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오번 정도 망설이고 궁리를 하다 글을 씁니다.
지구촌을 훝는 신종코로나로 겪는 일상의 변화는 이시대를 사는 사람 누구도 비켜 갈 수 없는 재앙입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려는 온 국민의 입장은 굳이 말로, 글로
열거 없이도 고통과 견뎌야 할 무게를 알고 있지요.
저 또한 이 날들을 지혜롭게 지날 방법을 찾습니다.
모두가 뚫고 지나야 할 길이와 책임이 있기에
혼자 죽는소리 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오토바이 한대씩을 이고,지고 징검다릴 다 건넌 후
애썼노라, 길이 있는 감사함을 잊고 싶지 않아 적습니다.
#친환경귀한농부는 24명의 친환경농부들이 모여있습니다.
감귤, 한라봉, 천헤향, 키위, 카라향. 청견. 낑깡등의 과일과
당근, 감자, 무, 양배추, 대파, 브로콜리등의 야채를 심어 생협, 급식,친환경매장과 직거래로 보내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생협엔 순번이 되지 않고
인기작물이 아니라 뒤로 밀려나 있습니다.
매출의 반을 차지하는 #친환경급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친환경농부들의 희망이자 소망입니다.
유래없는 학교의 봉쇄로
생산량의 절반 보다 훨씬 많은 양의 농산물은 상하고,
품질이 저하되고, 적체되며, 발주 없음으로 쌓여 있습니다.
친환경농산물은 바로바로 수급할 수 있는 농산물이 아니기에 대개의 경우 일년전부터 계약재배를 합니다.
특히나 생협과 학교급식 대부분은 약정 생산자를 정해놓고 일정량의 작물을 공급 받습니다.
약정된 생산자에겐 가격과 생산량에 대한 서로의 약속과 책임이 있어 시기안까지는 지켜줘야 하는 불문률이 있지요.
농산물은 신선도나, 상미기간을 보면 수확 후 1~2주가 유통의 절정입니다.
물런 제주 감귤 및 만감류는 더 길고 보관이 쉽습니다.
농부들은 차례로 출하를 준비 하며, 수확 날짜를 추산 하여 거두어 들이기에 수급이 원활치 않으면 도미노 현상이 발생합니다.
말라가고, 썩어가고, 급격히 품위가 떨어지는.....
하루에도 서너분씩 때론 대여섯분씩 표정없이 오십니다.
상황을 다 아시기에 설명이나 변명도 안 합니다.
달달한 믹스커피 한잔씩을 마시며.....
농자재값, 퇴비값, 인건비지출 해야는데..... 혼잣말 입니다.
창고에 쌓아둔 것들을 우리 작업장으로 가져 오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하십니다.
그럭저럭 주문이 들어와 보낼 물건들도 막상 선과를 해 보면 많은 량들이 버리기도 아까울 만큼씩 부패가 진행되어
칼 날 처럼 예민하게 작업일보를 씁니다.
선별 전 부패는 생산자 책임.
선과 후 부패는 조합 책임.
이러나 저러나 우리는 가슴이 조여듭니다.
2달 가까이 미뤄지는 개학으로
작업장에 들어 온 것도, 각자 집에 남아 있는 것도
슬슬 파치로 분류 합니다.
유기농한라봉, 천혜향은 지난주부터 쥬스를 내리고 쨈과 칩을 만들기 시작 했습니다.
젓가락구멍 만큼씩 상하기 시작하면 모든 농산물은 지금 버리느냐, 푹 썩어 버리느냐의 차이 뿐 상품이 아닙니다.
맨정신으론 도저히 버릴 수 없어 상당면이 썩어 들어 아깝단 생각이 덜 들때 버려왔습니다.
사진찍어 농부님들께 보내면 면책이 되기도 하구요.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용납이 되지 않아, 몇년전부턴
작은 상처가 생기기전 출하가 목표이고, 그래도 부패가 진행되는 시점엔 칩과 과즙을 만들고, 더 많이 상해가는 건 쨈을 만듭니다. 더 심한건 효소와 퇴비를 만들지요.
일도 많고, 인건비와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 때론 전부 폐기 하고 싶지만 농부는 한 알이라도 살리고 싶습니다.
4월16일 온라인 개학을 한다 합니다.
어서
학교문이 열리길 학수고대 합니다.
생산한 농산물을 그동안 드셔 주셨기에 농사를 지어 올 수 있었습니다.
그 고마움, 감사함이 온 몸과 가슴으로 인지 됩니다.
더 건강하고, 안전하며, 자연의에너지가 듬북 담긴 생명먹거리를 사명으로 농사 짓겠습니다.
면역력 강한 먹거리로 역병을 물리칠 수 있도록....
내 농사지은 것 먹는 농부가 이리 팍팍한데....
아이들까지 품고 있는 도시의 국민들께선 얼마나 답답하고 힘겹겠는지 고통이 이해되고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새벽 미사를 드리며
하늘이 땅을 이루고 있는 우리에게 큰 기회를 주심을
감사하며, 지금 땅에게 주시는 메세지에 귀 기울입니다.
#코로나가주는교훈
#친환경제주귀한농부
#건강한사회가있었기에농사지어왔었군요.
첫댓글 상당히 많은 양을...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곳곳에서 속출되네요.
안타까운 현실이예요.
아까워라!
어떻게 좀 팔아보세요.
속이 얼마나 아플까요? ㅠ
진짜 이곳저곳 아우성이여요
어서 끝나면 좋겠어요.
눈물 주르르 흘리며 읽네요.
'힘내세요'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음이 안타깝구요.
필요한 것 주문해도 될까요?
그래도 기도하며 힘내시길~~
지자체마다 학교 급식 중단으로 인한 농산물들을 팔아 주는 좋은 행사를 하고 있던데 제주는 그마저도 없나요?
사람의 속이 타들어가는느낌 그거 알지요. 빨리 상황이 좋아지길 같이기도해요.