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코스 : 도봉매표소 - 구봉사 - 성림원 - 마당바위 - 천축사 - 도봉매표소
2. 산행인원 : 술끊, 쓸쓸남, 유사장, 대동, 그린, 아산
뒤풀이 참석 - 산중턱, 만경대
3. 산행시간 : 20:00 ~ 22:00
잎을 떨어뜨린 나무들은 허허로운 가지를 빈 잿빛하늘에 걸쳐 두었고
그 헐거워진 공간을 바람이 무시로 드나드는 계절, 겨울이다.
산허리에 부는 바람보다 산 아래 인간 세상에 부는 바람은 더욱 차고 날카로워
옷깃을 올리고 어깨를 움츠려도 모진 바람을 피할 길이 없다.
생(生)을 사는 한 숙명과도 같은 모진 바람에 가슴 시린 사람들은
그러나 다행히도 어깨를 부비고 손을 맞잡아 온기를 나누는 법을 알아
사는 일이 영 외롭고 쓸쓸한 것만은 아니다.
헐벗은 하룻강아지 등 거죽마냥 주름진 골골을 드러낸 산등성이는
그러나 아주 비어버린 것만은 아니어서 저 깊은 품속에 생명을 껴안고 다독이고 있는 것인데
인간들이 어깨를 비비대며 산으로 모여들면 그 역시 다독여 줄 것이니
이 춥고 매운 계절에 산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이다.
계절과 계절이 격절하지 않고 맞물려 순환하듯이
사람과 사람도 격절하지 않고 어우러져야 하는 당연하고도 단순한 진리를
산과 인간이 격절하지 않아서 배운다.
앞이 보이지 않고 정답도 알 수 없는 기나긴 인생길에는 길동무가 오로지 따뜻한 위로이다.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고 그저 서로가 서로를 북돋아 주고
앞서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주는 가르침을 무언으로 주고받는 길동무는 진정한 행복의 다른 이름이다.
함께하는 산벗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한 명, 한 명 서로에게 소중한 인생의 길동무이고 도반(道伴)이다.
젖은 겨울산이 춥지 않은 이유다.......
첫댓글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이런 산행후기 모아두었다가 책을 출판하셔도....
와우~~ 아산님~~ 이런 면이 있었군요... 대단하십니다. 문학이군요...
유사장님도 완쾌하신 모양이네여...다행임돠. 완죤 문학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