랍궁을 끌어들인 일공자가 혁린강입니다.
다음 편부터 천상의 향기는 새로운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진행될 겁니다.
지금까지는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이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을 진행시킨 것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의 개연성을 설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사건이 진행된 상황이라
다음 편부터는 주인공중심으로 사건을 진행시키겠습니다.
다시 말해 동시다발적인 사건 진행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이 끝나면 다음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구조가 될 것입니다.
**다라이라마 [達賴喇(달뢰라마), Dalai-Lama]
티베트불교(라마교)의 가장 대표적 종파인 겔루크파[黃帽派]의 수장(首長)인 법왕(法王)의 호칭.
1642년 이후 티베트원수가 된 역대의 전생활불(轉生活佛)에 대한 속칭이다.
초대 원수를 다라이 라마 5세라 하고, 1세까지 거슬러올라가며 이 칭호를 붙인다.
이 칭호는 제3세로 꼽을 수 있는 소남 p초(1543∼1588)가 몽골 토메토의 알탄 칸의 초청을 받고
1578년 칭하이[靑海] 지방에 갔을 때 받은 것이다.
그 이름의 뒷부분 ‘p초’에 해당하는 몽골어가 ‘다라이’로서 ‘바다’를, ‘라마’는 티베트어로 ‘스승’을 뜻한다.
제3세는 원래 데푼 대승원(大僧院)의 관주(貫主)인 활불이었는데,
선대인 겐둔 p초(1475?∼1542)가 겔루크파의 정치적 지도자로서 대립하는
카르마파(특히 紅帽派)와 다투었기 때문에 같은 행동이 기대되어,
스스로 몽골 부족 사이를 유세하며 신자를 얻어야 했다.
그가 죽은 뒤 새로운 활불로 알탄 칸의 증손 윤텐 p초(1589∼1616)가 선출되자,
외국의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노골적인 위협정책이라 하여 카르마파의 증오심이 확대,
군사적인 대결만을 남겼다.
제5세 가완 로잔 p초(1617∼1682) 때에는 몽골정권에 큰 변동이 생겨서 겔루크파는 흔들리고,
소남 라프텐을 중심으로한 정치세력은 새로 카르무크와 동맹하여,
결국 구시 칸의 군대를 티베트에 끌어들여 신샤크파 정권을 전복,
사실상 티베트의 정치 ·종교의 권력을 장악하였다.
이리하여 1642년 다라이라마 정권이 수립된 후,
데푼 활불은 티베트 국왕의 신분과 간덴 좌수(座首) 위에 올라앉는 황모파 법왕의 지위를 얻었다.
제5세의 제자이자 섭정이던 상게 p초(1653∼1705)는 다라이라마의 국가 원수로서의 정당성을
《문수리근본의궤경(文殊利根本儀軌經)》의 예언을 인용 증언하며,
티베트는 원래 관음보살의 교화의 땅으로 정해져 있고, 다라이라마는 관음보살의 화신이라고 하면서,
그 제1세를 총카파의 제자 겐둔 두파(1391∼1472)까지 거슬러올라간다는 주장도 추가 확인하였다.
연애시인인 제6세 찬얀 p초(1683∼1706)가 청(淸)나라의 간섭으로 폐위되어
베이징[北京]으로 연행되려 할 때, 일반 승려와 민중은 이에 저항하여
다라이라마에 대한 강렬한 신앙을 나타내 보였다.
1750년 이후 청의 지배 아래서는 다라이라마의 선출방법이 흐트러져,
제9세부터 12세까지는 어렸기 때문에 권력투쟁의 희생이 되었다.
제10세는 난을 피해서 정권을 잡고 독립과 근대화를 꾀했으나 실패하였다.
제14세는 중국군의 진주로 한때는 새 체제에 복종하였으나,
1959년 측근과 함께 인도로 탈출, 망명정권을 수립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4대 금강
사원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흔히 산문전내(山門殿)의 악마같이 눈을 뚝 부릅뜬
4명의 조각상(塑像)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4대금강(四大金剛) 이다.
4대금강은 비록 얼굴이 험상궂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형상을 조각할 때 아름다운 념원을 기탁했다.
남방 증장 천왕의 몸은 청 색이여서(南方增長天王身靑色) 마례청(魔禮靑고)이라고 하는데
손에 잡고 있는 푸른 검이 하도 날카롭기 때문에(因劍有峰) 풍(風)이라는 은어를 붙였고
동방의 치국 천왕의 몸은 (東方持國天王身) 백색이여서 마례수(魔禮壽)라고 하는데
손에 잡고 있는 벽옥비파(碧玉琵琶)로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조(調)라고 부른다.
북방 다문 천왕의 몸은 록색(北方多聞天王身綠色)이여서 마례인(魔禮仁)이라고 하는데
혼원진주우산(混元珍珠傘)을 들고 있어 비를 막을 수 있으므로 우(雨)라고 부르고
서방광목천왕은 몸이 붉은 색(西方廣目天王身紅色) 이 여서 마례해(魔禮海)라고 하는데
손에 금용을 감아쥐고 있고 용과 뱀류가 비늘이 같은 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에 순(順)이라고 한다.
따라서 4대금강 손에 쥐여져 있는 법보들은 사람들의 풍조우순(風調雨順)의 념원을 기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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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합니다.
감사
잘봅니다..^^
감사합니다
잼납니다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감사히 읽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감사
재미 있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