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맞은 한화오션…지역공헌 활동은 ‘글쎄’
거제시민 “지역과 상생발전 사회적 책임 다해야”
더딘 상생 앞에 시민들 곱지 않은 시선
한화오션 전경. @거제신문DB
향토기업 대우조선의 새주인 한화오션을 두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지역공헌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거제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달려온 만큼 출범 1주년을 맞아 이제는 거제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공헌 활동에도 눈을 돌려 상생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히 23년간 KDB산업은행 관리를 받으며 ‘주인 없는 회사’ 대우조선해양을 거제시민의 지원 등에 힘입어 품에 안은 만큼 거제에 기반을 둔 기업 이미지 차원에서라도 지역발전을 위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불공정 매각 반대 투쟁 등 인수과정에서 거제시민들이 기여한 노력과 향토기업으로 성장 발전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저버려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거제시 조선지원과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 출범에 대한 거제시민들의 기대는 상당하지만 기업은 기업대로 지난 1년 동안 경영정상화에 매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화오션이 빨간배(저가수주) 물량을 털어내고 적자구조가 해소되는 하반기쯤이면 가시적인 상생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제시와 지역 경제계 등 여러 기관단체에서 한화에 각종 공헌사업을 제안했지만 한화측은 내실에 치중하며 아직까지는 신중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거제시가 추진하는 기업혁신파크와 기회발전특구 앵커기업으로 나서 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왔던 시민들도 한화오션의 상생 활동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기존 대우조선해양이 해왔던 굵직한 공헌활동인 교육사업과 의료지원 사업 등을 계승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상생활동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특히 마이스터고(거제공고) 졸업생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지역인재 활용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인재 정규직 채용은 전무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물론 삼성중공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 1년간 내부 경영정상화에 매진하는 바람에 공헌사업을 위한 여력이 부족했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으면서 지역과 상생하는 공헌활동 방안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는 입장이다.
부족하지만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왔고, 오는 6월 개최되는 거제옥포대첩기념축제 불꽃행사도 지원할 계획이며 한화오션은 이 불꽃행사 지원이 지역과 상생하는 공헌활동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적자해소 등 경영정상화에 노력한 결과 올해 1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연간 흑자도 기대된다.
거제시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공헌활동도 착실히 계획하고 있지만 명확히 결정된 건 없고 본격적인 활동 시기도 아직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자공시와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시가총액은 한화그룹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해인 2022년 1조~2조원대에서 지난 20일 현재 9조5584억원으로 불었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인 유동부채는 올 1분기 기준 8조2410억원으로, 전년 10조6725억원에서 23% 줄었다.
안전시스템·노사관계 개선,
원하청 격차 해소, 생산성 향상 등 숙제도 산재
한화오션은 지난해 3분기(12개 분기만)에 흑자전환(741억원)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고선가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끊고 올해 약 2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수주 물량도 늘어 약 3년치 일감도 확보한 상태이고, 올 1분기 말 수주 잔액은 127조3470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2만5450원이었던 한화오션 주가는 이미 3만원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아직까진 내실을 더 다져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과 인수과정에서 숙련공과 조선 전문가가 대거 현장을 이탈한 탓에 수주 경쟁에서 밀리고 효율적인 공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간 흑자 전망도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반응도 있다.
넘어야 할 산도 많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노조와의 관계 개선과 곱지 않은 시민들의 시선도 바로 잡아야 한다. 특히 연이어 발생하는 산재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국내 조선업 현장에서 올해 총 9건의 중대재해사고가 발생해 13명이나 사망했다. 올해 1월에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협력업체 노동자 2명이 작업 도중 숨졌다. 수주 증가와 흑자전환이라는 조선업 호황 뒤에 드러난 이면이다.
원청과 하청의 이중구조에서 발생하는 임금 격차와 복지 차별, 내국인 숙련공 양성, 재하도급 최소화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3월 거제를 찾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조선업 원·하청 상생은 상호존중의 파트너십을 통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의 첫걸음”이라며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거제시민들도 지난해 한화오션 출범을 환영하며 경영정상화가 지역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화오션이 경영정상화에 매진한 만큼 이젠 그동안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바로잡고 지역과 상생하며 지속 발전하는 한화오션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